떨림과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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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26.




"우주는 떨림이다. 정지한 것들은 모두 떨고 있다. (…) 세상은 볼 수 없는 떨림으로 가득하다."


첫문장의 첫인상이 강렬하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과학과 문학과 철학을 적절히 아우르는 낭창낭창한 글을 썼다.


일테면 절친과 술한잔 하면서 우리 현실이 얼마나 엉뚱한지를 신나게 떠들다가

 내친김에 자기 분야의 전문지식을 부드러운 어조로 단순명쾌하게 들려주며 호응을 유도하는 식이다.


지식으로 무장해 상대에게 이기기 위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연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다.









↓ 

부록으로 덧댄 글의 마지막 문단은 이렇다.


"과학은 물질적 증거에 입각하여 결론을 내리는 태도다.

증거가 없으면 결론을 보류하고 모른다고 해야 한다. 

증거 없이 논리로만 이루어진 이론이나 주장은 과학적이지 못하다.


종교나 철학은 자신의 이론으로 때론 지나치게 많은 것을 모순 없이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과학자가 보기에 그냥 모른다고 했으면 좋을 부분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은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 태도다. 

충분한 물질적 증거가 없을 때, 불확실한 전망을 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과학의 진정한 힘은 결과의 정확한 예측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결과의 불확실성을 인정할 수 있는 데에서 온다.


결국, 과학은 논리라기보다 경험이며, 이론이라기보다 실험이며, 

확신하기보다 의심하는 것이며, 권위적이기보다 민주적인 것이다."







오늘은 2019년 12월 26일 목요일.

 간간이 비 내리고 몸이 좀 무겁다.


내가 뭔가를 모른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무지한 인간으로 늙는 걸 경계하면서, 

사람을 들쑤시는 세상의 수많은 헛소리 다 지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