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는 '말'에 대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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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or 한담

2021. 11. 13.

1.

홀로코스트 악몽 가운데서도 그럼에도 "인생은 아름다워"라고 말한 이가 있었다.
그럴 수도 있어서 사람들은 '로베르토 베니니'의 영화에 갈채를 보냈다.

그 반면에 역사에 대한 낙관을 무책임하게 전유하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하듯이 약육강식의 역사만을 긍정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약육강식의 질서를 인정하되 긍정하지 않는 사람도 더러 있는데,
인생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을법한 환갑을 갓 지난 사내가 
일련의 어두운 역사를 반복하는 인간이 가진 확증편향의 항구성을 직시하고, 

복수를 복습하려는 무의식적 욕망들을 지켜보며 다음과 같은 말을 던질 수도 있다.


"'악한 사상과 이념은 혼자 오지 않는다'
악한 사상과 이념은 서로 연대해요.
그러니까 악은 악끼리 선은 선끼리 연대하는데 악의 연대가 훨씬 강고합니다.
순식간에 연대하고요. 원래부터 한 몸이에요. 역사적으로 보면 문화적으로.
그래서 저는 종종 우리 정치에서 정치에서는 모든 것이 서로 용납해야 되고 존중해야 된다고 얘기를 하지만 그것이 아무런 경계 없이 무엇이든 용납해야 된다는 뜻은 아니거든요.

적어도 우리가 문명의 기준에서 악으로 판명한 사상과 이념들이 있어요.
인종주의 이런 거요. 전체주의 이런 거요.
이런 것들을 그 다원주의에 의거해서 존중해라, 이렇게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저는 봐요.
인간은 선과 악을 동시에 내면에 지니고 있는데 악이 폭발할 때가 훨씬 무섭거든요.
그래서 악은 악끼리 쉽게 결속하기 때문에 선이 선끼리 연대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되잡힐 위험이 있다, 이게 첫 번째였고요.
두 번째는 현실정치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데 민주주의가 이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걱정 없어, 이게 안 그래요.

 

(중략)


이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비슷해질 거라는 위험, 이런 게 저는 많이 느껴져 가지고
저는 약간 인간과 역사에 대해서 이십 대 때와 같은 낙관적인 확신 이런 걸 못 가지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됐어요."

 

 

 

 

2.

유시민 씨의 비관적인 전망은 지금 한국의 착잡한 초상화를 보는 듯하다.

"권위에 복종하는 경향이 강한" 한국 사회는

인간이 더 가치 있는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믿음이 제자리를 잡기보다는

통렬한 복수를 꿈꾸는 이들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페미니스트는 불특정 남성을 향한 통렬한 복수를 꿈꾸고

그런 이들을 용인하는 세상을 향해 이대남들도 맹렬한 복수 의지를 불태운다.

 

문재인 씨를 향한 적개심을 대놓고 드러내며 길길이 날뛰는 윤석열 씨는

분노를 부채질하는 막말 등으로 정치판과 사회 근본을 뒤흔들고 있다.

 

 

3.

그 세상에는 어떤 진영논리에도 얽매이지 않는 고고한 자유인인 양 점잔을 빼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진영논리를 조롱하며 각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럿을 같은 무리로 취급하지만,

종종 그런 허위가 인간이 공들여 만든 역사의 늪에 인간이 빠져 허우적대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

 

 

4.

자신은 누구의 편도 아니라며

조국 일가에 눈을 부릅뜨고 분개하면서 정치검찰의 패악은 애써 못 본 채 얼굴을 돌리는 

한국 사회의 불가해한 경향은 기묘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미시 세계든, 거시 세계든 대치(對峙) 없이 나아간 역사는 없었다고,

각각의 역사는 당대의 적대(敵對)와 적의를 끝끝내 돌파하려는 단 한 번의 긍정과

부정(不正)을 단호히 부정(否定)하는 진영논리 덕분에

어렴풋이나마 더 나은 미래를 모색했다고 나는 마지못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