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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갯돌 2009. 11. 17. 11:47

 

 

 

 

 

 

 

 

 

‘마당극 소금’ 관람 후기


한 마디로 ‘마당극 소금’은 재밌다. 완성도도 높고 구성도 탄탄하다. 배우들의 역량도 뛰어나다. 극단 갯돌이 월척을 낚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공연을 관람한 분들이라면 볼만한 작품이었다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이 작품은 신기한 맷돌로 익히 알고 있는 소금의 탄생설화를 마당극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손녀에게 들려주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극으로 풀어낸 것인데, 오줌싸개와 소금, 죽음의 식과 소금, 음식과 소금, 건강과 소금 등 짤막한 소금이야기와 함께 전통설화가 맛깔스럽게 전개된다. 또한 덕만과 칠복의 선악구도 속에 마당극이 지향하는 해학과 풍자가 관객들을 웃음바다로 몰아넣는다. 특히 칠복의 감칠맛 나는 대사와 연기는 이 작품의 맛을 더하는 ‘소금’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한 명의 명배우를 탄생시킨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힘없는 호랑이의 등장은 이 극의 또 하나의 묘미다. 그야말로 무늬만 호랑이인데, 극과 극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브릿지 역할을 잘 소화해 낸다. 또한 이 극은 시각적으로도 심심치 않은 작품이다. 퍼포먼스로 ‘소금’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몸짓, 오줌싸개들의 동심이 묻어나는 전래놀이, 염부들이 쓰는 밀대를 이용한 춤사위, 특히 극 시작 전부터 무대 바닥에 영상화면으로 표현된 염전은 이 작품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요소들이다.
전남의 특산품하면 소금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이 목포를 수탈항으로 지목한 배경에는 소금이 있다. 소금은 곧 금이었던 시절이었으니까. 지금은 흔하디 흔한 것이 소금이지만 소금을 만드는 염부들에게는 소금은 곧 농부들이 쌀을 섬기는 것과 같았다. 소금을 만들기 위해 첫물꼬를 트는 날 제를 지내고, 햇소금이 나오면 맨 먼저 하늘에 소금을 바쳤다. 소금은 삶을 지탱해주는 돈 이상의 것이었다. 이 작품이 아쉬운 것은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염부들의 정성과 마음까지 표현 됐다면 극의 깊이를 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지역이 소금과 각별하다는 인연을 배제한다면 나무랄 데 없는 잘생긴 작품이다. 안정되고 논리적인 연출력 또한 칭찬할만하다. 앵콜 공연을 한다면 꼬옥 부모님들과 주변의 지인들에게 자랑하고 싶다. 2010년 마당극계를 뒤흔드는 명작으로 다듬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