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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 2013. 4. 1. 20:03



시마론(詩魔論).


옛날 시 좀 쓰는 사람들의 걱정 겸 자랑 겸...

만사를 시적 시각으로 접하고, 그것들을 시로 쓰지 않으면 어쩔 줄 몰라 하는 증세를 시벽(詩癖)이라 했다 한다. 나아가

이 시벽이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는 걸 <시마>라고 했다 한다.

그게 뭐냐면 이런 것이다.


-정 민 교수님의 책을 인용한다.-

이규보의 구시마문(驅詩魔文 / 시마를 쫓아내는 글)에 의하면, 시마의 정체와 죄상은

첫째, 세상에서 알아주지도 않는데 붓만 믿고 찧고 까불게 만드는 죄

둘째, 천기를 누설하면서도 당돌하여 그칠 줄 모르고,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세상을 놀라게 하는 죄

셋째, 삼라만상의 온갖 형상을 닥치는대로 남김 없이 옮겨대서 겸손할 줄 모르는 죄

넷째, 제멋대로 상 주고 벌 주면서 정치를 평론하고 만물을 조롱하며 뽐내고 거들먹거리는 죄

다섯째, 목욕을 싫어하고 머리 빗기를 게을리 하며, 공연히 끙끙대고 인상을 써서 갖은 근심을 불러들이는 죄



<한시 미학 산책>(정 민 저 / 휴머니스트).


거대한 한시의 바다에 들어갔다... 나왔다.

성실한 학자들의 이런 노고가 세상을 받친다.


감사하며, 나도 한 수..


詩魔兮

詩魔兮

晩學老人言戱羞
因君時時可損憂


시마여, 시마여

늦 공부 노인의 말 장난 부끄럽지만

그대로 인해 때로 근심을 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