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전/3, 이방인

한수 2013. 11. 15. 19:31



"내게 대한민국은 과거형으로서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이 파렴치한 세계와 여기 이 공동체... 현재형에 소속감을 느끼지 않고, 미래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며칠 전,

이런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결국은 인간에 대한 냉담과 문명 거부에 관한 변이었지만 너무 뜬금없고 감상적이었다.

청자들의 놀라운 집중도에 내가 취해서... 말을 꺼내놓고는 바로 그 냉담으로

사실에 관한 예증이 생략되고 말았다.

이를테면,

보십시오. 대한민국의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평균 수명이 7~8세 길답니다.

그 상위자들이 하위자들보다 에너지 소비는 아마 백 배 쯤은 더 할걸요?

이게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나는 이런 파렴치를 혐오한다는 거고...

뭐, 최소한 이런 정도라도(그런데, 이게 과연 설득력 있는 예증이 될까? )...


일이 끝난 뒤, 우연히 그 부근의 술집에서 어느 젊은 청자를 만났다.

그리고, 그의 아내를 위해 짧은 한시 하나 지어주었다.


"吾義出熱怒

熱怒開吾道"

나의 의로움이 뜨거운 분노를 낳고

뜨거운 분노가 나의 길을 연다


최근

양심적인 행동으로 그녀의 정부에 연행되었다가

며칠 뒤 석방됐다는 그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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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취침이 늦었는데, 너무

이른 새벽인가

나는 어느 우주의  어느 별

마악 태양 방향으로 자전 중인 그 시간의 어느 작은 반도의 강 가에서 오늘,

잠에서 깨어났다.

오전,

거기서 약간의 노동을 하고... 점심에

거대 도시라 불리는

그 별의 가장 숨막히는 한 구역으로 들어와

갑오징어 초무침, 산도 높은 식사를 하고

광물질들로만 축조된 그 문명의 공중 숙소에서 약간의 낮잠을 자고

(그런데 그만, 너무 쉽게 그 시공간의 인력을 잃어버렸던 것일까)

그 별의 저어

땅 밑, 바닥에서부터 다시 올라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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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다크월드> .

12세 관람가 영화.

부모와 함께 온 어떤 어린이와 함께 작은 영화관에서 보았다.

부수고, 찌르고, 죽이고...

어쩌다 지나가는 어설픈 유머엔 그 아이가 가장 크게 웃었고

<신>이란 개념이 등장하는 우주(놀랍다).. 그 "우주의 재 정렬"이라는 또 놀라운 상상력과

선악, 전쟁, 사랑, 충성심...

이런 우스꽝스런 오락물의 공간으로부터 나온 뒤에도

내 의식은 아직 저어

땅 속에서 다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몸에선 미열이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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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적응...

이탈증(?)..


아마

질병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