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니,
무슨 가을 해가
다섯 시두 안돼서
넘어간대애?
노을도 없이 저무는 강변에
풀숲을 헤치고 나가봤다. 오랫만에...
망초 망초 개망초
봄부터 가을까지 내 집 곁에서 피고 지고
청아하게 청아하시게
예초기 칼날에 쓰러지고 쓰러지고
그 예초기 창고 깊이 들어가니
다시
청아하게, 청아하게
여름 이끼 시드는 시멘트 축대 위에
하얗게
하얗게
오래된 호빵맥에서 흘러나오는 저 슬픈 노래들
가을 햇볕보다
충만하게
충만하게
존 바에즈
리버 인더 파인스
그이가 새파란 처녀 시절에 불렀던…
청아하게 청아하시게
이 슬픔
복일까, 독일까...
저 해
얼핏 서산에 기대면
오늘은 갈대 강변으로
나가리라
내가 일일히
데리고 다녀야 움직이는
나
거기 오래 데리고
있으리라
노을이 질 때 까지
노을이 질 때 까지
이 아이튠스를
끌 수가 없다
닉 드레이크의 리버맨이
흐르고
장화를 신는다
지팡이 하나 짚고…
음악은 그쳤고...
이튿날
"가을 강, 흰 꽃 갈대
새벽 비에 다 쓰러지고
옅은 안개 차가운 강물
뒤도 안돌아보고 흘러만 가고"
상경길에
이 노래만 불렀다
秋江白花蘆
辰雨皆折覆
淡霧冷江水
勿顧但流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