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속삭임

한국 문인협회 정회원 한울문학 정회원

열무 된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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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2021. 8. 2.

 

                  열무 된장국

                   

                  내 좋은 사람들에게

                  어느 날 불쑥 오시면

                  시원하게 끓여주리라

                  철 늦게 씨앗 뿌려 알뜰히 가꾼

                  무공해 열무

                   

                  별빛 총총한 새벽길

                  우유 한잔에 훌쩍 떠나시니

                  싸늘한 한기가 서운한 마음에

                  더욱 온몸을 파고듭니다

                   

                  좋은 사람은 길 떠났어도

                  냄비에 물을 얹습니다

                   

                  내게로 오기 위해 넓은 바다에서

                  꼬물 거리며 헤엄치다

                  그물에 걸려 발버둥 쳤을,

                   

                  세상에 테어나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임무를 다한 멸치 몇 마리와

                  바다 냄새가 푹 배어있는

                  다시마 한쪽을 넣고 재래식 된장을 풉니다

                   

                  연한 열무를 한 바구니 뽑아

                  어디쯤 가셨을까 벗을 생각 하며

                  정갈하게 다듬어 씻습니다

                   

                  한소끔 끓인 된장국에

                  열무를 넣습니다

                  심장을 튼튼하게 해 준다는 마늘 두쪽을 다저 넣고

                  새우가루를 넣어 한소끔 더 끓이니

                  냄새가 구수합니다

                   

                  하얀 쌀밥에

                  갓 따온 애호박 볶음과

                  시원한 열무 된장국 오이김치를 놓고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좋은 사람이 더욱 그립습니다

                   

                  시원한 국물 맛이

                  싸늘한 새벽 공기에 언 몸을 훈훈하게 녹여 줍니다

                  혼자 먹기 아까워 이웃집 노부부에게

                  아침 반찬을 나누어 보내니

                  보잘것없는 작은 것이라도 나누어 줄 수 있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요리 글/강제실

                   

                  Patricia Kaas - If You Go 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