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강창덕 2021. 2. 4. 11:15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한창 덜 떠있을, 지난해 12/28일 오후 3시 30분경 광주광역시 남구의 한 공공건물 7층 옥상에서 보육원 퇴소 예정자인 17살 A군이 뛰어내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자세히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보육원에 다니는 청소년이 무슨 이유로 목숨을 던졌는지 잘 모릅니다.

 

연합뉴스에서 옮김

 

우리가 알고 있는 보육원은 어떤 곳 입니까? 명절이나 연말에 기증품 모아놓고 사진 찍는 곳 쯤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현재 아동복지법상 보육원에 거주하는 청소년은 만 18세에 보호기간이 종료 됩니다. 보육원보호기간 종료라는 것은 해당 청소년들에게는 삶의 동아줄이 끊어지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생활하다가 스스로 자립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 18세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와 맞물립니다. 보호기간이 종료된 퇴소 청소년들은 정부로부터 500만원의 정착지원금과 1년간 월 30만원의 자립지원금이 전부입니다.

 

19세 또래 아이들은 대학이라는 새로운 인생항로에 들떠있지만 보육원 아이들은 '눈물의 퇴소식'이 됩니다. 천만다행으로 취직을 하거나 대학진학자는 그림의 떡입니다. 하늘아래 자신을 보호해 줄 사람이 없는 낯선 사회는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들에게 미래는 어두운 밤에 홀로 바늘을 찾는 것만큼 힘이 듭니다.

 

정부가 최근 5년(2016~2020년)간 저출산 대책에 투입한 예산은 150조원. 2020년만 해도 40.2조원의 예산을 출산장려정책에 썼습니다. 태어나지도 못한 아이들에게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붙지만 정작 힘들게 살아가는 청소년들에는 너무나 가혹한 처사입니다.

 

아동복지법 38조·42조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대상아동의 퇴소 이후 자립 지원을 위해 주거·생활·교육·취업 등과 자산 형성·관리를 지원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015년 서울시에 거주하는 아동 복지 시설 퇴소자 중 취업을 못 한 경우는, 무려 40%에 달하고. 또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임금이 월 150만 원 이하인 경우가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설 퇴소 이후 자립 생활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아이들의 44.1%가 생활비 등 자금 부족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90여 차례나 같은 매점에 침입해 절도 행각을 벌인 10대가 경찰에 붙잡습니다. 현금 등 2,30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는 1년 전 보육원에서 퇴소한 뒤, 직업을 구하지 못해 절도 행각을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창원시의 경우 관내 6개 보육원에서 매년 25명 ± 2명이 보육원을 퇴소하고 있습니다.

 

태어날 아이들을 위한 출산장려책 못지않게 부모에게서 외면 받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이 바르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 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자립 지원 정착금(100만~500만원)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퇴소하는 아이들에게 줍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청소년들이 또래를 잘 못 만나면 한 달안에 빈털터리가 됩니다. 이 정도라면 부모도 국가도 외면한 18살 청소년입니다.

 

아동복지법 제 40조에 의해 보육원 퇴소자들에게 취업 준비 기간 또는 취업 후 일정 기간을 보호하는 자립 지원 시설이 마련되어 있긴 합니다. 전국을 통틀어 그 시설은 12개소뿐입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자립지원시설 입소가능 정원은 385명으로, 아이들은 최장 5년간만 머무를 수 있습니다.

 

최대 5년을 생활할 경우, 매년 77명의 빈자리가 생깁니다. 퇴소자 7%정도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면, 매년 천 명이 넘는 아이들이 보육원을 퇴소하는데 그 중 지낼 곳을 제공받는 건 77명밖에 안 된다는 것입니다. 

 

퇴소 청소년들은 생활고로 인한 탈선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자칫 탈선으로 이어질 경우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세금으로 들어갑니다.  정부는 보육원 퇴소자의 자립 지원에 대해 예산 등 모든 사항을 지자체의 재량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청소년들의 자립을 위한 지속적이고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이 중요 하다고 봅니다.

 

첫 번째, 디딤씨앗 통장제도를 적극 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입니다. 월 최대 50만원 까지 후원자가 저축할 경우, 국가와 지자체에서 저축액과 동일한 금액을 적립해 주는 제도인데 지역 교육청과 지방정부가 사회안전망 구축 차원에서라도 장치를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퇴소할 시점이면 최소한 전세금 정도는 본인 통장에 모을 수 있습니다.

 

둘째는 보육원 퇴소자들을 대상으로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안정적인 일자리제공은 물론이고 이들 기업에 지방정부가 일감을 주는 어깨동무 사업을 해야 합니다. 희망적인 미래가 보인다면 이들이 사회를 보듬고 갈 수 있습니다.

 

보육원을 퇴소한 아이들이 이 사회에서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다 현실적인 대책과 관심이 필요 합니다. 출산장녀 정책예산(2020년 40.2조원)의 1%(4,020억원)만 이들에게 지원 된다면 사회적간접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데 일조를 할 것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