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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현_락키온 2007. 4. 14. 10:41

  제  목 : 이야기로 배우는 경제공부 KDI 경제정보센터 편
  집필진 : 곽태원(서강대학교 교수),     김경근(고려대학교 교수)
           김주훈(KDI 연구위원),       김진영(KDI 경제정보센텨 주임전문원)
           노택선(외국어대학교 교수),   문우식(서울대학교 교수),  
           박건호(가락고등학교 교사),   박명호(외국어대학교 교수), 
           박형준(인천 선인고등학교 교사),   손재영(건국대학교 교수),  
           이  근(서울대학교 교수),     이영섭(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장동한(건국대학교 교수),     장하원(KDI 연구위원), 
           정석민(당곡고등학교 교사),   정주연(고려대학교 교수), 
           조병구(KDI 경제정보센터연구위원),
  출판사 : 매일경제신문사
  출판일 : 1999년 7월 10일
 
  - [이야기로 배우는 경제공부]를 펴내며 -
  매일경제신문은 창간 이래 경제가 튼튼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나라가 안정적으
로 발전할 수 있음을 주지시켜 왔다.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국방이 어떻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경제력이 없는
외교가 국제 무대에서 무슨 존재 가치가 있겠는가. 또한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복지
가 얼마나 실속이 있겠으며 교육이 내실을 기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추구하는 민주주의의 신장, 발전도 경제가 받쳐  주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이와 같이 경제가 국가 발전에 가장 중요한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경
제에 대한 이해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매일경제신문은 기회 있을 때마다 '경제 공
부합시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제대로 알아야 한
다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여 왔다.
  특히 최근에는 기성세대뿐 아니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경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행동하는 일이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21세
기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우리 나라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 놓을 주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의 경제에 대한 인식은 뒷걸음질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경제
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고 학생들은  경제 과목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입시를
비롯한 교육 환경이 가장  큰 요인이겠지만 청소년들이 경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재가 부족한 탓도 있을 것이다.
  이에 매일경제신문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정보센터와 함께 청소년들을 비
롯한 일반인들이 경제를 쉽고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교재를 만들기로 하고 수 년
동안 연구를 거듭했다. [이야기로 배우는 경제공부]는 청소년들은 물론 일반인들이 

제 현상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들어 경제 개년을 이야
기식으로 재미있게 설명했다. 또한 지금까지의 경제 교재가  너무 이론에 치우쳐 딱딱
하고 어렵다는 통념을 깨뜨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주신 송대희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을
비롯해 집필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1999.6.
  매일경제신문 매일경제 TV   사장 장 대 환
 
  - 머리말 -
  1997년 발생한 IMF 경제 위기는 큰 폭풍처럼 우리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
았습니다. IMF 자금지원 협정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뼈를 깎는  구조 조정을 실시해
왔을 뿐만 아니라 자유롭고 투명한 시장 경제에 필요한 수많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
였습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한국 경제는 1999년 봄부터  바닥을 치고 다시 회
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겨우 투자 부적격수준에서 벗어났을 뿐 아
직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험난합니다.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자 다시 시장 경제와는  거리가 먼 의식과 관행이 다시 살
아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집단이기주의와  불투명한 경영관행, 그리고 폐쇄적 경제
의식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고 국내외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눈물과 땀으로
지금의 IMF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난 후 우리가 다시 잘못된 옛날로 되돌아가 또  다
시 어려움을 당한다면 참으로 허망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시는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시장경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제 기초원리 및
글로벌화 현상에 대한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일반 국민들의 올바른 이해가 필수적입니
다. 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개개인의 자기발전에도 유익할 뿐 아니라 21세기 선진
한국 경제를 세워가는 토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알기 쉽게 풀어쓴 경제 서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
하게' 쓰여진 경제서적 때문에 경제 공부를 멀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1998년 [이야기로 배우는 고교생 경제]를 처음 펴냈을 때  예상을 뛰어넘어 많은 고등
학교에서 교과서로 채택했을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이나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많
은 수요가 있는 등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
으로 이번에 새롭게 펴내게 된 [이야기로 배우는 경제공부]는 고교생뿐만 아니라 대학
생, 직장인에게까지 국민경제를 쉽게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도록 체제와 내용이
보강되었습니다. 매 장마다 진영이와 지선이의 예화를 통하여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경제현상을 체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또한 재미있는 삽화를 통하여 핵
심 개념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필수적인 주요 경제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입시를 앞둔 고교생에
게도 단시간 내에 경제를 습득할 수 있는 매우 유익한 교재가 될 뿐 아니라 경제사회
분야 논술고사에도 대비할 수 있는 참고서로서도 부족함이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중요
한 경제용어는 각주를 달아 별도로 상세히  설명했기 때문에 경제개념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분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노고가 있었습니다. 우선 쉽게
쓴 경제 서적의 필요성에 공감하여 흔쾌히  출판을 맡아 주신 매일경제신문사의 장대
환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하여  원고를 몇 번이나 다시
고쳐 쓰느라고 애쓰신 필자 여러분의 노고는 학생, 직장인 및  일반 시민들의 경제 지
식 수준 향상이라는 결실을 통해  오래 빛날 것으로 믿습니다. 원고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귀한 검토의견을 주신 자가 복거일 님, 김철환 선생님(창현고), 마희창

생님(현대고), 정명희 선생님(안양여고), 최승택 선생님(경동고)께도 깊은  감사를 드

니다. 김송번 화백님은 지루하고 어려운  경제 개념을 삽화를 통해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문장 다듬기와 본문의 삽화를 맡아주신 한솔기획의 윤선원 실장
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출판작업을  총지휘해주신 매일경제신문사의 김종훈 출
판국장님과 출판국 직원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고등학생들을 위해 쉽고 재미있는 경제  해설서를 펴내겠다는 일념으로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밤과 낮의 구분도  잊은 채 표현 하나 자구 하나하나에까
지 정성을 쏟은 연구소의 편집진 장하원 박사, 조병구 박사, 이창수 박사, 김진영.심

학 주임전문원, 주호성 전문원의 노고도 오래 기억하고자 합니다.
  1999.6.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송 대 희
 
  - 차례 -
  [이야기로 배우는 경제공부]를 펴내며 - 5
  머리말 - 7
    1. 경제는 선택에서 출발한다
  1). 경제는 선택에서 출발한다
  우리들의 고민 - 20
  잠자는 것도 경제활동이다 - 21
  '경제적'이지 못한 경제활동? - 21
  가장 확실하게 빈대잡는 방법 -22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경제가 필요하다 - 23
  바나나인가, 파파야인가? - 24
  맑은 공기는 경제재인가? 자유재인가? - 24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 25
  사람마다 치러야 하는 기회비용은 다르다 - 27
  2). 시장경제체제는 효율적인가?
  신호등과 규칙 - 30
  경제체제란 무엇인가? - 31
  계획경제체제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 - 32
  생리대가 없어요 - 32
  시장경제체제가 효율적인 이유 - 34
  규칙위반의 대가(?) - 37
  시장경제체제는 완벽한가? - 38
  박찬호를 알아보는 안목 - 39
    2. 우리 모두는 시장에서 만난다
  3) 가계는 소비행위의 주체이다
  지선이의 애국심? - 44
  소비자로서의 가계 - 45
  소비의 목적은 만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 46
  소비는 만족을 통하여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 47
  현재와 미래 소비 사이의 선택에서 저축이 나온다 - 47
  소득가설 - 48
  박제가 선생님의 [북학의]를 통해 본 경제 사상 - 50
  4) 기업은 생산의 주체이다
  아빠 사랑해요 - 54
  잘 팔리는 물건 만들기 - 55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 56
  기업은 이기적 집단(?) - 57
  변화와 혁신의 전사, 기업가 - 58
  경쟁은 기업을 변화시킨다 - 59
  X-세대의 X-효과 - 60
  5) 생산자와 수요자는 시장을 통해 거래한다.
  서태지냐, H.O.T냐 - 62
  잠실야구장도 시장이다 - 63
  만약에 시장이 없었더라면 - 63
  필요는 수요를 낳고 - 65
  필요한 물건을 사는 데 웬 법칙? - 66
  공급의 원동력은 이윤 - 67
  공급의 크기도 가격이 결정 - 68
  누가 가격을 결정하는가- 68
  만능의 가격기구 - 70
  금값과 같은 후추값 - 71
  6) 시장의 형태는 경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장사에 밝은 옛날 사람들 - 74
  호조판서, 허생, 탈레스 그리고 독점 시장 - 75
  독점을 막는 방부제, 경쟁 - 77
  독점의 사촌, 과점과 카르텔 - 78
  좋은 독점, 나쁜 독점, 그리고 불가피한 독점 - 80
  독점이 끼치는 또다른 폐해 - 82
  행정단속에서 시장경쟁으로 - 84
    3. 시장경제에 정부는 왜 필요한가
  7) 시장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선이의 봉사활동 - 90
  게임의 규칙을 정하고 심판한다 - 91
  시장도 실패할 수 있다 - 93
  정부도 실패할 수 있다 - 96
  다시 시장으로! - 97
  규제완화의 필요성 - 98
  8) 정부의 살림살이는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놀이동산 나들이 - 100
  회비 없이는 놀이기구를 탈 수 없다 - 101
  세금은 불공평(?)하다  - 102
  세금은 정책의 한 수단으로도 이용된다 - 104
  재정 적자의 효과와 문제점 - 105
  구레나룻세와 창문세 - 105
  세율이 높다고 세금이 많이 걷히지는 않는다 - 107
  9. 정부에서도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스키 여행 - 110
  전기를 민간기업이 공급한다면(?) - 111
  공기업은 공공재를 생산한다 - 113
  자연독점은 공기업이 맡는다 - 114
  대규모 투자도 공기업이 맡는다 - 115
  정치.사회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 116
  공기업의 민영화 이유 - 117
  우리 나라에서 회사를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은? - 118
    4. 시장경제는 경제순환을 반복하면서 성장한다
  10) 시장경제는 경기순환을 거듭하면서 성장한다
  생일날의 배탈 - 122
  경기순환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와 비슷하다 - 123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배탈난다 - 124
  눈앞에 맛있는 것을 두고 참으라고? - 125
  경제는 불황의 아픔을 통해서도 자란다 - 125
  몸집뿐만 아니라 마음도 커져야 발전한다 - 127
  너무나 긴 세월 - 128
  11) 기술진보와 혁신은 경제의 엔진이다
  패스 파인더의 화성 여행 - 132
  과학과 기술 혁신은 연구실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 133
  시장은 기술 혁신의 원동력이다 - 133
  기술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 - 135
  새로운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해야 한다 - 136
  기계는 인간의 적(?) - 137
  청소년에 대한 투자가 미래를 결정한다 - 138
  12) 화폐는 이래서 필요하다
  공주의 결혼과 금화 - 140
  조개껍질에서 신용카드까지 - 141
  통화량은 어떻게 측정되는가? - 144
  통화량이 많으면 어떻게 되는가? - 146
  통화량을 조절하는 방법 - 147
  위조지폐 - 148
    5. 우리는 언제나 경제문제를 안고 살아간
  13) 물가가 올라가는 이유
  진영이의 용돈 받는 날 - 154
  물가상승은 착각일 수도 있다 - 155
  경제성장은 물가상승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 157
  어느 가격을 통제해야 하는가? - 158
  인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킨다 - 158
  손해보는 사람, 이익보는 사람 - 159
  모두가 피해자(?) - 160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 162
  메뉴판만 바꾸면 된다 - 164
  14) 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진영이의 아르바이트 - 166
  노동도 상품이다 - 167
  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 169
  실업이 생기는 이유 - 169
  정부가 실업을 줄일 수 있나? - 171
  왜 노동조합이 필요할까? - 172
  노동조합과 사용자는 항상 대립관계인가? - 173
  15) 현대사회의 딜레마, 사회보장
  모스크바 서커스 - 176
  위험 투성이 인생 - 177
  자식 하나 잘 기르는 게 제일 튼튼한 보험이여! - 177
  사회보장제도는 삶의 안전그물 - 178
  상부상조도 일종의 보험이다 - 180
  사회보장제도의 부작용, 복지병! - 182
  개미도 베짱이만큼 놀 수 있다 - 183
  복지병에 안전지대는 없다 - 184
  16)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투기인가
  진영이네의 이사 - 188
  부동산이란 - 189
  부동산을 어떻게 사고 파는가 - 190
  부동산은 어떻게 빌려주는가 - 191
  왜 자기 땅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는가 - 192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은 투기꾼 때문인가(?) - 193
  토지 공개념 - 194
  인디언은 결코 손해보지 않았다! - 195
  부동산 거래도 자기 이름으로 - 196
  17) 주식가격은 우리 경제의 거울이다
  영화구경 - 198
  기업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는가 - 199
  채권과 주식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 199
  주식 가격은 왜 변하나 - 201
  왜 주식투자를 하는가 - 202
  우리 부인 말만 들었지 -203
  6. 세계경제는 매일 가까워진다
  18) 국제무역을 해야 하는 까닭
  아빠가 더 잘 하시는데 - 208
  무역 없이는 못살아 - 209
  왜 국제 무역을 하는가? - 210
  국제 무역은 자유로워야 한다 - 212
  국제수지는 장기적으로 균형으로 수렴된다 - 214
  국제수지 분류기준이 바뀌었다 - 215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 216
  환율이 자유롭지 못하면 외환위기의 원인이 된다? - 219
  19) 세계경제는 매일 가까워진다
  Good Bye My Friend, Emily - 222
  세계는 하나 - 223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 224
  로마법이 아니라 세계법을 따르라 - 225
  우선 우리 동네만이라도 - 226
  나부터 변해야 한다 - 228
  마음을 열면 세계는 우리 것 - 229
  20) IMF 파고를 넘어갈 지혜를 모으자
  IMF와 교실 분위기 - 232
  충격의 1997년 12월 - 233
  IMF 경제 위기로 드러난 우리 경제의 문제점 - 234
  IMF 자금지원 이후 우리 경제는 어떻게 변했나 - 235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 238
  부록
  99학년도 경제 관련 수능문제 - 241
  98 연세대학교 논술고사 문제 - 271
  98 고려대학교 논술고사 문제 - 275
  98 한양대학교 논술고사 문제 - 279
 
      1. 경제는 선택에서 출발한다
    1) 경제는 선택에서 출발한다
우리들의 고민
진영: 아, 미치겠다!
지선: 왜 그러니?  진영이 너같은 모범생이 무슨 고민을 다하고?
진영: 놀리지마! 요새는 내가 꼭 대학을 가야 하나 회의가 생겨. 내가  대학가는 데

는 노력을 컴퓨터에 쏟아 부으면 빌 게이츠보다 못할 게 없을 것 같은데.... 이런 얘

를 우리 엄마가 들으면 기절하시겠지?
지선: 너도 마찬가지구나. 나도  사실은 대학을 가야  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하지

우리 아빠 말씀을 듣고 조금 가라앉았어.
진영: 뭐라고 하셨길래? 무슨 뾰족한 방법이라도 있니?
지선: 아니, 속시원한 답이 있을 수 있겠니? 다만 그런 고민은 평생 따라 다니는 거
래.
진영: 와! 지금 당장도 참기 힘든데 평생 해야 한다고? 아이고 맙소사.
지선: 그게 아니라 우리 아빠 말씀은 그런 고민들은 항상 선택의 문제라는 거야. 그러
니까 노느냐 공부하느냐, 대학에 가느냐 안 가느냐, 이런 것들 모두가 자기 스스로 선
택할 문제라는 거야.
진영:......
지선: 인생이나 직장도 마찬가지라는 거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자기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으면 월급이 적고, 월급을 많이 주는 데는 자기 생활을 할 여유를 주지 않는
다는 거지. 그러니까 재가 인생을 어떻게 사는지, 또 무엇을 하면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라는 거야.
진영: 결국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지.
지선:진영아, 그렇게 고민하지 말고 머리도  식힐 겸 우리 오늘 H.O.T  공연이나 보러
가자. 공연표는 내가 두 장 구해 놨어.
진영: 글쎄? 오늘 박찬호 형 야구중계가 있잖아. 또, 학원도 가야 하고....
지선: 얘는, 나는 할 일 없어서 가자는 줄 알아. 오늘은 우리 가족들이 근사한 데 가

저녁 먹는 날이야. 박찬호 오빠 경기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H.O.T공연은
매일 있는 게 아니잖아.
진영: 이거야말로 선택의 문제다. 알았어, 오늘은 머리 좀 식히자.

잠자는 것도 경제활동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두  가지가 있다. 의복.주택.컴퓨터 등

간은 물건(재화)과 의사의 진료, 가수의 노래, 변호사의 법률적 도움 등과 같은 서비

(용역)다. 우리들이 만들고 사용하고 보관하고 나누고 즐기는 모든 과정이 경제활동으
로 설명될 수 있다. 즉, 우리의 일상적인 삶은 경제활동의 연속이다.
  사회활동에 필요한 재화 및 서비스를 생산.분배.소비하는 모든  행위를 우리는 '경

활동'이라고 한다. 노래를 듣고 영화를 보거나 데이트를 하는  것. 대학에 진학하고

아가서 직장을 구하는 행위는 물론 잠자는 것까지 경제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잠자는 것이 경제활동인 이유는 편안한 수면을 취하려면 침실과 이부자리를 마련해
야 하고, 잠자는 시간만큼 다른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친구들과 음악이나
영화를 즐기며 데이트를 할 때도 상당한 용돈을  지출해야 하고 적지 않은 시간을 투
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경제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적'이지 못한 경제활동?
  그러나 우리가 하는 모든 경제활동이 다 경제적인 것은 아니다. '경제적'은 경제활

을 하는 과정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경제적 활동은 두 가지 방향에서 설명될  수 있는데 하나는 일정한 양의 재
료(input)를 가지고 최대의 효과(output)를 얻는 것(최대 효과의  원칙)이고, 다른 하

는 일정한 효과(output)를 얻는 데 최소의 비용(input)을 치르는 것(최소 비용의 원
칙)
이다.
  이 두 가지의 원칙은 동일한 내용을 표현만 달리한 것으로  둘을 합쳐 간단히 '경제
원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끊임없이 경제원칙을 적용하면서 살아
가고 있다. 예컨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습관적으로 자신의 행동 순서를 결정한다.
  가방에서 불필요한 것을 꺼내어 무게를 줄이고, 아침식사는  무엇을 먹어야 맛이 있
고, 학교에 갈 때 무엇을 타고 가야 편하고 빠를 것인가를 결정하면서 우리는 거의 무
의식적으로 '경제원칙'을 적용한다.  우리들이 H.O.T와 같은  인기가수의 공연을 보러
가는 것도 그것이 공부를 하거나 프로야구의  구경을 포기한 대가보다 자신에게 주는
효용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다.

* 가장 확실하게 빈대잡는 방법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랴."
  친숙한 우리의 속담이다. 빈대를 없애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확실한 방
법은 집에 불을 놓아 태워버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라
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집을 완전히 태워버리면  가장 확실하게 빈대를 잡기야
하겠지만, 빈대 몇 마리를 잡기 위해 집 한 채를  태워버리기에는 우리의 손실이 너무
나 크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경제이론은 제대
로 몰라도 나름대로 경제인으로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경제가 필요하다
  경제원칙에 따라 생활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들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수 있을 만큼 자원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자원의 희소성'이라고 한다.
  만일 우리의 무한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만큼 자원이 무한하게 존재한다면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분배.소비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으며, 효율성의  문제는 걱정하지 않

도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공기는 인간에게 절대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거의 무한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희소성이 없다. 쓰레기는  한정되어 있지만 불필요한 것이므로  역시 희소성이
없다. 반면에 음식이나 주택.교육.국방.자유.우정.건강 등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
한 것들이지만 유한하게 존재하므로 희소성이 있다.

맑은 공기는 경제재인가? 자유재인가?
  자원의 희소성과 관련하여 '경제재'와 '자유재'라는 다른 개념이 있다. 희소성은 인

의 욕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것을 나타내는 개념인  데 비해, 경제재와
자유재는 '어떤 재화'가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지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어떤 대가를 지불해야만 얻을 수 있는 재화를 '경제재'라고 부르
는 반면 공기나 햇볕과 같이 그 존재량이  무한하여 특별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거
저 얻을 수 있는 것을 '자유재'라고 부른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자유재만  있다면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생산해서 누구에게
나누어줘야 하는가 하는 '경제 문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화는 경제재이기 때문에 경제문제가 일어나므로  현실세계에서는 자유재는 거의 찾아
보기 어렵다. 과거에는 자유재였던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재로 변하는 일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공기는 대표적인 자유재였지만 지금의  현실은 더 이상 공기를 자유재로
보기 어렵다. 갈수록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호흡에 필요한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가
점점 희소해져 일부 선진국에서는 깊은 산 속의 맑은 공기를 통(can)에 담아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공기오염을 방지하려면 많은 돈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공기는 더 이상 순수한 자유재가 아니다.
  맑은 물도 마찬가지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 물을 상품으로 판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수질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식수로  쓸 수 있는 맑
은 하천을 찾기가 힘들어지자 생수판매가 일반화되고 있다. 옛날에는 자유재이던 물도
이제는 더 이상 자유재가 아니다.

* 바나나인가, 파파야인가?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서 바나나는 매달 100톤씩 딸 수 있는 반면 파파야는 1톤밖에
수확할 수 없다면 섬 주민들에게는 어떤 것이 더 희소할까? 언뜻 수확량이 훨씬 적은
파파야가 더 희소하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 섬 주민들의 입맛을 알기 전에는 무어라
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바나나나 파파야의 희소성은 주민들의 욕구에  비해 어느
정도 모자라는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주민들이 바나나를 무척 좋아하는 반면에  파파야를 먹지 않는다면 바나나가 훨
씬 풍부함에도 더 희소할 수  있다. 반대로 주민들이 바나나는 원숭이나  먹고 사람은
먹지 않는 과일로 생각한다면 파파야는 비싸고 귀한 과일이 될 것이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선택의 연속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다. 그
러나 시간과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이 중요하고 바람직한 것인가는 신
중히 판단해 선택해야 한다. 문제는  그 중에서 어떤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 것들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기한  여러 활동들 가운데 가장 아쉽고  아까운 것의
가치를 '기회비용'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기회비용이 포기해야 되

모든 것들의 가치를 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공부에 별다른 흥미나 목적도 없이 무조건 대학에 가겠다는 사람이 대학 진학
으로 치러야 할 기회비용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우선 단순히 금전적인 비용을 계산하면 무엇보다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하고, 책도 사
보아야 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지방에 사는 학생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려면 등록
금이나 책값뿐 아니라 추가로 하숙비까지 지불해야 한다.
  보다 더 세밀히 따지면  학생들이 대학 진학으로 인해  치러야 하는 비용은 이보다
훨씬 크다.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취업했을 경우 자기가 받을  수 있는 임금을 포기하
는 이른바 '상실소득'이라는 것도 기회비용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 학생이 고등학교

마치고 바로 취업하여 매달 80만 원을 벌 수 있다면,  그의 대학진학에 따른 기회비용
에 매년 960만 원의 상실소득을 포함시켜야 한다.
  이렇게 비싼 기회비용을 치르면서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려는 것은 대
학 교육으로 인한 미래의 투자 효과가 기회비용보다 더 크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사람마다 치러야 하는 기회비용은 다르다
  최근 스포츠 분야에서 대학을 거치지 않고 바로 프로팀에 입단하여 큰 활약을 펼치
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프로의 세계에서 대학 졸업장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 못
하며, 대학에 진학할 경우 졸업할 때까지 엄청난  기회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이러
한 추세를 부추키고 있다.
  스포츠 분야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반드시  대학교육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재
능이 특출할수록 대학생활의 기회비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된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가 하버드
대학을 중퇴한 이유도 대학생으로서  그가 치러야 했던  기회비용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명문대학 졸업생이기를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사를 설립한 것은 소프트웨
어 개발이라는 자신의 특출한  재능을 통해 보다 가치있고  보람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 시장경제체제는 효율적인가?
신호등과 규칙
지선이네 가족과 진영이네 가족이 함께 외식하기로 한 날.
아빠; 진영아!  준비되었으면 빨리 가자. 가까운  거리지만 도로 사정을 알 수  없으

여유를 두고 나가도록 하자.
진영: 예!  저는 다 준비 되었어요. 엄마, 아빠가 이렇게  함께 나가시는 것도 정말

랜만이지요. 지선이와 제가 이런 기회를 만들었으니 오늘은 아빠가 한 턱 근사하게 내
셔야 해요.
아빠: 하하하....
... 중략 ...
아빠: 진영아!  저것 봐라. 사거리에서 서로 먼저 가려고 뒤엉켜 있는 모습을.
진영: 붉은 신호등이 들어왔는데도 앞차의 꼬리를 물고 들어오고 있잖아요. 저건 반칙
이에요. 더욱이 차를 사거리에 세워놓고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고 있으
니 어떡하죠.
아빠: 글쎄말이다. 큰 사고도 아니고 단순한 접촉사고인 듯한데.
진영: 질서와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자기만 먼저 가려다가 자기는 물론 남도 모두 못 가
게 하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에요. 처음부터 신호등을 잘 지켰으면  문제될 것이
없는데 왜 그러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아빠: 저 신호등은 모양으로 달아놓은 것이  아니라,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하나의 약
속이나 규칙과 같은 것인데.
진영: 맞아요 아빠! 정해진 규칙은 지킬 때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지, 지키지 않으

불편만을 초래할 뿐이에요.

경제체제란 무엇인가?
  한정된 자원을 갖고 무엇을 생산해서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하는 갈등은
어느 사회에서나 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경제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제도나 방식을 '경
제체제'라고 한다.
  경제체제를 나누는 기준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경제문제를 누가 해결하는가'하는 점이다. 구  소련이나 북한과 같이 국가

계획을 세워 경제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체계를 '계획경제체제'라고 하는 반면에 미국

나 우리 나라와 같이 민간경제주체들이 시장을  통하여 경제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체
제를 '시장경제체제'라고 한다.
  두 번째 기준으로는 '생산수단을 누가 소유하는가'하는  점이다. 국가가 모든 생산

단을 소유하는 체제를 '사회주의체제'라고 하고, 개인이  모든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제를 '자본주의체제'라고 한다. 그러나 현실세계에서는 사회주의 국가들이 주로 계획

제에 의존하고 있고 자본주의 국가들은 시장경제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와
계획경제체제, 자본주의체제와 시장경제체제를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계획경제체제의 우수성을 내세우는 사람들은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수많은 개인의 의
사와 선택에 의해 경제가 운영됨으로써 비효율과 혼란을 야기, 결국 파멸을 가져올 것
이라고 믿고 있다. 그 때문에  시장보다는 국가가 모든 것을 담당하고  실행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공평하게 배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가가 생산과 분배에 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생산요소를 계
획한 대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야 한다. 사회주의체제에서는 계획경제를
추진하기 위해서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생산요소를  국가가 소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반면에 시장경제체제가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
이 스스로 생산하고 자유로운 교환을 통해 필요한  것을 구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
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현대와 같이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국가가 모든 정보를 종합
해서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각 개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재
산을 처분할 수 있어야 자유로운 교환과 생산이 가능하므로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사유
재산제도의 확립이 필요하다.

* 생리대가 없어요 
계획경제체제에서는 경제계획을 세밀하고 치밀하게 세운다고 해도 어처구니없는 결함
을 노출시키는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소련의 계획경제정책을 비꼬는 우스갯소리
가 있다.
  하루는 스탈린이 생리대가 없다는 딸의 소리를 듣고 그 원인을 알아보니 구 소련의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위원회 위원들 중에 여자가 한 명도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았다. 즉, 여성들에게 필요한 생리대가 생산품목에서 빠져 있어도 아무도 이를 발견하
지 못해, 결국 생리대는 생산품목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계획경제체제와 움직이지 않는 이유
  언뜻 혼란스럽고 무질서해 보이는 시장경제체제를  가진 미국이나 우리나라보다 모
든 것이 계획성 있게 진행되었을 법한  계획경제를 채택했던 소련이 붕괴하고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국가가 모든 사람의 수요
와 공급에 대한 정보를 완벽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의
수요와 공급을 알 수도  없고, 일시적으로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이 경우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제품을 너무  적게 혹은 너무 많이 생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시장가격의 변동을 신호로  수요와 공급이
자동으로 조절되어 모자라거나 남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또,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는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개인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
시켜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개인의 성향과 직업이  국가계획에 의해 정해지고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크게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계획경제 국가를 여행해 보면
호텔 종업원도 무뚝뚝하고 백화점 점원들도 물건을 파는데 별로 노력을 하지 않는 것
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시장경제체제가 효율적인 이유
경쟁을 바탕으로 한다
  시장경제체제는 경쟁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다면 경쟁은 왜  발생하는가? 그 이유는
심리적 또는 금전적인 이득이라는 유인(incentive)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장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교환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유인(심
리적.금전적 이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조금이라도 더 얻기 위하여 개인은 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사회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게 된다.
  즉, 시장에 재화와 서비스를  내놓는 공급자들은 다른 경쟁자들보다  앞선 기술력을
갖고 보다 우수하고 값싼 제품을 시장에 공급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반면에 수요자들
은 주어진 자신의 소득(돈)으로 가장 큰 만족을  달성할 기회를 찾게 된다. 따라서 수
요자가 원하는 만큼 재화와 서비스가 가장  저렴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공급되는 결과
가 시장경쟁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자유로울 때 가장 효율적이다
  시장경제체제에서는 모든 경제적인 의사결정이 개별경제주체의 자발적인 판단에 의
해 이루어진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노예의 신분으로  주인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무엇보다 일하는  사람들의 만족감에 큰 차이가
있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자신을 위해 스스로 선택하는 일이면  힘이 들지 않고 행
복하지만, 다른 사람의 강요에 의해서 하는 일은 힘들고 불행하게 느껴지는 것이 인간
의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또한 시장에서의 보상은 공정하다. 열심히 일한  사람, 능력있는 사람은 더 많은 보
상을 받는다. 아무리 계획을 잘 세우고 철저히 감시한다고 해도 스스로 원해서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면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열심히 일하든 게으름을 피우든
동일한 배급을 받는 사회주의 경제체제보다 능력에 따라 보상을 받는 시장경제체제가
더 공정하며,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기를 준다.

경쟁이 최선을 가져온다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므로 성공의  대가도 큰 대신 실패
에 대한 책임도 개인이 져야 한다.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필
요로 하는 물건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개인도  더 풍요로운 삶을 살
기 위해 자신의 소질이나 능력을 계발하고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승자는 승자대로  다음 경쟁에 밀리지 않도
록 부단히 노력해야 하며, 패자는 패자대로 자신의  실패를 거울삼아 재기하려는 의지
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각 경제주체들이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 자원의 배분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
게 된다.

경쟁의 핵심은 질서와 규칙
  그렇다고 시장경제체제에서 경쟁에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
다는 것은 아니다. 시장경제가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교차로나 운동경기에서처럼
서로가 정해진 질서와 규칙을 준수하면서 경쟁해야 한다.
  만약 교차로에서 신호에 따르지 않고 저마다 자기에게 유리하게 행동한다면 어떻게
될까? 또, 축구나 권투 등  운동을 하는 데 경기의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자유는 자율을 전제로  하듯이 시장경제체제도  그에 합당한  조건을 필요로  한다.
 
즉, 개인의 경제활동이 어떠한 한계도 없이 마냥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루어질 수는 없
다.  질서와 규칙을 준수한다는 전제하에서만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보장된다.
  특히,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상품과 서비스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시장활동과 따로 구
분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이 형성되고 잘 작동되도록  하는 규칙과 질서가
그만큼 중요하다. 
  규칙과 질서를 지키면서 공정한 경쟁에 바탕을  두고 그로부터 발생되는 이익을 얼
마든지 누릴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법에 의해  제재를 받거나 시장에서 강제로
쫓겨나게 된다.

시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조화된다
  생산계획을 세우지 않고 저마다 좋은 대로  행동하라고 하면 생산물의 불균형이 생
기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모두  소와 양을 기르는
생활을 좋아해 그 일만 한다면 고기와 우유는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어 남게 되고, 쌀
이나 밀 또는 채소는 생산되지 않아서 모자라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그러나 시장경제체제에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또, 혹시 일어난다고 해
도 곧 해결된다. 왜냐하면 가격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조절되기 때문이다.
  즉, 우유가 많이 생산되고 쌀 생산이 부족하면 우유 가격은  떨어지는 대신 쌀 가격
은 오른다. 이렇게 되면 소와 양을 기르던 사람들중 일부는 수익이 많은 쌀 농사로 전
업할 것이다. 쌀 농사가 더 힘들고 재미가 없더라도 대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만
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격에 의한 수급조절기능을 현대 경제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애덤 스
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표현했다.

시장경제체제는 완벽한가?
  하지만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체제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시장 자체가  불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수가 시장을  지배하는 독점이나 과점이 나타나  시장의 경쟁질서가
무너져 비효율이 나타날 수도 있고, '빈익빈 부익부'와 같은  분배의 왜곡이 일어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오늘날까지 시장경제체제가 유지되어 왔는가? 그것은 자본주
의체제가 시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끊임없이  해결해 왔기 때문이다. 국민
에 의해 자유롭게 선출된 정부는 소득이나 자원의 배분이 한쪽으로 치우칠 때는 부분
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들을 교정하고 예방해왔다.
  사회보장제도라든가 공기업 그리고 환경보호 등과 같은 정부의 정책적 규제가 시장
에 대한 정부 개입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사회단체나 시민단체 역시
시장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민주주의가 꽃필 때 시
장경제 역시 올바르게 운영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시장경제체제에 계획경제적인 요소를 가미했거나, 자본주의 경제체제
에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운영체제를 혼합
경제체제라고 부른다. 그러나 혼합경제체제가 시장경제체제와 계획경제체제 또는 자본
주의 경제체제와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중립에 있는 경제체제라는 뜻은 아니다. 어디까
지나 그 본질은 시장경제제도를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체제이며,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가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제도라는 의미다.
  최근 시장경제체제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정부의 간섭이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간의  역사에서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체
제보다 우월한 경제체제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는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불완전한 부분들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를 찾기 위
한 노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 규칙위반의 대가(?)
  얼마 전 타이슨과 홀리필드의 세기적인 두  강철 주먹의 대결이 어이없는 해프닝으
로 끝났다. 도전자인 타이슨이  챔피언인 홀리필드의 오른쪽 귀를  물어뜯어 실격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이 경기  결과에 대해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타이슨의
선수 자격을 박탈했다.
  타이슨은 1986년 20세 약관의 나이로 세계 프로복싱 사상 최연소 세계 헤비급 챔피
언에 올라 26 연속  KO승 등 화려한 전적으로  '금세기 최고의 핵주먹'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앞으로는 복싱 인생을 마감해야 할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모든 운동경기는 규칙을 준수할 때 하나의 예술로  승화될 정도로 아름답지만, 일단
반칙을 하면 그것처럼 추악한 것이 없으며, 반칙에 대한 대가도 매우 크다.

* 박찬호를 알아보는 안목
  미국 매이저리그의 선수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박찬호 선수는 공주고교 3학년
시절부터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선수였으나 볼 컨트롤에 다소  문제가
있었다.
당시 국내 프로야구 구단에서는 박찬호 선수의 가치를  2000만 원으로 평가했다. 그러
나 대학시절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석한 유니버시아드 대회(1993년)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LA 다저스는 곧바로 스카우트의 손길을 뻗쳤고 비밀리에 박찬호 선수에 대한 체
력이나 근력 등을 체크한 후 120만 달러의 계약금을 선뜻 내놓았다.
  박찬호 선수가 향후 LA 다저스팀에 황금알을 낳아 줄 거위라는 사실을 일찍이 눈치
챈 것이다.
 
      2. 우리 모두는 시장에서 만난다
    3) 가계는 소비행위의 주체이다
지선이의 애국심?
지선: 엄마, 오늘은 아빠 월급날이니까, 근사한 데 가서 저녁 먹어요.
엄마: 며칠 전에도 피자 먹고 싶다고 졸라서 먹었잖니?
지선: 그땐 그때고 오늘은 다르잖아요.
엄마: 뭐가 다르니? 매일 그렇게 나가서 먹을 돈이 어디 있어. 그리고 자꾸 그렇게 조
르면 사달라던 청바지는 없다.
지선: 피이, 엄마는 맨날 그래. 이걸 하면 저걸 못하고, 저걸 하면 이걸 못하고.
엄마: 어떻게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사니? 아빠 월급은 항상 같은데.  너 대학교 보내
고 시집 보내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아니. 게다가 요즘은  나이 들면 자식들한테 의
지하지 않는다더라. 그러러면 젊을 때 부지런히 모아야 할 것 아니냐?
지선: 왜, 우리집은 항상 돈이 모자랄까, 남들은 잘만 쓰는데.
엄마: 아무리 자기 돈이라도 함부로 쓰는 게 아니야.  요즘 과소비가 사회문제잖니.

제가 어렵다는데 모두들 흥청망청 쓰고들 있으니 정말 큰일이야.
지선: 그렇지만 소비가 있어야 생산이 있고,  생산이 있어야 고용이 늘고 경제가 발전
하죠. 그러니까 소비는 중요하다구요.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애국자예요.
엄마: 쯧쯧,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생산한 걸 모두 다  써버리면 다음 해 생

에 쓸 것이 없어 모두 외국에서 다시 사들여와야 하잖니.  우리처럼 자원과 자본이 부
족한 나라에서는 아껴써서 남겨놔야 다시 생산에 이용할 수 있지.
지선: ...

소비자로서의 가계
  지선이네 집의 경우 지선이,엄마,아빠가 하나의 가계를  이룬다. 가계의 가장 중요

경제활동은 소비다.
  소비자로서의 가계는 여러 가지 상품의 가격을  비교해 보고 주어진 여건하에서 가
장 만족스러운 소비를 한다.  이 때 주어진  여건이 바뀐다면 소비행동이 변화되는데,
여기서 주어진 여건이란 소득 수준.기호.취향.가치관.소비 환경 등을 의미한다. 이중

장 중요한 요인이 소득 수준이다. 소득이 적은 가계는 자연히  소비 지출이 적을 것이
며, 소득수준이 상승함에 따라 소비 지출액이 증가하고 품목도 고급화.다양화된다.
  이 때 소득은 각 가계가 지닌 생산요소를 제공한 대가로서  얻게 되는 것이다. 대부
분의 가계에서 노동의 대가로 받은 임금이 소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선이네
집의 경우 아빠의 월급이 소득의 가장 큰  원천이지만 엄마가 은행에 저축한 것에 대
한 이자도 소득의 한 부분이 된다.
  또한, 토지나 건물을 빌려주고 세를 받을 수도 있고, 돈을 빌려준 대가로 이자를 받
을 수도 있으며, 주식에 대한 배당금을 받을 수도  있다. 즉, 가계는 노동.토지.자본

의 생산요소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임금.임대료.이자 등의 수입을 얻는다.
  각 가계는 어떤 생산요소를 제공하는가에 따라 근로자.주주.지주.경영자가 되고, 그

따라 소득 또한 달라진다. 물론 한 개인이 근로자면서 동시에 주주일 수도 있다.
소비의 목적은 만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만약 지선이네가 외식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싸고 맛있고 깨끗한 음식점을 고르려
노력할 것이다. 즉, 제한된 소득 내에서 만족감과 행복감을 극대화시키는 행동을 하려
고 노력할 것이다.
  다른 경제활동주체와 마찬가지로 가계 역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최대의 효용을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한다는 의미에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효용의 극대화는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가치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각 가계의 소비행태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외식하는  것을 즐기기도 하고 여
행이나 영화를 좋아하거나 노래방에 자주 갈 수도 있다.
소비는 만족을 통하여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가계소비가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  경제 주체의 활동보다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소비지출은 GDP(국내총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
에 가계소비지출의 변화는 경제의 흐름이나 생산구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지선이네처럼 국민 대다수의 식생활이  피자를 즐겨 먹는다면 피자를 생
산하는 식품업체가 늘어나고, 반면에 음식비를 줄이고 옷을 선호한다면 의류 산업체가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같이 한 나라의 산업구조는 각 가계의 소비행태에 의해 직접적
인 영향을 받는다.

현재와 미래 소비 사이의 선택에서 저축이 나온다
  지선이 엄마는 지선이가 외식을 하고 싶어도 잘 들어주지 않는다. 저축을 하고 나면
생활비가 빠듯하기 때문이다. 반면 지선이는 저축을 줄이더라도  지금 먹고 싶은 욕구
를 충족해주기를 원한다. 지선이 엄마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열심히 저축을 하는 것일
까?
  지금은 지선이 아빠가 돈을 잘 번다고 모두 써버린다면 나중에 은퇴했을 경우 수입
이 없어진다. 지선이 엄마는 그때에 대비해서 미리 저축해두는  것이다. 즉, 미래의

비에 대비하기 위하여 현재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저축은 더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도록 생산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해 재화를 투자하는
행위다. 소비와 투자는 결국  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단지 시간적인 차이가 있을뿐이다.
우리는 국민경제의 전체적인 관점에서 총수요를  소비수요와 투자수요로 구분하고 있
다. 총수요란 가계의 소비 수요, 기업의 투자 수요, 정부의 지출,순수출 등을 의미한
다. 
이러한 총수요가 경제 성장 능력과 함께 증가해야만 경제성장이 가능해진다.
  소비와 투자를 명확히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음식을  먹는 일이 소비로 분류되지만
이것 역시 건강유지를 위한 행위로 본다면 하나의 투자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냉장고나 자동차와 같이 내구소비재를 구입하는 것은 내구재가 제공하는 서
비스를 소비하려는 것이므로  내구재 구입행위는 투자행위에  해당된다. 자녀 교육비,
체력 단련을 위한 소비, 타인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사용하는 교제비 등도 따
지고 보면 투자 행위에 해당된다.  기업에서  공장을 짓거나 기계설비를 들여놓고, 종
업원 연수시설을 건설하는 등의 물적 자본을 축적하는 행위도 투자다. 또한 정부가 고
속도로나 지하철을 건설하고 발전시설을 확충하며, 상. 하수도 시설을 확장하는 등 사
회간접자본을 확장하는 행위 역시 투자에 해당된다.
  수요측면에서 보면 소비나 투자는 다 같이  수요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크게 차
이가 없다. 그러나 생산물에 대한 공급창출적인 측면에서  보면 소비와 투자는 정반대
의 효과를 갖는다.
  단기적으로는 저축 감소, 즉  소비를 늘림으로써 생산물에 대한  총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체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투자에 사용해야만
한 나라의 생산능력이 증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기적으로 '소비가 미덕'이 되며,  장기적으로 '저축이 미덕'이 된다. 

나라의 경제문제는 수요가 부족하기보다는 생산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게
보통이므로, 모자라는 생산시설을 늘려야 하는 것이  급선무여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저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 1)케인스의 절대소득가설
  1936년 케인스는 한 사회의 전체적인 경제활동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이론을 전개하면서 소득과 소비 간의 함수관계를  밝혔다. 케인스는 사람들이 살
아가는 데 필요한 소비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소득이 증가한다고 소비가 같이 증가
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지출의 비율은 줄고,  저축비율은 증가한다는 절대소득가
설을 주장하였다. 간단히 말해서 돈을 많이 벌수록 저축할 여지가 더 많아진다는 것이
다.
2)  듀젠베리의 상대소득가설
  1949년 듀젠베리는 상대소득가설을 발표하였다. 이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소득보다는 이웃의 소비수준에 맞춰 소비하고 일단 높아진 소비수준은 다시 낮아지기
가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사람의 소비수준은  이웃사람들의 소비수준보다 낮기
힘들고 소득이 감소하면 소비를 줄이기보다는 저축을 줄인다는 것이다.
3) 브룸버그와 모딜리아니의 일생주기 소득가설
  1950년대 후반과 60년대 전반에 브룸버그와  모딜리아니는 일생주기 소득가설을 주
장했다. 이 가설은 청년기에는 소득보다 소비가  많아 부채(빚)를 지는 편이나 장년기
에는 소득이 늘어나 저축을 통해 청년기의  부채를 상환하는 동시에 퇴직후의 생활에
대비하고, 노년기에는 감소된 소득에  과거의 저축을 보태서 소비에  충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4) 프리드먼의 항상소득가설
  1957년 프리드먼은 항상소득가설을 주장하였다. 이 가설은 소득은  변동이 적은  항
상소득과 변동이 심한 임시소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항구적인 성격의 항상소득만이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박제가 선생님의 [북학의]를 통해 본 경제 사상
  대체로 재물은 비유하건대 샘(井)과  같은 것이다. 퍼내면  차고(滿), 버려두면 말

버린다. 그러므로 비단옷을 입지 않아서  나라에 비단 짜는 사람이 없게  되면 女工이
쇠퇴하고, 쭈그러진 그릇을 싫어하지 않고 기교를 숭상하지 않아서 나라에 공장(工匠)
,
도야(陶冶)의 일이 없게 되면 기예가 망하게 되며, 농사가 황폐하여서  그 법(농사짓

법)을 잃게 되므로 四民이 모두 곤궁하여 서로 구제할 수 없게 된다.
  대저, 딴 나라는 사치 때문에 망하기도 하였거니와  우리 나라는 검소함으로써 쇠해
졌다.....(중략)...물이 새어드는 배를 타고 멱감기지 않는 말을 타며, 비뚤어진 그릇
에 밥
을 담아먹고, 먼지가 푸석거리는 방에 거처함으로써 공장과  목축과 질그릇 장수의 일
이 망하였다.  따라서 농사일도 거칠어져서  제 시기를 놓치고, 장사도 이윤이 박하여
서 업을 잃게 되었다.
  사방의 모든 물가의 높고 낮은 것은 며칠 안에 평준시킬  수 있다. 그런데 두메산골
에서 돌배를 담가서 그 신맛으로 메주 대용으로 쓰는 자가  있으며, 또 새우젓이나 조
개젓을 보고는 이상한  물건이라 한다. 그  가난함이 이와 같으리  이 어찌된 일인가.
 
그것은 수레가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우리 나라는 나라가 작고 백성들이 가난하므로 농사를 힘써 짓고 훌륭한 인재를 등
용하여 상업과 수공업을 발전시키는 등 전국의  유리한 조건들을 모조리 이용한다 하
더라도 부족될 염려가 있다. 또 반드시 먼 지방과 문화를  유통한 후라야 재화가 풍부
해질 것이며 제반 용도에 쓸 물건들이 생길 것이다.
 
    4) 기업은 생산의 주체이다
아빠 사랑해요
  지선이가 아빠의 사무실을 방문한 날.
  조용한 분위기를 생각했던 지선이의 기대와는 너무나  달리 첫 눈에 들어온 아빠의
사무실은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쉴새없이 전화벨이 울리고, 팩스가 들어오고,

퓨터 옆에서 재촉하는 사람들... 사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이리저리 뛰어다니

달리기 선수들 같았다.  회의에 참석했다가 나오신 아빠는 부천에 있는 공장에 내려가
신다며 지선이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공장을 둘러본 지선이는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공장 직원들
의 모습에서 괜히 자기도 덩달아 바빠지는 기분이었다.  부품을 조립하는 로봇, 그 옆
에 안전율이나 불량률 같은 차트가 붙어 있고, 각자가 맡은  기계 앞에 담당자의 사진
과 함께 취미 등을 적은 자기소개카드도 인상 깊었다.  거대한 기계와 사람이 한데 어
울린 모습은 영화에서나 보는 장면 같았다.
  저만치서 물건을 이리저리 뜯어 보시면서 직원들과  상의를 하는 아빠의 모습은 무
척 진지해 보였다.
  집에 돌아오는 차에서 지선이는 아빠를 한참 쳐다보았다.
  "아빠, 저 할 말 있어요."  "아빠, 사랑해요."
  "허허허...."

잘 팔리는 물건 만들기
  '생산'이란 돈을 가지고 땅을 사거나 빌려서 공장을 세우고, 기계를 사고, 일할  사

을 채용하고, 원료를 사다가 잘 팔리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다. 즉, 사무실을 얻고 전
화.
컴퓨너.팩시밀리.책상 등을 구입할 뿐 아니라 공장을 짓고  기계를 구입하고, 사람들

고용해서 물건을 만드는 것이 곧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쌀이나 배추를 생산하는 농업도  공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물론  생산이다. 농사지을
땅과 농사지을 사람이 필요하며, 씨앗과 비료.농약.농기구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
다.
  이처럼 생산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경제학에서는  '생산요소'라고 한다. 생산에 필

한 땅은 '토지', 일할 사람들은 '노동',  들어가는 돈은 '자본'이라고 한다. 경제학에
서는
세 가지 요소를 어떤 물건을 만들든지 공통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생산의 3요
소'라고 한다.
  정의하면 생산이란 생산요소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유용한 물건을 만들거나 서비스
를 제공하는 모든 경제활동을 의미하며, 생산을 담당한  사람은 (개인이든 단체든) '

산자'라 하고, 이 가운데 특히 생산을 위해 만든 조직체를 '기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생산 회사가 수출하는 물건을 운반하는 해운회사도 기업인데 어떠한 물건
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앞에서 '생산'이라는 것을 정

하면서 서비스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서비스란 눈으로는 불 수 없지만 일상 생활에 필
요한 보든 것, 예를 들어 이발. 창고업. 운수업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 연예인. 의
사.
변호사 등의 경우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생산자다.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기업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서다.  돈을 번다는 것은 생
산과 기업의 운영에 들어간  돈보다 물건을 만들고 팔아서  벌어들인 돈이 더 많다는
뜻인데, 이는 바꿔 말하면 이익을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과 판매 등 기업을 운
영하는 데 들어간 돈을 '생산비용'이라고 한다.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를 시장에서 팔아 얻게 되는 돈을 수입이라고 한다. 상품을 팔
아서 얻은 수입에서 그 상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을  뺀 것이 '이윤'이다. 바로

이윤이라는 것이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이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윤이 크면 클수록
좋은 일이다. 이처럼 가능한  한 이윤을 크게 하려는  것을 '이윤의 극대화'라고 한
다.  
결국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이 이윤의 극대화인 것이다.

기업은 이기적 집단(?)
  기업이 끊임없이 이윤만을 추구한다면  너무 이기적이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은 다른 기업들, 소비자와 기업이 속해 있는 사회와 국가, 세계경제 등

무관할 수 없다. 즉, 다른 기업들과  공정하게 경쟁하며 소비자의 권익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고, 국가경제의 발전에도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
  만일 기업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소비자 단체들을 중심으로 소비자
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어 물건을 판매하기가 어렵게  된다. 환경문제를 소홀히 했다
가는 제품에 환경마크를 부착하기 어렵고, 기업의 이미지 자체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된
다. 환경보호가 세계적인 관심사가 된 오늘, 환경 파괴적인 기업의 상품은 세계시장에
서도 배척을 당하게 된다.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기업은 생산자다. 동시에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은 궁극적인 소비자다. 때문에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은 생산자를 보호하는 것이 된다.
 
이렇게 볼 때 기업이 사회적.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기업의 목표인 이윤의 극대
화하는 목표와 일치하게 된다.

변화와 혁신의 전사, 기업가
  많은 종류의 상품과 서비스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기업은 이윤
을 극대화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하게 되고, 이러한 기업들
의 끊임없는 자기혁신의 노력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기업의 이윤 극대화, 사회적 책임, 자기혁신은 궁극적으로 그 기업을 움직이는 기업
가의 몫이다. 여기에서 기업가는  반드시 경영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가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를 말한다. 즉, 경영에  대한 혁신은 경영자의 몫이지만 새로운 분
야에 대한 투자는 투자가들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이른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란 혁신이나 창의성과 함께  위험을 무릅

는 모험정신으로 표현할 수 있다. 탐험가는 자연에  대한 도전자이고 군인은 전쟁이라
는 위험을 감수하는 전사이지만, 기업가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자이자 사회와
경제의 진보를 위한 전사다. 물론 성공하면 남보다 훨씬 큰 이익이라는 보상이 주어지
지만, 실패하면 많은 것을 잃고 따라서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러나 기업가의 한 번 실패는 다음의 도전을 위한 중요한  경험이 되고, 다른 기업
가의 성공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 혁신과 모험을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고 존중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물론  기업가는 윤리의식에
입각하여 정정당당한 기업활동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경쟁은 기업을 변화시킨다
  그런데 많은 이윤을 남기던 회사, 최근 들어서는  대기업들까지도 부도가 나고 망하
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경제환경은 어떠한 사회현상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변한다. 오늘 성공적으로 기업활
동을 하고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당연히 성공적인 기업으로  남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끊임없이 변하는 경제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경쟁이 회사를 망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꾸로 경쟁은 새로운 기업의 탄생
을 의미하는 창조적 파괴의 힘도 가지고 있다.
  이윤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많은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더 좋은 상
품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혁신'(innovation)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

혁신을 떠올릴 때는 기술혁신, 기계의 발명 등을  말하지만 오늘날 기업경영의 혁신까
지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경제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면 기술혁신의 중요성을 쉽게 알  수 있다. 근대적인 자본
주의 발전에 한 획을 그었던 산업혁명에서도 방직.  방적기계의 발명은 면직공업의 획
기적인 성장을 가져왔고, 이것이 전반적인 경제발전으로  이어졌다. 또, 컴퓨터와 정

통신 기술의 발전은 물건의  생산과 판매에 따른 여러  가지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기술발전에 따라 기업경영의 환경 또한 변함으로써 기업경영의 측
면에서도 혁신은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조직을 관리하고 판매를 위한 전략을 세우는 것도 더 나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한 혁신의 대상이다. 세계가 국경 없는  시장이 된 오늘날에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외국기업과도 경쟁하여 이겨야 하기  때문에 현대의 경쟁은 단순히 변
화에 적응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변화 자체를 주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X-세대의 X-효과
  경제학은 뚱딴지같은 소리만 하는  학문으로 악명이 높다.  그 대표적인 예가 '모든
조건이 같다면'이라는 조건이 거의 모든 이론에 붙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두 기업이 똑같은 양의 생산요소, 즉 자본. 노동. 토지와 똑같은 생산

술을 가지고 생산을 한다면 생산량도 똑같다는 생산이론이다. 즉, 조건이 같다면 결과
도 같다는 말인데, 이건 어린애가 보아도 엉터리임을 분명하다. 하다 못 해 똑같은 약
을 먹어도 효과가 다르고, 똑같은 빵을 먹어도 맛이 다른데 똑같은 조건이라고 생산량
이 같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말씀이다.
  경제이론과는 달리 경제현실에서는 똑같은 조건을 가진  두 개의 기업이 전혀 다른
효율성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이다. 그것은 한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마음가짐까지도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같은 조건이라도 근로 분위기에 따라 효율성이 올라간다면 덤(extra)으로 생긴 효율
성이라고 하여 경제학에서 이를 'X-효율성' (X-efficiency) 또는 'X-효과'라고 부른
다.
  우리의 X-세대들이 파격적인 아이디어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돌 파력을 가지고
일에 덤벼든다면 초강력 X-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다.
 
    5)  생산자와 수요자는 시장을 통해 거래한다
서태지냐, H.O.T나
  진영이와 지선이는 오랜만에 빡빡한 학교 수업과 과외가 없는 일요일을 맞아 '잘 불
러 레코드'에 들렀다. 진영이는 은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기가 있는 '서태지

아이들'의 CD한 장을 1만 5000원에, 지선이는 최근 인기 정상에 있는 'H.O.T'의 CD를
1만 7000원에 샀다.
지선: 야 진영아, 요즘 서태지가 무슨 인기가 있다고 사니? H.O.T의 '늑대와 양'정도

돼야지.
진영: 너 그런 조리마. 춤 잘 춘다고 다 가수니?  Come back home'같은 노래는 역사
에 길이 남을 노래야. 안목이 있어야지.
  지선이는 H.O.T의 CD값이 서태지의 것보다 2000원 더  비싸 아깝기는 하지만 인기
정상의 그룹 노래를 듣자면 '2000원 정도야...'하고 생각했고, 진영이는 음악성 하면 

의 추종을 불허할 서태지  음반이 싸게 팔리는 것이  자존심 상하기는 하지만 2000원
싼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한 달 후, 다시 '잘 불러 레코드'에 들렀을 때, 인기 순위가 떨어진 H.O.T의 CD가
1만 4000원으로 떨어진 반면에, 서태지의 CD는 여전히 1만 5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진영: 자, 이것봐. 내가 뭐랬니. 이게 서태지의  음악성이 영원하다는 증거야. 서태지

대한 나의 믿음이 틀림없잖아.
지선: 야 그게 아니고, 조성모야 조성모. 이번엔 틀림없어. 조성모가 요새 끝내 준다
구.
진영: 아이고 가수 팔자야. 그 알량한 인기는 한 달도 못간다. 한 달도.

잠실야구장도 시장이다
  우리는 흔히 시장이라면 물건을  쌓아 놓고 소비자에게  파는 동네의 수퍼마켓이나
엄마가 반찬거리를 사는 재래식 시장을 떠올린다. 그러나  시장의 의미는 훨씬 다양하
고 폭넓게 사용된다.
  즉, 동네의 가게는 물론 남대문시장, 농수산물시장, 벼룩시장에서부터  주식시장,사

시장,외환시장,노동시장 등 거래가 이루어지는 가상 공간도 '시장'이다.
  인터넷 상거래도 시장이고 노동시장도 구체적인 모습을 띠지 않은 시장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전혀 시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곳도 시장에 해당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잠실 야구장도 시장이다. 잠실 야구장에서는  야구 선수들이 멋진 경기라
는 서비스를 보여 주고 관람객은 입장료를 지불하고 그 서비스를 소비하는 거래가 이
루어지기 때문이다.

만약에 시장이 없었더라면
  시장은 어떤 연유로 만들어졌을까? 시장이 생겨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시장이 없
을 경우를 가정해보자.
  시장이 없다면 소비자는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거나 아니면 그것을 사기 위해 일
일이 물건 만드는 사람을 찾아 다녀야 할 것이다.
  저녁 한 끼를 위해서 서울에 사는 사람이 쌀을 사러 이천까지 가고 생선을 사러 인
천까지 가야 한다면 그 수고와 비용은 막대할 것이다. 물론 생필품을 자급자족하던 시
대는 필요한 물건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생산하거나 아니면 근처의 생산자에게
가서 물건을 구했다. 그러나 생산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신이 쓰고 남을 만큼 생산하게
되었다. 이르자 사람들은 점차 자급자족에서 탈피하여 각자 쓰고 남은 상품을 사고 파
는 물물교환을 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시장의 기원이다.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가 커지면서  생산한 물건과 필요한  물건을 교환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시장은 더 발달하게 되었다. 이렇게 생긴 시장은 단순한 상품 교환뿐 아니라
거래에 따르는 비용을 줄이고  생산자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생산의 효율성까지 높혀
준다.
  이 결과 진영이와 지선이는 CD를 사기 위해 공장에까지 갈 필요가 없고 CD를 만든
사람은 이것을 들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 누구의 인기가 높으냐고 물을 필요가 없다.
 
바로 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CD를 보고 판단하면 상품에 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
기 때문이다.

필요는 수요를 낳고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나는 곳이 시장이라고 한다면 시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물건이나 용역을 사고자 하는  '수요'(demand)가 있어야 한다.  상품을 구매하는 모든
행위에는 항상 수요가 존재한다.
  지선이가 떡볶이를 사 먹는다면 그것은 떡볶이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이고 외환시
장에서 외환 딜러가 달러나 엔화를 사는 것은 외환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교
통 사고 처리를 위해 변호사를 찾아가는 것은  법률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
이고, 눈병 치료를 위해 안과를 찾는 것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품에 대해 수요가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러한 상품과 용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생존을 위해서일  수도 있고 만족이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지선이가 떡볶이를 사 먹는 것은 배가 고프거나 맛이 있기 때문이고, 진영
이가 서태지의 CD를 사는 것은 노래를 듣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이처럼 수요를 결정하는 것은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필요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수요는 물건을 사기전에  소비자가 지니고 있는 생각이나
욕구를 의미하는 것일 뿐, 물건을 사고 난 후의 결과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다.

필요한 물건을 사는 데 웬 법칙?
  필요가 수요를 낳는다면 수요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물건을 사는 데
는 수많은 이유와 요인들이 있지만 그 요인들은 모두 가격으로 표현되고 있다.
  수요자의 각기 다른 주관적인 선호나 선택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는 것이 바로 '가
격'이다. 서태지를 좋아하는 진영 이는 1만 5000원이라는 CD가격에 만족한 반면에, 지
선 이는 H.O.T CD가 2000원이 더 비싸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진영이와 지선이의 선택에는 무수한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은 용돈  액수도 고려했을 것이고 그  돈으로 다른 물건을 살 수
잇는 기회비용도 따져 보고, CD 자켓의 디자인과 색상 등 아주 사소한 것까지 비교했
을 것이다. 이 모든 요인들이 작용하여 결정된 수요는 가격으로 표현된다.
  그렇다면 가격과 수요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간단히 말해 값이 싸면 더 많
이 살 것이고 비싸지면 더 적게 살 것이다. 진영이와 지선이도 만약 CD가 더 싼 가격
이었다면 진영이는 H.O.T를, 지선이는 서태지의 CD를 하나 더 샀을지도 모른다. 반대
로 CD가격이 이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이었다면 아예 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가격이 반 값으로 싸진다고 해서 수요가 2배로
느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태지의 CD가격이 1만5000원일 때 10만 장이
팔렸다면, 7500원으로 싸졌다고  수요가 그 두  배인 20만 장이  팔리는 것은 아니다.
 
이보다 훨씬 더 많은 100만 장이 팔릴 수도 있고 겨우 몇만 장만 더 팔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가격과 수요는  물건의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가  줄고, 내려가면
수요가 느는 상호 역관계를 설정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관계는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
스에 대해 적용되는데 이를 거창하게 '수요의 법칙'이라고 한다.

공급의 원동력은 이윤
  시장에서 만난 소비자와 생산자는 파트너다.  소비자는 수요를, 생산자는 공급을 담
당한다. 수요와 공급은 시장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이면서 서로 대응하는 개념이기 때문
에 수요를 잘 이해하면 공급 역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공급'(supply)은 생산자가 이윤을 위해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 물건을

다 팔고자 하는 의도를 말한다.  생산자는 소비자들이 어떤 물건을 내다  팔고자 하는
의도를 말한다. 생산자는 소비자들이 어떤 물건을 수요하는지를 파악해서 어떤 가격에
얼마만큼 생산하면 가장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소위 도심의 황금 노선은 교통체증이 생길 정도로 버스가 많은 반면에, 그렇지 못한
변두리에서는 버스 타기가 매우 힘든 이유도  버스 사업자가 도심지에서 얻는 이윤이
변두리보다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하여 도심지로 버스가 몰리기 때문이다.
  얼마 전만 해도 우리  나라 반도체 회사들이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에는 이 분야의
높은 이윤에 이끌려 대만과 같은 후발  주자들이 뛰어들어 공급이 많이 늘어남으로써
고전한 바 있다.  이렇게 이윤이 있는 곳에는 공급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공급의 크기도 가격이 결정
  생산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윤이지만 단기적으로 공급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인은 가
격이다.
  예를 들어 가뭄이 심하게 든 해에 배추가  흉작이어서 배추 값이 크게 올랐다고 하
자. 그러면 농민들은 놓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배추를 많이 심어 배추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는 결국 배추값의  폭락을 가져와 다음해 배추 농사를  짓는 농민은
대폭 줄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가격의 변화에 따라 공급자의 의도가 변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특수한 경
우를 제외하고는 가격이 오르면 공급량도 늘어나고 가격이 하락하면 공급량도 감소하
는 현상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공급의 법칙'이다.

누가 가격을 결정하는가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상품에 가격이 찍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 가격은 공
급하는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일까?  그리고 우연히 그 가격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있을 때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사실 그렇게 우연처럼 보이는 현상 뒤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법칙이
존재한다.
  앞서 우리는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는 소요를 줄이는 반면에 생산자는 더 많이 공
급하려 하고,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의 수요는  늘고 생산자는 공급을 줄이려
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처럼 가격에 대해 수요와 공급이 서로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격과 거래량이 결정되는 것이다.
  즉 수요자는 물건의 구입이나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  치르는 가격이 생각보다
높다(낮다)고 생각하면 수요를 줄이(늘리)게 되는 반면 공급자는  공급을 늘리(줄이)

될 것이다. 이 경우  시장은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많아(적어)지게  되는 '초과 공급
(수
요) 상태'가 된다.
  초과 공급 상태에서는 물건이 남아돌기 때문에 공급자는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려고
할 것이고*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의 법칙에서 본 것과 같이 소비자들은 더 많은 물건
을 사려 할 것이다.  또한 초과 수요 상태에서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수요
자의 요구보다 시장에 공급되는  양이 적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물건을 구매하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수요량과 공급량이
같아지는 수준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처럼 시장에서 소비자와 생산자는 가격과 거래량을 상호 조정하면서 일치를 보게
된다.  이 때 서로의 의도가 일치하는 과정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
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마치  보이지 않는 마법의 손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과
같다고 하여 애덤 스미스는 이를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의한 조정이라

표현했다.
  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모든 상품의 가격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조정이 이루어진
결과다. 조정이 이루어진 결과  거래량과 가격이 결정되면 균형이  달성되었다고 하는
데, 이 때의 가격과 거래량을 '균형가격', '균형거래량'이라고 한다.
*이 때에는 추가적으로 물건을 보관하는 비용이 들기도 하고 농수산물과 같은 경우에
는 시간이 경과하면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만능의 가격기구
  균형가격이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 결정되는 가격을 말한다. 그러나 가격은
단순히 수요자와 공급자의  의도가 일치하는 균형  상태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가격기구'(price mechanism)라고 부른다.
  가격은 모든 소비자들의 의도가 합해져 결정되기도  하지만 결정된 가격은 다시 소
비자의 소비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일단 균형가격이 결정되면 소비자들은 다시 이 시장 가격을 보고 자신이 상품을 구
입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한다. 진영이와 지선이 같은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 의해
일단 CD가격이 형성되면 다른 사람들은 그 가격을 보고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급자들도 일단 모든 공급자의  의도가 합해져서 균형가격이 결정되면
개별 생산자는 이러한 가격을 보고 생산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다른 CD회사는 H.O.T의 CD가격을 보고 그 정도의 인기가 있다고 판단되는 조성모
의 CD가격을 1만7000원에 책정할 것이며  그러한 판단에 대한 평가는 다시  시장에서
판명되어 가격은 그 자체가 소비와 생산 수준을 조정하는 신호 역할을 한다.
  H.O.T의 CD가격이 시장에서 1만7000원이라는 말은 대부분의 CD 회사가 이 가격에
서 최대한의 이윤을 남긴다는 말이다. 만약 이 가격에 이윤을 남기지 못하고 최소한 2
만 원을 받아야겠다는 사람은 물건을 팔지 못할 것이다. 이는 생산요소를 가장 효율적
인 방법으로 결합해 이윤을 크게 하면서 값싸게 만드는 사람들이 H.O.T의 CD를 생산
하게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균형가격은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산하도록 하고 그
가격에서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소비하도록 함으로써 경제 전체의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배분하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의  가격 기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경제 전체의 효율적인 운용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마법사와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시장 경제가 경쟁에 기초를 둠으로써 얻을 수 있는 아
주 중요한 장점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 금값과 같은 후추값
  후추값이 금값과 같다면 누가 믿을까마는 실제로 있었던 사실이다.
  유럽은 기후가 너무 나빠서 중세까지는 말이나  후프 같은 주농작물 외에 조미료나
향료로 쓸 수 있는 작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항해술의  발달로 아시아와 교역을 시
작하면서 인도로부터 수입한 후추는 고작 소금을  조미료로 쓰던 유럽인의 입맛을 하
루아침에 바꾸어 놓았다.
  후추를 조미료로 쓰면서 맛이라고는  모르고 산 유럽인에게  먹는 즐거움이 인생의
또 다른 의미라는 것을 깨닫게 해줄 정도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 머나먼 거리를 왕복
하면서 인도로부터 실어 온 후추의 공급량이  수요에 비하면 그야말로 사막 한가운데
물 한 바가지 정도였다.
  수요는 엄청난데 공급은 개미 눈물만큼이니 당연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결
국 후추 가격은 금과 같은 무게로 쳐서 거래가 되었다.  궁중에서 파티가 열리면 왕은
자신의 부를 뽐내기 위하여 후추열매를 한 줌씩 뿌렸고, 귀부인들은 이를 줍기 위하여
대리석 바닥을 이리저리 기어 다니는 코미디 같은 장면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에 비하면 후추값이 어이없게  비쌌지만 당시는 분명히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 적정가격이었음에 틀림없다.
 
    6)시장의 형태는 경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장사에 밝은 옛날 사람들
  지금의 독립문 자리에 조선 시대에는 명나라 시신을 맞이하던 영은문이 있었다.
  하루는 영은문 지붕에서 비가 새는 것을 호조판서가  발견하고 고민에 빠져다. 지붕
을 고치기 위해 사다리를 갖다 대면 단  두 개의 기둥으로 지붕을 지탱하면서 균형을
이루던 건물이 쓰러질 것이고 그렇다고 많은 돈을  들여 새로 지을 수도 없었기 때문
이었다.
  하루 종일 고심하던 호조판서는 무릎을 쳤다. 다음날  호조판서는 호조에 있는 돈을
가지고 한양으로 들어오는 장작더미를 모두 사들여 영은문  곁에 차곡차곡 쌓게 했다.
이윽고 장작더미가 지붕까지 닿자 일꾼을 시켜 깨진 기왓장 새 것으로 바꾸도록 했다.
  그리고 떨어진 땔감을 구하지 못해 찾아 온  사람들에게 종전 가격보다 한 푼을 더
받고 팔았다. 이 덕분에 호조에서 가져다 쓴 돈은 물론 남은 돈으로 일꾼의 품삯을 주
고도 남았다.
  이렇게 돈을 번 사례는 박지원이 쓴 [허생전]에서도 볼 수 있다. 가난한 선비였던

생원은 변부자에게 만 냥을  빌려 제주도에 가서 양반들이  쓰는 갓의 원료인 말총을
모두 사들였다. 전국에 갓 공급이 끊겨 값이 치솟자 허생은  말총을 열 배의 가격으로
되팔아 십만 냥을 벌었다.
  우리가 잘 아는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주변 사람들이 돈도 벌지 못하면서 고상
한 철학이나 한다고 빈정대자 하루 만에 거금을  벌어 보이겠다고 큰소리쳤다. 다음날
탈레스는 아테네 시의 기름틀을 모두 사들여 기름이  바닥나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기
름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기 시작했고 탈레스는 기름틀을 다시 비싼 값에 되팔아 거금
을 벌었던 것이다.

호조판서, 허생, 탈레스 그리고 독점 시장
  호조판서와 허생 그리고 탈레스는 어떻게 큰돈을  벌 수 있었을까? 그것은 이 사람
외에 다른 장사꾼이 없었기 때문이다. 요즘 말로 하면 경쟁자가 없었던 것이다.
  시장에 있는 상품을 모조리 사들인 뒤 호조판서는  좀 양심적으로 한 푼만 더 받았
지만 허생과 탈레스는 자기 마음대로 값을 올렸다. 반면에 소비자들은 다른 데서 물건
을 구할 수가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부르는 대로 값을 지불해야 했다.
  만일 다른 경쟁자가 있었다면 그들은 자기 물건을 더 팔기 위해 허생이나 탈레스가
부르는 가격보다 값을 낮추었을 것이고, 허생이나 탈레스  역시 손님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가격을 더 낮추었을 것이다.
  이처럼 시장에서 물건을 유일하게 한 사람만 공급하는  경우를 경제학 용어로는 '독
점'이라고 부른다. 독점이란 시장에 다른 경쟁자가 없는 상태를 말하므로 독점 상인이
나 기업은 떼돈을 벌 수 있다.  독점 상인이나 기업은 물건값을 아무리 비싸게 불러도
소비자들이 다른 곳에 가서 물건을 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호조판서나 허생 그리고 탈레스가 독점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
는 이들이 사서 모은 물건들이 생활 필수품이라는 사실이다. 장작이나 기름 없이는 잠
시도 생활하기 어려우며, 말총 역시 조선 시대 양반들에게는 필수품이었다. 만일 있으
나 없으나 별다른 불편이  없는 물건이라면 소비자들이 참고  지내지 굳이 비싼 값을
치르면서 사야 할 이유가 없다.
  이같이 여러 종류의 독점 중에서도 생활 필수품에  대한 독점이 가장 큰 이윤을 남
길 수 있다. 그러나 생활  필수품에 대한 독점은 모든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준다.
이 때문에 국가에서는 소비자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생활 필수품에 대한 독점은 법으
로 금지하고 있다.
  사실 허생이나 탈레스처럼 말총이나  기름틀을 매점매석하여 돈을  번 것을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 [허생전]을 쓴 박지원도 마치 이러한 허생의 부도덕성을  보상하기라

하듯이 매점매석으로 번 허생을 그 돈을 모두 선행하는 것으로 소설을 마쳤다. 호조판
서도 단지 한 푼씩만 더 비싸게 팔아 일꾼의 품삯으로 썼을 뿐이다.

독점을 막는 방부제, 경쟁
  시장에 가면 "골라! 골라!"를 외치며 물건을  팔기 위해 손님들의 옷소매를 잡아 끄
는 수많은 상인들을 볼 수 있다. 이런 장사들은 물건을 한  개라도 더 팔기 위해 목이
터져라 외치지만 물건값을 마음대로 올릴 수가 없다. 만약  단 1원이라도 비싸게 판다
면 당장 바로 옆에 있는 장사와 비교되기 때문에 손님을 잃게 될 것이다.
  시장 이쪽 끝에서 저쪽 끝에 있는 모든 상인이 받는 가격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결
정된 것이다.
  물건을 생산하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높은 가격을 받으면  이윤이 많이 남겠지만 같
은 물건을 생산하는 다른 기업들에 고객을  빼앗기기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결정할
수가 없다. 오히려 다른 기업보다  낮은 가격으로 한 사람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하는
것이 많은 이윤을 보장할 수 있다.
  이처럼 시장이 경쟁적이면 물건값이 싸고 서비스도 좋아져 소비자들의 효용이 높아
지지만, 시장이 독점 상태가 되면 값은 비싸지고 서비스도 나빠 소비자들의 효용이 낮
아진다. 물론 물건을 파는쪽에서는 경쟁이 싫고 독점이 좋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는 시장이 경쟁적이어야 사회 전체의 복지와 효용이 증진된다.
  가장 간단하게 독점을 방지하는 방법은 같은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늘리는 것이
다. 그러나 국내 사정이 여의치 않아 독점이 형성된다면 국내 시장을 개방함으로써 독
점을 방지할 수 있다. 허생이 말총을 독점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나라에서 유일하게
말총이 나는 제주도의 말총을 모두 사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당시에 외국과의  무역이 활발했더라면 허생은 헛수고만  했을 것이다.
조선에서 말총 가격이 높아진 것을 보고 일본이나 중국의 상인들이 조선에 말총을 팔
러 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과의 무역이 활발할수록 국내 소비자들은 더 낮은 가격
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
  선진국 국민의 생활 수준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자유로운 무역으로 세계 각국에
서 품질 좋고 값싼 물건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과거 경제 발전 단계에서 우리 나라 기업들이 우수한 외국 기업들과는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하자 정부는 기업들이 경쟁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외국 상품의 수입
을 금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외국 기업들과 경쟁이 가능함은 물론 세계 10대 교역국에 들어갈 정
도가 되었으므로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없게 되었다. 경쟁이나 자유
무역은 독점보다 소비자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공급하게 해준다. 세계의 각국
정부가 시장이 독점화되는 것을 막고 경쟁 상태를 유지하게 정책을 세우고 기업의 행
동을 감시하는 게 모두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러한 일을 '공정거
래위원회'라는 기구가 맡고 있다.

독점의 사촌, 과점과 카르텔
  1973년 10월 세계는 1929년의 경제대공황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중동 산유국이
주축이 된 '석유수출기구'(OPEC)에서 산유량을 급격히 줄이고 가격을 한꺼번에 몇 배
올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단결하면 마치  독점자처럼 가격을 비싸게 올
릴 수 있다. 그리고 늘어난 수입을 나누어 갖자"고 합의했다. 당장 세계 경제는 회오

속에 휘말렸고 불황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처럼 석유가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나라의 타격이 컸음은 두말 할 필요
가 없었다. 그러면 OPEC는 어떻게 해서 석유생산을 줄이는 데 성공했을까
  그 이유는 이들의 숫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공급자들이 몇 안 되면 의견을 통일하기
가 쉽지만 숫자가 많아지면 제각기 의견도 다르기  때문에 담합이 어려워진다. 시장에
공급자가 소수일수록 담합이 일어날 가능성은 커진다. 소수의 공급자들이 담합하는 것
을 경제학에서는 '카르텔'이라고 부르며  시장에 공급자가 몇  명밖에 안 되는 경우를
'과점'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과정 상태에서는 항상 담합이  일어나는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우선
담합으로 가격을 올려 받자는 원칙에 대해서는 쉽게 합의할 수 있지만 수입을 어떻게
나누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을 통일하기가 어렵다. "우리 기업은 가장 크니까 우리 몫이
가장 커야 한다"거나 "규모는 작지만 카르텔을 성사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
으니까 우리 몫이 가장 커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의견이 일치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겉으로는 높은 가격을 받기로 합의하고  실제로는 약간 가격을 낮추어 판매량을
늘리거나 각자에게 할당된 판매량보다 몰래 생산을 늘림으로써 카르텔이 분열되는 일
이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카르텔이 분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때로는 집단적으
로 제재를 가한다.
  예를 들면 서양의 중세에 북유럽 바이킹족들 사이에 한자동맹이라는 요즈음의 의미
로 보면 카르텔에 해당하는 상인  조직이 있었다. 한자동맹은 유럽 각  지역에 무역을
중개하면서 구성원이 동료들보다 가격을 낮게 받으면  동맹에서 집단 처벌을 주고 쫓
아냈다. 과거 중국에도 상인 조합이 있어 동료들 몰래 싼  값에 물건을 팔거나 조합에
서 할당받은 구역을 벗어나 장사를 하면 심할 경우 사형까지 했다.
  독점과 마찬가지로 카르텔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므로 나라마다 카르텔 결
성을 금지하고 있다. 카르텔 담합을 가장 엄격히  금지하는 미국에서는 사업자가 가격
을 올리려는 담합의 의도를 가지고 모임을 갖는 경우까지도 조사 대상이 된다.

좋은 독점, 나쁜 독점, 그리고 불가피한 독점
  독점은 항상 나쁜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새로운 발명이나 기술  혁신에 의하여
생긴 독점은 경제발전에 기여한다.
  빌 게이츠는 도스(MS-DOS)나 윈도(Windows)와 같은 독창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
하여 독점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세계에서 제일 가는 부자가  되었다. 만일 이런 것들에
대하여 독점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 하여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기술을 모
방하여 비슷한 상품을 생산할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도 다른 사람이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가져다 쓰
면 제품을 개발하거나 발명하려는 의욕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에서
는 약 10-20년 동안  발명품에 '특허'라는 권리를 주어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고
독점을 누릴 수 있도록 법으로 보호해 준다. 이처럼 기술 혁신이나 독창적 아이디어로
독점이 되는 것은 경제 발전에 기여하므로 좋은 독점에 해당한다..
  그러나 허생이나 탈레스처럼 기술 혁신이나 독창적  아이디어 없이 자기가 가진 돈
으로 매점매석하거나 업자들끼리 모여 카르텔을 형성하면 경제 발전에 기여하지 않으
면서 소비자들에게 높은 가격을 부담시키므로 나쁜 독점에 해당된다.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  다른 사람이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
록 막는 것이다. 지금은 외국 담배의 수입이 자유롭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보에서
는 '전매청'이라는 기관을 운영하여 담배를 독점 생산했고 외국 담배의 수입도 금지시
켰다.
  전매청의 영문 표기는 'The Office of Monopoly'로서 정부가 특정 상품을 독점 생산
한다는 뜻이다. 담배 소비자에게 독점 가격으로 담배를  팔아 높은 이윤을 얻었으므로
사실은 나쁜 독점에 해당하지만 그 이윤이  국가의 재정수입으로 충당되어 결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민간 독점 기업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
다.
  또 중국 한무제는 막대한 군사비를 조달하기 위하여 소금.철.술 등을 국가에서 독점
판매하도록 법으로 정하였다. 이렇게 국가에서 법으로 정하는 독점도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 경제에서 불가피하게 생긴 독점이 있다.  전기.전화.수도 등은 대

생산할수록 생산 단가가 낮아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한 기업이 전력이나 전화 또는 수
돗물의 공급을 독점할 때 가장 싼 값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종류의 독점은 상품
생산의 특성으로 인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독점'이라고

다.
  이렇듯 자연독점은 생산 측면에서 본다면 가장 효율적이지만 소비자 쪽에서는 독점
의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는 독점  산업이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9세기 말부터 본격적으로 전기가 보급되면서 전기
회사들간에 경쟁이 벌어졌다. 결국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이 낮은 생산  단가를 무기로
가격 경쟁을 벌여 다른 군소 기업들을 시장에서 몰아냈으나, 독점기업이 된 후에는 경
쟁하는 동안 적게 받던 전기 요금을 대폭 올려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처음에는 미국 정부도 독점을 해체하려고 하였으나  그럴 경우 생산 단가가 올라가
고, 독점을 방치하면 소비자들이 독점 가격에 시달리게  되는 진퇴양난에 처하게 되었
다. 마침내 해결책으로 독점은 허용하되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고 요금을 인상할 때 정
부의 허락을 받게 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전기  생산은 한국전력에서 독점하지만 요금
은 정부의 허락을 받도록 하여 소비자들이 독점 가격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도적으
로 보호하고 있다.

독점이 끼치는 또다른 폐해
  독점은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을 부담시킬 뿐 아니라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하여 의도
적으로 생산량을 줄이기도 한다. 이 밖에도  독점의 폐해는 더 있다. 자연독점을 제외
하면 독점은 정부의 규제나 허가 등에 의하여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
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렇게 형성된 독점 기업은 독점을 유지하기 위하여 정부에 압력
을 가하고 로비를 하며 때로는  시위를 벌인다. 이러한 노력과 비용은  생산적 활동이
아니라 단순히 독점 이익을 지키기 위한 소모적  활동이어서 사회적 낭비만 초래한다.
또 독점 시장에 진입하려는 잠재적 경쟁자들 역시 규제를 철폐하기 위하여 로비를 하
는 등 노력과 비용을 들이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 이중의 장비를 초래한다.
  직업에 대한 엄격한 자격시험도 때로는 진입장벽을  쌓아 독점 이익을 누리는 수단
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병원의 의사들은 고소득 계층에  속하지만 20세기 초까지만 해
도 미국에서 의사의 소득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 정부차원에서 돌팔이 의사
들을 제거할 목적으로 미국의학협회를 조직하고  의사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하자 돌팔
이 의사들은 점차 사라졌지만 의사의 공급이 제한되면서 진료비나 수술비 등 의료 서
비스의 가격이 높아졌다.
  이와 유사한 현상은 우리 나라의 법률 서비스 시장에도 존재한다. 판.검사나 변호사
등의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사법시험에 합격해야 하는데,  합격자 수를 제한하고 있
어 수요자들이 법률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행정단속에서 시장경쟁으로
  놀이 동산이나 극장에 가면 구내매점에서 파는  과자나 아이스크림 값이 외부에 있
는 다른 상점보다 비싼 것을 경험한다. 그 이유는 한 번 입장료를 내고 들어오면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구내매점이 독점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바가지 상혼'에 대하여 우리는 흔히 행정당국이 단속을 게을리하기 때문이

고 비난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현상을 행정력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대부분 실패하기
십상이다.
  독점을 조절하기 위해 단속원을 보내면 독점  상인은 낮은 가격을 받다가 단속원이
가고 나면 다시 가격을 높여 받을  것이므로 감시원이 늘 곁에 있어야  한다. 또한 이
감시원이 포섭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시 감시원에 대한 감시가  필요할 수도 있고, 또
그 감시원에 대한 감시......온 나라가 감시원으로 뒤덮여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

점에 대한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법은 독점 자체를 제거하는  것, 즉 경쟁자를 만드는
것이다.
  매점이 바가지를 씌우는 것은 독점 상태에  있기 때문이므로 다른 상점을 허용하여
경쟁을 시키면 굳이 감시원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비싸게 받는 매점에는 고객이 가
지 않아 자연히 가격이 내릴 것이며, 비싸게 받는다 해도  다른 가게가 감시원의 역할
을 하게 된다. 이같이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시장에서 쉽게 경제활동
을 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
  어느 시장에서 이익이 많이 난다고 알려지면  그 시장에 진입하려는 잠재적 경쟁자
는 항상 존재하게 마련이다. 이들이  어려움 없이 진입할 수 있으면  경쟁이 촉진되어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의 공급이  늘어날 것이다. 반대로 규제가 많아  그러한 시장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려우면 소비자는 독점 가격과 질 낮은 서비스에 시달리게 된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정부 주도의 경제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시장 진입
을 막는 규제가 많았다. 산업화 초기는 신생기업을 보호하고 기업 활동을 적극 권장하
기 위해 독점적인 지위를 보장하는 여러 규제들이 불가피하게 이용되었지만, 선진경제
단계로 접어든 지금 그러한 보호 수단은 오히려 기업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측면도 있
다.
  일단 규제가 많고 복잡하면 시장경제의 핵심인 경쟁이 활발히 일어나기 어렵다. "규
제완화가 필요하다"거나 "시장경제가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말은 모두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가로막는 장벽이 제거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시장경제체제의 기본은 모든 시장에서 원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경쟁할 권리를 보
장하는 것이다.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우리 나라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
제는 바로 이러한 자유경쟁체제를 세워 나가는 것이다.
  서양 속담에 "장사꾼은 군인보다 전쟁터에 먼저 들어가서 군인보다  나중에 나온다"
는 말이 있다. 시장경제가 발전한 것은 경쟁을 통해 이같이  이익에 대한 인간의 욕망
을 잘 활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 시장경제에 정부는 왜 필요한가
    7) 시장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선이의 봉사활동
지선 : 아빠,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아빠 : 우리 지선이가 오늘 봉사활동 갔다고 하니 나도 지선이에게 봉사 좀 하려고 일
찍 들어왔지! 그래 봉사활동은 잘 마쳤니?
지선 : 글쎄, 잘 모르겠어요. 할머니들이 너무 외로워하시는 것 같아서 보기에 별로

지는 않았어요. 저희들이 찾아 뵈니까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그런데 아빠, 양로원에

어떤 분들이 가시는 거죠? 모두 자식이 없는 분들인가요?
아빠 : 네가 무척 궁금했던 모양이구나? 하지만 양로원에 계시는  분들이 모두 자식이
없는 분들이라고는 할 수 없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자식들이 모시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 그런 경우 누군가 연로하신 분들을 보살펴야 하지 않겠니?
지선 : 그리고 원장님 말씀을 들으니  운영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하시던데,
그 분들은 무슨 돈으로 그런 시설을  운영하는 거죠? 설마 원장님께서 모든 운영비를
부담하고 계시는 건 아니겠죠?
아빠 : 물론이지, 복지시설의 운영은 우선적으로  정부에서 책임을 지고 있는 게 대부
분이란다. 바로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아빠나 엄마가 세금을  내는 것이기도 하고 말
야.
지선 : 국가가 하는 일에 그렇게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도 포함된단 말씀이세요? 저는
국가는 국방이나 외교와 같이 커다란 일만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아빠 : 정부라고 따로 있는 것이 아니잖니? 정부 역시 우리  국민 모두가 부담해서 운
영하는 것이니까 결국 우리가 서로 돕는거나 마찬가지겠지.

게임의 규칙을 정하고 심판한다
  모든 경기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가 규칙과 경쟁이다. 규칙이 없다면
경기의 구분 자체가 없어질 것이고 경쟁이 없다면  승패를 가릴 수 없어 단순히 놀이
로 끝나고 만다.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누가 더 효율적인가를 가리는 것은 경쟁으로 판
가름나고 그 경쟁은 규칙이 있기 때문에 성립될 수 있다.
  이때 정부는 시장경쟁이라는 경기에 대한 규칙을  마련하고 그 규칙을 지키도록 심
판하여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나아가 정부는 사유재산권의 보장, 계약의 준수, 생

품의 표준단위와 규격 제정 등 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마련
한다.
  모든 경기에서 심판은 승부에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경쟁에서도 역시 정부는 규칙을 설정하고 질서를  확립하는 일에만 개입해야 한
다.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 정부는 직접 경제활동에  간섭하여 경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독점기업은 시장에 다른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가격을 결정할 가능
성이 있다. 이때 정부는 그 가격이 적절한 가격인지를 판단하고 과다한 이윤을 남기고
있으면 가격을 내리도록 규제한다. 또한 경쟁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몇 개의 기업이 담
합하여 가격을 정하거나 아니면 생산량을 조절하여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이때도 정부는 기업간의 담합행위를 금지하거나 제재를 가한다.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부당한 거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과대광고나 모호한 제품
설명 때문에 소비자는 원하지 않는 물건을 산다거나, 판매자가 결함이 있는 물건에 대
하여 적절한 보상을 하지않거나 약속했던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를  해주지 않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정부는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
  부당한 거래는 기업간에도 발생한다. 계약관계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 하청기업들
이 어쩔 수 없이 낮은 가격을 수용하기도 하고, 주문을  한 기업이 하청기업에게 대금
을 치르는 기간을 너무  길게 잡는 등 기업간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거래에 대해서도
정부는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이념 중의 하나가 '기회의 균등'이다. 아무리 규칙이 완벽

고 경쟁자가 능력이 있다고 해도 경쟁이 공정하지 않거나 경쟁의 기회가 동등하게 주
어지지 않는다면 쓸모가 없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이유는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경쟁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어 경쟁이 지속적이고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도와주기 위
해서다.

시장도 실패할 수 있다
{1} 공공재, 누가 값을 치를 것인가?
  우리가 상품을 사는 것은 자기만의 소비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비용도 자기가 치른
다. 내가 빵을 먹으려면 빵 값도 내가  내야 한다. 이렇게 개인이 부담하고 개인이 소
비하는 상품을 '사용재'(private goods)라고 한다.
  그에 반해 밤거리의 가로등은 누구든지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수
백 명에서 수천 명으로 늘어난다고  해도 그 혜택이나 효용은 줄어들지  않는다. 또한
가로등을 설치하는 데 돈을 낸 사람만 이용하게 할 수도  없다. 치안의 경우도 마찬가
지다. 일단 경찰을 조직해 치안을 유지하면 누구나 방범 혜택을 받는다. 이때 누가 더
경찰의 보호를 받는지 가리기는 더욱 어렵다. 이처럼  '공공재'(public goods)는 사용

만큼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고 사용을 금지시키기도 어렵다.
  사람들은 공공재 사용을 원하면서도 자발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려고 하지 않는다. 더
구나 일단 누군가 비용을 부담해서 가로등이  세워지고 치안이 유지되면 나머지 사람
들은 공짜로 혜택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공공재는 근본적으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시장에서는 공급될 수 없다.* 그렇다고 가로등을 설치하지 않거나 치안을 방치할
수도 없다. 그래서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필요한 재화에 대해서는  그 혜택의 크고 작
음에 관계없이 공평하게 세금을 거두어 공공재를 공급하는 것이다.
*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공공재의 일부는 시장을 통해서  공급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서는 8장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2} 남에게 영향을 미치는 외부효과
  우리가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은 편의를 위해서다. 하지만 뜻하지않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 배기가스 때문에 공기가 오염되고 경적을 울려 다른 사람에게 피해
를 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경적을 울리거나 배기가스를 뿜는 자동차 운전자에게 일일
이 피해보상을 받기도 힘든 일이다.
  이렇게 내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남에게 영향을  미치고도 이에 대해 대가를 치르
지 않는 것을 '외부효과'(externality)라고 한다.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외부
효과
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집을 가꾸기 위해 꾸며 놓은 화단이 지나가는 행인에게 즐
거움을 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꽃 구경한 값을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와 같은 경우에도 외부효과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화단과 같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외부효과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공장
폐수나 자동차의 매연과 같이 자연을 오염시켜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때 그 해결비용
은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외부효과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게 된다.
{3} 사회적 안정을 도모한다
  시장경제의 원리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보상을 받는 것이다. 규칙과 질서가 잘 짜여
진 시장에서 경쟁의 결과로 나타나는  소득의 격차는 개인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노인이나 불구자 그리고 소년.소녀 가장과 같이  자기 능력만으로 살아가기 어
려운 사람도 우리 사회의 일원이므로 그들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저소득자에 대한 보호나 지원은 단지 애타심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적인 안정은 사
회적 안정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저소득층의 수가 늘어나면 사회 전반적으로 소득 분
배가 악화된다. 소득 격차가  지나치게 심해지면 사회적으로 불안정을  가져와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국민경제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경제 전체적으로 생산성을 감소
시키고 사회 활력까지 떨어뜨려  실업이 늘어나면서 범죄율이  증가하는 등 치안까지
불안해진다.
  이와 같은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정부는 계층간의 소득이나 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즉, 실업대책을 마련하여 실업자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제공하거나 취업의 기회를 찾
도록 도와 준다. 또한 누진소득세 등의 조세정책을 통하여 소득 격차를 줄이거나 물가
정책 등을 마련하여 서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정부도 실패할 수 있다
  이렇게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용하기 어렵게 될 때 시장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해
결하기 위하여 정부가 직접 개입한다. 그러나 시장이  실패하듯이 때로는 정부도 실패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정부도 사람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인간관계에 얽매이다 보면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무엇이 가장 바람직한 정
책인가를 판단하기보다는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아 규칙을 설정하거나 판정
을 내리는데 공정성을 잃을 수도 있다.
  또 정부의 능력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현대의 경제  활동은 날이 갈수록 복잡해
진다. 이와 비례하여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영역도  넓어지고 규제도 복잡해지는 경
향이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얽히고 설킨 거래 관계를 모두 파악하기란 더욱 힘들어지
고 정부의 규제도 과다해지면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
  시장과 마찬가지로 정부 역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도로나 발
전소 같은 공공재를 공급하는 데  어디에 어느 정도 필요한지 파악하기  어렵다.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절한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는  전적으로 정부가 판단해야 된다.
따라서 그 판단이 틀렸을 경우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많은 나라들은 저소득층이나 실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하고, 지
나친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하여 누진세 제도를  활용해 왔다. 그러나 사회보장제도는
사회안정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넘어 경제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 왜냐하면  한 번
늘어난 사회보장비를 다시 줄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러한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행정기관이 늘어나고 수속과  절차만 까다로워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므로 비용이나 절차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시장경제 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무상으로 도움을 받는 저소득층은 의타심이 생기고 부담을 안게되는 고소득층은 열
심히 일할 의욕을 잃기도 한다. 보상과 책임의 원리가 점차 희박해지면서 사회 전체적
으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시 시장으로!
  정부의 실패를 최소화하는 길은  잘못된 정부개입을 찾아 내는데  있다. 가격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여 시장이 실패한 경우에 바람직한 정부개입은 가격기구가 원활
히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날로 복잡해지는 경제활동은 가능한 시장의 경쟁원리에 맡기고, 정부는 규칙의 엄격
한 준수와 공정한 판정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하고 행정절차
를 간소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공재의 공급도 '유인제도(incentive system)를 마

하여 민간기업에 맡게 해야 한다.
  인간이 만든 제도가 완벽한 것은 없다. 시장과 정부의 관계는 효율성과 공정성 사이
의 균형을 찾는 문제일 것이다. 이들 사이의 적절한 조화를  찾기 위해서는 인간의 심
성과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필요하다.

규제완화의 필요성
  1980년대 이후 경제의 국제화가 급격히 추진되면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
열해지고 있다. 각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대부분의 규제는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특정 산업
에 대한 정책적 지원 등 비경제적인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되었
다. 때문에 규제의 내용도 제한적이며 자의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우리 나라 규제의 또  다른 특징은 정부 규제가  명시적인 법적 근거보다 불투명한
과정에서 해당 부서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규제
는 조기에 완화되어야겠다.
 
    8) 정부의 살림살이는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놀이동산 나들이
  일요일 아침 8시. 진영이, 지선이, 소영이 그리고  소영이의 동생 영민이는 놀이동

에 놀러가기 위해 모였다.
지선 : 자, 모두 모였으니 회비를 주세요!
소영 : 오늘 회비로 얼마를 내야 하는 거지, 총무님?
지선 : 오늘 계획을 짜봤는데,  차비가 왕복 2000원씩 8000원, 입장료가  3000원씩 1

2000원...해서 모두 12만 원 정도 필요하니까 한 사람당 4만 원씩 내면 되겠어!
진영 : 잠깐! 우리가 모두 4명이니까 3만 원만 내면 되잖아.
지선 : 영민이는 나이가 어려서 제외했어. 대신 영민이에게 심부름을 시키면 되잖아.
소영 : 그게 좋겠다. 고마워, 지선아.
  놀이동산에 도착해 보니 '청룡열차'에만 사람이 몰려 있고 '회전목마'는 한산했다.
진영 : 야! 우리도 청룡열차 타자!
소영 : 저렇게 줄이 긴데 언제까지 기다리려고? 그러지 말고 우리는 회전목마나 타자.
진영 : 놀이동산에 왔다가 청룡열차도 안  타면 무슨 재미니? 그래서 인기가  없는 건
없애야 해. 저것 봐! 놀고 있는 회전목마 담당 직원을 청룡열차로 돌리면 질서도 잡을
수 있는데 이게 무슨 낭비지?
지선 : 너 꼭 청룡열차가 타고 싶으면 네 돈으로 타!
  언쟁은 청룡열차와 회전목마 둘 다 타면서 해소됐다. 그러나 지출이 늘어 회비는 바
닥 났다. 일단 여유가 있는 진영이에게 3만 원을 빌려서  쓰고 나중에 만 원씩 갚기로
했으나 그렇지 않아도 모자라는 용돈을 다 써 버렸으니...

회비 없이는 놀이기구를 탈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세금이 소득이나  재산을 줄어들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이것은 세금 내는  것이 결코 낭비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데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세금은 일종의 친목회비와  같다. 회비로 친목회를 움직이는 것처
럼 세금이 있어야 나라 살림을 꾸려 나갈 수 있다. 회비가 회원을 위해 쓰이는 것처럼
세금도 국민을 위해 쓰인다.
  지선이 모임의 예를 들면, 회비  없이는 놀이기구를 타지 못하는  것은 물론 나들이
자체를 할 수 없다. 즉 회비는 회원이 쓰는 비용으로 모두 지출된다.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국가 재정도 마찬가지다. 지선이네 모임의 회비와  국가 재정의 차이점은 지
선이네 모임은 수가 적어서 회비가 어떻게  쓰이고 자기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오는지
금방 알 수 있는 반면, 국가 재정은 규모가 방대하고 사업의 종류도 다양해 일반 국민
들이 일일이 그 혜택을 느끼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가 공무원을 고용하고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며, 사회복지  시설을 지원하는 데
는 많은 돈이 든다. 이러한 지출은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으로 충당된다. 즉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이루어지므로 우리에게 직접적인 혜택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세금은 불공평(?)하다
  세금을 징수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누구에게  어떻게 얼마나 부과할 것인가를 결
정하는 일이다. 친목회의 회비는 회원 모두에게 공평하게 부과하면 된다. 회원에게 돌
아가는 혜택이 공평하기 때문에 별  불만이 없다. 그러나 세금은 개인이  받는 혜택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으므로 불만이 생길 여지가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적다고 해서 세금을 내지 않으면 국가
는 운영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국민 모두에게 세금을  징수하게 된다. 이것은 언뜻
보면 불공평하고 강제적인 것같이 보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세금 항목이나 세율은  국민이 선출한 국회가  결정하고 정부가 징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 간접적인  의사가 반영되어 세금을 결정하고  징수하는 것이
다.
  그렇다면 세금은 어떤 기준 아래 국민들에게 부과되는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소
득이나 재산의 크기에 따라 세금부담을 달리하는  것이다. 즉, 월급을 많이 받는 근로
자나 이익을 많이 남기는 회사, 그리고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는 많은 세금부담
을 주는 반면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는 세금을 줄여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능력에 따
라 내는 세금은 대부분의 경우 납세 의무자가 직접 세금을 납부하기 때문에 '직접세'

해당된다.
  지선이 모임도 이러한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다른 사람보다 용돈을 적게 받는 영민
이는 회비를 내지 않았다. 여기에서는 지선이, 소영이, 진영이 모두가 영민이를 귀여

하기 때문에 이해되었지만 모든  국민에게 부과하는 세금은 설득하기가  어렵다.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세 원칙의 창시자인 애덤 스미스는 국민 각자가 얻는 수입도 국가의 보호
에 비례하는 것이므로 능력에 관계없이 일정하게  부과하는 것보다 능력에 따른 비례
적인 부담이 오히려 공평하다고 주장했다. 현대에 와서  발전한 누진세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어떤 행위에 따라 혜택을  보는가에 따라 세금을 내게 하는 것
이다. 이는 개인이 받는 혜택을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혜택을 기준으로
해서 부과하기가 어려워, 보통 행위의 빈도나 양을 기준으로 세금을 낸다.
  예를 들어 영화구경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도 모르는 사이에 세금을  낸다. 결국
소비의 빈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세부담
이 역진적*이라고 한다. 이렇게 경제 행위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을 '간접세'라고 한
다.
* 영화관 입장료에 포함되는 세금의 경우  부자나 가난한 자나 똑같은 금액의 세금을
내기 때문에 가난한 자일수록 상대적 세 부담(세율)이 커져 역진적이라고 한다.
  직접세는 담세자와 납세의무자가 동일하지만 간접세는  담세자가 다른 사람을 통해
서 납부한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물건값에 포함되는 '부가가치세'가  가장 대표적

간접세이다. 예를 들어 콜라값에 포함되어 있는 부가가치세를 부담하는 사람은 소비자
이지만 실제로 세금을 내는 사람은 콜라를 판 사람이다.
  이처럼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버스를 타거나 학용품을 사고 떡볶이를
사 먹을 때마다 지불하는 물건값에는 일정 비용의 세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금은 정책의 한 수단으로도 이용된다.
  국가가 세금을 거두는 근본적인 목적은 정부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서다. 그러나 세금을 국고 수입의  목적 이외에 경제정책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
다. 사람들이 세금내기를 싫어하거나 적게 내려고 하는  성향을 적절히 이용하면 경제
정책에 유용하게 쓸 수도 있다.
 즉 어떤 일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면 그  일을 하려는 사람은 줄고 반대로 어떤 일
에 세금을 적게 부과하거나 면제해 주면 그 일을 하려는 사람은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휘발유나 경유에 대해 높은 세금을 부과하면 자동차 운행이 줄어 대기오
염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사치품에 대한 특별소비세나 호화주택과 환
경오염 시설에 대한 중과세는 사치성 소비나 환경오염을 억제하는 데 특효약이다.
  "절약은 미덕이다!", "자연을 사랑하자!"고 수백 번 외치는 것보다 무거운 세금을

수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국가의 기간산업이나 민간기업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대해 세금을 대폭 줄여주는
것, 기업이 기술개발에 사용한 금액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 주고, 영세민을 위한 임대
아파트 건설에 세금을 줄여주거나 봉급 생활자의 소액 저축 이자에 대해 낮은 세금을
부과하여 저축을 장려하는 것이 모두 이러한 사례들이다.

* 구레나룻세와 창문세
  17세기 말 제정 러시아의 표트르대제(Piotr, 재위1682-1725)는 귀족들의 구레나룻

염에 세금을 부과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러시아에서 수염을 기른 사람을 거의 찾아보
기 어려워졌다.
  또한, 같은 시기에 영국에서도 초대 수상인 월폴이  귀족들의 호화주택에 대한 과세
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벽난로가 있는 집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으나, 벽난로의 설치
유무를 쉽게 알아내기 어렵자 창문의 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게 되었다. 이후 영
국에서는 주택의 창문수가 줄고 실내는 어두워졌다.
  이와 같이 세금이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금전적인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호나 의식주 행태까지 변화시키기도 한다.

재정 적자의 효과와 문제점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으려는 것이 기본적인 경제원칙이다. 가계와 기업
은 일반적으로 경제원칙에 따라 행동하므로 효율성을 중시한다. 그러나 정부는 효율성
만 추구할 수 없다.  가계와 기업이 갖는 민간  부문의 한계(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는 물가 및 고용 등의  경제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만일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어 생산이 위축되고 일자리가 줄면 정부는 지출
을 늘려서라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때 정부는  부득이 세입 내 세
출이라는 균형예산에서 벗어나 적자예산을 편성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적자재정정책을 실시하게 되면 정부의  적자재정정책은 두가지의 효과를 동
시에 얻을 수 있다. 첫째, 유효수요를 늘려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정부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각종 공사를 추진하면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노
동력 수요를 실업자로 충당하면  실업자들은 소득이 생기게  되어 실질적으로 재화를
구매할 수 있는 능력(유효수요)을 갖게 된다.  이들의 구매력으로 수요가 증가하여 창
고의 재고가 감소하고 공장이 가동하기 시작하면, 또 다른 실업자를 고용하게 되고 추
가적인 구매력을 창출할 수 있다.
  둘째,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철강, 정유 등 대규모

간산업을 일으키고 도로, 항만, 댐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데 직접 투자하거나

정자금을 융자하면 경기회복을 촉진하고 미래의 경제발전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렇게 적자재정정책은 경제활력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문제가 있다. 세금을
함부로 올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중앙은행에서 부족한 돈을 빌려 오거나
국채를 발행하는데 이것이 결국 정부의 빚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정부의 누적된 부채를 해결하려고 섣불리 나서지 않는다. 부채를
다음 세대로 넘기면 자기는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음 선거에서 당
선되기 위해서 자신의 선거구에 더 많은 예산 배정을 요구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정
부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늘어만 간다.

세율이 높다고 세금이 많이 걷히지는 않는다
  애초에 회비를 많이 거두었으면 지선이는 돈이 모자라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
러나 지선이는 무작정 회비를 늘릴  수 없다. 지선이가 각자의 회비  부담금을 늘리면
총수입이 증가할 것 같지만, 그만큼의 회비 부담 능력에 없거나 회비가 많다고 생각하
는 사람은 아예 놀이동산에 놀러가기를 포기하거나, 혼자서  몰래 가려고 하기 때문이
다.
  소득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경우 세금을 더 많이 거두기 위해 세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세율을 올려 세금을 늘리면 많은 문제가 나타난다.
세율이 변동하면 국민들이 종전과 다른 경제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우리 나라에서 한 해에 약 40만 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하고 있지만 95.8%의
특별소비세가 부과되는 보석류의 경유 실제로 세금이  부과된 것은 고작 36건에 그쳤
다. 가장 순수하고 떳떳해야 할 결혼반지 대부분이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밀수품으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세율이 높은 상태에서 추가로  세율을 인상하면, 과세 대상이  되는 소득 그
자체가 은폐되고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조세수입이 감소한다.  가계의 저축 의욕과 근
로 의욕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투자 의욕까지 감소시킨다.  나아가 중산충 이상의 세금
부담을 가중시켜 조세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세율을 높이는 것만이 세금
을 많이 거두는 최선책이 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재정적자로 발생한 정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세 수입을 늘리는
것보다는 정부의 지출을 줄이는 게 보다 더 효과적이다.
 
    9) 정부에서도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스키여행
아빠 : 야! 시골로 오니까 공기가 좋구나.
지선 : 하지만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아요. 편의시설들도 서울보다는 없을 거고. 영화

편 보려고 해도 차 타고 한참 나가야 하고, 그리고 이런 시골에 전화나 제대로 들어오
겠어요? 아마 편지 한 통 보내려고 해도 시내 우체국까지 한참 가야 될 거예요.
아빠 : 무슨 소리? 지선이가 아직도 우리 나라의 공공 시설에 대해 잘 모르고 있구나.
전기나 전화 같은 기본 서비스는 이제 우리  나라 어디서든지 아무 불편없이 받을 수
있단다.
지선 : 그렇지만 사용자가 별로  없으니 전화나 전기 요금은 서울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보다 비싸지 않을까요? 아까 우리가 잠깐 들른 가게에서도 그랬잖아요. 물건값
이 서울보다 비싼 거 아빠도 보셨죠?
아빠 : 야! 이거 놀랐는데? 우리 지선이가 언제  그런 생각까지 했지? 물론 많은 소비
자를 대상으로 하는 곳에서는 기본적인 시설이랄까, 운반 비용 같은 것들이 여러 사람
에게 나뉘어 부담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저
렴한 것은 네가 말한 대로란다. 하지만 전가, 수도, 우편, 전화 같은 공공 서비스는 

가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이런 시골이나 대도시나 차이가 전혀 없단다.
지선 :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다니요? 그럼, 나라에서 국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단 말
인가요?
아빠 : 하하, 글쎄, 엄격한 의미에서는 그것도  장사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조금

다른 의미라고 말해야겠구나. 일반적으로 장사는 장사하는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거지만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업은 국민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은 말이지.
지선 : 나라에서 장사하는 것이 국민들을 위한다는 말이에요?

전기를 민간기업이 공급한다면(?)
  집이나 학교 그리고 회사에 전기를 공급하는 한국전력공사, 물을 관리하고 공급하는
수자원공사 등은 정부의 기업이란 뜻에서  '공기업' 혹은 '정부투자기관'이라고 부른
다.
주변을 살펴보면 무수히 많은 공기업이 있다. 금융 서비스, 주택.공단.도로.댐의 건설

나 관리, 농업진흥이나 농산물의 수출지원, 전기.가스.석유.석탄 등  에너지 조달 및

급, 전화 서비스, 관광이나 무역 등과 관련된 정보 서비스 제공, 담배 및 화폐 지조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여기서 한 가지의 특징은  이들 기업이 생산하는 재화나
서비스가 우리의 일상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왜 정부는 이렇게 많은 공기업을 운영하고 있을까? 공기업의 필요성을 알아보기 위
해서 우선 공기업이 없다면 어떻게 될것인지 상상해 보자. 만일  전기 공급을 민간 기
업이 담당한다고 가정해보자. 발전소와 변전소를 건설하는 데는 막대한 돈이 든다. 특
히 경제발전 초기 단계에서는 개인 기업이 그렇게  많은 돈을 조달하는 것이 매우 어
려운 일이다.
  민간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해도  여러 기업이 발전소를 건설한다면 경제
전체적으로 희소한 자원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만약 하나의 민간기업에
전기 생산을 맡겨 독점권을 준다 해도 이윤을 남기기가 어렵다. 막대한 생산비를 감당
하기 위해서 또는 독점의 이점을 이용하여 전기료를 비싸게 받을 우려도 있다. 소비자
에게 전기는 생활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무리 절약해도 부담이 크다. 일반 가정 경제
에 주는 부담은 비싼 전기료에서 끝나지 않는다. 모든 산업이  전기를 쓰기 때문에 비
싼 전기료는 다시 비싼 상품 가격으로 전가된다.
  더욱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전기의 혜택을 받지 못할 우려도  있다. 전기와 같이 생
산비가 많이 드는 서비스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 최소 규모의 소비자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외딴 산골  마을이나 섬 지방에 발전소를 세워서는 이
윤을 남기기 어렵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이 전기 생산을  맡는다면 이러한
지역에 발전소 건설을 기피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지역에 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
한 전기를 공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재화의 공급을 민간기업이 맡는다면 경제적으로도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적으로도 형평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기업은 공공재를 생산한다
  정부는 시장이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는 영역에서 보완적인  기능을 한다.
그 수단으로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할 수도 있지만 공기업을 설립하여 정부의 역할
을 대행시키기도 한다.
  공기업이 하는 사업 중 가장 큰 것은 공공재를 생산해서 공급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전기.수도.가스.철도.통신사업 등이 있다. 국방에 직접  관련이 있는 방위산업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에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 때문에 국가 안보상
주요 전략사업은 공기업이 맡고 있다. 또한 화폐를  제조하는 일은 민간기업이 맡으면
안 되기 때문에 조폐공사와 간은 공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재의 생산을 담당하는 공기업은  국민생활에 필요불가결한 재화나 서비
스를 공급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공익사업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공공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가 발전할수록 증가한다. 생활이 풍요로워지고 다양
해지면서 전기나 통신.교통 등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정부는 늘어나는
공공재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
  공공재는 공급량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도 중요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국민들의
전기나 통신, 교통에 대한 이용도가 높아지므로 공기업은  모든 소비자에게 적정한 서
비스를 합리적인 요금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의무가 있다.

자연독점은 공기업이 맡는다
  어떤 산업은 특성상 일단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생산 규모를 갖추면 그 이상은 생산
비가 점차로 낮아지는 경우가 잇다. 예를 들어 일단 많은  돈을 투자하여 가스 파이프
를 설치하면 도시 가스를 제공하는 비용은 크게 들지 않는다. 이같이 생산규모가 커질
수록 생산비용이 절감되는 것을 '규모의 경제'라고 한다.
  투자재원이 충분한 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생산규모를 늘리면  싼값으로 공급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의 공급을  위해서는 배전선.송전선 등의 전력망을 전국에 깔
아놓아야 한다. 이런 망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망 하나를  추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작은 데 반해, 신규 사업자의 경우 처음부터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여 새로운 망을 건
설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전기회사는 싼값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반면, 새 회
사의 전기값은 훨씬 비쌀 것이다. 결국 새로운  전기회사들은 가격 경쟁력이 없으므로
사라지게 되고 기존의 전기회사만 남아 독점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독점
을 '자연독점'이라 한다.
  자연독점은 비용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굳이 방지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런
산업이 독점화되도록 하여 싼 값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이점을 살리는 것이 국가경제에
전체적으로 득이 된다. 그러나 그러한 독점 이득을 어떤 특정 기업에 주기보다는 국민
전체에 돌아갈 수 잇도록 공기업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욱이 특정 민간기업이 독점하는 경우 그  사업자가 독점적 위치를 이용하여 가격
을 과다하게 올릴 우려도 있어, 결국 산업의 특성상 자연독점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이
산업을 민간부분에 맡기기보다는  소비자의 보호차원에서  정부가 공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규모 투자도 공기업이 맡는다
  '사회간접자본'은 앞서 설명한 공공재, 규모의 경제, 그리고 자연독점의 성격  외에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는 특성을 갖는다. 도로.항만.철도.공항과 같은 사회간접자본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일단 건설되면  외부경제효과가 크기 때문에 경
제의 원활한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러한 복합적 이유 때문에 사회간접자본 분야에서는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민
간기업이 운영하기보다는 공기업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나라에서는 한국도로
공사, 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고아사,한국전기통신공사,지방상수도사업,철도청  등과 같

공기업을 통해 사회간접자본을 운영해 왔다.
  반드시 사회간접자본이 아니더라도 투자의  규모가 크면 공기업을 활용할  수 있다.
대부분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 초기 단계에서는 민간  기업이 스스로 동원할 수 있는
자본의 규모는 매우 적다. 뿐만 아니라 경영 능력 역시  부족하여 대규모 사업을 담당
할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못하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특정한 산업분야를
공기업에게 맡겨 운영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 나라 개발 초기의 대한석유공사,
인천중공업, 대한항공공사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산업은 우리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민간기업의 자본 동원 능력과 경영
능력이 향상되면서 단계적으로 민영화되었다. 이를  '공기업의 민영화'라고 한다. 민

부분의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단지 투자 규모가 큰 공기업뿐 아니라 사회간접자본이나
공공재산업의 공기업까지 민영화되는 추세에 있다.

정치.사회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공기업의 설립은 반드시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동기에서 시작할 수
도 있다. 집권 정치세력의 정치적  성향, 국방 및 전략상의 고려,  국가적 위신 때문

공기업을 설립할 수도 있고, 지역이나 계층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동기도
고려된다. 따라서 동일한 경제적 조건에서도  국가의 정치적.사회적 신념에 따라 공기
업의 범위는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한 경제에서 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나라마다 혹은 정부의 성향에 따라 많은 차
이를 보이고 있다. 전형적으로 시장경제원칙에 의한 경제운영을 강조하는 미국과 영국
에서는 공기업의 비중이 매우 낮은 반면, 대체로 정부의 경제적 역할을 강조하는 유럽
대륙의 국가에서는 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집권당에 따라 공기업의 비중이 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프랑
스의 경우 사회당이 집권할 때는 공기업의 비중이  늘어나는 반면, 보수당이 집권하는
경우에는 과감한 민영화정책을 통해 공기업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공기업의 민영화 이유
  공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필수불가결한 재화나 서
비스를 적절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있다. 때문에  공기업은 비용절감이나
시장확보를 위한 노력보다는 주어진 생산량을 달성하는 데 목표를 두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부분의 공공서비스 가격은 국민생활의 안정  때문에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
는 경우가 빈번하다. 싼값에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서민들의 생활에 크게 도움
을 주기는 하지만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제 된다. 더구나 물.전기 등 일부 공공서비스
는 낮은 가격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는 부작용
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공기업도 자체적으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
나 경쟁이 없는 상태에서 개선의  노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장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공기업을 민영화시켜 시장의 경쟁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는 민간기업의 자본동원능력이나 경영능력이 크게 향상되었고,  일반 국민의 생활수준
도 향상되어 공공 서비스에 대한 부담을 감당할 정도가 되었다. 기술도 발달하여 상대
적으로 적은 투자 규모로도 공공재를 공급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졌다.
  이렇게 더 이상 국가적인 투자가 불필요한 경우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민영
화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 우리 나라에서 회사를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은?
  우리 나라에서 회사를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은  누구일까? 사람들은 이런 질문에
맨 먼저 재벌 기업의 총수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부자인  사람은 바로
일반 국민이다. 왜냐하면 정부가 기업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고 정부의 주인이 국민
이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나라의 어느 재벌 총수도  자기 회사의 주식을 50% 이상 소유하고  있거
나, 100개 이상의 계열사를 가진 사람은 없다. 공기업 중 정부가 50% 이상  주식을 소
유하고 있는 '정부투자기관'은 1996년 현재  한국전력, 한국통신, 산업은행, 담배인삼

사 등을 포함해 13개에 이른다.
  또한 정부의 직접지분이  50% 미만인 '정부출자기관'도  포항제철, 영등포 역사관리
등 9개 기관이 있다.  이외에도 상수도사업과 서울지하철과 같은  지방공기업이 200개
가량, 정부투자기관의 자회사가 100개를 넘는다. 1995년 통계를 보면 정부투자기관 및
출자기관과 그 자회사들의 예산 규모가 연 100조 원을 넘고 잇다.
  이렇게 보면 우리 나라에서 제일 부자는 바로 국민인 것이다.
 
      4. 시장경제는 경제순환을 반복하면서 성장한다
    10) 시장경제는 경기순환을 거듭하면서 성장한다
생일날의 배탈
  지선이의 생일파티가 시작되었다. 모두들 마음껏 먹고 즐기리라 작심을 하고 아침부
터 굶은 터라 그렇게 많이 준비한 음식이 모자랄 정도였다.
엄마: 얘들아, 좀 천천히 먹으렴. 준비한 음식은 충분하니 차근차근 먹지, 뭐가 급해

그렇게 빨리 먹니. 탈 나려고.
지선 : 엄마, 걱정말아요. 우리야 한창 먹고 자랄  나이라서 항공모함만큼 먹어도 괜

아요. 얘들 아침부터 굶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왔걸랑요.
  오랜만에 공부 생각도 잊고 오후 내내 떠들고  웃는 동안 어느덧 파티는 끝나 버렸
다. 지선이는 소중한 친구들의 정성어린 선물도  받고. 마음껏 즐긴 오늘 같은 생일파
티가 매일이었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그러나 그 날 저녁,
지선 : 엄마, 나 배가 너무 아파요. 배탈약 좀 주세요. 오늘 너무 많이 먹었나봐요.
엄마 : 그러기에 뭐랬니! 좀 천천히  먹지 않구. 아무리 맛있고 기문이  좋아도 적당

먹어야지.
  지선이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즐거움과 들뜬 기분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눈앞에 보
이는 음식들을 얼마나 먹었는지, 평소 걱정하던 다이어트는  둘째치고 당장 배탈 때문
에 죽을 지경이었다. 오늘같이 좋은 날  마지막까지 기분 좋게 끝났으면 좋으련만, 배
탈이 끝마무리를 망치는 기분이었다.

경기순환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와 비슷하다
  경제변화는 인간의 신체변화와 비슷한  점이 많다. 사람들은 평소  건강을 유지하고
성장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식사를 해 영양을 공급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경제도 생
산활동의 유지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투자를 하고  노동력을 고용한다. 사람들이 아
무 때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식사시간에 맞추어 먹는 것처럼, 경제도 투자와
고용의 주기가 있다.
  사람들은 배고픔을 느끼면 음식을 섭취하여 활력을 얻게  되고, 그 에너지가 소비되
면 다시 허기를 느껴 식사를 하게 된다. 이와  비슷하게 경제도 생산.분배.소비라는

나의 순환 주기를 반복하면서 변화한다.
  경제도 일정한 주기에 따라 식사를 하는  것처럼 일시에 대규모로 대부분의 투자가
이루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경기 전망이 좋거나 새로운 상품이나 시장이 등장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투자가  이루어지면 고용이 증대되고 이
에 따라 급여를 받는 취업자가 늘어나 소비 지출이 평상시보다 늘어난다. 그러나 에너
지가 모두 소비되면 다시  허기를 느끼는 것처럼 새로운  투자 활동이 끝나면 생산이
다시 위축되고 고용과 소비가 감소되어 경제는 전반적으로 침체된다.
  이러한 경제활동의 양적 변화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반복되는 것을 '경기순환' 또
는 '경기변동'이라고 한다. 경기순환은 투자.생산.고용 등이 활기를 갖기 시작하는 회

기와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호황기, 경기가 정점을 거치면서 투자.생산.고용 등이

축되기 시작하는 후퇴기, 모든 경제활동이 가장 침체되는 불황기 등 4국면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하지만 불황기에 미루어졌던 투자활동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 회복기
에 들어서는 순환주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배탈난다
  명절날이나 잔칫날 음식이 맛있다고 한꺼번에 많이 먹게 되면 배탈이 나게 된다. 배
탈이 나면 눈이 쑥 들어가고 얼굴이 창백해진다. 과식의 부작용이 그만 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경제도 그렇다. 경기전망이 밝고  기대수익이 높으면 일시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지만 한꺼번에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므로 초과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초과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금.인력 등 자원이 부족하여 물가가 치솟게 되고 투기
까지 발생될 수 있다. 더구나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드는 후퇴기에는 급격히 투자가
줄어드는 사태를 초래한다. 따라서 경제는 평상시보다 호황기와  침체기에 더 큰 진폭
으로 변동하게 된다. 이는 경제활동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성장에도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과식과 배탈을 자주 반복하게 되면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처럼 경제도 경기변동이
평상시보다 크게 반복된다면 경제활동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워 경제발전을 저해하
게 된다.

눈앞에 맛있는 것을 두고 참으라고?
  밥상에 맛있는 것이 많으면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
다. 경제도 마찬가지로 후퇴기와 불황기를 거치면서 잔뜩  움츠려 있던 경제가 활기를
찾아 상품 판매가 늘어나고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면 이를 보고도 투자를 확대하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개별 경제주체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여 투자를 확대하는 것
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개별 경제주체에 행동의 자제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뿐만 아니라 설득력도 없다.
이런 이유로 호황은 더욱 호황을 부르고,  불황은 더욱 불황을 재촉하게 된다. 이러한
경기의 급격한 변화를 방지하거나 완화시키는 역할은  경제 전체의 공동 이익을 추구
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맡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공급과 수요의 양 측면에서 경
기변화를 조절할 수 있다.
  즉, 경기가 과열되었다고 판단되면 정부는 기간사업이나  사회보장비 등을 축소하여
재정지출을 줄이고, 이자율과 세율을 인상하여 민간투자와  소비를 억제시킴으로써 경
기를 진정시킬 수 있다. 반대로 투자.생산.고용이 침체되어  있는 불황기에는 정부사

을 확장하거나 이자율과 세율을 인하하여 민간투자와 소비를 증가시킨다.

경제는 불황의 아픔을 통해서도 자란다
  호황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불황도 경제발전에 공헌하는 측
면이 있다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침체와 불황으로 수
익이 감소되면 기업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호황기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갖가지
노력을 하게 된다.
  투자를 확대하면서 느슨해졌던 경영을 더욱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이나 상품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게 된다.
  사람들은 한 번 또는 몇 번의 반복된  실수에서 교훈을 얻고 적절한 식사량과 식사
방법을 익히면서 자신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다. 호황이라는 즐거
운 잔치 후에 경기 침체나 불황이 닥친다는 경험을 얻으면서  여유가 있을 때, 어려울
때를 대비해 신기술이나 경영 혁신에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현대 경영의 상식
이다.
  인간의 삶이 도전과 응전의 역사이고 위기가 역정의 계기가 되듯이 경제 역시 인간
이 꾸려가는 것이므로 불황이라고 해서 반드시  불리하게만 작용하지 않는 것이 시장
경제의 장점이다.

몸집뿐만 아니라 마음도 커져야 발전한다
  인간의 삶은 신체의 성장이나 지능 수준의 향상만이  전부가 아니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고 학습을 통하여 지식을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문화적.정신적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게  되면서 하나의 성숙된 인격체로 완성되
는 것이다.
  경제도 마찬가지여서 성장과정에서 정신적.사회적.문화적  요인에 의한 영향을 받고
성숙된 단계로 접어든다. 이것을 성장이라기보다는 좀더 넓은 의미에서 발전이라고 한
다. 인간이 성숙된 인격체로 성장하게 되면 스스로  판단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하게 되
는 것처럼, 경제도 선진수준의 발전 단계에 접어들면  각 경제주체들의 경제의식이 성
숙하게 된다.
  우선 기업가는 기업가 정신에 따라 기업을 경영하는 데 따른 위험을 감수하면서 어
려운 문제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된다. 이러한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은 기술과 경
영혁신의 운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생산요소가 소진된 성숙된 발전단계에서는 성장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노사관계 역시 대립적 분쟁이 낭비만을 초래한다는 경험을 거치면서 타협과 협력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대립되는 문제에 대한 현명한  타협과 해결이 노동력과 자본의
낭비를 막을 뿐만 아니라 효율성의 증진에도 중요한 관건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서 경제 전체에 또 하나의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이 된다.
  정부 또한 다양하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경제발전  수준에 걸맞게 정책과 법제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사회적 관행이나 의식전환을 위하여 공공교육 등을 전개하
기도 한다.
  물질적인 풍요가 우리 생활의 향상이나 행복의  증대에 매우 중요한 조건임은 틀림
없다. 그러나 GNP 증가와 같이 단순한 물량적인 증가가 경제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 없는 것도 자명하다. 행복의 기준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경제발전에
따른 '삶의 질'의 향상이라는 표현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
다.
  이러한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부담이 과다하게 되면 시장경제
의 원동력인 경쟁이나 자기 이익추구의 요인을 상쇄시켜 버릴 수도 있다. 즉, '삶의
질'
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성장을 저해하여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삶의 질'을 저하시
키는 문제점도 생길 수 있다.

* 너무나 긴 세월
  30년 넘는 산업화 기간 동안 우리 나라는 연평균 7%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물론 성장률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우리의
성장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우리 나라와 같이 7%씩 성장한다면 소득이 2배로 성장하는 데 약 10년 정도의 기간
이 걸린다. 여기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OECD 선진국들은 '인류 최고의 황금기'라
고 불리는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약20년 동안  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록으로
는 소득이 2배로 증가하는 데 약 17년이 걸렸다.
  또, 3% 정도를 기록한 스페인.그리스.아일랜드는 약 26년이 걸렸고, 2%를 기록한 인
도와 파키스탄은 약 37년이 걸렸다. 이 정도는 약과다.
  1%를 기록한 칠레와 콜롬비아는 71년이 걸릴 것이며,  0.3%를 기록한 방글라데시나
제3세계 국가들은 233년이 걸릴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의 10년은 정말 짧은 시간인 것이다!
 
    11) 기술진보와 혁신은 경제의 엔진이다
패스 파인더의 화성 여행
  인간의 우주선이 화성에  도착한 날, 모든  신문은 화성 탐사선  '패스 파인더'(Pat
h
Finder)가 송신한 화성 사진을 실었다. E.T 같은  우주인이나 우주생물의 존재에 기대
감을 갖고 있던 우리에게 '패스 파인더'가 보내온 화성의 모습은 우리의 흥분을 자아

기에 충분하였다.
  언뜻 보면 사막 같기도 한 황갈색의 화성은  지구와 비슷한 또 다른 세계를 찾으려
는 연구가 끝이 아닌 시작임을 보여 주었다.
  라면 상자 크기만한 '패스 파인더"가 그 먼 거리에서 사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또, 과학기술의 진보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우주과학과 같은 기술발전은 모르는  사이에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지구에서
하지 못하는 실험을 우주 공간에서 하기도 하고, 우주선을 만드는 기술을 여러 분야에
응용함으로써 새로운 과학기술과 진보를 낳는다. 예를 들어  뜨거운 열에 견디기 위해
서 우주선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했는데 이것이 인공심장의 재료로 개발되었고, '패스
파인더'의 통신 기술은 최근 인터넷 정보 통신 기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 혁신은 연구실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류 최고의 과학 결집체라고 할 수 있는 화성 탐사선 '패스 파인더'(Path Finder)

가 우리의 경제 생활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우리는 대부분의 과학 발전이 시장과 무
관하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단지 과학기술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제품 개발에 이용되거
나 실용화되었을 때, 비로소 과학이 경제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자본주의가 성립되기 이전이나 시장경제가 널리  퍼지기 전에는 과학기술이 우연한
계기에 발명되어 일부 과학자들의 연구실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되었고, 그것이
우리의 생활 가까이에서 이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예를 들면 중세에는 수많은 연금사들이 있었으나 우리에게 유용한 화학으로 발전하
기까지는 수백 년이 걸렸다.  또한 스티븐슨이 발명한 증기기관도  산업혁명의 총아로
떠오르기까지 약 100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런데 요즈음은  신기술이 개발되면 보통 3
년 이내에 상품화되거나 생산에  이용되고 있다. 이것은 바로  과학기술이 경제적으로
이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기술 혁신의 원동력이다
  그렇다면 시장이 어떻게 과학기술을 주도하게  되었던 것일까? 에디슨의 수많은 발
명이 중세시대에 이루어졌다면 한 천재의 작품으로밖에 기억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발명가 자신은 자신이  발명한 과학기술의 유용성을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품 시장은 에디슨이나 스티븐슨 같은 발명가의 발명품들을 상품화하고 산
업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스티븐슨이 발명한  증기기관의 경우, 처음에는 광산에서
물을 퍼올리는 펌프로만 사용되었고, 다른 용도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
의 모든 내연기관은 스티븐슨의 증기 엔진을 시발로  발전되었고, 거의 모든 교통수단
이 이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발명가 자신도 예측하기 힘든 기술의 유용성을 응용시키
고 확산시키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다.
  좀더 효율적이고 생산성 높은 생산방식을 추구하는 시장의 압력이 끊임없이 기술을
혁신시키고 있다. 우주선을 만드는 과학기술이 다른 산업이나 의술에 광범위하게 이용
되는 것도 시장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장은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연결시켜 또 다른 기술로 발전시킨다. 예를 들어
레이저 기술이 전화에 이용된다는  것은 광섬유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광섬유와 레이저 기술이 접합되어  전화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산업에
도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같이 시장은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기술들
을 접합시켜 새로운 기술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시장은 연구실에만 파묻혀 있던 과학기술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어 새생명을
부여한다.

기술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
  최근 컴퓨터의 발달로 많은  공장에서 로봇 한 대가  수십 명의 노동력을 대신하고
있고, 사무실에서도 여러 명의 타이피스트가 감당하던 일을  한 대의 컴퓨터가 대신하
게 되었다. 이처럼 과학과 기술혁신이 가져오는 경제적  이점은 생산성의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생산성이 증가한다는 것은  과거보다 적은 인원으로도 같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기술발전은  잉여인력을 창출하는 면이 있다. 그러나 새
로운 기술은 새로운 산업과 상품을 창조하고 그로 인한 시장의 확대에 기여하기 때문
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
* 예를 들면, 컴퓨터는 타이피스트와 같은 단순 노동력에  대한 수요를 줄였지만 컴퓨
터 소프트웨어, 전자 상거래와 같은 신산업 분야의 고용을 늘려가고 있다.
  예를 들면 1960년대 초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는 100명의 노동자 중 약60여 명이 농
업 부문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5년에는 약 10여 명만이 농업에 종사하고도 그
보다 약 3배 가량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농업 기술과 생
산성의 발달로 인한 여유 때문에  공업과 서비스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공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은 1960년도 초에 비하여 약 40배로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처럼 기술 혁신은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상품,  새로운 기업, 새로운 시

을 탄생시켜 기존 경제구조를  끊임없이 바꾸어 놓는다. 신기술과  신상품을 창조하지
못한 기업은 고객도 잃고 수요도 감소하여  점차 사라지게 되면서 일자리도 줄어들게
된다. 반면 기술혁신에  앞장서는 기업은 경쟁에서  승리함으로써 판매를 증가시키고,
새로운 산업을 창조함으로써 더 많은 일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새로운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해야 한다
  기술혁신과 경쟁 과정에 의한 경제발전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나
노동자 모두 이러한 과정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때로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하
는 경우도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기업가는 새로운 시장의 개척, 상
품의 개발, 디자인의 개선 등 생산과 경영기술을 혁신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이를 '

업가 정신'이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시도하지 않는 혁신은 그만큼  실패의 가능성도 높지만, 실패의
위험성이 높은 만큼 상품 개발과 기술 혁신이 성공할 경우 그 투자에 대한 대가는 더
욱 크다.
  또한 기술발전과 경쟁은 노동자로 하여금 직장을 잃게 할 수도 있다. 노동자는 새로
운 생산과정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이 몸담고  있는 생산 활동에서 각자 새로운 기
술 개발과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미래의  노동인력은 변화하는 산업구조와 기업
이 요구하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경제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발전할 수 없으므로 시장은 혁
신에 대한 높은 이득을 보장해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시장의 변화를 거부하기보다
그 변화에 적응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임을 알아야 한다.

* 기계는 인간의 적(?)
  영국이 산업혁명으로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은 급속하게 발달한 기계공업 때
문이었지만 기계의 발달이 웃지 못할 사건을 초래하기도 했다.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방직기계의 보급은 수공업자들을 대량으로 실직시키는 사태
를 발생시켰다. 1811년 노팅햄셔에서 수공업자들과 노동자들이 "기계가 우리 일자리를
빼앗았다"며, 기계를 부수는 폭동이 발생하였다.
  이 폭동은 그들의 우두머리가 '러드(Ludd)라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에 소위 러다이트
(Luddite) 운동이라고 불리었다. 러다이트 운동은 이듬해인 1812년에 영국 북부를 휩

며 산업을 마비시키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정부는 기계파괴죄를 적용해 주동자
를 교수형에 처하는 등 엄벌로 다스렸다.
  그 후 기계파괴행위는 산업혁명이 가져다준 번영 덕분에  사라졌다. 이 일화는 기계
의 발달이 인간의 일자리를 뺐는다는 어처구니없는  무지가 불러올 수 있는 대표적인
예로 종종 거론되곤 한다.

  청소년에 대한 투자가 미래를 결정한다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두뇌에  축적되어 있는 하나의 자본이라는 의미
에서 '인적자본'이라고 불린다.
  자본의 많고 적음이 경제성장을 결정하고, 결국 인간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과 지식
이 오늘날 경제성장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이유에서 모든 국가들은 인적 자본 육성
에 경제의 성패를 걸고 있다.
  인적 자본 축적을 위해서는  어떤 투자를 해야  하는가? 우선 생산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는 전문적인 기술 인력 육성이 필요하다. 전문인력이 없다면 첨단 기술과학이 현
실 경제에 실용적으로 쓰이기가  힘들다. 노동자와 기술자에 대한  끊임없는 재훈련과
재교육이 절대 필요한 것은 역동적인 경제는  항상 기술이 변화하고 혁신되기 때문이
다. 몇 사람의 전문 과학기술인력만 있고 사람들의 지식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다면 경
제 전체적으로 생산성 향상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또한 청소년 교육에도 힘써야 한다. 미래를  이끌어 나갈 경제.사회의 주역은 곧 청
소년이다. 청소년들이 미래에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적절한 교육도 필요하
고, 어린 시절에 받은 체계적인 교육은 성장하여 어른이 된  후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
다.
 
    12) 화폐는 이래서 필요하다
공주의 결혼과 금화
   옛날 어느 한 임금님이 공주의 결혼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사랑하는 공주의 결
혼식을 성대하게 치르고 싶지만 왕국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백성들한테 세금
을 더 걷기도 어려운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한 신하가 공주의 결혼식을 기념하기
위해 금90%에 동 10%를 섞은 기념주화를 발행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 제안에 따라 임금님은 백성들에게 공주의 결혼을 기념하는 기념주화를 주조하겠
다는 것과, 현재 가지고 있는 금화를 주조국에  가져오면 기념주화와 교환해 주겠다고
공포했다. 백성들은 왕실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별의별  명목으로 세금을 거두었던 임
금님이 세금이 아니라 기념주화를 발행한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앞다투어 주화를 바꿔
갔다.
  임금님은 사람들이 가져온 10개의 금화를 녹여 여기에 10% 정도 다른 금속을  섞어
11개의 기념주화를 찍어내 10개당 1개 정도의 돈을 벌게 되었고, 이 돈으로 공주의 결
혼식을 훌륭하게 치를 수 있었다.  이 제안을 했던 신하는 임금님으로부터  큰 칭찬을
들었다.
  그런데 그 뒤부터 백성들이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왕궁의 결혼식이 있는 다음에는
언제나 물가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물가가 오르는 일이
발생했을까?

조개껍질에서 신용카드까지
  화폐는 무엇인가? '돈'이라고 불리는 화폐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유통됨에 따라
'돌고 돈다'고 해서 '돈'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하기도 하고,  옛날 엽전의 열 푼을

돈으로 하였다고 하는데서 유래하였다고도 한다. 이에 반하여 영어의 'Money'라는  단
어는 고대 로마시대 하늘의 여신인 '주노 모네타'(Juno Moneta)의 사원이 돈을 제조하
는 주화(coin) 제조공장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내려온  유래로서 모든 주전소뿐만 아
니라 여기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을 통틀어서 'Money'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우리나라에서 화폐를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B.C.957년(기자조선 진평왕9년)으로
당시에 '자모전'이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이를 증명할 길은 없다. 역사적으로

명할 수 있는 우리 나라 최초의 화폐는 고려 성종 15년(서기 996년)에 처음 발행된 건
원중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1408년 태종대에  우리나라 최초의 지폐라고
알려진 '저화'와 조선시대 최초의 동전인 '조선통보'가 제조되었다.
  어쨌든 돈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된다. 오늘도 우리는 많건 적건 어느
정도의 돈을 사용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물건들을
스스로 만들 수는 없으며,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물건과 교환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바로 이 교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화폐, 즉 돈이다.
  원시 시대부터 사람들은 물물교환을 해왔다. 이러한  물물교환의 예는 초등학교에서
여러분이 겪었던 우표 교환이나 연필 교환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생활이 복
잡해지고 물건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자신이 생산하는  물건이 고작 한두 가지에 그칠
경우 교환은 점차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에게는 교환을 쉽게 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다 갖고 싶어하는 어떤
물건을 매개물로 하는 간접교환이 일반화되었다. 매개수단이 없을 때의 교환, 즉 물물
교환은 자신이 갖고 싶어하는 물건을 상대방이 갖고 있고, 동시에 상대방도 내가 가진
물건을 원할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환의 매개물 중 사용 가치가 높고 교환하기  쉬운 물건이 화폐의 역할을 하게 되
었다. 그리고 이 물건은 사람들이 교환하려는 물건의  가치를 표현하는 척도로서 사용
되었다.
  최초의 화폐는 누구나 갖고 싶어해서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쓰일 수 있는 조개껍질,
동물의 뼈, 금속조각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이를  '상품화폐'라고 한다. 그러나 문

이 발달하고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운반이 쉽고 내구성이 있는 금이나 은과 같은 금속
을 화폐로 사용하게 되었다. 더구나 국가의 권력이  강화되면서 각국의 군주들은 단순
한 금조각 대신 일정한 형태의 '주조화폐'를 유통시키기 시작했다. 이렇게 주조된 금

가 이전의 상품화폐들과 그 성격이 다른 이유는 금화의 가치가 그것을 구성하는 금의
무게와 품질뿐만 아니라 이를 주조한 정치권력이  금화에 부여한 권능에 의해서 유지
되었기 때문이다.
  즉, 금화는 금의 가치보다 높은 가치를 가진 채 통용될 수 있었다. 앞의 이야기에서
와 같이 화폐의 가치는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믿음에서 유지된다. 이것은 중요한
차이이며, 오늘날의 화폐를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 계속되다가  종이돈, 즉 지폐가  출현하게 되었다. 처음 지폐는
은행에 저장되어 보관되어 있는 같은 금액의 금에 대한 인출증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
폐를 받은 사람들은 그 지폐를 가지고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인출할 수 있는 금화보
다는 지폐를 그대로 통용시키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제로 지폐는 주조비용이 적고 휴대가 간편해서  금화 대신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폐 사용이 익숙해지자 지폐와 금화를 바꿔줄 필요도 없어졌다.
  화폐의 가치가 전적으로 믿음에  의해서 지탱되자 현대  국가들은 종이돈을 금화로
바꿔주지 않게 되었다. 즉, 종이돈은 '불환지폐'라고 선언되고 지폐에 표시된 액수의

치는 법으로 보장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도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법에 "한국은행이 발
행한 돈은 대한민국 내의 유일한 법화로서 공사 일체의 거래에 무제한 통용된다"고 규
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화의 경우 화폐의 양이 금이나 은에 의해 제한되지 않으므로 마음대로 찍
어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화폐 남발로 인한  경제적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
여 화폐를 발행할 권한을 독점하는 중앙은행이 화폐를 얼마나 발행할지를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한편 은행이 발전하고 공신력이  커지면서 동전이나 지폐와  같은 현금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수표를 발행하거나 인출해서  사용할 수 있는  은행의 요구불예금도 현금과
별로 다를 바가 없으므로 화폐로 간주되었다. 최근에는 통신기술의 발달로 신용카드가
급속히 이용되고 있는데 이 또한 화폐로 간주된다.
  결국 화폐는 역사적인 과정을 거쳐 발달해왔고, 화폐는  동전과 지폐뿐만 아니라 다
양한 종류의 예금화폐, 그리고 통신 수단의 발전에  따라 전자화폐까지 생겨나게 되었
다.
  이처럼 화폐가 널리 쓰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무엇보다 화폐가 교환의 매개이
자 물건의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래를  완결시켜주는 지불의
수단이고, 구매력을 저장하는 가치의 저장수단이기 때문이다.

통화량은 어떻게 측정되는가?
  한 나라의 통화량이 경제가 필요로 하는 규모를 초과할 때는 물가가 올라가고, 필요
로 하는 규모보다 작을 때는  물가가 떨어진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적정한 통화량을 공급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통화량을 지표로 측정해
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통화'란 시중에 유통되면서 지불수단으로 사용중인 화폐를 말한다. 따라서 한국은

의 금고 속에 보관되어 있는 주화나 지폐는 화폐이긴 하지만 통화는 아니다.
  우리가 저금한 예금은 어떠한가?  은행에 맡겨 둔  예금에는 보통 예금처럼 우리가
필요할 때 수시로 현금을 찾을 수 있는 '요금불예금'과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과 같이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찾아야만 정해진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저축성예금'이 있
다.
  이중 요구불예금은 은행에 가거나 현금카드를 현금인출기에 넣기만 하면 즉시 현금
으로 인출할 수 있으므로 현금을 가진 것과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개인이
소유한 현금과, 보통예금과 같은 요구불예금을 합쳐서 '통화'라고 부르며, M1이라는

호로 표시한다.
  그렇다면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과 같은 소위  저축성예금은 요구불예금과 어떤 점
이 다른가? 저축성예금은 필요할 때마다 바로  현금으로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화폐
의 여러 가지 기능 중 교환의 매개수단으로서의 기능이 약하다.
  그러나 빈번하지는 않지만 예금주가 이자  손해를 감수하고 저축성예금을 해약하면
즉시 현금으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저축성예금도 통화에  편입될 수 있는 가능
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앞서 정의한 '통화'에 저축성 예금을 포함하여  '총

화'라고 부르며, 이를 M2로 표기한다.
  요즘 보험회사의 보험금이나 저축성 예금도 어느  정도 손해를 부담하면 쉽게 현금
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총통화'에 포함시켜 통화량으로  나타내기도 한
다.
이것을 '총유동성'이라 부르고 M3로 표시한다.
  이렇게 통화량을 나타내는 지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각국은 물가나 경제성장 등
과 같은 경제현상을 가장 잘 반영하는 통화지표를  골라 통화정책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를 '중심통하지표'라고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1978년까지  '중심통화지표'로 통

(M1)를 사용하다 1979년부터는 '총통화'(M2)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M1 = 화폐 + 요구불예금
M2 = M1 + 저축성예금
M3 = M2 + 제2금융권예금

통화량이 많으면 어떻게 되는가?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많아지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처음에는 돈이 많
아져 이자율이 내려간다. 왜냐하면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줄어드는 반면 돈을 빌려주
려는 사람은 많아지기 때문에 돈을 빌리는 대가인 이자가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이자가 내려가면 전에는 사업가들이 비싼 이자 때문에 하지 못했던 사업을 새로 할
수 있게 되고, 따라서 공장을 짓고 기계를 새로 들여오는 등 투자가 활발해진다. 그러
면 당연히 생산이 늘어나고 일자리가 많아지고, 통화량이  늘어난 만큼 화폐가치가 떨
어지게 되어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유발된다. 그렇게 되면  같은 돈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물건의 양(구매량)이 줄어들게 되므로 사람들은 현금을  가지고 있거나 저축하기
보다는 땅이나 건물 등 실물에 대한 투자를 높이게 된다.  이는 생산적인 투자를 줄여
결국 한 나라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킨다.
  반대로 통화량이 지나치게 줄어들면 시중에는 돈이 귀해져 이자율이 올라가고 사업
가들은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전보다 투자계획을 줄이게  된다. 또한 투자의 감소
는 생산을 감소시키고 결국 이는 그만큼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통화량의 적정한
공급은 물가와 고용 등 경제적 요인들을 조절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통화량을 조절하는 방법
  정부는 어떤 수단을 이용하여 적정  통화량을 유지할까? 통화량의 조절방법은 직접
조절방식과 간접조절방식으로 나눈 수 있다. 은행의 대출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직접
조절방식은 특수한 경우에만 제한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지급준비율정책,재할인율정
책,
공개시장정책 등 간접조절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지급준비율을 높이면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전보다 많은 액수를 한국은
행에 맡겨야 하므로 그만큼 대출할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들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 중
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는 정책을  우리는 '지급준비율정책'이라 하는데,  이 정책

실시하게 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다.
  기업이 물건을 팔면 그 대가로 현금이나 어음*을 받는다.  그러나 기업이 어음 만기
일 이전에 돈이 필요하게 되면 은행에 가서 만기일까지의 이자를 제하고 나머지 액수
를 현금으로 받는다. 이를 '어음할인'이라고  한다. 은행은 이 어음을 한국은행에  가

다시 이자를 제하고 현금으로 교환해 오는데 이를 '재할인'이라고 한다.
* '어음'이란 물건값을 지불할 때 지금 당장  지불할 수 없으므로 약속된 기간이 지난
후에 지급하기로 명시한 증권이다.
  '재할인율정책'은 한국은행이 재할인율을 높이거나 낮추어 은행이 가져갈 수 있는

수를 조절하는 정책이다.
  한국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는 또 다른 정책수단으로 '공개시장정책'이 있다. 공개

장정책이란 한국은행이 통화안정증권* 등을 금융시장에서 사고 필아 통화량을 조절하
는 정책이다. 즉, 통화안정증권을 팔면  시중의 돈이 한국은행으로 흡수되어 통화량이
줄게 되고, 통화안정증권을 사게 되면 한국은행의 돈이  시중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어
통화량이 늘게 된다.
* '통화안정증권'이란 한국은행이 통화량을 조절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증권이다.

* 금융정책의 3가지 수단
재할인율 조작 : 은행 대출, 금리 변경 - 시장금리의 변화
공개시장 조작 : 금융시장에 자금 공급량 조작 - 시장금리의 변화
지급준비율 조작 : 은행의 예금 지불준비율 변경 - 시장 자금량의 변화

* 위조지폐
  지폐와 같은 화폐는 하등의 상품가치를 갖지  않으면서 정부의 화폐 발행권에 입각
하여 통용력이 확보되고 운반 및 제조비용이 액면가보다 크게 낮은 관계로 인하여 항
상 위조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달러화는 수없이 많이 위조되어 왔으며,  특히 인쇄기술의 발전에 따
라 점차 식별이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컬러 복사기의 발전과 더불어
자기앞수표가 위조되어 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따라서 각국은 화폐발행권 침해  및 화폐유통질서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화폐의
위.변조를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으며, 화폐의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위.변조 방지법

계속 연구개발하고 있다.
 
      5. 우리는 언제나 경제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13) 물가가 올라가는 이유
진영이의 용돈 받는 날
  매달 1일은 진영이가 용돈을 받는 날이다.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엄
마가 주시는 용돈은 몇 달째 제자리 걸음이다. 오늘은 정말  용돈 인상을 위한 결전의
날로 삼으리라 며칠째 별러 온 날이다. 아침상에 앉아 있는  엄마의 표정은 이미 눈치
를 채셨는지 먼저 말씀을 꺼내셨다.
엄마 : 자, 여기 이번 달 용돈이니 아껴써라.
진영 : 아니, 엄마 또 5만 원이야? 엄마 이것 가지고는 어림도 없어요. 저번 달에도

마나 고생했는데. 다른 애들은 모두 7만 원  정도는 된다고요. 이번에는 정말 올려 주
세요, 네?
엄마: 엄마가 왜 네 용돈을 적게 주고 싶겠니.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지, 아빠

급은 거북이 걸음이지, 몇 달 전에 산 에어컨 월부도 아직 반 년이나 남았지, 이번 달
엔 자동차세 내야지, 너희들 커가는 데 드는 돈이 얼만데. 너희들 학원비가 과목 하나
늘 때마다 어마어마한 거 너도 알잖니. 그런데  여보, 당신 월급 언제 올라요? 이번에
는 10%정도 오르나요? 정부는 물가가 1년 동안 3% 올랐다고 하는데 몇  달새 물가가
10% 정도는 더 오른 것 같다구요.
아빠 : 글쎄, 우리 나라 경제성장이 세계적으로 빠르다면서 왜 우리 생활은 별로 나아
지는 것이 없는지 몰라. 정부는 물가를 진정시키지도 못하고  뭘 하고 있는지. 진영
아,
네 용돈 모자라는 것 아빠가 1만 원 보충해주지.
  진영이는 근본적으로 용돈을 인상시키지 못한 것이 못내 억울했지만 일단 아빠가 1
만 원 보충해 주신 선에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물가상승은 착각일 수도 있다
  학용품이나 액세서리 가격이 오르는 것부터 음식이나 옷 값 또는 각종 공과금 인상
까지 우리는 주위에서 물가가 오르는 것을 피부로  체험하고 있다. 이러한 물가인상은
우리가 받는 용돈으로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높은데 우리의 생활수준
은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고 물가만 오르는 것 같다.
  그러나 정부에서 발표하는 물가는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물가보다 훨씬 낮게 나타
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공식 물가지수는 무수히 많은 상품 가
운데 우리가 쓰는 생활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을 단순히 평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실제로 상품이 팔리는 장소나  계절마다 달라지는 가격을 감안해
물가지수를 계산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주로 구입하는 상품의 가격변화를 물가로
생각하기 때문에 체감물가와 공식물가(지표물가)가 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
다.
  둘째, 상품을 구매하는 장소나 서비스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길거리에
서 사먹던 빵을 쾌적한 제과점에서 친절한  종업원의 서비스를 받으며 먹는다면 가격
이 달라지는 것은 분명하다. 결국 소득이 많아짐에 따라 더  좋은 질의 상품과 서비스
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씀씀이가 고급화된 것을 단지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착각
하는 경우가 있다. 부모님 세대의 몽당연필과 자장면이 요즈음은 샤프펜슬이나 피자로
바뀐 것이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소득과는 관계없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가족  구성원의 소비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자녀들이 커감에 따라 학원비나 옷 값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또한 중년이 되
어 가깝고 먼 친척들의 경조사에 부담해야 할 경비가 늘고,  가장의 경우 직장에서 직
위가 올라감에 따라 직원들과 차 한 잔 할 때도 돈을  치러야 할 때가 많아지게 된다.
이같이 자녀들의 성장, 사회적 지위나 교분의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지출이 늘어나는
것을 물가상승 때문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넷째, 소비경향이 달라짐에 따라 피부물가도 달라질 수 잇다. 한 사회에 과소비풍조
가 만연되어 고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저소득층까지 고가품이나 사치품에 대한 소비가
유행하게 되면 비싼 물건에 대한 소비가 당연시되고, 이를 물가 상승으로 생각하는 사
람들이 많게 된다. 소득격차가 커지고 고가품과 저가품의  가격차가 커지게 되면 비싼
물건을 사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심리적 요인에  의해 자신의 실수입보다 높은 가격대
를 선호하게 됨으로써 피부물가를 더 높게 느끼게 된다.

경제성장은 물가상승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인플레이션이라고 일컫는 지속적인 물가상승은 같은  상품을 사는 데 점점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
다. 이것은 상품의 양보다 돈의 양(통화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

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을 줄이면 물가상승은 간단히 해결될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실제로 이 방법이 가장 널리 쓰이기는 하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우선 경제성장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그 원인과  결과의 양 측면에서 물가상승은 당
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투자도 필요하다. 우리가 현재 갖고 있
는 돈을 모아서 투자하면 별 상관이 없지만  미래의 수익 가능성을 보고 외부에서 돈
을 빌려 투자하게 되면 통화량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통화량의
증가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단순히 통화량을 축소한다면 물가를 안정시킬 수는 있지만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성장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
도 있다.
  또한 경제성장의 결과로 소득이 늘어난다면 이는 곧바로  우리의 씀씀이, 즉 소비수
요의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장기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면 공
급도 증가할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생산능력을 확장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 물가를 상승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처럼 물가상승은 경제성장
과 더불어 부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중의 하나다.

어느 가격을 통제해야 하는가?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방안으로 가격 동결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어떤
상품의 가격을 통제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따른다.  물가상승은 생활필수품 같이 소
비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나 중간투입재, 임금 등 모든 가격에 영향을 받
는다. 만약 임금이나 원자재 가격만 오르고 소비재 상품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생산
자가 손해를 입게 된다.
  또한, 어디에서 먼저 가격  상승의 원인이 발생한  것인지도 가리기가 무척 어렵다.
생산자는 임금이 오르면 생산비의  상승으로 상품의 가격을  반영시킬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와는 반대로 근로자는 소비하는 상품의 가격상승으로 자신의 소득이 그만
큼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메우기 위해 임금상승을 요구한다.
  따라서 그 어느 누구에게  인플레이션의 책임을 묻기도 어렵고,  물가안정의 부담을
전가시키기도 어려운 일이다.

인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킨다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은 통화량 증가, 경제성자,  수요증대에 따른 공급부족, 투입

소가격의 상승뿐만 아니라 물가상승 자체가 물가를 올리는 이상현상에 의해 발생하기
도 한다. 우리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방법은 단순히 현금을 보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물건이나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주식을 보유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물가상승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현금을
보유한 사람이 가장 손해를 보기 때문에 현금 보유를 피하려고 할 것이다. 이 경우 현
금 대신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극단적인 경우, 사재기 현상까지 발생해 인
플레이션을 가속시킨다. 즉, 인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손해보는 사람, 이익보는 사람
  우리는 대개 가장 심각한 경제문제로 물가상승을 꼽는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물가
상승을 두려워하는가? 만약 모든  물가가 동시에 같은  비율로 오른다면 그 영향이란
기껏 메뉴판을 바꾸는 정도에서 그칠  것이다. 문제는 모든 물가가 같이  오르지 않고
상품에 따라 가격의 상승폭이  들쭉날쭉한 데 있다.  즉, 물가상승률이 10%라는  것은
'평균적'으로 10% 올랐다는 것이지 모든 가격이 똑같이 10%올랐다는 것은 아니다.
  현실의 인플레이션은 상품마다 상승 폭이 천차만별인 것이 오히려 보편적이다. 간단
히 말해서 물가는 10배가 올랐는데 아빠 월급은  2배밖에 안 오르고 우리의 용돈도 2
배만 인상되었다고 해보자. 우리의 용돈이 배로 껑충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용품이나
햄버거가격이 10배로 뛰어 결과적으로 과거보다  용돈이 1/5로 감소되는 결과를  맞게
된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모든 사람들이 손해를 볼 것 같지만 모든 경제 현상이 그렇
듯이 인플레이션 역시 야누스나 헐크처럼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자신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가만히 앉아서 손해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다른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음에도 이익을 보는 사람이  생긴다. 이것이 인플레이션이 가져오는  문제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이란 상품의 가격이 올라 물건을 살 때  돈을 더 지불해야 하는 것을 의
미하므로 당연히 현금을 보유하는 사람들이 손해를 입게 되고,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
람들이 상대적인 이익을 보게 된다. 이를 좀더 확대 해석하면 일정금액의 소득들 받는
봉급생활자는 물가상승만큼 소득이 줄어들며, 부동산이나 공장  같은 실물자산 소유자
는 물가가 상승한 만큼 재산이 늘어나게 된다. 경제학 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부(富)가
재분배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모두가 피해자(?)
  이렇게 물가상승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득을 본 사람도 있다면 사람
들이 인플레이션을 가장 심각한 경제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사실 인
플레이션에 대한 일반의 의식은 이중적인 면이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이득을 본 사람
은 화폐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재산이  자신에게 공짜로 돌아왔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노력이나 행운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손해를 보면 인플레이션을 탓한다.
  이 점에 있어서 근로자들도 비슷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 임금인상은 자신들의 생산
성 향상이나 노조활동, 기업의 이익증가 때문이라고  받아들이면서 임금인상이 인플레
이션의 직접적인 발생요인 중의 하나라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분배에 대한 이중적인 효과나 일반인의 이중적인 인식과는 별개로 인플레이션이 경
제 전반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 사람들이 화폐를 가지고 있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자연히 저축이 줄게
된다.
  저축률이 떨어지면 당장 투자할 돈이 모자라  투자가 감소하고 이는 곧 경제성장의
하락과 취업 기회의 축소로 이어져  국민 전체의 소득이 감소한다. 뿐만  아니라 상품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국제 경쟁력까지 떨어져 수출이 감소될 것이며, 반대로 값이 싸
진 외국 상품의 수입이 늘어나 국제수지가 악화될 것이다.
  일반 서민의 입장에서는 생활비의  상승으로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이고, 한편으로는
사재기나 부동산 투기 등이 일어나 생활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어렵기는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물가가 올라가면 실물자산에  대한 선호가 증대하여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며, 물건 만드는데 필요한 원자재 값이나 근로자들의 임금이 올라
가 생산비가 늘어나게 된다. 또 투자재원이 부족해짐에  따라 시중의 자금이 모자라면
이자가 계속 오르게 되고 기업이 돈을 구하기 어려워져, 투자가 줄어들뿐 아니라 물건
을 만들어 팔아도 이익이 적게 남게 된다.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끼치는 또 하나의 해악은 예측을  매우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완만하여 예측이 가능할  때는 누구나 그에  대비하여 피해를 줄이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측이 매우 어렵고 변화의 폭이 크다면 거
래수단이나 가치저장으로 화폐 본래의 기능을 훼손시켜 결국 경제운용 자체가 어려워
진다.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물가상승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대개 정부한테로 돌린다.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직접적으로 가격 인상률을 통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기.수도.대

교통수단 등의 공공요금을 통제하거나 나아가 일반상품 하나하나의 가격을 통제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손쉬운 만큼 부작용도 크다. 먼저 같은 종류의 상품이라도 가격대
가 천차만별이어서 정부가 임의대로 모든 가격을  정할 수도 없고 통제하기도 불가능
하다. 또한 정부의 가격 통제가 가능하다고 해도 암시장이나 암거래를 발생시켜 '이중
가격'(시장 가격과 암시장 가격)이 형성되면 결국  경제질서만 더 어지럽히게 되고 물
가는 물가대로 뛰는 결과만 초래한다.  또 그 피해는 소비자가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햄버거 가격을 동결시키면 햄버거 가게 주인은 햄버거 고기의 양을 줄여
서라도 손해를 보상하려 할 것이다. 과거 우리 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직접적인 가격통
제에 의해서 물가안정을 꾀한 적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부작용을 낳은 경험이
있다.
  시중에 나도는 돈의 양, 즉  통화량을 조절하는 방법은 단순히  돈을 적게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돈을 덜  씀으로써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써 도로.항만.공항.전기.수도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이다.
  이 또한 당장은 투자수요를 감소시켜 물가안정에 기여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산
업 전반의 생산능력을 떨어뜨려 성장 자체는 물론 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정부의 물가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도  인위적인 가격통제보다는 규제완
화를 통한 새로운 기업의 진입과 퇴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시장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물가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만으로는 어렵고
기업.근로자.소비자의 노력이 합해져야 한다.
  기업은 임금인상이나 원자재 가격인상 등에  따른 가격상승요인을 효율적인 경영개
선과 생산성 향상으로 흡수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기업의  노력은 수출품에
대한 가격을 낮추어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근로자는 물가상승에 압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노동생산
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특히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근로자들도 자신만의 기술력과 정보력으로 무장된 지식
기반 능력의 향상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덕목이다.
  가계도 마찬가지다. 가계의 소비수요는 국민경제의 투자와  생산으로 연결되지만 왜
곡된 소비행태는 오히려 물가불안과 경제성장을 해치는 폐해를 낳는다. 건전한 소비란
무조건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 모방소비.충동소비.과소비 등과 같은 비합

적 소비행태를 버리고 각자가 자신의 소득수준에  맞는 절도 있는 소비생화로 바뀌어
져야 한다. 또한 외관보다는 품질.가격.필요성 등을 고려한  현명한 소비가 물가안정

가져와 국민경제는 물론 개인의 효용을 극대화시키는 첩경이기도 하다.

* 메뉴판만 바꾸면 된다
  물가를 이해하기 위해 모든 물가가 10배씩 오른다고 가정해 보자. 물가가 10%만 올
라도 엄마는 걱정인데 10베씩  뛴다니, 이제 경제는  파탄에 빠질 지경이다. 에어컨과
자동차 가격이 10배로 뛰고 모든 반찬 가격과 학용품 값도  10배가 뛴다. 햄버거 값이
1000원에서 1만 원으로 오르고 1만 원하던 피자  값이 10만 원으로 뛴다고 상상해 보
자. 정말 큰일이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다. 모든 물가가 10배씩 뛴다고 했으므로 아빠 회사가 생산하는
물건 가격도 10배가 뛸 것이고,  회사의 수익도 10배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아빠의
월급도 10배로 오를 것이다.
  당연히 용돈도 5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인상될  것이다. 즉, 모든 물가가 동시에 같
은 속도로 오른다면 상품 가격뿐만 아니라 노동 임금도 물가상승 속도에 맞추어 인상
될 것이다. 모든 가격이 물가와 같은 속도로 오른다면 결국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
다.
  오직 변화가 있다면 상품의 가격표를 바꿔  달거나 음식점의 메뉴판을 바꾸는 정도
일 것이다. 이를 '메뉴비용'(menu cost)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인플레이션의 피해는

주 사소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14) 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진영이의 아르바이트
진영 : 아버지, 우리집 앞에 있는 CD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지난번에
일하던 가게와 비슷한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여기는  시급(時給)을 좀더 많이 준대요.
왜 가게마다 주는 돈이 다른지 모르겠어요.
아빠 : 그거 좋은 질문이다. 예를  들자면 대학교수와 중학교 선생님의 월급이 차이가
나는 것은 가르치는 행위는 비슷해 보이지만 가르치는 내용에서 많은 차이가 있기 때
문이란다. 대학생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연구를 해야 하고, 또 그전에 대
학원도 다녀야 하거든.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훨씬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단다.
진영 : 그렇다고 해서 꼭 월급을 차이가 나게 줄 필요는 없지 않나요?
아빠: 그건 그렇지가 않지. 만일 더 뛰어난 능력을 필요로 하고 더 오랜 기간 동안 노
력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 더 많이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누가 그런 일을 감당하려고
하겠니? 사회주의 사회가 물락한 이유 중의  하나도 일을 열심히 히는 사람들이나 그
렇지 않은 사람과 별 차이가 없이 보상을 받았기 때문이거든.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뛰어난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에 보상을 많이 해주어 능력 있
는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단다. 그런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경제체제'지. 자본주의 사회는 능력있는 사람들을 대우해 주는 것이 원칙이란다.  그

니까 박찬호 선수나 선동렬 선수처럼 부지런히 자기 능력을 계발해서 그 능력을 사회
적으로 인정받는 것이지.

노동도 상품이다
  노동도 가격을 지니고 시장에서 거래된다는 점에서는 하나의 상품이지만 거래의 대
상이 사람이라는 점에서 몇 가지의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노동력을 구입하려는 수요
자(혹은 사용자)와 그것을 판매하려는 근로자가  서로 상대를 고를 수  있다는 사실이
다. 즉, 진영이가 CD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것은 이 가게가 다른  가게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가게 주인의 입장에서도 다른 아
르바이트 학생보다 진영이가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는 데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둘째, 노동시장의 공급자인 근로자의 직장은  그의 소비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도 근로자의 임금은 그의 소비수준을 결정하는 변수다.  예를 들면 진영이 아
버지의 월급이 많아야 진영이네 집은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  국가경제 전체로
볼 때도 안정적이고 높은 수입의 직장이  많을수록 전체 국민들의 생활수준도 높아지
고 소비생활도 풍요로워질 것이다.
  셋째, 노동력의 공급자인 근로자들도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 수
있고, 기업들도 이에 대응해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 가령 몇
몇 근로자들이 모여서 개인적으로 낮은 임금이나 장시간 근무 등 열악한 근로 조건의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개인적인 불만 표시가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근로자들의 불만에 대한 항의표시로 회사에서  그들을 해고시킨다면 회사측이 받는
손해는 거의 없는 반면, 직원들은 귀중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임금 인상과 근로 조건의 개선을  위한 개인적인 협상력의 열세를 극복하
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게 된다.
  넷째, 신뢰,공정성.근로의욕 등 심리적인 요인들이 근로자와 기업주의 관계에 중요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CD 가게 주인이 진영이의 편리를 봐주어 업무시간을 유동적
으로 조정해 주면 진영이는 주인의 배려에 고마워하며 주어진 시간에 열심히 일할 뿐
만 아니라 추가로 시간이 날 경우에도 가게에 나와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
나 가게 주인이 진영이를 의심하거나 진영이도  가게 주인이 자신을 혹사시킨다고 생
각한다면 가게가 잘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일반적인 재화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듯이 임금도 노동의 수요와 공
급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면 진영이가 CD가게에서 일하는  것이 여러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아르바이트로 인식된다면 다른 학생들도  이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지원할
것이다. 이처럼 한정된 수의 일자리에 대해 지원자가  증가하면 근로자를 구하려는 사
용자는 임금을 낮추게 된다.
  반대로 노동공급은 한정되어 있는데 노동수요가 증가하면  임금의 증가를 유도한다.
예를 들어 진영의 누나 진희가 간호사로 일하는 병원에 환자가 많이 생겨 더 많은 간
호사들이 필요하게 되었다면 다른 병원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해 능력 있는 간호사를
유치하려 할 것이다. 이때 임금을 올리는 것은 대표적인 유인수단이다.
  이외에도 근로자들의 숙련 수준은 임금에 가장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수다. 처음 일
을 시작하는 초보자와 숙련된 사람과는 그 생산성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초보자
와 숙련자의 임금 차이는 당연하다. 이처럼 학교 교육이나 현장실습 등을 통해 축적되
는 지식이나 숙련 등은 임금결정의 주요한 변수로서 이를 '인적자본'이라고 한다.

실업이 생기는 이유
  실업은 노동시장에서 직장을 구해 경제활동을 하려는 사람이 취업을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실업은 크게 '수요부족실업'과 '비수요부족실업'으로 나눌 수 있다.
  '수요부족실업'은 한 경제 내에서 그 경제가 만들어 내는 재화와 서비스 등을 소비

는 총수요의 부족으로 생긴다. 이러한 실업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경기적 실업'이다.
  '비수요부족실업'에는 계절적.구조적.마찰적 실업이 있을 수 있다. '계절적 실업'은

설업.농업 그리고 관광업처럼 계절이나 기후에 따라 생산 또는 서비스활동이 결정되는
산업에서 발생하는 실업이다. 관광업이 고용창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는 관광 수요가 적은 여름마다 계절적 실업이 발생하고 잇다.
  '구조적 실업'은 산업구조가 빨리 변하면서 발생한다. 예를 들면 섬유산업의 빠른

계화로 산업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실업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 반면에 컴퓨터산
업에 필요한 기술자는 충분치않다.  그러나 이 업종들의 특성상  섬유산업의 근로자가
컴퓨터기술자로 빨리 전환되기는 어렵다. 이것이 구조적 실업의 전형적인 예다.
  '마찰적 실업'은 근로자가 한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도중에 생기는 단기간
의 실업상태를 가리킨다. 경우에 따라서 이러한 실업은  불가피한데 한 근로자가 자기
가 현재 가지고 있는 직장이  자기의 적성, 특히 능력이나  관심분야와 동떨어진 것을
깨닫고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것은 근로자  자신을 위해서나 국민경제를 위해서 유익
한 결정이다.

정부가 실업을 줄일 수 있나?
  실업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경기부양 정책을 펴 수 있다.  예를 들면 1930년대 대공
황시 미국 정부는 25%에 달하던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의 건설공사(서부의 후
버댐공사)를 추진, 실업률을 줄이는 데 크게 공헌하였다. 이외에도 정부는 지출을 늘

거나 통화공급의 증대 등 재정 및 금융정책을 통해 총수요를 늘려 수요부족실업을 낮
출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이 자칫 실업을 치유하는  대신 경기과열로 물가상승을 부
추길 위험도 크다.
  계절적 실업의 경우 계절성에 의해 실업을 확실히  예측할 수 있어 이 실업에 따른
부작용은 적을 수 있다. 구조적 실업의 경우 정부는 각  산업의 노동수요에 대한 정확
한 예측에 기초한 정보 제공으로 그 실업을 줄일 수  있으며, 스웨덴 정부처럼 실업이
높은 지역이나 산업으로부터 인력이 모자라는 지역이나 산업으로 근로자의 이주 비용
을 지원하거나 교육이나 숙련을 위한 직업훈력교육을  시키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강
구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마찰적 실업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각 직종과 관련된 충분한 정보제공
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러한 실업을 겪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젊은 근
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정보 제공 등은 이러한 마찰적 실업을 줄일 수 있다.

왜 노동조합이 필요할까?
  산업사회에서 자본을 갖고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가는 가능하면 적은 비용으로 많이
생산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다. 반면 같은 회사에서 그 회사에 고
용된 근로자는 안정적이고 높은 수준의 임금으로 쾌적한 근로조건하에서 건강을 유지
하면서 작업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관심의 차이 때문에 산업사회에서  노사간의 이해
갈등은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노사간의 협상력이 동등하지 않고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협상력이 열악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면 경영자들을 당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노
동조합이라는 공동 조직을 만들어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협상하고 근
로조건을 개선한다.
  20세기 초반부터 중반에 걸쳐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폐해가 적지 않게 드러나고, 사회구조
도 산업사회에서 점차 정보화 사회로 변화해 가면서 노동조합에 대한 수요 또한 줄어
들고 있다.
  대부분의 산업국가들은 근로자들의 권리를 인정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정부는 근로
자들의 '노동삼권'을 인정하고 잇다. 이에 따라 자율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

'단결권'과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임금과 근로조건에 대한 교섭을 할 수 있는 권

인 '단체교섭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에서 노조 측의 정당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주도할 수 있는 '단체행동권'도

정된다.

노동조합과 사용자는 항상 대립관계인가?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항상 적대 관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미국.독일.

본.영국.이탈리아 등 여러 선진국에서 소위  '세계의 일류기업'으로 분류되는 회사들

한결같이 평화적이고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갖고 잇다는 사례가 신문에 보도되었다. 이
보도는 노동조합이 근로자들이 원하는 정치.경제적인 권리를  충분히 대표하면서 사용
자들이 원하는 고품질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갈등적인 노사관계에서 협력적인 노사관계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노사관계와 관련된
사용자의 의식전환이 절대 필요하며,  사용자들이 근로자들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종업원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사용자의 경영목표와 부합한다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노동조합도 이제는 회사의 경영상태와 관계없이  임금 인상만을 요구하는 무책임한
조직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 노동조합들도 근로자들의 정치.경제적 권리를 적절히
대표하면서 회사의 어려운 경영상황이나 국가 경제운영의 문제도 함께 고민하는 성숙
한 경제 주체로서 거듭나야 한다.
 
    15)현대사회의 딜레마, 사회보장
모스크바 서커스
진영 : 지선아, 오늘 모스크바 서커스단 공연은 어땠어?
지선 : 응, 정말 대단하더라! 여러 가지 쇼도 즐거웠지만 역시 서커스단의 진수는 그

타기와 줄타기인 것 같아. 수십  미터 위에서 왔다갔다 흔들리는 그네를  빙빙 돌면서
옮겨 타는 기술도 대단하고, 또 저 까마득한 공중에 외줄을  달아놓고 그 위로 외발자
전거를 타고 가는 묘기는 보기만 해도 오싹했어.
진영 : 야, 정말 대단했겠다.  그런데 난 그렇게 위험한 묘기는  가슴이 떨려서 도저

못 보겠더라. 그 사람들 그러다가 떨어지면  어떡하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사실은
아까 그래서 같이 안 갔던거야.
지선 : 어이구, 무슨 남자가 그렇게 간이 작냐? 그런  걸 무서워하고. 서커스단 사람

에 대해서는 네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그 사람들이 만일에 대비해서 밑에다 그물을
쳐 놓았지, 그렇게 위험한 일을 아무 대책없이 하는 줄 아니? 이 한심한 남자야.
진영 : 그래도 난 무서워. 너는 무슨 여자애가 그렇게 겁이 없냐? 아이고 무시라....

위험 투성이 인생
  서커스와 같지는 않겠지만 사람  사는 데도 예기치 못한  큰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회사 사정이 나빠 감원을  시켜야 한다면 적어도 몇  사람은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람이 당하는 고통은 정말 말로 표현하
기 어렵다.
  또 건설 공사장이나 위험한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고를 당해 몸이 부상하
는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항상  도사리고 있다. 직업병에 시달릴 수도  있고 현장에서
사고를 당하여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거나  사망하게 된다면 그 사람이나
가족들의 생활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성질은 다소 다르지만 회사를 정년퇴직하는 경우, 물론  이러한 퇴직은 누구도 예측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퇴직 후의 노후를 완벽하게 대비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위험은  자신이나 가족들의 건강에 관련된
것이다. 즉, 자신이나 가족이 큰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할 경우 곧바로 가족의 경제
적 어려움으로 나타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어려움에 대비해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미래에 대한 저축을
하기도 하고, 암이나 사고 보험  등 특정 질병과 관련된  보험도 있다. 자신의 노후에
대비해서 가입할 수 있는 개인연금 같은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또, 특정 집단에 속한
사람들끼리 일정한 돈을 내고 일이 있을 때 목돈을 받는 공제조합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들은 부분적인 안전장치 구실을  할 뿐 저축여력이 없는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은 저축과 보험으로 자신의 미래위험에 대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고  근심없이 살아갈수 있도록 하기 위
해 국가차원에서 마련한 보험제도가 '사회보장제도'다.

*자식하나 잘 기르는 게 제일 튼튼한 보험이여!
  과거 우리 사회는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를 통해 대부분의 위험을 극복해 왔다. 가족
중에서 젊고 돈 벌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당연히 가족의 모든 생계를 책임지도
록 되어 있는 대가족 제도하에서는 늙고 병들어도  자식만 잘 길러 놓으면 그것이 보
험이었다. 많은 가족들 그 자체가 일종의 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는 사회 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위험을 충분
히 극복하기가 어렵다. 특히 가난한 사람, 자식이 없는 사람의 경우 대가족 제도 같은
장치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사회보장제도는 삶의 안전그물
  사회보장제도는 사회의 안전망을 더욱 완벽하게 한다는 의미와 함께 평등이라는 중
요한 본질적 가치를 추구한다.
  사회보장제도는 소득을 재분배하거나 절대빈곤계층을  지원하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더욱이 공적부조제도나 사회복지서비스제도 등은 특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
기 때문에 빈부간의 소득격차를 줄이는 데 유용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사회보장제도는 소득재분배정책의  목표를 달성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제도는  사회보험제도, 공적부조제
도,
사회복지서비스 등 세 가지 종류가 있다.
  (1)사회보험제도
  우리나라에도 의료보험제도.고용보험제도.산업재해보험제도 및 국민연금제도가 질
병.
해고.산업재해 및 퇴직 등의 경우 발생하는 경제적인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부모님의 월급봉투를 잘 들여다보면 실제로 회사에서 지급하는 돈과 부모님이 직접
받아오는 액수에는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회사에서 월급을 지급할 때 이미 소득세.
의료보험료.연금기여금.고용보험료 등을 공제하기 때문이다.
  이 중 소득세를 제외한 항목들 모두 사회보험료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근로자만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주도 고용된 직원들을 위하여 보험료를 부담하도록 규정되
어 있다. 어떤 경우에는 정부 예산에서  보험료를 부담하기도 한다.* 이러한 보험료들
이 합해져 해당되는 사람에 대한 보험금(연금.실업수당.의료비  또는 산재보상금 등)

로 지급되는 것이다.
* 지역의료보험이 그 대표적이 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보험제도'는 1977년  직장인을 중심으로 도입되었다가  1989

전지역으로 확대 실시되어 지금은 생활보호대상자들을  제외한 전 국민이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이 제도 덕분에 갑자기 큰 병에 걸려도 많은 부담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 산업현장에서 당한 사고 또는 직업병으로 인한  근로자들이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산업재해보험제도'가 1964년부터 실시되어 오고 있으며, '연금보험제도'는 군
인.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원등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도입되었으나 1988년 국민연금제
도가 실시됨으로써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퇴직 후의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고용보험제도'는 일하고 있는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내다가 직장을 잃게 되었을 때

정한 기간 동안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서 1995년부터 실시되고 있다.
* 상부상조고 일종의 보험이다
  우리 사회는 예로부터 상부상조하는  아름다운 풍습을 가지고 있다.  혼인이나 장례
등 경조사에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이러한 비용의 부담을 덜어주고 서로 부조하던 관
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요즈음 이러한 관습이  다소 변질되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 기본 정신은 아름다운 것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서로 도우면 짐이  가벼워진다. 그러나 단순히
돕는 것을 넘어 상부상조의 관행이 확립된 사회에서는 큰 일에 대한 염려가 줄어든다
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갑자기 큰 일을 당해도 이웃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에 미리 걱정할 필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2) 공적부조제도
  아주 가난한 사람들 또는 사정 때문에  사회로부터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
움을 주는 것도 크게 보면 앞에서 말한 사회 안전그물의 한 부분을 이룬다. 그것은 단
순히 불행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좋은 일이라는 차원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정이 좋을 때는 그러한 불행이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으로 인식하기 쉽다. 그러나 누구나  가난해질 수 있으며 불행을  당할 수 있다. 넓은
의미로 보면 불행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사회의 구성원 누구라도 그와 같이
불행한 처지가 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극빈 계층은 자기 집이나 수용시설에서 살면서 정부로부터 최소한의 생존에 필요한
주.부식과 연료 등의 지원을 받고 최소한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이보다 사

이 넉넉하지만 자활능력이 부족한 계층도 자립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교육비, 생업자금
등을 정부예산에서 지원받고 있다.
  이렇듯 극빈자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가없이 도
와주는 제도를 '공적부조제도'라고 한다.
  (3) 사회복지서비스
  자치단체나 민간기관의 협조 하에 정부는 65세 이상의 노인을 수용하는 양로시설이
나 요양시설을 적극 지원하고 노인무료건강진단, 각종 공공요금의  할인 또는 면제 등
을 추진하고 있다. 18세 미만자중 보호가  필요한 자들을 수용보호하며, 소년 소녀 가
장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장애자.과부.미혼모.빈곤한 모자 가정.거처가  없는 부랑인 등에 대해

도 적절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모두 통틀어서 '사회복지서비스'라고

다.

사회보장제도의 부작용, 복지병!
  사회보장제도란 일찍이 영국과 독일에서 발달한  제도로서 1960년대와 1970년대 중
서유럽의 여러 나라를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었다.
  원래 이 제도는 다양한 사회적 위험과  빈부격차의 문제를 완화시킬 목적으로 도입
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세계 경제를 주도해 오던  선진국들이 성장의
둔화와 실업의 증대 등으로 커다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복지병에 대
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즉, 사회보장제도가 확대 실시될수록 정부의 역할은 더 커지고 많은 세금 부담이 요
구된다. 세금이 많아지면 소득이 많은 계층은  열심히 일할 의욕을 잃게 되며,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생활이 보장될 경우 열심히 일하여 자립하기보다 실업수당에만 의존하
고 게으름을 더 피울 우려도 있다.
  이러한 현상이 사회전반에 나타나게  되면 실업은 증가하고  경제는 경쟁력을 잃어
성장이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더구나 복지병은 정부예산의 적자를 수반하는 것이
보통이다. 세금 거두기가 어렵고  지원해 주어야 할  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올리면 일할 의욕은 떨어지고 따라서 병은 더 깊어지는 악순환만
이 초래된다.
  영국이나 뉴질랜드 같은 나라에서 광범위하게 정부를  개혁하고, 다른 선진국에서도
복지제도의 합리화 내지 축소를 내용으로 하는  복지 개혁이 활발하게 논의되거나 추
진되고 있는 것은 바로 복지병의 심각성을 나타내 주는 간접적인 증거다.

*개미도 베짱이만큼 놀 수 있다
  추운 겨울 개미와 베짱이가 사는 마을을 지나던 임금님은 개미는 부유하게 살고 있
지만 베짱이는 가난한 것을 보고 크게 개탄하였다. 그래서 부자에게 무거운 세금을 물
려 가난한 사람들을 지원해주도록 하는 법을 정하여 공포했다.
  그 임금님이 이듬해 여름 그 마을을 다시 찾아가  보았다. 어떤 일이 벌어졌겠는가?
여름 한 철 열심히 일해양 할 이 나라의 벌레들은 모두 에어컨이 잘된 노래방에 가서
노래만 부르고 있었다. 베짱이뿐 아니라 개미까지도.
  임금님의 외마디, "아, 개미 너마저도...."

복지병에 안전지대는 없다
  복지병에 안전지대는 없다. 사람들은 안전한 것을 원하지만  안전한 상태일 때는 곧
나태해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의 많은 부분이 세금으로 나가
면 열심히 일할 의욕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에 있지만  우리 나라도
여러 가지 사회보장제도들이 성숙 단계에 들어설 때면 국민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
다.
  따라서 선진국이 가지고 있는 제도들을 도입하는  것도 좋지만 선진국의 경험을 잘
분석해 그들이 범했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더구나 우리
나라는 통일을 목전에 두고 있다. 어떤 형태로 통일이 이루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통
일이 되면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하는 비용은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국민의
부담도 더 무거워질 것이다.
  사회보장제도는 어떤 의미에서든 고루 나누어 먹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사
회보장제도는 필요하고 좋은 제도이지만 그것이 일할 의욕을 떨어뜨리고 성장을 둔화
시키는 복지병을 가져온다면 국민을 잘 살게 하기보다는  못 살게 하는 제도가 될 위
험이 있다. 사회보장제도는 항상 경제가 활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시장경쟁원리에 충
실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16)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투기인가
진영이네의 이사
  진영이네가 조금 큰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아빠 : 내달 10일에 이사 가는데 특별히 준비할 건 없겠지?
엄마 : 중개업소에 주는 복덕방비하고 법무사 수수료 하고, 취득세.등록세 같은 세금

다 치렀지만 이것저것 새 집 수리하려면 돈이 더 들텐데요.
진영 : 아빠 집을 살 때는 왜 그렇게 복잡한 일이 많아요?
아빠 : 글쎄, 그건 집이나 토지와 같은 부동산은 동산과는 다른 특성이 있기 때문이
지.
진영 : 부동산이란 말은 중개업소 간판에서  많이 봤지만 동산이란 말은 처음 듣네요.
'부동산'이 아닌 게 '동산'인가요?
아빠 : 그렇지. 토지와 건물 같은 것을 제외한 이리저리 옮길 수 있는 모든 물건이 동
산이지.
  진영이는 '부동산중개업은 있는데 왜 동산중개업은 없을까? 부동산을 살 때는 왜 여
러 과정을 거쳐야 하지?'라는 의문이 생겼다.
진영 : 법무사가 뭐 하는 사람이에요?
아빠 : 법무사란 여러 가지 일을 하지만 그 중에서도 부동산 등기에 관련된 일을 대행
해서 일을 하는 직업이란다. 우리 집도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해야 비로소 완전한 우
리 소유가 되는 것이지. 등기부를 떼면 아빠 이름 석 자가  탁 나오니까 누구나 이 집
이 아빠것이라고 알 수 있지.
진영 : 와. 등기라는 것이 그렇게 대단해요?  그러면 63빌딩 등기부에 아빠와 내 이름
을 써 넣으면 63빌딩이 우리 집이 되겠네요?
아빠 : 그보다는 토지사기단 일당 2명 구속이라고 신문에 난 다음에 교도소가 우리 집
이 되겠지.
온가족 : 하하하....

부동산이란
  경제활동의 대상이 되는 물건을 동산과  부동산으로 나누는데 '부동산'은 토지와 

정착물을 말하며, '동산'은 부동산이 아닐 모든 물건을 말한다. 여기서 그 정착물이라

하면 주택과 같은 건물이 대표적이지만 토지에서  자라는 나무나 교량 같은 구축물도
포함된다. 부동산은 글자 그대로 이동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물건을 소유하는 방법이
사과나 볼펜과 같은 동산과는 다르다.
  사과나 볼펜 같은 동산은 가격을 지불하고 난 후 물건을 넘겨받아 소유하지만 부동
산의 경우 동산과 같이 물건 자체를 매수인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 따라서 법은 부동
산 자체를 넘겨주기보다는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넘겨주는 형식으로 물건에 대한 권
리, 즉 소유권이 변동되도록 했다.
  집과 땅을 생각해 보면 부동산은 움직일 수  없다는 것 말고도 쉽게 없어지거나 닳
아버리지 않는다는 성질이 있다.  땅의 경우 자연적으로 역사적으로  주어진 국토면적
이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성질도 있다. 간척사업으로 농토나 공장용지가 늘
어나는 예는 있지만 그 면적은 국토면적에 비하면 아주 작은 비율에 불과한 것이다.
  또, 부동산은 동산처럼 공급을 마음대로 늘릴 수 없기 때문에 그 값이 매우 비싼 것
이 일반적이다. 오랜 세월 동안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서 집을 장만하고, 많은 돈이 필
요할 때 집을 팔아 조달하는 것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즉, 부동산은 경제적 가
치가 축적되어 있는 자산이며, 실물자산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부동산을 어떻게 사고 파는가
  부동산은 대체로 사고 팔리는 가격이 비싼 재화다. 따라서 부동산에 관한 소유를 명
확히 하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등기라는 제도가 개발되었다. 이때 '등기'란 국가

관인 등기소가 등기부에 부동산에 관한 권리관계를 기재하는  것을 말한다. 작게는 수
천만 원에서 크게는 수천억 원이 되는 부동산을 매입하고자 할  때, 등기부 열람을 통
해서 계약 상대방이 진짜 주인인가를 확인한다.
  마음에 드는 주택을 매입하고자  할 때 우선 그  주택의 등기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등기부상의 소유자와 그 집을 파는 사람이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중개업
소를 통해 주택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면 등기소에 거래 사실을 알리고 소유권이 이전
되었음을 반드시 등기부에 기재해주도록 요청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때 거래계약서와 매도자의 인감증명서는 물론 여러 관련 서류를 첨부하여야 한다.
거래당사자들이 직접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법무사에게 관련서류를 넘겨주고 등
기신청을 대리하게 하는 것도 편리하다.
  소유권 외에도 전세권.지상권.저당권 등이 설정될  때도 이를 등기하는 것이 원칙이
다. 그러나 등기를 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해 재산
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즉, 돈을 모두 지불하고 새로운 집에 살고 있어도 등
기를 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자기 물건이 아니다.
* 우리나라 민법 186조는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 변경은 등기
해야 효력이 생긴다"라고 하고 있어,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한 계약 외에도 등기를 해
야 비로소 물권취득의 효력이 발생함을 명시하고 있다.

부동산은 어떻게 빌려주는가
  부동산은 임대하는 경우가 흔하다. 부동산을 소유하면서 직접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
이 있는 반면, 부동산을 소유하지는 않지만 부동산을 이용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도 있
기 때문이다.
  건물이나 땅을 빌려주는 사람을  '임대인'이라 하고, 보증금이나  임대료를 지불하

부동산을 빌려쓰는 사람을 '임차인'이라고 한다. 임대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대부동산의 가격, 즉 임대료가 결정된다.
  주택임대는 월세.전세 등 다양한데 일반적으로  전세가 많다. 전세는 임차인이 임대
인에게 매달 월세를 내는 대신 한번에 전세금을 맡기고 살다가 임대기간이 끝나면 전
세금을 돌려받는 임대차의 한  유형으로 우리 나라에만 특이하게  존재하는 관행이다.
이 경우 소유주가 바뀌면 임대권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 건물의 경우 건물 자체가  매매되면 임차인은 새 주인의 요구가 있
을 때 원칙적으로 건물을 반환해야 한다.  그러나 임대 계약이 종료되지 않았으면 '주
택임대차 보호법'에 의하여 주택의 소유가 바뀌어도 계약이  끝날 때까지 종전의 임대
차관계가 지속된다. 물론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은 어떠한 권리보다도 가장 우선하지만
주택이 삶의 터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법적으로 집 없는 서민들을
보호하고 있다. 때문에 집을 사고 팔 때는 그 집의  등기부를 확인하여 임대차 관계나
저당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왜 자기 땅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는가
  자본주의체제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개인의 소유  권리는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지만
이용에 관한 권리는 제약을 가하고  있다. 이것은 부동산이 다른 물건과  달리 쓰이는
용도에 따라서 주위 환경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잇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교 부근에
유흥업소가 들어서면 교육상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며, 주택가  한가운데 연탄공장이
들어서면 연탄 먼지로 온 동네가 시커멓게 될 것이다.
  이렇게 부동산은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서로  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물이
나 땅의 이용 용도에 대하여 법으로 규제를 하고 있다. 자기 집을 짓더라도 자기 마음
대로 지을 수 없으며, 적정한 수준인가에 대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좀더 크게 눈을 돌려보자. 공항이나 항만.도로.발전소.공업단지 등 각종 시설은 어

에 들어서는 것이 가장 좋을  까? 또, 어떤 종류의 토지나  건물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세금을 내게 하는 것이 국가 전체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될 것인가? 결국 우리 국토를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것인가가 규제의 초점이 된다. 국토를 한번 잘못
쓰고 나면 다시 고치기가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가지의 법이 부동산의 소유.거래.이용에
대해 규제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국토 환경을 고려하여 일정한 지역을 그린벨트나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있
다. 또한 기본 생존에 필요한 농산물 생산을  위하여 절대농지를 지정하여 용도변경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땅이나 건물을 사거나 지을 때 관련된  법규를 상세히 알고 전
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낭패보는 일이 없다.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은 투기꾼 때문인가(?)
  우리는 흔히 부동산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엄청나게 뛴다고 걱정하며, 부동산
가격이 비싼 이유를 투기꾼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일반적으로 '투기'*라는 것은 생산

동에 기여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차액만을 노
린 매입을 말한다. 예를 들면 스스로 살 집도 아니면서도 두세 채씩 사들여 가격이 오
를 때 파는 행위를 투기라고 한다.
* '투기'는 매매차익을 노리는  비생산적인 행위라는 일반론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경제학자들도 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투기는
자원배분이 효율적으로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는 논문(1961)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투기 행위는 부동산에 대한 수요를  실제 경제활동에 필요한 수요보다 증가
시켜 부동산 가격을 필요 이상으로 상승시킨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장
기적인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 나라는 세계적으로 전례없이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주
택과 공장, 그리고 상업.업무용 건물 등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으나 국토는 한
정되어 있어 땅에 대한 수요증가에 비해  부동산의 공급부족 현상이 초래되어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경우 가격이 상승하는 것과  같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공급부족은 가격상승을 초래한다. 더구나 부동산은 다른 상품과는 달리 수
요가 크게 늘어난다고 해도 공급은 수요만큼 빨리 늘지는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부동산 가격은 단기적 투기에 의해 상승한 요인도 있지만, 그
보다는 경제성장에 따른 부동산의 수요 증가가 공급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토지 공개념
  부동산 가격은 본질적으로 시장원리에 지배를 받는다. 그러나 토지는 일정하게 한정
되어 있고 다른 상품처럼 공급량을 증가시킬  수 없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공동재산의
개념을 적용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1980년대 말 토지공개념제도가 도입
되었다.
  '토지공개념'이란 우리 경제체제의 근간인 사유재산권 보장의 이념에도 불구하고 토
지에 대해 공공복리를 위해서 여러 가지 제약을 가하는 것이 가능하고, 또 합당하다는
국민들간의 합의에 의해서 도입되었다. 정부는  토지 투기를 막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그리고 국민간에 공평하게 이용하기 위해서 여론 수렴을 거쳐 토지공개념제도를 마련
했다.
  이 토지공개념제도에는 택지소유상한제, 개발부담금제, 토지초과이득세가 있다. '토

소유상한제'란 어느 한 사람이 너무  많은 땅을 보유하여 나머지  사람들이 집을 지을
땅이 모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집을 지을 땅이  상한면적을 넘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또, '개발부담금제'는 개발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임야나 농지가 택

나 관광지로 바뀜에 따라 땅값 상승으로 얻게 되는 개발이익에  대해 정부가 개발 인.
허가를 내줄 때 미리 개발이익을 추정하여 그 50%를 개발부담금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토지초과이득세'란 직접 개발이 되지 않으면서 인근의 땅이 개발되어 어부

리로 땅값이 올라 이득을 보게 되는 유휴토지가  투기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휴토지 땅값의 상승분 중 절반을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제도를 말한다.
  '토지초과이득세'는 적용 대상의 기준이 복잡하고 세율이 다른 세금들에 비하여 너

불공평하게 높아 도입 당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고, 해당 납세자의 거센 저항에 부딪
혔다. 1994년 헌법재판소가 토지초과이득세에 대한 헌법 불합치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인디언은 결코 손해보지 않았다!
  신대륙을 찾은 유럽인들이 맨 먼저 도착한 곳은 지금의 뉴욕시 한복판인 맨해튼 섬
이었다.
  미국 땅 전체처럼 맨해튼 섬도 원래 인디언의 소유였다. 맨해튼 섬을 중심으로 유럽
인들이 모여들고 상거래가 흥하자 재빠른 네덜란드인들이 인디언들로부터 이 섬을 사
들이기로 했다.
  흥정의 결과 네덜란드인은 위스키 몇 병에 양피  몇 장, 총 몇 정 그리고  단 몇 십
달러에 해당하는 돈으로 맨해튼 섬을 매입했다. 그로부터 200년이 지난 몇 년 전에 인
디언들은 맨해튼 섬에 대해 소유권 반환 소송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유는 네덜란드인
들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것이다.
  재판은 열려보지도 못한 싱거운  사건으로 끝났지만, 한 회계사가  이색적인 주장을
하고 나섰다. 그 회계사의 계산에 의하면 인디언들이 받은 맨해튼  땅 값을 모두 은행
에 저금했다면 20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이자에 이자가 복리로 붙어 맨해튼 섬 전
체를 사고도 남는 액수가 된다는 것이다.
  땅 소유권과 가격시비는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히는, 그러나 매우  중요한 경제문제
다. 왜 그럴까?

부동산 거래도 자기 이름으로
  토지공개념 제도 외에 최근 '부동산 실명제'가 도입,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는  부

산을 취득.보유할 때 자기 이름으로만 등기해야  한다는 제도다. 그런데 누가 자기 이
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기할까 의아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가 너무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세금이 많이 나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또는 농민이 아닌 사람이 농민의 이름으로  농지를 매입하거나 기업이 공장용지
를 임직원 명의로 매입하는 등 부동산을 남의 이름으로 사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1995년 초에 도입된 부동산실명거래제는 이렇게 남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사거나 소
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동시에 숨어있는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게 하였다. 부동산실명제
는 부동산에 관한 소유관계가 명확히 드러나게 함으로써 부동산의 거래질서를 바로잡
고 각종 토지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17) 주식가격은 우리 경제의 거울이다
영화구경
지선 : 진영아, 나야 지선이!
진영 : 잘 있었니? 근데 웬 일이야?
지선 : 너 토요일 날 영화 보러가지 않을래?
진영 : 좋지! 근데 니가 웬 일이냐? 영화를 다 보자니....
지선 : 우리 아빠가 표를 구해주셨거든.
진영 : 참, 우리 엄마가 그러시던 걸 ..., 너희 아빠가 이번에 사장님이 되셨다고? 축

한다. 그럼 네가 나중에 여 사장님이 되는 거냐?
지선 : 무식한 소리! 우리 아버지는 경영만 할 뿐이지 회사의 주인은 아니야!
진영: 그래? 그럼 누가 주인이야?
지선 : 그야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지.
진영 : 증권회사에서 파는 주식을 산 사람들 말이지? 그럼 나도  너희 아빠네 회사 주
인이 될 수 있겠네? 주식만 사면 말이야?
지선 : 말씀이라구. 너 말 나온 김에 잘됐다. 너희 아빠한테  얘기해서 우리 아빠 회

주식 좀 사시라고 해!. 요번에 공장을 새로 짓는 데 돈이 필요하다고 하시던 걸.
진영 : 그래? 돈이야 은행에서 빌리면 되는 거 아닌가? 왜 귀찮게 주식을 팔어?
지선 : 어...그야...글세, 뭔가 이유가 있겠지 뭐.
진영 : 그리구 말이야. 우리 아빠가 언젠가 그러셨는데  주식은 도박이래. 절대 해서

안 된다고 하시던 걸.
지선 : 너 기분 나쁘게 자꾸 그런 소리 할래. 싫으면 싫다고 하지. 그리고 주식이 위

하다구.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을 거야.
진영 : 그럼 제가 한번 알아봐. 해도 괜찮겠다 싶으면 생각해볼게.
지선 : 웃기네. 니가 무슨 돈이 있어서? 아무튼 토요일 날 보자.
진영 : 그래, 안녕!

기업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는가
  기업은 이윤을 얻기 위해 생산활동을 하는 경제주체이다.  작게는 집앞에 있는 작은
슈퍼마켓에서부터 크게는 자동차회사나 제철소와 같은  대규모 기업에 이르기까지 기
업의 규모와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이렇게 규모와 형태는 달라도 땅을 사고, 기계를 들여놓고, 물건을 시장에 운반하
고,
TV나 신문에 광고를 하는 등 모든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돈(자금)이 필요하다.
  물론 동네의 슈퍼마켓과 같이  작은 규모의 기업은 어느  한 개인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조달할 수도 있지만 자동차회사나 제철소 같이 대규모의 기업은 어느 한
개인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충당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업은 투자
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 등으로부터 빌리거나 채권이나 주식 같은 증권을 발행해 충당
하게 된다.

채권과 주식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기업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 언제 어떻게 갚겠다는 약속을 하고 담보물도 제
시하기도 한다. 또, 빌린 자금에 대한 원금은 물론 이자도 지불해야 한다.
  채권이나 주식 등의 증권도 기업이 남으로부터 돈을 빌려왔다는 증거물이다. 여유자
금이 있는 사람이 돈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 돈을 건네주고  그 증거로 받는 것이다.
그리고 증권은 은행으로부터 빌려온 돈과는 달리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교환이 가능
하다. 서로 사고 팔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채권과 주식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첫째,  투자자들의 기업경영에 대한
참여 여부에서 차이가 있다. 채권을 구입한 투자자는 약속된 이자와 원금만을 받게 될
뿐 기업의 주인도 아니며, 기업의 경영에도 참여할 수가 없다. 이에 반하여 주식에 투
자한 투자자는 그 기업이 경영을 잘하고 있는지를 주주총회를 통해 보고받게 되며, 경
우에 따라서는 기업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수에 비례하
여 기업의 주인행세를 할 수 있다.*
* 주주들은 자기가 가진 주식의  수만큼 기업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우리가 투표를
할 때는 한 사람이 한 표만을 행사하지만  기업의 주주총회에서는 주식 한 주마다 한
표의 권리가 주어지게 된다.
  둘째, 투자수익을 얻는 방법의 차이다. 채권은 기업의 이익과 손실에 관계없이 빌려
준 돈에 대한 대가인 이자의 지불이 약속된 반면, 주식은 채권투자처럼 확실하게 이자
의 지급을 약속한 것이 아니다. 다만, 자기가 투자한 기업의 경영 성과에 따른 이익배
당을 받게 된다.
  셋째, 투자 원금에 대한 보장여부다. 채권은 약속된 만기일에 투자 원금을 지불하겠
다는 확실한 보장을 하고 있는 반면, 주식가격은 크게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으
므로 이에 대한 거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결국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약속된 날짜에 갚아야 하
는 부채이다. 그러나 주식발행을  통산 자금조달은 채권이  아닌 기업의 자산이 된다.
이와 같이 주식은 부채를  늘리지 않고 기업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자금을 마련해
준다.

주식 가격은 왜 변하나
  한여름 수박 값이 뛰고 486 컴퓨터  값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것처럼 모든 물건들은
그 물건을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의 많고 적음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
린다. 한여름에 수박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팔 수박이  적다면 수박 값은 오
를 수밖에 없다.  또, 날이 갈수록  고성능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컴퓨터 시장에서
486 컴퓨터를 팔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작아지게 된다.
  주식도 사고 파는 원리에 따라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주식을 팔려는 사람에 비해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주식값이 올라가고, 팔려는 사람에 비해 사려는 사람이 적을 때
는 주식값이 떨어진다. 그러면 왜  주식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의  행동이 계속
변동하는가? 기업의 주식값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기업의 영업실적 때문이다. 주식 가격은 기업의 영업실적이 좋고 나쁨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기업이 히트 상품을 개발하여 많은 이익을  남긴다면 그 기업의 주
식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주식가격은 크게 뛸 것이다. 그러나 기
업이 실수로 큰 손실을 보게 되었을 때는 주식가격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둘째, 주식시장 내부의 문제가 주식가격에 영향을 준다. 은행.보험.투자신탁 등  주

시장에 영향력이 큰 금융기관의  움직임이나 정부의 증권정책이  주식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정부가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투자한도를 늘려주어  외국 돈이 많이 들
어오게 된다면 주식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게 된다.
  셋째, 주식시장 외부의 움직임도 주식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외 정치.사회

변화, 금리의 움직임, 경기변동 등은 주식가격에 민감한 영향을 준다. 한보사건과 같

대규모 사회적 스캔들로 정치가 불안해지고  기업들이 연속적으로 망하면서 주식시장
에 나쁜 영향을 미쳤고, 주식 가격은 연일 큰 폭으로 떨어진 바 있다.

왜 주식투자를 하는가
  주식 가격은 끊임없이 변동한다. 여유자금을 투자하여 이익을 기대하는 사람의 입장
에서 볼 때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위험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때맞춰 이자
를 지급하고 후에 원금을 되돌려 주겠다고  약속하는 채권투자와 비교할 때 주식투자
는 위험한 투자가 된다.
  그렇다면 백이면 백 모든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한 채권투자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닌
가?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주식투자를 통
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영업실적이 우수하고 여러모로 건강한 기업의 주식에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큰 위
험없이 많은 이익을 남길 수도 있다. 이런 주식투자는 투자자 개인에게 이득이 되기도
하고, 기업발전과 국가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 우리 부인 말만 들었지
  어떻게 하면 주식투자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가? 이것은 모든 투자가들의 관심이
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본질적으로 예측이  어렵다. 정확한 예측을 하기도 어렵거니와
주가의 변동 예측이 가능하다면  주식시장 자체가 성립되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투자가가 가장 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살 것이며, 나머지는  모두 거래가 되지 않
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 관한 한 경제학자나 경영학자도 별 쓸모가 없다. 오죽하면 주식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말로 "경제학자가 사는 주식은  피하라"라는 격언이 있겠는가. 하지만 예
외가 있다.
  케인스는 경제학의 대가이면서도 주식으로 큰 돈을 번  사람이다. 케인스가 한 대학
의 재정담당으로 학교 기금의 주식투자를 맡았는데 손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익도 보지 못했다. 학교는 물론 케인스의 말을 듣고  주식을 샀던 동료 교수들
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하자 케인스에게 그 원인을 물었다.
동료교수 : 아니 자네는 주식으로 큰  돈을 벌었으면서 자네 말을 듣고  산 우리는 왜
이 꼴인가.
케인스 : 자네들이야 내 말을 듣고 주식을 샀고, 나야 우리 부인 말을 듣고 샀으니 그
렇지. 나는 주식투자 할 때 우리 부인 말만 듣네.
 
      6. 세계경제는 매일 가까워진다
    18) 국제무역을 해야 하는 까닭
아빠가 더 잘 하시는데
  지선이 아빠는 비서보다도 타자를 훨씬 더 잘 치신다. 그런데도 아빠 사무실에 가면
늘 비서 언니가 타자를 치고 있다. 지선이는 이것이 궁금했다.
지선 : 아빠! 아빠가 더 잘 치시면서 왜 비서 언니한테 시켜요?
아빠 : 아빠가 칠 수도 있지만 그 시간에 아빠는 회사 경영에  신경을 쓰는 것이 회사
로 보아서 더 이득이기 때문이란다. 아빠가 비싼 월급을 받으면서  타자 치는 일에 시
간을 빼앗기기보다는 비서 언니가 타자를  치고, 아빠는 훨씬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들이는 것이 회사에 더 유익하지 않겠니?
지선 : 아하! 학교에서 배운 '비교우위원리'하고 똑같은 얘기네요.
아빠 : 이런 원리는 회사에 적용되는  것은 물론 국가간의 무역에도 적용되고, 그래서
국제거래가 가능한 것이란다.

무역 없이는 못살아
  교통.통신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지구촌이 좁아져 가면서 국제거래도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기술개발로 다기능을 갖춘 제품이 여러  나라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도
국제거래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1997년 각 나라의 국제무역이 GNP에서 차지하는 비
중을 보면 한국64%, 미국20%, 일본18%, 독일 41%, 영국45% 등 상당히 높다.*
* 해외부문의 비중을 나타내는 교역액(수출+수입) 대 국내총생산의  부중을 '개방도'

고 한다.
  과거에는 원료.소비제품 등 일반적인 상품이 국제  거래의 주요대상이었고 오늘날에
는 노동.자본.기술 및 서비스까지 거래의 대상이 되면서 국제 거래액의 규모도 급격히
늘어났다.
  일반 상품의 경우 이전에는 주로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상품을 이동시켜 왔으나, 지
금은 관광상품과 같이 소비자를 상품(관광지)이 있는 곳으로 오게 하여 소비하도록 만
드는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과거 자연조건에만  의존하던 관광산업도 이제는 다
양한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외화를 벌어들이는 굴뚝  없는 산업으로 그 위상을 높여
가고 있다.
  또한 우리 나라에 최근 외국인 근로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데서 볼 수 있듯이 노동
력도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국가로 이동한다. 자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기업이 외
국 현지 공장을 선호하듯이 보다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국가로 이동하게 마련이다.
기술은 눈에 보이는 상품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기술 사용에 대한 로열티는 중요한 거
래대상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금융.보험.운송 등  서비스업도 국제 거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렇듯 모든 나라가 국제무역을 행하지 않고는 경제 활동을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왜 국제 무역을 하는가?
  그렇다면 왜 우리가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쓰지 않고 번거롭게 다른 나라에서
사다 쓰는 것일까? 또, 어떤 나라는 자동차나 컴퓨터를 생산하여 수출하는데, 어떤 나
라는 옷만 만들어 수출하는 것일까?
  언뜻 생각하면 우리가 둘 다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좋을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앞에서 설명되었던 것처럼 경제의 기본 원칙은  최소의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
한다는 것이다.
  개인간의 거래와 마찬가지로 국가간의 거래도 어느 한 나라만 이득을 보고 다른 나
라는 무역을 통해 이득을 보지 못한다면 국제무역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국제무역
은 수출국은 물론 수입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한국과 필리핀이 각각 컴퓨터와 바나나를 생산하는데, 우리 나라는 컴퓨
터를, 필리핀은 바나나를 싸게 생산할 수  있다고 하자. 이러한 상황을 한국은 컴퓨터
생산에 있어서 필리핀보다 '절대우위'를 갖고, 필리핀은  바나나 생산에 있어서 한국

다 절대우위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이 컴퓨터와 바나나를 모두 필리핀보다  싸게 생산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은 만들어 팔기만 하고, 필리핀은 사서 쓰기만 하게  될까? 꼭 그렇지는 않
다. 예를 들어 컴퓨터는  한국이 필리핀보다 50%  정도 싸게 만들 수  있고 바나나는
10% 정도 싸게 생산할 수 있다고 하자.
  이때 우리 나라에서는 컴퓨터를 생산하고 필리핀에서는 바나나를 생산하여 서로 교
역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왜 그럴까?  우리가 바나나를 생산할 때보다
필리핀에서 수입하면 바나나값은 더 비쌀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바나나 생산에 쓰일
돈과 인력을 컴퓨터 만드는 데 쓰면 훨씬 큰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비싼 바나나
를 사먹더라도 컴퓨터 생산에 주력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된다.  필리핀은 말할 것도 없
이 바나나를 생산해서 우리에게 팔  때는 컴퓨터를 만들려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
경우 한국은 컴퓨터에, 필리핀은 바나나 생산에 '비교우위'에 있다고 한다.

국제 무역은 자유로워야 한다
  이처럼 국가간의 무역은 무역 당사국에게 커다란 이익이  된다. 따라서 국제 무역의
이익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국제 거래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들이 국제 무역을 규제하는 '보호무역정책'을 쓰고 있다. 무역규제 중 가장 대표

인 것이 관세다.
  예를 들어 환율이 1달러당 1000원일 때, 미국에서 월풀  냉장고 구입 가격은 1200달
러(약 120만 원) 정도인데 국내 백화점에서는 250만 원(약 2500달러)에 팔리고 있다
면,
이는 대부분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 때문이다. 만일  국내 백화점에서도 미국 백화점과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될 수 있다면 월풀 냉장고는 훨씬 많이 팔릴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판매가격이 높아질 것이고, 상대적으
로 국산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국내시장에서 덜 팔리게 된다.  결국 자국
생산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수입품의 국내 판매가
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
  한 국가가 보호무역을 채택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아직 외국의 유명한 기업들
과 경쟁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산업(유치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경제발전
초기단계에 있는 개발도상국 기업들은 아무런  제약없이 국제시장에서 선진국 기업들
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의 경쟁력이 강하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외국기업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장사하는 것을 어렵게 하거나 아
예 못 들어오게 하여 국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보호 무역을 주장하는 논리는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으나 문제는 자국 기업
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도 계속 외국기업의 진출을 막으려  한다는 점이다. 한 나
라는 관세를 낮춘 반면 상대 국가는 이런 저런 이유로 관세를 낮추지 않거나 그 시기
를 늦추게 되면 먼저 낮춘 나라는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이처럼 각 나라가 자국에만  유리한 무역정책을 실시하다  보면 무역마찰로 이어져
심하면 상대국 상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는 등  무역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친구
들끼리의 사소한 다툼도 자주 부딪치다 보면  아주 심각한 사이로 발전하듯이 국가간
의 관계도 심각해질 수 있다.  처음에는 약간 자국에 유리한 관세를  부과하지만 상대
국가는 이에 보복하여 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하게 되고, 이는 또 다시 더욱 높은 관세
로 보복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이와 같이 상호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무역 상대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모두 손해를 보는 나쁜 결과를 낳게 된다.
  세계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국가간의 상호  의존도가 높아져 가고 있는 현실에
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있어 더 이상 우리 속에서 보호하느냐, 또는 우리
밖의 밀림에서 생존경쟁에 헤쳐나가게 하느냐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모든 기업들이 밀림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세계화의 논리다. 외국
기업들과 경쟁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을 때는 과감히 시장을 개방해야 자국 기업도 세
계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자유무역은 일시적으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손해를 끼칠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온다.
  따라서 보호무역정책은 그 경제적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짧으면 짧을수록
바람직하며, 무조건 보호나 혜택 감정에 휩싸인 무역 정책은 피해야 한다. 국제무역은
자유로울 때 가장 효율적이며, 자유무역은 무역에 참가하는  모든 나라가 승자가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국제수지는 장기적으로 균형으로 수렴된다
  국제수지표는 일정기간 한 나라가 다른 나라들과 거래한  실적을 기록한 표다. 간단
히 말해 우리 나라에 들어오고 나간 재화와 서비스, 자본 등의 액수를 기록한 것인데,
들어온 돈이 나간 돈보다 많을 때는 국제수지의 흑자, 반대의 경우는 국제수지의 적자
라고 부른다.
  신문지상에서 자주 언급되는 대표적인 국제수지는 경상수지다.  경상수지 중에서 가
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상품수지다. 상품수지란 우리 나라가 매년 상품을 만들어
수출함으로써 벌어들이는 소득과 외국이 만든 물건을 수입하기 위해 지출하는 액수의
차이를 말한다.
  한편 국가간에는 물건을 사고 파는 것 외에 기술을 사고  팔거나, 해외 관광 등으로
소득과 지출이 발생하고 이자나 운송료 및 대외원조  등과 같은 일에도 돈 거래가 생
긴다. 이와 같은 추가적인  돈의 흐름을 서비스수지,  소득 수지 및 경상이전수지라고
한다.*
* 국제수지 분류기준이 바뀌었다
  1998년 1월부터 국제수지분류 통계가 국제통화기금(IMF)기준에 맞춰 새로 바뀌었다.
새로운 국제수지표는 미국, 일본 등 선진 8개국이 이미 채택하고 있다.
  기존의 경상수지, 자본수지, 금융계정 등으로 구성된 편제 중에서 금융계정을 폐지

고 대신 외환보유고 변동만 '준비자산증감'으로  집계한다. '준비자산증감'이란 각종

외거래의 결과로 발생한 우리 나라의 외환보유액의 변화를 계산한 것이다.
  이중 경상수지도 무역수지, 무역외수지, 이전수지로  분류되었던 것을 상품.서비스

지, 소득수지, 경상이전수지로 바꾸었다.
  무역수지에 포함되었던 상품수지와 무역외수지의 일부였던  서비스 수지를 합해 상
품.서비스수지로 집계하고 무역외수지 중 소득수지를 따로 분리했다.
  일정기간 동안 벌어들인 돈과 써버린 돈의  크기에만 관심을 둔다면 경상수지의 적
자는 나쁜 것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자본이 부족한 나라가 경제발전을 위하여
많은 투자를 할 경우, 외국에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상품을 팔아서 벌어
들이는 돈보다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고 또한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
하는 돈이 더 커지게 되므로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한다. 이러한 적자를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되지만 결과적으로는 경제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단기간 동안의 경상수지에만 관심을 갖기보다 경상수지 중에서 투자로 활용
되는 돈이 어느 정도인지 고려하여 장기적으로 흑자인지 적자인지를 따져 봐야 한다.
  한편 최근 국제거래 중 수출.수입 등과  같이 물건을 통해 거래하는 것(실물거래)보
다 증권투자와 같이 돈을 직접 거래하는(자본거래)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국제거래 가운데 자본거래의 비중이 9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실
물 거래(경상수지)뿐만 아니라 장기적 투자를 목적으로 하거나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
여 차익을 남기려고 움직이는 자본거래(자본수지)를 모두  고려한 '종합수지'에 관심

기울여야 할 것이다.
  종합수지는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합이므로 비록 경상수지가 적자일지라도 종합수
지가 지속적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 일시적인 경상수지의 적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외국에서 빌려온 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경제가 발전하지
못하고 적자가 지속된다면 국제신뢰도가 저하되어 외국으로부터의 자본유입이 중단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국가는 외환 위기에 빠질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경상수지의
적자는 바람직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경상수지의 흑자 역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지속적인 국제수지의 흑자는 미.일간의 무역분쟁에서 볼 수 있듯이 교역 상대
국과의 무역 마찰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단기적으로는 국제수지의 적자와  흑자가 번갈아 나타나겠지만 장
기적으로는 국제수지가 균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단기적으로는 국제수지의 적자와  흑자가 번갈아 나타나겠지만 장
기적으로는 국제수지가 균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다.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환율은 외국 돈으로 표시한 우리 돈의 가격이다. 다시 말해 우리 돈과 외국 돈을 맞
바꾼다면 얼마에 바꿔야 할지를 정하는 교환 비율이다. 환율은 상품의 가격 결정과 마
찬가지로 외국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관계에 의해 이루어진다. 국민들이 외국 돈을
많이 가지고 싶어하면 외국 돈의 가결, 즉 환율이 올라가고  반대인 경우 환율이 떨어
진다.
  예를 들어 많은 기업이 평소보다 미국에 수출을 많이 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그 기업들은 필요 이상으로 달러화가 많아졌으므로 외환시장에서 처분하려고 할 것이
다. 이런 경우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를 사려는 사람들보다  달러화를 팔려고 하는 사
람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므로 달러화의 가격, 즉 환율이 하락(상대적으로 우리 돈의 가
치는 상승)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수입이 많아지게 되는 경우 환율은 상승하게 될 것
이다.
  이처럼 환율 결정이 수출 또는 수입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간단히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환율의 변동을 설명하는 이론들을 살펴보면 아주 다양한데 이는 크게 재
화 및 서비스의 수출입 등과 같은 경상거래를 중요시하는 견해와 해외 직접투자, 증권
투자 등과 같은 자본거래가 중요하다는 견해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경상거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구매력평가설'

다. '구매력평가설'이란 같은 상품이 세계 어느  시장에서나 같은 가격으로 거래되어

한다는 원칙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면 코가콜라 캔 음료가  미국에서 개당 1달러에 팔
리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500원에 팔리고 있다고 하자.
  만일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이라면 1달러를 가지고  미국에서는 한 개밖에 못 사는
반면, 우리 나라에서는 두 개를 살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나라에서 훨씬 싸게 팔리고
있으므로 코가콜라를 싸게 구입하여 미국에 비싸게 팔면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다. 따
라서 우리 나라와 미국 간에 코카콜라의 가격이 서로 다르다면 코카콜라는 계속 우리
나라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는 없으므로 환율이 1달러당 500원으로 바뀌게
될 때 미국이나 우리 나라에서나 1달러를 가지고 한 개밖에 살 수 없게 되어 두 나라
간의 콜라 가격이 같게 된다. 이처럼 '구매력평가설'은 두 나라 사이의 물가 수준의

이에 의해 환율이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둘째, 자본거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견해는 '이자율평가설'로 압축된다. 여유 자금

가진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한다고 하면 우리  나라 주식에 투자할 때 얻게 될
수익이 미국 주식에 투자할 때보다 훨씬 적다면 당연히 미국 주식에 투자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국에 있는 투자자들도 우리 나라  주식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미국 주
식에 투자할 것이다. 따라서 투자 자금이  우리 나라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게 되고, 미
국 금융자산(주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미국  달러화의 가격, 즉 환율이 올라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자본 이동이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으므로 환율이 적절히 조정되어
어느 곳에 투자하더라도 수익률이 같아지도록 할 것이다.
  이처럼 어느 곳에 투자하든지 그에 따른  수익률이 같아지는 경우를 이자율 평가가
성립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자율평가설'에 따르면 우리  나라에서 수익률 또는 이자

이 높아지면 환율이 하락하고, 반대로 수익률 또는  이자율이 낮아지면 환율이 올라가
게 된다.

환율이 자유롭지 못하면 외환위기의 원인이 된다?
  앞에서는 환율이 외환시장의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변동하는 것처럼 설명했다. 그러
나 실제로는 외환시장이 자유롭게 가능하도록 각국 정부가  가만히 두고 보질 않는다.
정부의 개입 여부에 따라 여러  가지 환율제도를 구분할 수  있는데, 환율이 자유롭게
결정되는 환율제도를 '변동환율제도'라고 한다. 반면 정부가 외환시장을 완전히 통제

정부의 목표대로 환율을 정해 놓는 경우를 '고정환율제도'라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1997년 12월부터 완전한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각 나라들은 순수하게 환율이  외환시장에 의해서 결정되도록 놓아두기
보다는 환율정책을 통해 환율을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시켜 수출  촉진 등 여러 가지
정책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에서 만든 가방이 5500원이라고 하고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이
라고 한다면, 이 가방이 미국 시장에서는 5.5달러에 팔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라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1달러에 1100원으로  바뀌도록 만들었다면, 이제
그 가방은 미국에서 이전보다 싼 5달러에 팔릴 것이다. 그  결과 우리 나라 물건을 미
국에 파는 양, 즉 수출이 늘어나고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수입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무역정책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 나라에 유리하도록 환율을 바꾸는 정책은 다른 나
라에 피해를 주게 마련이므로 상대국가로부터 보복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여
건에 어긋나게 인위적으로 환율을 변화시켜 통상마찰을 야기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시장여건에 부응하여 환율이 자유롭게 변동되게  하지 못함으로써 최근 외환위기를
경험한 나라로 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을 들 수 있다.
 
    19) 세계경제는 매일 가까워진다
Good Bye My Friend, Emily
  오늘 에밀리가 떠나는 날, 아침 일찍부터 지선이는 에밀리가 짐을 꾸리는 것을 돕고
있었다. 사업차 방문한 아빠를 따라온  에밀리와 함께 지낸 3주는  지선이에게는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에밀리의 가방에 호돌이 인형을 넣어주면서 지선이는 눈물을 글
썽였다.
지선 : Bye, Emily.
에밀리 : So long, Jisun. It's been a fantastic summer.
지선 : I hope I see you again soon.
에밀리 : So do I. I will miss you so much, Jisun.
  에밀리를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빠 : 섭섭하니? 그 동안 서로 정이 많이 들었던 모양이구나.
지선 : 아빠! 케니 아저씨 언제 또 오신대요?
아빠 : 아마 곧 다시  올거야. 케니 아저씨 회사가  우리 나라 전자회사와 합작투자를
하거든. 그러니 이제 서로 방문할 일이 많아질 거야.
지선 : 미국에는 그런 제품 만드는 회사가 없나요? 왜 우리 나라까지 온대요?
아빠 : 미국에도 있지. 그렇지만 우리 나라 기업과 함께 만드는 것이 유리하니까 투자
하려고 하겠지.
지선 : ......?
아빠 : 어쨌든 아빠도 미국을 방문할 일이 많아질테니 기회가 되거든 함께 에밀리한테
가자꾸나.
지선 : 끼약! 정말 아빠? 언제? 나 대학가면?
  에밀리와 헤어진 섭섭한 마음에 내내 우울했던  지선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
성을 질렀다.

세계는 하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점차 상호교류 확대되던  세계 경제가 최근 더욱 급격하게 가
까워지면서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되고 있다. 우리 나라만 하더라도 이제 더 이상 세
계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해외여행을 특별한 것으로 생각하지도 않게 되
었고, 유학이나 해외근무로 몇 년씩 나가게 되어도 "잘 다녀와" 정도의 인사가 보통이
다.
  이러한 현상은 교통.통신의 발달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인터넷의 발
달로 해외를 나가지 않고도 세계를 손바닥처럼 훤히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 모 개그맨은 유럽여행을 준비하면서  인터넷을 통하여 항공권은 물론 호텔
도 예약하고 지하철이나 버스까지 미리 훤히  알고 국내여행을 하듯 유럽을 구경하고
왔다고 한다. 그는 아프리카까지 그렇게 다녀올  예정이란다. 외국은 이제 더 이상 낯
설음이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경제도 이제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국
제무역은 경제발전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다.  각 나라의 경제활동에서 무
역은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고, 경제는 개방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6.25전쟁 직후 미국의 원조가 거의 유일한 대외 거래였다. 그러나 지금은 수출과 수입
을 합한 총 무역량이 우리 나라 GNP의 약60%에 달할 정도로 세계 경제와 밀접한 관
련을 맺고 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영어 속담에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라"(Do in Rome as the Romans do)라는 표
현이 있다. 즉, 어떤 곳에 가든지 그 지방의 풍습을 따르라는 것이다. 국제거래라는

은 두 나라 이상이 관련되는 것이므로 어느  나라의 법을 따라야 하는지가 외교 문제
가 된다. 뿐만 아니라 각 나라가 서로 자기 나라에  유리하게 국내법을 적용하기 시작
하면 국가간 마찰이 발생된다.
  예를 들어 지선이네 반에서 담임선생님이 시험을 볼 때 필요한 경우 참고서를 꺼내
도 좋다고 말씀하신 반면, 진영이네 반 담임선생님께서  이러한 행위를 부정행위로 처
벌했다고 하자. 각 반이 따로 시험을 치고  각자가 성적을 매길 경우, 반마다 다른 규
칙을 적용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종합시험 때는 모든 반이 한꺼번에 같은 문제를 가지고 시험을 치고 성적도
전체적으로 한꺼번에 매긴다면 진영이네 반 아이들은 "우리들만 손해볼 수 없다. 전체
적으로 동일한 규칙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국제거래에서도 마찬가지다.
  국제거래가 없을 때는 나라마다 그 나라 안에서 공정한 규칙, 즉 그 나라의 법만 따
르면 된다. 그러나 여러 국가가 동시에 관여하는  국제거래에서는 한 나라에만 적용될
수 있는 법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공통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로마법이 아니라 세계법을 따르라
  이와 같이 범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국제거래의 기준을 만들고자 노력한 결과
세계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을 체결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합의체로 운영된 GATT는 자유무역의 구현을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모든 나라가 관세, 수입할당제 등 무역장벽을 낮추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야 한다.
  둘째, 모든 나라가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무차별의 원칙이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가 일본 상품에 대해 낮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일본에 대해서만 유리하게 적용할
경우 다른 나라와 무역마찰이 생기므로, 미국.영국.프랑스 등 모든 국가에 대해서도

일하게 낮은 관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셋째, 관세를 올림으로써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혔을 경우 적절한 보상까지 해주어야
한다.
  넷째, 무역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회원국간의 협상과 중재에 의해 해결방
안을 모색한다는 원칙이다.
  GATT는 공식적인 기구가 아니라 여러 나라가 빚은 협정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제
무역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의  합의로 'WTO'(세계무역기구)가   창설되었다.
WTO의 출범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확대되어 오던  자유무역체제가 1980년대 이후
보호무역주의로 변질되어 가던 것을 다시  자유무역체제로 복귀시키려는 노력의 결과
이다.
  특히, WTO는 과거 GATT와는 달리 강력한 권한을 가진  국제기구로서 국제무역에
관한한 UN의 역할을 맡아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국제거래규범을 제정하여 보다 자유
로운 국제무역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우리 동네만이라도
  전세계적으로 자유무역을 확대하는 노력과 동시에 인접해 있는 나라들끼리 그 지역
내에서 자유무역을 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지
역주의라고 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EU(유럽연합)이다. 유럽연합은 경제통합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분야의 통합까지 목표로 하고 있으며, 1999년 1월 통화통합을 미루어
단일통화인 유로(Euro)화를 출범시켰다.
  북미지역에서의  지역주의  움직임은  1993년   미국.캐나다.멕시코 간에   이루어

'NAFTA'(북미자유무역지대)로 구체화되었다. 아시아지역  전체를 포괄하는  지역주의
움직임은 미약하나, 동남아국가들간에 형성된 'ASEAN'을 통한 부분적인 지역주의 움
직임이 일고 있다. 아세안은 최근 회원국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과거와 같은 협의
체에서 자유무역지대로 발전시키는 등 더욱 결속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 외에도
아프리카.남미 등 일부 지역의 인접 국가들끼리 자유무역을 보장하는 지역주의 움직임
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이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무역자유화에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지역주의는 오히려 또 다른 보호무역주의 형태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말 그대로 지역
주의에 의한 자유무역의 혜택은 그 지역에 국한되는  것이지. 다른 지역에까지 제공되
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각 지역들끼리 상호 협
조체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우선 아시아지역의 국가들과 미주지역  국가들간에 이루어진 'APEC'(아.태경제협력
체)은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한다. APEC은 무역 및 투자자유화 등 협력의 성과를 다
른 지역의 국가들에도 무차별적으로 허용함으로써  범세계적 자유화의 진전에 노력하
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은 'ASEM'(아시아.유럽정상회담)을 형성하여 양 지역간의 협력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과 미주지역 국가들 간에도 'TAFTA'(범대서양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하여 상호
자유무역 및 투자보장 등 지역주의의 한계를 지양하려 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간의 협력과는 별도로 선진국 중심의  경제협력기구호서 'OECD'(경제협
력개발기구)가 있다. 우리 나라를 포함하여  29개 회원국으로 형성된 OECD는 자유시
장경제, 다원적 민주주의, 인권존중을 이념으로 하여 회원국간의 경제협조와 개발도상
국에 대한 경제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세계 경제의 발전과 개발도상국의 건전한 경제성
장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OECD는 WTO와 같은 강제성은 없고 단지 정부차원의 협의를 하기 위한 클럽 형태
의 모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G7* 정상회담이나 WTO각료회의, IMF총
회 등에 앞서 OECD이사회가 국제경제문제에 대한 주요 사항에 대해 사전에 협의함으
로써 국제회의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 G7 회원국: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

나부터 변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은 스스로 개혁하는 일이다. 먼저 기업차원에서 과거와 같이 정부와 국민의 지원 아래
성장하고 국내시장에서 보호받던 우물 안 개구리식의 기대는 버려야 한다. 땅 짚고 헤
엄치기보다는 넓고 깊은 세계의 바다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초를 다져야 한다.
  선진국의 유수한 기업들과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경영
과 기업관을 정립해야 한다. 따라서 인력 양성도  전근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노동자
와 사용자가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갖고 동반자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며, 기술개발
에 있어서도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도입이나
모방에 의존하던 상태에서 벗어나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를 통한 신기술 신제품을 개
발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입장에서도 과거와는 전혀 다른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지난 30년간 정부의
주도하에 우리 경제가 성장해 온 것은 사실이다.  어린아이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되었
을 때 부모가 지나치게 간섭하면 오히려 그들은 잠재력을 발휘할 수도 없고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도 어느 정도 성장한  지금까지 정부가 계속 과거와
같이 간섭을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행정의 합리화와 효율성 강화 등을 통해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기
초 사회간접자본의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
건을 마련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향후 전개될 새로운 통산논의가 우리에게 불리하게 전개되지 않도록 능동적으
로 참여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비하여 국내 제도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음을 열면 세계는 우리 것
  경쟁에는 이긴 자와 진 자가 있게 마련이다. 내가 이기기 위해서는 남을 패배시켜야
한다. 그러나 국제경쟁에서 특이한 점은 승자는 있지만 패자는 없다는 점이다. 국제경
쟁에서 승리하면 더 잘 살게 되지만, 다른 나라가 승리해도 우리 나라에 도움이 된다.
즉, 미국이나 일본의 경제가 우리보다  빨리 성장하면 우리 나라  상품의 수출 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결국 우리 나라에도 득이 된다.
  따라서 국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시에 다
른 나라와 적극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곧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의미하는데,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의 적극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첫째, 우리의 경제가 성장한 만큼  그 지위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WTO 등 국제 경제질서를 확립하는  데 수동적인 자
세만을 취했고, 우리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했다. 따라서 국제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
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양자간의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
하고 우리의 이해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을 제고하
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우리 나라의 국제적 경제수준에 걸맞게  의무도 준수해야 할 것이다. 과거 우
리는 전후복구 및 경제개방을 위해 후진국에  주어지는 많은 예외적인 혜택과 국제사
회의 도움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OECD에 가입할 정도로 경제가 성장한 만큼 공
정한 국제적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20) IMF 파고를 넘어갈 지혜를 모으자
IMF와 교실 분위기
지선 : 엄마, 요즘 교실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요. 뭐가 활력이 넘쳐나지 않는 것

아요.
엄마 : 무슨 일 때문일까? 혹시 대학 입시가 코앞에 다가와  모두들 민감해진 것이 아
니겠니?
지선 : 아니예요. 공부도 잘하고  명랑했던 애들이 갑자기 시무룩해지고,  말도 없어

애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엄마 : IMF 여파가 너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 보구나. 정말 걱정이구나.
지선 : .......
엄마 : 어서 빨리 이 IMF 어려움이 사라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이런 일 당한
것도 결국 우리 경제에 어딘가 잘못된 곳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겠니? IMF 위기 극
복 노력은 결국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은가 보더라.
지선 : 정말 할 일이 많겠군요. 잘되어야 할 텐데....

충격의 1997년 12월
  1997년 연말은 캐롤송 대신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국제통화기금)*가  장
식했다. 알찬 한 해의 마무리와 새  대통령의 선출, 새로운 다짐으로 희망차게 출발해
야 할 새해의 분위기는 꿈도 꾸지 못하고, 모두 외환위기의 극복에 매달려야 했다.
  1997년 겨울 우리 경제는 국가부도 위기의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심각한 외
화부족 사태로 1년 내에 지불해야 하는 산더미 같은 단기채무를 같을 수 없게 되었다.
가용 외환보유고가 12월 18일에는 최저 39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고 대미 달러 환율
도 1400원대를 돌파한 후 급격히 상승했다. S&P 등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우리 나라
의 국가 신용도를 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우리의 자력으로는 외환
수급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안이 없었다. 결국 570억 달러의 IMF 구제 금융을 지
원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IMF 경제 위기로 드러난 우리 경제의 문제점
  IMF 경제 위기를 계기로 한국 경제는 여러 가지 문제가 누적되어 온 것으로 드러났
다. 특히 금융, 기업, 정부, 노동부문 등에서의 문제점들이 두드러지게 부각되었다.
  첫째, 해외 자금조달과 운용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국내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은 해
외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와  국내에 높은 이자를 받고 장기로  돈을 빌려주었다.
이 경우 경제사정이 어렵지 않을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기업의 부도사태 등이
발생하면 해외신인도가 급격히 하락하여 대출연장이나  신규자금의 도입이 어렵게 되
어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렵게 되었다.
  둘째, 기업의 비효율적인 중복투자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기업들은 경쟁력있는 핵심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내실을 기하기보다는 방만한 투자를 하여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구민경제 전체적으로 중복투자를 가져와 비효율을 초래한 것이
다. 이에 따라 기업은 기업대로 금융기관대로 부실 상태를 면치 못하게 되었다.
  셋째, 시장이 주는 정보의 원활한 소통과 투명한 거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점
도 문제로 드러났다. 국내기업은 국내시장보호와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 들이 보호막을
유지하기 위하여 로비를 하고,  정치권은 재계와 금융권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투명치
못한 정치자금이 거래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정계와 재계의 밀실협약이 정보의 원활한
소통을 저해하였고, 외국 투자자들에게  국내기업의 경영 투명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넷째, 정부의 경제운용능력, 특히  경제위기 관리능력의 미흡함이  문제로 드러났
다.
부실기업의 처리가 지지부진하였고, 낙후된  금융산업에 대한 개혁인 금융개혁 법안이
유보되는 등 개혁에 대한 의지를 의심받게 되었다.

IMF 자금지원 이후 우리 경제는 어떻게 변했나
  1997년 말부터 한국경제는 여러 가지 극심한 변화의  과정을 거쳤다. 초기에는 무엇
보다도 부족한 외화를 긴급히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동시에 우리의 취약한 경제구조
를 강화하고 악화된 금융기관과 기업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각종 관
련 법과 제도를 새롭게 마련하였다. 외환 보유고의 조기 확충과 각종 구조개혁의 결과
우리 경제는 1998년 하반기 이후 조금씩 경제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금용, 기업, 노동시장, 정부 부문에서 대대적인 구조개혁이 전개되었다.
  부실한 금융기관은 문을 닫거나 다른 금융기관과 합쳐졌다. 또 외국은행에 팔리기도
했다. BIS라는 은행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기준을 과거보다  엄격히 적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비교적 건실했던 다른 금융기관들도 새로운  BIS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총자
산 중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야 했다. 부실한 기업에게도 돈을  빌려줄 수
없게 되었고 금융감독 기능도 강화하였다.
  기업들도 큰 변화를 겪었다.  경쟁에서 낙오된 부실기업이 계속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다 쓰게 되면 건전기업으로 가야 할 돈이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어 경제 전체적
으로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낙오된 부실기업은 신속히 문을 닫게 하거나 다른
건실한 국내외 기업과 합쳐지도록 했다. 그 동안은 이렇게 부실한 기업을 정리하는 데
장애가 많았는데, 이런 제약들을 없애 나갔다.
  일반 국민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인지를 알 수 있게 기업의
정보를 분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소액 주주들도 경영자의  경영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가 강화되었다.
  노동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그간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우리 나라 경쟁력 약화의 요인이었고, 과잉인력을  조정하기 어려운 관행은 경
기 회복 및 산업구조 변화의 걸림돌이었다.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으로 또는 기업의 인
수 및 합병으로 감당한 수 없는 과잉인력이 생길  경우 이를 조정할 수 있는 법이 만
들어 졌다.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라 실업자가 급증하였다.
  노동자와 기업주, 정부 대표가 같이 모여 구체적인  고용조정 대책도 협의하였고 실
업관련 정부의 지출도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정부를 포함한 공공 부문에도 변화가 있었다.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불필요한 규
제는 없애고 꼭 필요하지만 너무 지나친 규제는 완화하였다.
  정부조직에서도 불필요한 인력을 갖고 있는 부서는  그 규모를 줄이거나 새롭게 편
성하도록 하였다. 공기업들도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조치가 취했다. 조직
과 인력을 축소하거나 필요한 경우 아예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한 경우도 있다.
  외국 기업의 국내활동, 외국인의 국내 투자나 외환 취급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
다. 예를 들면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사업의 범위가 넓어졌고, 외국인이 우리 땅을
사거나 주식에 투자하는 데 두었던 제한도 없어졌다. 수입품에 대해서 각종 제한을 줄
이는 한편 여러 나라와 서로 무역하는 데  있어 관세를 내리는 들 자유무역을 강화하
였다.

숫자로 본 우리 경제의 변화
  IMF 구제금융 초기과정을 지나는 동안 우리 경제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
자율은 25.6%까지 오르게 되었고 경제 성장률도 급속히 위축되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
록하게 되었다. 생산 및 투자가 위축되어 일자리가  줄어들고 실업자가 늘어 이전에는
2%대의 실업률이었던 것이 무려 7%대로 늘게 되었다.
  그러나 IMF 구제금융이 1년 지난 후 우리 경제는 안정을 회복해 가는 모습을 보였
다. 1998년 초 25.6까지 치솟았던 이자율은 한자리 수준으로 떨어졌다. 1달러에 2000

까지 지불하던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그 수준이 별 큰 변동없이 유
지되고 있다. 또 무역 수지도 개선되어 1998년 약 4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경상수지
흑자를 나타냈다.
  물가도 1998년 초에 급등세를 보이다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998년에 외국인이 우
리 나라에 직접 투자한 액수가 1997년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경제 개혁작업을 꾸준히 계속
하여 우리 사회 모든 부문이 선진국과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바꾸
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제도만 바꾼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제도를 움
직이는 것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생각이나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기업들은 선진국의 기업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선 선진
국 기업에 배해 지나치게 많은 빚을 줄여야 하고, 수익성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전에는 큰 기업들이 부도 위험에 빠지면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었지만 이
제는 더 이상 정부에 기대해서는 안 된다. 기업하는 사람들도  전과 같이 덩치만 크면
된다는 사고 방식을 버리지 않으면 선진국 기업과 어깨를 겨루며 경쟁할 수 없다.
  금융기관들도 과거와 같이 청탁을  받아 돈을 빌려주던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돈을 빌리려고 하는 기업이  수익성과 장래성이 있는지를 보고,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가려낼 줄 아는 선진적인 금융기법을 도입해야 한다. 이렇듯 효율적인 금
융기관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여전히  우리 경제가 취약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정부는 규제하고 시장에 개입하려 하는 과거의 타성을  버려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
를 지속적으로 없애거나 완화하여 기업들이 하고자 하는 사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직장인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무너지고 있으므로 자
신의 전문적인 능력을 개발하여 언제라도 다른 직장으로 옮길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
야 한다. 그래야만 수시로 해고되고 채용되는 앞으로의 풍토에서 직장생활을 지속적으
로 할 수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IMF 구제금융 이후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
던 외국 기업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누그러지기는 했으나  외국 기업도 국내 기업과
다르지 않다는 열린 의식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외국 기업이라도 우리 나라에서 활
동하면 우선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우리 나라
에 들여오게 되어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이제 세대에 맞지 않는  과거의 것은 과감히 고치고  바람직한 새로운 질서와 사고
방식을 정착시켜 튼튼한 한국 경제를 건설함으로  써 다가오는 21세기를 우리의 것으
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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