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슬픔
여느 아침처럼 일찍 일어나 커피를 끓이고
먼저 거실에 나와 있는 짝지에게 굿모닝 인사를 건넨 뒤
내 사랑 꽃들과 눈 맞춤을 하고
오월의 학교 새 스케줄을 훑어본다.
오늘 오후에
하트 소울 라인 댄스(Heart and soul line dance) 클래스가 시작이다
6시 30분에 시작해서 8시에 끝나는 저녁시간인데
굳이 짝지가 따라나서며 라이드를 해준단다.
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
늦은 시간이고 혼자서 가게 할 수 없다고.
이 나이에 누가 채가겠냐고 해도 막무가내다.
이 모닝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세상을 못 믿는다고.
*
어린애도 아니고 운전 무사고에 경력만 40년인데
여기 가도 따라오고 저기 가도 따라오고
이것이 사랑일까 집착일까
갑자기 쓸쓸해지고 허무해지면서 슬픔이 밀려오네.
누군가 내 곁을 떠난 것만 같고
나 혼자 남은 것만 같다는 느낌.
살면서 이런 마음이 들 때가 가끔 있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엄청나게 밀려온다.
*
혹자는 이렇게 말하겠지
복에 겨워 만두 속 터지는 소리 한다고
*
어느 글 잘 쓰시는 분의 글 속에
마음에 울림을 주었던 한 구절이 생각난다.
"하늘나라에 먼저 간 짝지에게
잔소리 같지 않은 잔소리로 상처 준 것이 너무 아파서
다시 그 사람이 온다면 착하고 순하디 순한 말만 하겠다고"
*
곰곰이 생각해 본다.
짝을 먼저 보내신 분들은 한결같이 그 사랑을 못 잊어하고
애태우며 긴 세월을 혼자 견디시는데
나는 무엇이 부족해서 알 수 없는 슬픔에 잠기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과 섞이며
내 일에 최고 최선으로 열심히 살건만
여전히 난 외로움을 느낀다.
어디가 잘못된 것일까?
내가 외로울 때
누가 나에게 손을 내민 것처럼
나 또한 나의 손을 내밀어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다.
그 작은 일에서부터
우리의 가슴이 데워진다는 것을
새삼 느껴 보고 싶다.
그대여!
이젠 그만 아파하렴.
<<이정하의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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