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바람자료실/풀뿌리여성운동사례

풀바람 2011. 1. 26. 23:31

 

평화가 익어가는 마을

대전시 중구 중촌동

 

                                                                          정리: 박영미(풀뿌리여성센터  대표)

 

대전시 중구 중촌동, 대전의 한가운데 있는 마을이라 해서 이름 붙여졌다는 중촌동, 그곳의 낮에는 우리밀 발효빵과 함께 평화가 익어가고, 밤에는 노래와 이야기, 정겨움이 퍼져간다. 그 가운데 마을어린이 도서관 짜장, 마을카페 자작나무숲이 있다.

 

 

중촌마을어린이 도서관, 짜장

 

 

2007년 2월, 중촌동 엄마들은 중촌다목적복지회관 1층에 마을어린이 도서관 짜장을 개소했다.

민양운, 김미정, 여혜정 등이 책읽는 엄마모임을 만든지 3년만의 결실이고,

마을도서관을 만들자고 본격적으로 나선지 6개월만의 결실이었다.

 

사진) 중촌동어린이도서관추진준비모임

 

 

1987년 6월항쟁 이후 만들어진 대전의 대표적인 여성단체인 대전여민회는 90년대말 선도적인 여성운동보다는 평범한 여성들이 중심이 되는 주민결합형, 생활밀착형 여성운동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2001년부터 대전여민회 사무실 바로 옆에있는 중촌동 솔밭공원에서 1년에 다섯 차례 씩 나눔장터를 개최하였다. 솔밭공원은 말이 공원이지 어린이 놀이터보다 조금 더 큰 곳이지만 아이들과 어른들이 자주 오는 곳이었다. 나눔장터를 통해 아이들을 만나면서 어린이 관련 연극/만화교실/캠프/경제교실/벼룩장터를 하였고, 자주 만나는 엄마들과 2004년 소모임 동화읽는 엄마모임을 구성했다. 대전여민회는 작은 방 한칸을 도서실로 꾸려서 사용할 수 있도록 내주었고 엄마들은 도토리도서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동화읽는 소모임 ‘아름리’는 도토리도서실을 자원봉사로 운영하면서 도토리체험단을 만들고 자체로 경제교실도 꾸려갔다.

 

 

2006년 대전지역에서 먼저 마을어린이도서관을 만들었던 전민동의 모퉁이어린이도서관과 석교동의 알짬어린이도서관이 주축이 되고 대전시민사회연구소가 지원을 하여 마을마다 어린이도서관 만들기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진로를 고민하던 아름아리는 마을어린이도서관을 만들어야겠다고 정리를 하였다.

 

 

아름아리는 진정한 마을어린이 도서관이 되려면 마을도서관이 주민들의 바람속에 나와야하고 주민들의 힘으로 도서관을 만들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름아리 회원들은 마을게시판과 아파트게시판에 마을도서관을 함께 만들고 싶은 분을 모집하고 회원들이 사는 아파트부터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을 통해 20여명의 마을도서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건립추진위원회는 대전마을어린이도서관만들기모임이 개최한 “어린이도서관학교”에 참여하여 도서관 건립과 운영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5평의 도서관을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확보하는 지역에 대해서 건립기금을 지원하기로 한다하여 추진위원들이 중촌동 동장을 만나 중촌복지회관 1층 30평을 도서관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마을 주민활동의 거점

 

 

짜장이 개원한지 만 4년이 다되어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2명의 상근활동가와 20여명의 사서자원활동가들이 책을 대출해주고, 아이들의 독서를 돕는다. 오전에는 엄마들이 참여하는 책읽기, 그림책읽기, 도서관학교, 교육이야기, 여성이야기, 글쓰기 교실. 경제강좌 등 다양한 강좌가 벌어진다. 오전 오후 저녁 수시로 엄마들의 모임이 진행된다. 12월까지 매주 1회 157차모임까지한 그림책모임 잘잘잘과 95차를 넘은 체험동아리가 가장 유명하다. 그 외에도 오카리나팀, 동화모임팀, 소품팀인 아씨방 일곱동무, 4개의 그림책읽기모임이 있고 사서부 모임이 있다. 저녁에는 청소년들의 독후모임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장소가 비좁아 중촌복지회관 2층의 주민문화센터 공간까지도 짜장프로그램이 몽땅 점유를 하기도 한다.

 

 

사진)이동도서관

 

짜장의 활동은 도서관을 넘어 마을로 확대되었는데 아파트단지로,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거리로 이동도서관활동을 나가고 봄에는 중촌마을책잔치를 하고 겨울에는 또 하나의 마을문화행사라 할 수 있는 짜장 후원찻집을 열고, 개관기념일인 2월 22일에는 한 주 동안 마을주민들과 책읽기 행사를 비롯한 특별행사와 함께 상,하반기에는 우리마을 릴레이책읽기 운동을 진행한다.

 

 

살고 싶은 마을 만들기

 

엄마들의 활동이 도서관을 넘어 마을로 확대되면서 또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성미산마을공동체, 홍성 문당리마을 등등 전국의 이름난 마을들처럼 우리 마을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노인이 되어서도, 그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도 계속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수없을까? 2008년 여름, 짜장의 엄마들은 살고싶은 마을을 향해 길을 떠났다. 그리고 9월에 그 성과를 모아 중촌동사무소 강당에서 마을공동체 탐방 보고회와 살고싶은 마을만들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짜장엄마들과 동장님만 아니라 마을에 있는 복지관,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대전여민회, 마을에 사는 연구자들 등 마을에 있는 단체와 주민이 많이 참여했다. 이날의 만남은 중촌마을문화축제로 이어져 매 년 한차례 마을문화축제기획단이 꾸려져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한다.

 

 

사진) 중촌마을 문화축제

2010년 중촌동평화공원에서 열린 중촌마을문화축제“동네사람들, 우리 함께 놀아요!”에는 이 단체 외에도 죽말노인정과 여성자율방범대, 마을의 초등학교 도서실들과 중학교 동아리들이 참가하여 그 어느 해 보다 성황리에 축제를 마쳤다.

 

마을카페 자작나무 숲

 

활동이 많아지면서 공간이 더욱 부족하게 되었다. 또한 어린이 도서관으로 만날 수 없는 주민들도 만나 살고 싶은 마을만들기에 참여시키고 싶었다. 청소년부터 노인들까지 자유롭게 드나드는 동네 마실같은 곳, 마을카페를 만들기로 했다. 마을카페 만들기 모임을 만들어 기존 마을카페를 견학하고, 태평양복지재단과 한국여성재단으로부터 공간리모델링 비용을 지원받는 등 6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쳐서 2009년 12월에 자작나무숲을 개소했다. 왜 이름을 자작나무숲으로 했을까? 숲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자작나무처럼 마을의 여왕은 여성들이고, 마을 여성들의 힘으로 일궈낸 마을카페이기 때문이라 한다.

운영비를 제외한 모든 수익금은 마을 청소년들과 여성들을 위한 기금으로 쓰여진다. ‘자작나무숲’이 함께 나누고 돌보는 마을공동체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느 독지가는 커피머신을 살 돈을, 어느 기업에서는 냉장고를 후원했고, 직접 미싱을 돌려 예쁜 앞치마를 만들어주고, 집에서 잘 쓰지 않는 토스트기나 컵 등을 갖다 주는 등 주민들의 온정이 끊이지 않았다.

 

카페는 월요일~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매 주 화요일 오후 3시에는 매듭공예모임, 매 주 수요일 오전 11시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독서모임 ‘다다다’, 매 주 목요일 오전 11시 수세미뜨기 모임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배우는 품앗이주민강좌가 열리는데, 종류도 다채롭게 명함지갑,한지공예보석함, 파우치지갑, 손뜨게동전지갑 만들기 / 원두커피로 만드는 천연주방비누, 천연스킨, 천연로숀, 천연비누와 손세정제 만들기/ 베이킹강좌- 당근머핀, 단호박찰떡샌드, 미숫가루 쿠키, 견과류쿠키와 아이스크림, 요거트만들기 등이다. 이 과정을 통해 강사나 학생들이 생산자로 변화하고 이들이 생산한 물품은 자작나무숲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 봄을 부르는 음악살롱

그리고 저녁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어른들의 모임 ‘통통통’처럼 마을사람들의 모임의 장소로 이용되며 매월 마지막 금요일 저녁8시에는 캔들나이트로 ‘봄을부르는 음악살롱’ '18살 병철이의 인도이야기' ‘우리동네 색소폰연주자’ ‘내인생의 노래한곡’ 등 마을주민들에 의한 마을주민들의 문화행사가 개최되어왔다.

 

 

본격적인 마을 만들기로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대전여민회 풀뿌리센터에서 하는 마을조사 작업에 짜장회원들이 적극 참여하였다. 1차로 896세대를 방문하여 279세대를 만났다. 다시 1차 마을조사내용을 판넬에 담아 주민분들과 공유하고, 총 6개의 큰 질문마다 약 3가지의 과제를 달아

무엇을 제일 우선하여 우리동네에 마련되어야 할지를 묻는 질문에 주민들이 직접 스티커로 답을 주게끔해서 주민들과 만났다. 3차로 그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마을공약을 만들어 6·2지방선거에 나온 마을후보들에게 보내고 약속을 받아 서약식도 가졌다.

 

 

사진) 우리 마을 더 좋게 하려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7월에는 즐거운 마을리더학교를 열었다. 처음엔 리더가 부담되었지만 ‘마을사람들과 함께 이루고 싶은 꿈’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실현할 전략과 계획을 짜면서 마을리더로서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그때 확정된 두가지 꿈-청소년이 행복한 마을과 마을경제공동체-은 현재 진행중이다. 하나는 청소년을 위한 어른모임‘통통통’이 마음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모아가고 있고, 행정안전부의 자립형지역공동체사업으로 뽑혀 지원을 받고 있는 평화가 익는 부엌‘보리와 밀’과 중촌마을역사탐험대‘그루터기’가 마을경제공동체사업을 시험중이다.

 

내년 이맘때 쯤 중촌동 마을여성들과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청소년이 행복한 마을을 꿈꾸는 통(하고)통(하고)통(하자)모임은 마을청소년들과 어느 정도 친해졌을까? 마을공동체경제를 꿈꾸며 첫발을 내딛은 마을부엌‘보리와 밀’과 마을까페‘자작나무숲’은 수익을 올려 마을기금을 얼마나 적립했을까? 이런 마을 공동 활동으로 중촌동은 얼마나 이야기 거리가 넘쳐나는 동네가 되었을까? 모든 것이 기대된다.

(박영미 정리. 민양운 도움. 자치발전 1월호에 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