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바람자료실/풀뿌리여성운동사례

풀바람 2011. 7. 20. 00:19

 

꿈틀이마을 - 상도3,4동

 

                                                     정리: 박영미( 풀뿌리여성센터 바람 운영위원)

 

 

상도 3~4동은 꿈틀이 마을이다. 꿈틀이(지렁이)가 마을 여성들과 어린이들, 청소년들과 함께 어우러져 사는 마을이며, 동네에서부터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여성들의 꿈과 활동이 여기저기서 꿈틀대는 마을이다. 꿈틀대는 중심에 상도3~4동 여성들의 풀씨모임이 있다.

 

2008년 7월 박신연숙(‘좋은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의 사무국장)이 여성의 전화를 퇴직하고 국사봉 아래 상도 3,4동의 경계지역으로 이사를 왔다. 그녀는 2005년부터 동작구 사당동과 대방동에서 서울여성의 전화 회원들과 지역 여성들과 함께 ‘동작구 평화마지’를 만들어 학교로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 평화마을축제, 여성정책모니터링, 지역여성모임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폭력없는 평화마을만들기 활동을 해왔다.

 

 

 

풀씨모임의 디딤돌, 동작구 평화마지

 

 

그녀는 무슨 일이든 하게 되면 먼저 사람부터 만난다. 그 일에 제일 관심많은 사람,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 속에서 함께 할 사람도 찾고, 아이디어도 모으고, 그 일에 필요한 자원도 발견하게 되니까. 2008년 가을 ‘동작구 평화마지’는 여성폭력 추방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진지 10년, 여성들이 살아가는 마을의 현실은 어떤 변화가있었을까? 궁금해하면서 마을에서 직접 발로 뛰면서 마을사람들을 만나 여성폭력정책실태조사를 해보자고 기획했다. 회원들이 자신이 살고있는 동네에서 주민센터와 학교를 방문하여 총 300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 그녀는 상도 3,4동을 했다. 교사와 학부모회장, 주민자치위원,통장, 반장, 지역주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마을에서 일어난 여성폭력의 사례를 접하고, 제도의 변화가 과연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지역조사와 주민인터뷰 활동은 우리마을을 구체적으로 알게 하는 과정이자, 이웃 주민들과 사귀고 관계맺는 과정이 된다는 걸 경험하게 했다.

 

 

동작구평화마지는 2009년 따뜻한 봄부터 마을공원에서 월 1회 행사를 했다. “평화를 가꾸어요, 공원에서 다같이 놀아요!!” 동작구 평화마지에서 1년에 한번하는 평화마을 축제를 3년째 하고 났을때 이런 행사가 일회성이어서는 이벤트에 그칠수 있으니 월1회라도 지속적으로 개최하자는 평가를 했는데 그것을 상도동에서 실천하였다. 마을공원에는 할머니,할아버지만 아니라 근처의 여러 어린이집에서 아이들도 오고, 주말엔 청소년들도 많이 오는 곳이다. 공원에 돗자리를 펴고, 별 별 것을 다했다. 성교육도하고, 우리마을 안전지도 ‘동네한바퀴’ 부스도 차렸다. 면생리대도 만들고, 치자염색도 하고, 비즈공예도 하고, 바자회도 하고, 어린이 벼룩시장도 열었다. 그림을 잘 그리는 회원이 있어 동화 바꿔 그리기도 했다. 월 1회 행사외에도 수시로 공원에서 행사를 벌렸다. 뭐든지 공원으로 들고 가서 돗자리를 펴고 함께 나눴다. 전도 부쳐먹고, 수박도 썰어 나눠먹었다. 면 생리대 만들고 있으면 놀러온 여중생들이 와서 구경하다 함께 만들고, 앉은 김에 성교육도 하는 식으로 사람들과 놀면서 사귀면서 재미있게 행사를 했다

 

 

 

풀씨모임과 꿈틀이 텃밭 가꾸기

 

 

5월중순부터 상도3동 주민센터에서 강의실을 빌려 6회의 주민강좌를 시작했다. 담당 직원이 빡빡하게 굴었지만 3년째 동작지역에서 평화마을축제를 주최했던 ‘동작구 평화마지’ 이름으로 빌릴 수 있었다. 강좌를 진행하는 중에 담당직원이 바뀌었는데 이분이 주민자치활동에 호의적이어서 강좌 후 후속모임을 자치회관 동아리실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강좌홍보도 사람만나는 방식으로 했다. 동네 골목골목 다니면서 지나는 주민 있으면 말을 걸고, 전단지를 모든 빌라와 마을버스에 다 부쳤다. 강좌는 마을 여성들이 30명이나 참여해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후속으로 ‘작은 마음들을 모아 행복한 마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풀씨모임‘을 만들었다.

 

 

이렇게 재미있게 마을활동을 하고 있는데, 서울여성가족재단에서 연락이 왔다. 지렁이로 음식물쓰레기 퇴비화하기를 여성이살고 싶은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모델링하려하는데 함께 하겠냐고. 원래 생태 쪽은 그녀의 관심사 중 하나여서, 평화맞이 축제를 할 때마다 동작숲아카데미와 항상 함께 했단다. 평소에 폭력예방은 예방교육만 아니라, 자연을 접하면서 자연의 순환을 배우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평화적 감수성이 싹트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혼자서하면 겨울에 지렁이가 죽을 수 있다. 이웃과 함께 하자. 이웃과 어우러지는 꿈틀이 텃밭. 풀씨모임이 주축이 되어 꿈틀이텃밭을 매개로 다른 주민과 이웃관계를 형성하면서 이웃공동체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자고 뜻을 모았다.

 

 

어디서 먼저 시작할까? 풀씨모임은 궁리 끝에 생태체험을 많이 하는 어린이집을 택했다. 지렁이가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똥을 사면, 그것은 채소를 키우는데 거름이 되고, 그렇게 자기가 키운 채소를 아이들은 잘 먹는다. 아이들이 생태순환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당시 우주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부모들을 열성적으로 모았는지 부모들이 개원 이래 가장 많이 왔던 날이라 한다. 어린이집의 작은 화단과 우리가 만든 나무상자 공동퇴비장을 이용해서 어린이집들을 꿈틀이텃밭 활동에 많이 참여시켰다. 상도3동주민센터의 복도와 옥상에도 나무상자 공동퇴비장과 토분을 두고, 응달져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황폐한 주민센터 바깥 화단도 꿈틀이텃밭으로 거듭났다.

 

 

 

꿈틀이 골목길과 꿈틀이 축제

 

 

2010년은 꿈틀이 텃밭활동이 본격화되었다. 이활동이 활성화되는데 기폭제가 된 것은 아름다운재단의 변화의 시나리오였다. ‘풀뿌리를 응원합니다’는 빈말이 아니었다. 6개월밖에 활동하지않았고, 아직 단체등록도 안되었는데 지원해줘서 이돈으로 강좌도하고, 나무상자퇴비장과 토분을 구입하는 등 사업을 했다. 2010년에는 기관에도 하지만 꿈틀이 골목길을 만들자고 하였다. 2010년 봄, 풀씨모임은 상도3,4동 주민들 대상으로 그린이웃되기 실천단을 양성하는 강좌를 진행하여 새로운 사람을 합류시켰다. 풀씨모임외에도 상도3동주민센터, 성대, 신아, 연꽃, 또래또,우주,해와달공동육아,실로암 등의 어린이집과 수유너머길,성대골어린이도서관은 꿈틀이 텃밭을 가꾸는 기관이 되어 상도3,4동 주민들에게 꿈틀이 수업도 하고, 꿈틀이분양도 하는 거점으로 활동하였다. 또한 새롭게 분양하는 빌라의 건설주에게 찾아가서 구색으로 만들어놓은 화단운영을 위탁받아 청소하고 분변토를 넣어 꽃을 심었다. 상도3동주민센터부터 꼭대기의 다나네스트빌Ⅲ까지 꿈틀이 골목길을 만들어 꿈틀이 지도로 표시하였다. 풀씨모임 회원들도 일상생활중에 마을을 걸어다니면서 기관들이나 빌라화단, 마을공원의 지렁이를 살펴본다. 마을공원에서 사귄 중학생 아이들도 주말에 텃밭에 물도 주고 꽃도 심런 활동을 한다.

꿈틀이 마을 축제도 늘 만나던 사람이라 쉽게 했다. 7월에 도화공원에서 하니까 너무좋다고 빙수골에서 더 하자고 하여 8월에 한번 더 했다. 풀뿌리운동은 골목길로, 공원으로 길거리로 사람들을 찾아가는 사업이니까 축제도 그런 컨셉이니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동네에서부터 좋은 세상을

 

 

2011년 5월 지금, 상도 3~4동에서는 동네에서부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즐거운 활동이 한창이다. 여기저기서 꿈틀이 수업을 하고 꿈틀이와 꿈틀이 토분분양을 한다. 매주 '2기 그린이웃 실천단' 교육이 진행되고, 1기 실천단원들은 장승중, 국사봉중에서 꿈틀이 수업을 한다.

매주 목요일 밤엔 동작지역 풀뿌리여성단체인 ‘좋은세상을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 신림역 포도몰 앞에서 10대여성을 위한 거리상담 '틴모빌'을 한다.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2009년에 문을 닫은 ‘동작구평화마지’ 회원들과 풀씨모임이 주축이 되어 지난 4월에 만들어졌다.

 

이 단체는 동작구의 여러마을과 신림동에 사는 여성들과 함께 여성폭력없는 안전한 마을을 위한 ‘동네한바퀴’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풀씨모임과 상도 3.4동에서 이 활동을 진행한다. ‘동네한바퀴’ 활동이란 주민의 참여로 안전마을을 만들어가는 활동이다. 우리마을의 아동, 청소년,어른들이 다같이 모여서 동네한바퀴를 돌면서 우리마을이 얼마나 안전한지? 직접 느껴보고 체험하고, 일상에서의 평등한 관계와 인권에 대해 성찰한다. 유치원, 초등학교 밀집지역의 약국,편의점, 문구점 등 ‘아동안전지킴이집’도 들러서 적극적으로 관계를 형성한다. 어린이집, 학교, 주민자치센터, 경찰지구대, 자율방범대와 녹색어머니회 등과도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매월 4째주 토요일 오후엔 마을공원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마을속 비폭력 배움터'를 열고, 동네꼬마들과 함께하는 안전마을 자원활동을 한다.

 

 

폭력없는 평화로운 마을은 어떤 마을일까?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격언처럼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 온 마을이 협동하는 마을일 것이다. 폭력없는 안전한 마을을 만드는데 빈틈없이 빽빽한 CCTV보다 이웃의 따뜻한 눈길이 더 중요하다. 이웃간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는일, 상호 배려하여 좋은 이웃이 되려는 노력이야말로 범죄예방의 대책이라고 풀씨모임 회원들은 말한다. 여성폭력추방도, 10대 가출소녀의 보호도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으는 공동체 차원의 운동으로 전개된다면, 해결될 수 있다. 이웃이 이웃을 지키는 마을, 소통과 돌봄이 있는 마을, 지렁이처럼 작은 생명체 하나도 귀중히 여기고 그것의 존재 의미를 살려주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풀씨모임 회원들은 오늘도 상도 3,4동 마을길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고 사람들을 재미있고 의미있는 다양한 행사에 초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