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바람자료실/풀뿌리여성운동사례

풀바람 2011. 12. 1. 12:01

지난 9월부터 주민참여예산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본격 시행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말그대로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결정하는데 참여하는 것이다.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만들어진 지방재정을 주민 스스로 어떻게 쓸 것인지 결정에 참여하는 일이야말로 ‘주민자치’이며, '풀뿌리운동‘이다. 그래서 풀뿌리운동에서는 참여예산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으며, 의무시행이 되면서 그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의무시행이라고는 하지만, 어떤 지자체는 아직 제도를 만들지도 못했거나 빈껍데기 조례로 삐걱대는 곳들도 있고, 또 다른 곳들은 행정기관과 시민사회단체가 적극 결합하여 진행되고 있는 곳들도 있다. 

그 중에서 수원시참여예산네트워크의 간사단체로 참여하면서, 참여예산제 활동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수원여성회 임혜경 대표를 만났다.


Q. 참여예산제와 관련해 현재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현재 <수원시참여예산네트워크>에서 수원여성회가 간사단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수원시 참여예산연구회> 회장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수원시는 현재 민관협력이 대체적으로 원활히 되고 있는 곳으로, 부실하던 기존의 ‘수원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를 2010년 12월에 개정하고, 2011년 6월에 지금의 시행규칙을 만들었다. 

수원시 참여예산연구회는 조례에 근거해 참여예산제 운영방법과 정책수립 등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는 기구이다. 


Q. 참여예산제 활동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참여예산이라고 딱 시작한건 아니고, 2002년부터 수원여성회에서 보육조례제정운동을 했었어요. 

참 좋은 조례를 제정하자고 하는데 시나 의회에서 협조를 안하더라구요. 시민들은 다 동의를 하는데, 관에서 협조가 안되니 참 의아했어요. 그때 시나 의회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됐고, 그러면서 의회방청도 시작하게 됐죠. 

하다보니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게 많구나, 필요한 활동이라는 생각을 하게됐고, 참 재미있었어요. 그때부터 정책을 보려고 하다보니 예산도 쭉 관심을 가졌었죠. 


Q. 그럼 참여예산제와 관련해 직접적인 활동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얘기해주세요. 


여성회에서 의회방청활동을 조직적으로 하다가, 2003년부터는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행정사무감사 방청단을 했었어요. 

그러던 찰나, 2004년 말 경기복지시민연대가 아름다운재단으로부터 지원받아 참여예산을 소개하고 예산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하게 됐어요. 


다들 당연히 같이 하자고 해서 2004년 <수원참여예산연대>를 만들었어요. 그때만 해도 예산을 다루는 시민단체가 거의 없었어요. 수원시 정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려면 예산이 기본이니까 공부를 하고, 수원여성회에서도 여성정책에 초점을 맞춰서 예산을 공부하고 활동했었죠. 

수원참여예산연대가 3~4년 활동했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어요. 

단체들이 바쁘니까 예산운동에 집중하지 못하기도 했고, 수원시가 제도적으로도 미비한데다 이해도도 낮았고. 교육도 하고 부단히 노력은 했는데, 결국 2009년에 활동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정리했어요. 

그래도 여성회에서는 여성정책 평가활동을 하면서 예산교육, 여성정치교육을 꾸준히 해왔어요. 


작년(2010년) 지방선거 끝나고 나서, 새로 당선된 시장의 공약사항 중에 주민참여예산제 시행이 있었고, 여성회에서도 참여예산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시민사회단체에 “참여예산 활동 같이 해보자” 새로 제안을 했어요. 

10여개 단체가 참여를 했고, 수원여성회, 경실련, 다산인권센터가 간사단체를 함께 맡자고 해서 2010년 9월 <수원시참여예산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가 만들어졌죠. 


Q. 수원시참여예산네트워크는 어떻게 활동했나요?


수원시가 2010년에 조례 개정을 한다고 해서, 네트워크에서도 워크샵을 개최해서 교육도 받고 수원지역 현황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이 뭔지 준비도 했지요. 

그렇게 시와 만나게 됐는데,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했지만, 실질적으로 작년에 시의 목표가 ‘조례 개정’까지더라구요. 조례개정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관심을 갖게끔 홍보도 필요하고, 올해 운영의 계획까지 있어야하는데, 공약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열심히 한다는 느낌은 안들었어요. 


그런 내용을 시에다 요구하면서도, 결국 우리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번 해보자고 해서 작년 11월에 참여예산학교를 네트워크 주최로 개설했어요. 


40~50명 정도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을 위주로 하고 마을만들기에 관심있는 사람들도 몇 분 오셨어요. 2일 동안 진행된 교육에서 배운 것도 많고 의미도 있었지만, 교육이 재미가 없고 어렵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어요. 

앞으로 주민들과 이런 사업을 할 때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어렵고 힘들다면 누가 함께 할까, 보다 주민들과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장으로 교육을 진행해야겠다는 평가를 했었죠. 


그리고 올해 1~3월 동안에는 수원시 예산을 분석하는 훈련과 토론회를 했어요. 

거기에서도 얻었던 결론은 예산은 너무 어렵다, 이런 식으로 주민들에게 예산서를 들이대는건 안된다, 주민들에게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예산을 다 볼게 아니라 몇 가지 예산에 집중해서 예산서를 보고 의견을 개진하는 활동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왔죠. 


Q. 수원시참여예산네트워크와 수원시는 어떻게 협력하고 있나요?


올해 3월 수원시 참여예산사업을 의지있는 공무원이 새로 맡게 되면서 4개구에 참여예산설명회를 하게됐는데, 이 때 우리쪽으로 의뢰가 들어왔어요. 시청에서도 잘 모르니까, 네트워크와 협력해서 설명회 강사를 우리쪽으로 일임해줬어요. 우리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에 의뢰를 해서 설명회도 하고 본격적으로 시와의 협력관계를 시작했지요. 

참여예산연구회 구성을 할 때 민간 구성원도 우리쪽으로 의뢰했어요. 네트워크에서 3명, 이음, 좋은예산센터에서 전문가들도 참여하고, 참여예산 전반에 관해서 연구하게 되었죠. 중심적인 것들을 논의하고 진행을 할 수 있게끔 한거죠.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이 참여하는 예산학교(수원시 주최)도 네트워크에서 일괄 맡아서 진행했어요. 


지금 참여예산과 관련해 시에서는 담당자가 1명이예요. 구청도 담당자가 1명씩밖에 없구요. 그러다보니 교육같은걸 할 단위가 없고 경험도 없으니까 참여예산네트워크가 거의 담당하고 손발이 되어 역할을 많이 하고 있는거죠. 

네트워크를 하다보니까 주민참여라는게 거버넌스가 상당히 중요해요. 시에서도 일방적으로 끌고가선 안되고, 시민단체에서도 일방적으로 제안하는 식으로 하면 안되고. 서로 협조, 협의가 되고 역할분담이 잘 돼야 주민참여예산제가 잘 될 수 있겠구나. 

지금 현재는 시와 네트워크가 소통 및 협력이 잘 되는 편이예요. 우리가 낸 의견들에 대해서도 시에서 잘 받아주려고 노력하고. 그런 과정이 없으면 참여예산제도가 잘 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Q.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요?


<수원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가 있고, 4개 구에 구청별로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가 있어요. 여기에 시 차원에서 개설하는 <예산학교>가 있고, 정책수립과 운영을 위한 <주민참여예산연구회>가 있죠. 

예산학교와 시 위원회 회의, 지역회의를 다 진행했고, 12월쯤에는 평가워크샵을 가져볼 계획이예요. 시 위원들, 지역회의 위원들, 참여했던 분들을 중심으로 해서 여러 가지 얘기들, 보완할 점 등을 평가해보려구요. 


Q. 주민참여예산위원들 모집 과정이 궁금한데요?


처음엔 시 공무원들이 ‘누가 신청하겠냐?’며 사람을 줄이려고 하더라구요. 모집할 때 시민사회단체에서 적극 홍보하고 수원시 홈페이지에서 홍보했는데 생각보다 시민들 관심이 많았어요. 그동안 관심은 많았는데 참여의 기회가 없었던 것이죠. 주민들도 예산이나 시 행정에 참여하고 싶어하는구나, 직접 느꼈죠. 


Q. 홈페이지를 통한 공개모집에 몇 명 정도 신청이 들어왔나요? 공개모집과 추천의 비율이 어떻게 되나요?


시 위원+구 위원 신청을 같이 받았는데, 공개모집과 추천을 모두 합쳐 전체 220명 뽑는데 공개모집만 220명 넘게 신청했어요. 원래는 공개모집으로 뽑는게 50% 정도밖에 안되는데, 공개모집으로 신청이 많이 들어오니까 중간에 시행규칙을 고쳤어요. 그래서 시행이 한달 늦어져 바쁘게 진행되었죠. 

시 위원회가 더 권한이 세다고 생각을 했는지, 시 위원은 137명 신청이 들어오고, 나머지 80여명은 지역회의 위원으로 신청이 들어왔어요. 지역회의 위원은 미달이어서 신청한 사람은 모두 다 됐어요. 시 위원은 약 3:1의 경쟁이었죠. 아예 떨어진 사람도 있구요. 

시 위원회에서 떨어진 분들 중에서 지역회의 위원 공개모집 정원이 다 찬 2개구는 빼고, 영통구, 권선구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지역회의로 가시겠냐?’ 물어봐서 한다고 하면, 구에서 추천 대신에 이 사람들을 뽑아서 지역회의로 들어갔죠. 이렇게 지역회의로 간 사람들은 열심히 하시더라구요, 열심히 해서 시 위원회 다시 올라오시려는 분들도 있구요. 시가 뭔가 더 권한이 있어 보여서 그런지.. 


결과적으로 지역회의는 각 구별로 20명 이상 공개모집하게 돼있는데, 현재는 27~28명 정도가 공개모집으로 뽑은 사람들이예요. 공개모집이 훨씬 많죠. 

시회의는 60명 중에 30명 이상이 공개모집하게 돼있는데, 시의회에서는 2명밖에 안들어오고, 16명은 지역회의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예요. 시회의도 추천한 사람들은 많이 없고 대부분 공개모집으로 온 사람들이죠. 한 60~70% 정도. 


Q. 위원들은 어떻게 선정했으며, 어떤 분들이신가요?


신청자들 중에서 무작위 추첨했어요. 

근데 남, 여도 구분해서 추첨을 했어야 했는데, 처음에 신청서를 쓸 때 남녀 구분을 안쓰게 했었어요. 

앞으로 하실 다른 곳에서는 모집을 할 때 꼭 남,여 구분을 해서 모집을 하셔야됩니다. 그래야 남녀비율을 맞춰서 선정을 할 수 있어요. 

우린 그걸 모르고 그냥 한거예요. 연령대 구별은 해서 추첨했는데, 주민번호 안쓰고 하니까, 남자인지 여자인지 몰랐던거죠. 

그래도 여성회가 열심히 해서 그런지, 여성비율이 다행히 많아요. 


진짜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왔어요. 교수님이나 박사들도 많구요, 교수님들도 권위같은거 안세우고 열심히 하는 분들도 많아요. 주부도 있고, 자영업자, 병원근무자, 통장,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도 있고. 다양한 직업군으로 있네요. 

아, 직업군이 다양하니까 좋은 점이 있어요. 우리는 만약 저 다리를 하나 놓는다 하면 그게 얼마가 드는지 이런거 잘 몰랐거든요. 근데 지역회의 위원 중에 사업하시고, 공사 관련된 일하시는 분들은 더 잘 알아. 몇미터, 몇미터 필요하네요,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구요.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필요하다 이게 끝인데, 다양한 직업들이 있어서 자세한 실정을 알고, 많이 배우기도 해요. 


Q. 올해 시 차원에서 개최한 예산학교에 대해서 좀 얘기해주실까요? 네트워크의 경험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요?


앞서 말한 것처럼 수원시 예산학교를 네트워크가 맡게 됐고, 여성회가 실무를 맡아서 진행했어요. 

지역 단체가 스스로 역량도 높이고 주민들도 만나자, 라고 해서 네트워크가 직접 강의도 준비하고 진행했습니다. 

참여예산위원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필수사항으로 이수하도록 했어요. 

주민들 교육을 내용은 간단하게, 강의식보다는 워크샵과 토론으로 풀어냈죠. 

4개구에 2일씩 진행했고, 총4강을 했고, 각 교육을 40분 강의+1시간20분 분임토의식으로 했어요. 왜 참여하게 됐는지, 참여예산을 통해서 바꾸고 싶은게 뭔지, 참여예산이 뭔지, 참여예산위 토론할 때 우선순위 같은 것 워크샵으로. 


상당히 재미있었어요. 관 교육은 처음해보니까 사람들이 얘기를 안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적극적이더라구요. 공개모집 통해서 온 분들은 시 예산이 낭비가 되는 측면이 있어서 시민들이 감시도 하고 참여를 해서 시의 예산, 정책이 형평성있게 해야한다, 지역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해보고 싶다 이런 분들이 많았고, 다들 의기충천했어요. 


그 교육을 통해 모두들 내가 열심히 해야겠다, 내 개인이 아니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교육을 잘 마치니까 시에서도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시민사회단체들이 하니까 일방적인 교육보다는 워크샵으로 하면서 분위기도 좋고 긍정적으로 평가됐어요. 

활동의 진가를 느끼는 계기가 됐죠. 

추천받아 온 분들도 공개모집된 위원들보다 비교적 소극적이긴 하지만, 자기들이 다 토의하면서 예산학교를 통해 주민들을 만나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을 느끼고 갔어요. 


참, 이 과정에서 예전에 지역센터에서 받았던 풀뿌리활동가교육이 도움이 됐어요. 네트워크에서 예산학교 진행할 때 훈련방식이나 교육방법에서 도움이 됐죠. 다른 시민단체들은 일방적 강의방식으로 주로 교육을 받아서 참여식으로 하는걸 의외로 잘 모르더라구요. 풀바람에서도 이런 교육방법, 기법들과 관련해서도 연구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Q. 지역회의 예산학교 및 교육을 수원시보다 네트워크가 직접 강의한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코디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강의함으로서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신뢰도도 생겼을 것 같구요. 


그렇죠. 직접 교육을 한 것이 좋았어요. 주민들도 많이 만나고 재미있었죠. 

이음과 좋은예산센터가 교육을 하고 우리가 듣는 역할만 했을 수도 있는데, 우리가 교육기획하면서 고민을 했어요. 우리가 모든 교육을 다 할 수는 없으니까, 전체 중에 반 정도는 외부강사로 하고, 반 정도는 우리가 연구를 해서 강의해보자고 했죠. 

결과적으론 거의 외부강의가 30%정도 되고, 나머지는 우리가 했어요. 그 과정에서 이음과 좋은예산센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좋은 분들이어서 필요할 때 도움도 적극적으로 주시구요. 


Q. 작년에 네트워크 자체로 진행했던 예산학교의 경험이 도움이 되셨겠어요?


그때 평가된 것이나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산서를 보거나 분석하는 식으로 교육하진 않았어요. 재미없고 힘드니까요. 

대신 이 분들이 참여예산위원으로서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것과, 자기적극성을 갖고 활동할 수 있게끔하는데 초점을 맞췄죠. 

활동을 하면서 예산보는데 관심있는 분들이 있기도 하고, 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욕구가 발전할 수 있잖아요. 모든 분들을 대상으로 예산교육을 할 필요는 없는데, 그 중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적절하게 관련 단체들이 예산교육을 보완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네트워크 단체 중에서 수원여성의전화가 예산교육 관련해 올해 사회단체보조금을 받았는데, 하반기에 여성의전화 사업으로 위원들 대상으로 홍보해서 교육할 예정이예요. 그 교육에서 성인지예산도 한꼭지 넣어서 해보자고 하고 있구요. 


그리고 지역회의 하면서도 지역회의 위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사업비가 있어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욕구들이 나왔거든요. 만약에 내년 예산에 지역회의 운영 사업비가 반영되어 자체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연수를 받게 되면, 거기에 예산교육을 자연스럽게 할 수도 있겠죠. 주민들이 참여예산이라고 하면 예산감시와 관련지어 생각하시더라구요. 


Q. 청소년 예산학교도 진행하셨다구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두고 우리가 조금 더 관심을 가져가야될게 뭐냐 고민하다가, ‘청소년들의 참여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청소년들도 우리의 미래, 선거권을 가질 친구들이니까. 그리고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예산도 미래세대가 책임져야할 부분도 있는거잖아요. 그래서 청소년 예산학교를 시에서 예산받아서 진행했어요. 


청소년들은 선거권도 없고, 자기 요구를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데 이번 예산학교를 통해서 기회를 만들었어요. 

방학 중에 청소년 예산위원을 공개모집해서 총 23명의 고등학생이 참여했어요. 

3회를 했는데, 처음에는 하루 웍샵 정도로 해서 교육을 했어요. 주로 참여예산이 뭔지를 얘기하고 예산 들여다보는건 안했어요. 지역에서 청소년으로서 가지는 욕구가 뭔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예산이 뭔지 얘기하는게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그런 내용을 중심으로 워크샵을 진행하고, 마지막 날 3회 째에는 청소년들이 직접 프리젠테이션 만들어서 시장과의 자유로운 간담회를 했어요. 

학생들이 낸 다양한 제안 중에 스스로 추려 10개 정도를 뽑고 그 중에서 우선순위를 최종 5개 만들어서 프리젠테이션을 했죠. 청소년들이 발표를 하고, 그 즉석에서 시장이 답변하고, 관련 공무원들이 배석해서 그게 되는지 안되는지... 이런 참여의 과정, 민주주의의 과정들을 청소년들이 경험하게끔 했어요. 

놀랐던건 청소년들이 되게 토론을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예산에 관심을 가져보려고 온 친구들이기 때문에, 토론을 하는데, 청소년들은 더 때묻지가 않았어요. 우선순위 정하고 자기들끼리 토론을 하는데, 진짜 어른들보다 더 합리적인거예요. 자기억지를 안부리고 차분하게 의견을 조율하기도 하고. 그런 것이 인상적이었고 재미있었어요. 


참여했던 학생들도 상당히 만족스러워했어요. 수원시 청소년 예산학교라고 네이버 카페 만들었다. 아직은 활성화가 많이 안됐지만. 친구들도 만나고, 시장님도 만나고, 참여하고 경험하는 자체가 참 재미있었대요. 

전 바빠죽겠는데 청소년들이 정기모임 하자고 해서(웃음) 그것도 해야되고. 정기모임 한달에 1번씩 하자고 하는 중이예요. 


내년에 제2기 청소년 예산학교를 하면 자기들이 선배로서, 멘토로서 참여하겠다고 평가를 하더라구요. 청소년들은 바쁘기 때문에 예산위원으로 활동하기는 어렵고, 매년 청소년 예산학교를 운영을 해서 그 요구들을 시에 전달하는 방법으로 하자고 얘기했어요. 올해는 3회를 했는데, 청소년들이 다 짧다는 평가를 하더라구요. 3회보다 더 길게 하면서 교류도 갖고 내용도 더 알차게 준비해서 내년에는 더 길게 하게 될 것 같아요. 


Q. 위원들은 어떻게 활동하나요? 시위원회 회의, 지역위원회 회의를 해보니 어떤가요?


지역회의 하면서 주민들 만나면서 느꼈던게 시민들이 합리적, 상식적이라는거예요. 

자기들에게 유리하게끔 민원성 요구를 하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요구가 올라오면 현장실사를 위원들이 나가요. 딱 보면 생각이 일치하더라구요. 지역활동 많이 하신 분들도 있고 하다보니, 합리적으로 판단해요. 우리 예산을 봐서, 보류시키자거나 참여예산으로 하는건 안맞다거나 하는 식으로 판단하더라구요. 이런 걱정은 안해도 되겠구나 싶었죠. 

민원성 요구를 거르는 과정이 지역회의-시 위원회가 되는 것이고, 이 과정을 통해서 정제가 되는거죠. 

주민들은 다양하게 활동하고, 참여하고 싶어하는데, 제도가 못미치는 부분은 있어요. 


주민들 만나니까 재미있어요. 

시 위원회 구성도 하고 있는데, 건설개발쪽 안건이 많이 올라왔어요. 처음에는 그런게 많다가, 문화복지 쪽으로 점차 옮겨간다고 하더라구요. 그건 그동안 주민들이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당연한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느꼈던건 주민들이 합리적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회의를 운영하고 이끌어가는 훈련은 안되어 있어서, 회의진행이 미숙하다는 거예요. 

많이 올라와있는 안건 중에 우선순위 정하는게 쉽지 않은데, 우선순위 결정작업은 스티커 작업같은 즐겁게 하는 방법들을 많이 알려주셔서 그렇게 진행했더니, 결과 자체도 평탄하게 잘 나오긴 했어요. 


제도적인 틀을 만드는 것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아야


처음에 참여예산제 활동 시작할 때에는 제도에 신경을 많이 썼죠. 어떻게 하면 완벽한 제도, 좋은 제도를 만들 것인가. 

그런데 1년여 과정에서 해보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이 과정에 어떻게 참여하게 할거냐, 어떻게 주민들이 주체로 서게 할건가 예요. 

물론 수원시장님이 의지가 있으니까, 우리가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것일수도 있어요. 고양시나 이런데는 시의원들이 협조가 안돼서 힘들기도 하더라구. 우린 토양이 잘돼있으니까, 제도에 대한 고민은 많이 안해도 되니까, 주민참여문제를 더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도가 문제가 있을때 우리가 시에 건의하면 어느정도 받아들여지는게 있으니까. 

제도의 완성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어요. 하다보면 우리에게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 하면 시연해보고, 또 다른 것이 필요하면 또 시연하는 과정인거지. 제도를 만들어놓는다고 이것이 완성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도적인 틀을 만드는 것에 시민사회단체가 너무 연연해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민들을 만나고 교육하면서 보니까, 주민참여예산제도가 뭐고, 성과가 뭐고, 과정은 뭐고.... 이런 얘기를 해도, 정작 주민들이 관심있어하는건, 그 제도 자체가 아니예요. 내가 여기에 참여해서 우리 지역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내 삶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가 더 궁금한거죠. 그런데 우리는 제도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하잖아요. 비록 제도가 기반이 되긴 하지만, 우리가 너무 제도에 빠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한거죠. 

주민들을 믿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주민들의 참여, 그리고 시민사회의 역량


주민위원, 시민위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보니까 주민들이 참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의 준비된 역량이 함께 활동해줘야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여성회 회원들, 단체 회원들이 지역회의에 많이 들어가있는데, 이렇게 들어가서 함께 활동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렇게 참여예산네트워크가 시에서 진행하는 과정에 의견도 개진하고, 견제하기도 하면서 함께 가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 있어요. 

시민사회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여예산제가 진행이 되면 배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게 있을 수 있어요. 시민사회가 관심을 갖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면, 제도로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거버넌스가 잘돼야죠. 시민사회가 같이 가야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잘 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사실 우리들도 주민참여예산제의 과정이 어떠해야하는지 머릿속으로만 있는데 그런걸 주민들을 만나면서 보완해 가는 과정인거죠. 



====> <"수원시 주민참여예산활동을 들여다보다" - 임혜경 수원여성회 대표 인터뷰 (하)> 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