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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um 2014. 1. 22. 23:57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재밌는 이유??

 

 

 

똑같다. 2001년 상영된 <엽기적인 그녀>, 지하철 안에서 오바이트 후,  차태현에게 자기야!!” 부르며 망가진 모습으로 스타에 오른 전지현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도 그대로 서있다.

 

피로감에 지겨워진다는 혹평과 함께 자기옷을 찾았다는 호평이 맞붙고 있는데, 대중은 반복된 이미지지만 그래서 더 업그레이된 전지현의 모습에 일단 열광하고 있다. 동일한 이미지에도 대중들이 전지현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드라마가 재미있고 신선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별 그대>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아주 멜랑콜리하다. 그리고 멜랑콜리 하지만 극단적으로 유모러스하다. 드라마 <별 그대>는 천송이와 도민준의 만남으로 시작하고 그 만남이 엉키고 충돌하며 사랑의 파도 안에서 서로에게 침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가 어떤 결말로 얘기를 풀어갈 것인가에 따라 침몰이냐 유쾌한 사랑의 완성이냐로 결론이 나겠지만 지금까지 스토리 진행은 외계인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전우주적인 사건을 만들어 가고 있으면서도 도민준이 지구에 머물렀던 400년 동안의 모습에서는 이 사랑의 완성이 허락될 수 없다는 식의 긴장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천송이를 사랑하는 도민준 그리고 천송이가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 상대 도민준은  곧 떠나야 하는 외계인, 사람과 타액이 썩이면 안되는 생리학적 장애를 가진 특별한 생체구조의 소유자 그리고 인류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립을 선택한 고독남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 그 단서다. 이 전제를 통해 작가는 두 주인공이 서로 사랑할 수록  드라마를 극적인 갈등으로 몰고가고 있는 것이 다른 드라마와 다른 <별 그대>의 특징이다.

 

이는 작가가 <><>라는 예술적 요소 외에 로맨틱 드라마에 전혀 어울리지는 않는 <숭고함>이라는 또 다른 요소를 추가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독특한 긴장구조다. 예전 로마시대 때부터 사람들은 심미적인 판단을 할 때 <><>로만이 아닌 또 다른 요소 <숭고함>이라는 감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미적 쾌감에 대해 1세기 로마 철학자 롱기누스가 <숭고함, sublime>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는데 낭만시대를 맞이해 영국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가 이를 현대적 개념으로 정리하며 현대 미학의 큰 소재를 제공하게 된다.

 

숭고함이라는 미학적 뜻은 간단하다. 맹렬하고 광대한 우주의 폭풍을 눈 앞에 두고 그 대자연의 절대적 위력과 이에 따른 공포 또는 나약함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드라마 <별 그대>에서 묘사되는 도민준의 능력은 대단하다. 그는 인간의 관점에서 시공간을 콘트롤 할 수 있는 절대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마치 그리스 로마에서 나오는 여러 신들의 요소가 스며있다고 까지 얘기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도민준은 초인적인 파워로 천송이에게 몰려 오는 위기를 단숨에 극복한다. 그리고 작가는 도민준의 초능력을 통한 과감한 스토리진행과 함께 중간 중간 코믹한 요소를 노출시키고 있다. 어찌보면 아주 천박하게 노출될 수 있는 이런 이야기 구조에서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의 장점만 캐치하며 천송이가 주는 달콤함만을 한 것 만긱한다. 이는 도민준의 능력으로 인해 드라마의 긴장구조가 쉽게 허물어지더라도 상관없도록 하는 또 다른 장치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초능력의 소유자 도민준도 넘을 수 없는 대우주의 법칙이라는 벽이 있고 이를 지각하고 있는 시청자들은 꾸준히 형성되어 가고 있는 드라마의 긴장구조를 도민준의 능력반복과 이에 반응하는 천송이의 깨알같은 리엑션 속에서 느끼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거대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그리스 신들도 이미 정해져 있는 대우주의 법칙 앞에 한 없이 나약해 인간만이 느낄 수있는 희노애락을 보여주는 장면과 비슷하다. 그리고 천송이에 대한 도민준의 사랑도 이런 대우주의 법칙 앞에서 고민스럽고 나약하며 쓸쓸해 보인다.

 

작가는 거대한 능력을 소유한 도민준의 존재도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의 한 구성원일 뿐이며 대우주의 법칙 앞에서 거대한 그 규칙에 순응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400년전 자신의 별로 돌아가지 못하는 도민준의 나약함을 통해 드라마 초반 구성 안으로 이미 밀어 넣었다. 그리고 대자연 앞에서 숭고할 수 밖에 없는 도민준의 나약한 존재감으로 드라마의 얘기를 풀어 가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이 대자연의 법칙안에 있는 인간같은 존재 도민준이기에 외계인의 사랑이 황당하지 않고 보통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착각할 수 있게 된다. 즉 외계인도 인격적인 사랑을 할 수 있게끔 설득력을 갖게 만든 것이다.

 

대부분 로맨스 드라마는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사랑확인과 그 과정이 스토리 텔링이 되고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갈등>의 구조가 되지만 드라마 <별 그대>는 천송이와 도민준이 사랑에 빠지는 지점이  <숭고함>이라는 장치를 통해 드라마 긴장의 시작점이 되는 기막힌 묘수를 두었다. 물론 작가는 수회에 걸쳐 <도민준과 천송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시키는데 드라마 분량을 할애했다. 그럼에도 <도민준 - 천송이의 사랑>과 자연에  법칙 앞에 무기력해야 하는 <숭고함>이 갖는독특한 긴장구조가 드라마 첫회부터 시청자들의 관점 속에 설정되어 있는 것이 <별 그대>의 묘미다. 그리고 그 묘미는 시청자들에게 너무 멜랑콜리하게 다가오는데 극적이게도 천송이와 도민준의 알콩달콩한 장면이 연출되고 회를 거듭하며 유모러스한 부분이 극대화 될 수도록 그리고 이를 통해 도민준 -천송이 러브라인에 아름다움을 부여할 수록 그 뒤에 따라오는 멜랑콜리한 구도는  더 크게 시청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즉 <별 그대>는 도민준과 천송이의 러브라인이 공고해 질 수록 <숭고함>이라는 더 큰 프레임에 갖히게 되는 구조를 갖추며 대우주에 법칙과 맞서야 하는 더 큰 긴장감을 재생산하고 있다.

 

드라마 <별 그대>가 로맨스, 코미디, 공상과학, 스릴러 등 복합장르로 세련된 짜임새를 갖추었지만 이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로맨스다. 복합장르임에도 혼란스럽거나 산만하지 않게 각 장르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것은 로맨틱이라는 기본 프레임을 잊지 않고 긴장감을 조성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공상과학 및 스릴러의 요소는 천송이와 도민준이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단순한 장치에 불과하다.

 

도민준은 위기때 마다 수퍼맨처럼 나타나 SF식의 문제해결을 통해  극적으로 긴장을 풀어준다. 그리고  작가는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도민준이 천송이를 사랑하고 천송이가 도민준을 사랑해 가고 있음을 알게한다. 그러나 작가는 위기해결이 반복되는 순간마다 두 주인공이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극적인 파도에 쓸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준비시키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즉 드라마 <별 그대>가 재밌다고 느끼는 이유는 잘 짜여진 복합장르가 그 효과를 발휘해 세련된 로맨틱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그 수면아래 잠재된  극복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긴장구조가 그 세련된 복합드라마 장치들을 통해 점점더 두터워 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민준은 현대 여성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자상을 그리고 있다. 초능력의 소유자 또는 돈 많은 재벌보다 남자의 지성미로 도민준의 이미지를 입혔고 여자에게 관심없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 천송이에게는  수 백년 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존재에 대한 비밀을 노출시킬 만큼 여자를 위해 자신의 삶의 방식도 집어 던지는 멋있는 남자로 그려졌다. 그렇다고 돈이 없고 힘이 없는 나약한 지성의 소유자도 아니다. 외계인이기에 인간의 한계를 넘는 부와 물리적 능력은 당연하다.

 

그리스 신화에서나 나오는 여러 신들을 합쳐놓은 듯한 이 완벽한 남자상에 마주하고 있는 상대역은 머리가 나빠 자기 집 문 비밀번호도 잘 못외우고 입만 열면 무식이 튀어나오는 유명 연애인 천송이다. 유전적으로 이성적이며 400년에 걸쳐 쌓아온 지식을 통해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도민준에 비해 천송이는 짧은 지식과 자기만의 주관적해석으로 만사를 그녀만의 기준을 세워놓고 모든 일을 자신 편한대로 생각하는 성향의 소유자다.

 

또 머리는 나쁘고 지각적 방어능력은 지나치게 뛰어나다. 자신의 정체성이나 자기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서 왜곡하거나 변형하여 생각한다. 동료연애인의 죽음 후 코너에 몰리며 여러 캐스팅에서 퇴출되지만 이런 여러 작품들을 스스로 까며자신의 우월감을 자기최면을 걸어 지켜가고 있다. 또한 자기 미모에 모든 남자들이 넘어갈거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착각속에 살고 있으며 이런 자신의 욕구에 모든 것을 맞추어 생각한다. 이 모든 주변상황을 자기 기대에 충족하는 쪽으로 주변의 모든 데이타를 변형해 가는 지각적 방어능력은 과히 천재적이다. 한 마디로 얼굴예쁜 푼수고 자기변호와 자기기준으로 상대방을 강요하는 무모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를 능가한다.

 

이에 반해 도민준은 무지하며 저급한 감각의 소유자인 인간에 큰 가치를 두는 그런 타입이 아니다. 그는 특별하며 가장 이성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고 비이성적인 인간에 대해 언제나 큰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극의 두 존재가 사랑에 빠지려면 꽤나 설득력있는 구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이야기는 꽤나 흥미진진한데 작가는 이 어색하고 불편한 차이를 쉽게 뛰어 넘을 수 있는 장치로 외계인과 지구인의 운명적 만남과 과거 지키지 못했던 사랑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선택했다.

 

그러니 상극인 두 이미지라도 다시 사랑으로 엮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시청자들은 이 사랑의 과정에 대해 설득있는 전개를 요구하지 않고 상반된 두 개성이 충돌하는 에피소드만 즐길 수 있는 이유가 생긴다.  그리고 이 즐거운 에피소드는 운명적 만남과 함께 찾아 온 우주의 법칙에 거슬러야 하는 사랑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가며 숭고함이라는 거대한 프레임안에서 더 큰 갈등구조를 형성시켰다. 이 드라마의 가장 긴장되고 흥미로운 이야기 진행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작가는 앞으로 이 두 주인공들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지금까지 전혀 다루고 있지 않지만 천송이와 도민준을 보는 시청자들은 두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개성충돌을 보며 외계인과 지구인이 이미 연결된 사랑 그리고 우주의 법칙으로 도민준도 쉽게 넘지못할 사랑의 장애를 어떻게 극복해 갈 것인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이 드라마의 긴장구조를 해결하는 것은 간단하다. 도민준과 천송이가 기막힌 반전을 통해 사랑이라는 게이트에 골인하는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 도민준의 정체성에 대한 공개가 선행되고 고민되는 장면도 그려질 것이다. 그러나 도민준이 그냥 지구에 남겠다는 단순한 결정은 이제까지 만들어 온 드라마의 긴장을 일거에 해소하지 못할 것이고 4백년 전처럼 천송이를 구하다 또 다시 시간을 못 맞추어 지구에 남게 된다는 전개도 어설프다 알고보니 천송이도 과거 태어났다가 다시 환생할 수 있는 영원한 생명력을 지닌 외계인이었다는 반전정도 기대해 볼 만하나 이런 설계를 가능케 하려면 이미 드라마의 구성에서 또 다른 설득포인트를 던졌어야 하고 스토리 진행자체도 부자연스럽게 꼬일 가능성이 많다.

 

드라마 <별 그대>는 로맨틱 드라마의 구도상 사랑도 이루어야 하고 대자연의 법칙도 뛰어 넘어야 하는 설득력있는 전개도 필요하지만 도민준이 대자연의 법칙에도 순응하며 사랑도 함께 선택하는 아주 심플한 전개를 통해 이야기의 결말을 맺는 방법도 있는듯 하다. 뭐 대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사랑을 선택하는 도민준의 죽음이라는 반전의 결말정도로 말이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는 가장 멜랑콜리하고 가장 유모러스한 드라마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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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즐건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