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댓글 2

2020. 12. 13.

 

 

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
그들이 젊은 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
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실패했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이웃 산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
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도 종환

 

 

 

♬ Chopin Waltz Op.69 No.2 (Dalia Lazar)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길  (0) 2021.01.22
生의 온기  (0) 2021.01.16
겨울나무  (2) 2020.12.13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0) 2020.12.11
눈 오는 밤엔 연필로 시를 쓴다  (0) 2020.12.10
마스크와 보낸 한철  (0) 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