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날에..

댓글 2

2021. 5. 27.

 

 

가끔씩 그대에게 내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대 떠난 뒤에도 멀쩡하게 살아서 부지런히
세상의 식량을 축내고 더 없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뻔뻔하게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꾸미고 어쩌다 술에 취하면
당당하게 허풍떠는 그 허풍만큼
시시껄렁한 내 나날들을 가끔씩
그래, 아주 가끔씩 그대에게 알리고 싶다

 

 여전히 의심이 많아서 안녕하고
잠들어야 겨우 솔직해지는 더러운 치사한 바보같이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내 기다림
그대에게 알려 그대의 행복을 치장하고 싶다

 

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조금도
슬프지 않게 살면서 한치의 미안함 없이
아무 여자에게나 헛된 다짐을 늘어놓지만
힘주어 쓴 글씨가 연필심을 부러뜨리듯 아직도
아편쟁이처럼 그대 기억 모으다 나는 불쑥
헛발을 디디고 부질없이
바람에 기대어 귀를 연다,

 

어쩌면 그대
보이지 않는 어디 먼데서 가끔씩 내게
안부를 타전(打電)하는 것 같기에

 

 

 

강윤후

 

 

 

 

Bee Gees - I Started A Joke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0) 2021.06.21
靑山行  (0) 2021.06.17
쓸쓸한 날에..  (2) 2021.05.27
명편  (0) 2021.05.22
옛 노트에서..  (0) 2021.05.14
봄의 노래  (0) 202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