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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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9.

 

 

내고향 남쪽바닷가
바람모퉁이 숲에서
툭하고 동백꽃이 떨어집니다
떨어지는 꽃송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철없던 시절 사랑같기도 하고
홀로 떠돌아 흐르던 추억 같기도하고
무심코 발견한
지난날의 연서 같기도 합니다
시나브로 봄은 오는데
꽃은 떨어져 쌓이고
선홍색 슬픔을 뒤척이며
세월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대는 지금 어느바다위를 헤메이는
가여운 넋이되어 있습니까
바라보면 길위에는
초사흘 달빛이 흐르고
은빛 물보라를 일으키는 수평선너머
까마득하게 떠오르는 기억들
바다에는 못다한 사랑처럼
동백꽃이 지고 있습니다
외마디 비명처럼 등뒤에서
툭하고 떨어집니다
이승에서 짧은 생애를
샘물처럼 고이는 슬픔만 남기고
그대는 지금 어느길섶에 앉아서
여위어 가는지요
바다에는 온전히 떨어져 누운
붉은 꽃송아리뿐
그대를 기다리는 일이 피었다지는
동백꽃처럼 속절없을때
남쪽바닷가 바람모퉁이
숲에는 비문처럼 지워지지않는
시간이 흐르고
바람부는 등대 아래서 먼 바다로
동백꽃 한송이 띄워 보냅니다

 

 

이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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