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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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가에 서서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들면 그대여, 임진강가에 선다 아주 잠깐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고 강물을 바라본다. 미워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얼굴 내 마음엔 어느새 강물이 흘러들어와 그 사람의 얼굴을 말갛게 씻어준다 그래, 내가 미워했던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의 얼굴에 끼어 있던 삶의 고단한 먼지, 때, 얼굴이 아니었을까? 그래 그 사람의 아픔이 아니었을까? 미처 내가 보지 못했던 나의 상처가 아니었을까? 임진강가에 서면 막 세수를 한 아이의 얼굴 같은 강물만, 강물만 반짝이면서 내 마음의 빈틈으로 스며들어온다 내가 미워한 것은 내가 사랑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누군가가 죽이고 싶도록 미워지면 그대여 임진강가에 서서, 새벽 강물로 세수를 하라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속에 그대가 미처 보지 못했던 치욕스러운..

댓글 2004. 10. 30.

30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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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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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먼곳을 볼 나이

얼마 전부터 눈이 더 나빠졌음을 느낀다 나도 모르게 다가온 원시의 증세가 최근엔 꽤 심각하다 신문을 읽을 땐 인상을 찡그려야 하고 사전의 글씨,휴대폰의 문자 읽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어제는 하루 한알 복용할 알러지약을 소화제처럼 한꺼번에 두알 삼키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깨알같은 설명서를 읽을 능력이 없다면 약사에게 복용법 정도는 물었어야 하는 것인데... 내게는 그런 세밀함도 부족하다 그 정도로 생명에야 지장 없겠지만... 진통제를 소화제로 알고 먹기도 하고 약을 바꿔서 먹는 일이 자주 생긴다 이제는 어떤 용도의 사용 설명서를 읽는 일도 쉽지가 않다 사자처럼 황량하게 먼곳을 그리워하는 원시, 내가 바로 그 슬픈 야성을 닮아가는 것일까 그리운 사람들의 사진을 들여다 보지 못하고... 이메일도 쓰지 않고..

댓글 短想 2004. 10. 26.

16 200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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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전화

오래, 소식이 끊겼던 후배에게서 느닷없이 전화가 왔다. 너무나 깜짝 놀라(몇년 전.. 그 친구가 노숙자로 떠돌다 사고사 했다는 소문을 들은 기억이 떠올라) 목소리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그와는 한 직장에서 근무했고,사는 동네까지도 같아서 같은 차를 타고 출근했고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심지어 퇴근 후에도 술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입사 몇년 후배였던 그는.. 결혼 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자 마자 IMF부도를 맞고 그 여파로 아내와 이혼한 뒤 알콜 중독자로 폐인이 되고 말았다 노숙자처럼 떠돌다가 가끔 바람처럼 내 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소식이 뚝 끊기고 말았다 그후 객사했다는 소문을 듣고 황당했지만.. 달리 확인할 방법이나 마음의 여유가 내겐 ..

댓글 短想 2004.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