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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nJ 2021. 2. 16. 17:43

2020. 12. 30  농민 신문에 실린 이정환 GS&J 이사장의 글입니다.

 

 

 

   

 

2020년 농정은 어떻게 기억될까 

 

 

 

GS&J인스티튜트 이사장 이정환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불안하고 우울하게 보낸 한해였다. 그러나 그런 불안과 우울 속에서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앞으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변하면서 필경 생각이 바뀌고, 이 시대에 성장한 젊은 세대의 성격도 바뀔지 모른다. 2020년은 그렇게 인류사에 각인돼 우리 모두가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올해는 농업계에서도 1989년·2005년과 함께 농정사의 큰 획을 그은 한해로 기억되리라 생각한다. 1989년은 구조개선 농정의 출범을 알린 해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으로 농산물 전면 수입 자유화를 앞두고 있었다. 수입 농산물이 밀물처럼 몰려올 것이라는 우려와 불안 속에 영농규모와 자본 투입을 확대해 경쟁력 있는 새로운 농업을 이룬다는 구조개선 농정이 시작됐다. 이후 30년 이상 그 생각이 우리나라 농정을 지배한 만큼 1989년은 잊을 수 없는 해가 됐다.

 

우리나라 농정사에 큰 획을 그은 또 하나의 사건은 2005년에 일어났다. 쌀 수매제도를 폐지하고 직불제를 도입한 것이다. 정부가 쌀값을 지지해 농가소득을 안정시킨다는 생각이 반세기 가까이 우리나라 농정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를 깨고 쌀 가격도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고 소득문제는 변동직불제로 해결했다. 이로써 소득지지형 직접지불 농정시대가 열렸다. 쌀도 관세화하면 가격지지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위기감이 이 변화를 피할 수 없게 했다.

 

그러나 소득지지형 직접지불 농정시대는 15년 만에 끝났다. 올해 쌀 변동직불제가 폐지되고 공익형직불 농정시대가 막을 열었다. 농업이 농산물이 아닌 공익적 기능을 생산하는 산업이란 생각이 농정에 터를 잡기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서 2020년은 우리나라 농정의 한 획을 그은 해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고투입 농업이 환경과 생태 문제를 초래했다는 반성, 그리고 환경과 생태 보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이 변화를 재촉했다.

 

올해 첫발을 내디딘 공익직불제가 정착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누가 농민이고, 누가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가리는 일부터 쉽지 않아 불만이 적지 않다. 더욱이 수많은 농민을 상대로 17가지 준수사항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검증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이런 불만과 비판은 시장을 통하지 않고 정부가 돈을 나눠주는 정책 방식이 짊어져야 할 숙명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공익직불제의 모델이었던 유럽연합(EU)에서도 비슷한 혼란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명확하게 그 효과를 알 수 없는 환경보전활동을 요구한 결과 이행해야 하는 농민이나 검증해야 하는 담당자나 모두 불만이 많다. EU는 여러가지 개선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획일적인 규율을 적용하기보다 회원국의 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용하고 성과 중심으로 검증해 실행력을 높이려고 한다. 또한 식량안보와 농가소득 문제에 다시 눈을 돌려 적절한 소득 보장을 농정의 첫번째 목표로 제시하고, 2003년에 폐지하기로 했던 생산과 연계된 직불과 생산지원정책이 부활해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농가소득과 지역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 생산과 가격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올 연말부터 새해에는 농가소득, 먹거리 안보, 환경보전을 동시에 고려하되 간편한 농정을 생각해보자.

 

 [출처: 농민신문] 원문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