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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시사정보(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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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경영정보

2013. 4. 5.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3-96,   2013. 3. 6) 

 

 

 

 

 

 

 

 

 

 

 

1.靑 `국정 0순위` 민생에 두고 위기돌파

2."2년 후엔 100엔당 800원"…LG경제硏, 30% 추가 하락 경고

3.한경연, 올해 성장률 2.9% 전망…2년 연속 저성장 예측

4.최근 3년 대 일본무역 적자 100조원 달해

5.유로존 새 우환 FISH는 지금 / ④ 스페인

6.차이나머니 ‘무서운 식욕’

7.[美 다우지수 사상최고] 랠리 계속된다 vs 고통스런 상승

8.전자책 독서율 14.6%..전자책 독서량은 1.6권

9.“40~60대 길고 날씬해졌다”…중년 체형도 서구화

10.유장희, 애플 빗대 삼성 이례적 평가 "삼성, 해외 경쟁사와 달리 협력사 안 괴롭혀"

11.`제2 과기입국` 뿌리부터 재설계 나서야

 

 

12. 기업경영

  -[게임도 산업이다] "10조 청년 일자리 시장을 남 줄 건가"

  -[자영업도 구조조정 본격화] 50대 은퇴자들이 만든 '고용 대박' 2년도 안돼 '인생 쪽박'으로

  -[CEO & 매니지먼트] IT를 좀 아는 나이키, 애플 제치고 최고 혁신기업 되다

  -대기업 사회적 책임경영 ‘낙제점’

  -한국 대표기업 삼성-현대차, 지구 반대편서 눈부신 활약

  -[삼성, 샤프 지분 인수] 다급한 샤프, 대만과 합작 깨지자 'SOS'…"애플과 등 돌리는 도박"

  -이채욱 전 인천공항공사사장, CJ대한통운 부회장 내정

  -구본무 LG회장 “품질-서비스-마케팅 전부 바꿔라”

  -[朴정부 경제모델 이스라엘 해부]

  -현대·기아차, 세계 5위도 흔들

  -Made in Korea 하나둘 먹히고 있다

  -정부, 엔저 대응책 마련 비상

  -IBM, 소셜 뜬다지만 준비된 기업은 22% 불과

  -삼성·애플 전략폰 교체주기 빨라진다

  -벤처가 벤처에 투자? 한국형 '벤처 마피아' 태동

  - [도전받는 한국 스마트폰](상) 삼성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

  -"포스코 승부처, 이제부터"..신소재˙에너지사업 '날개'

  -[맥쿼리의 그늘]① MB임기 내내 시끄러웠던 맥쿼리…이제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개청 9주년 글로벌 경제특구 모양새 갖춰

  -[구멍뚫린 금융사 지배구조 칼 빼든 당국] <3·끝> 정치금융 단절하려면

 

 

13.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홍콩 허브, 센트럴에서 구룡지구로 옮겨지는 이유는

   -린이푸 前 세계銀 부총재 "中 GDP 10년내 두배로 껑충"

   - 아이슬란드는 어떻게 경제 회복에 성공했을까?

   -선장잃은 남미 좌파블록 타격

   -원유매장 세계 1위 베네수엘라 차베스 사망, 유가에 단기 악재

   -김종훈 “사퇴쇼? 아내가 울고 있다”

   -中, 국경에 다리 5개 더 짓기로… 北주민 "그 길로 中탱크 오면 어쩌나"

   -軍, 北최고사령부 위협 성명에 '응징' 결의

   -안보 총괄은 NSC 간사 '김장수'...北도발에 단호 대처

   -김성주 회장 "정치는 그만…앞으로 2년간 中시장에 집중"

   -미국은 '통일코리아'를 정말 원할까?

   -[특집| 경제민주화 없는 복지]박근혜는 왜 ‘창조경제’를 선택했나

 

 

 

                  박 두규드림 

       dgpark5909@hanmail.net

(010-3616-3013, 042-629-6911)

주소 ; 대전광역시 동구 자양동 17-2

        우송대학교 서캠퍼스   교양관 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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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정 0순위` 민생에 두고 위기돌파

◆ 靑 비상체제 돌입 ◆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 비상 상황에서 한 치의 소홀함 없이 민생 현안을 챙기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청와대ㆍ정부 조직을 비상 가동하기로 했다.

국회 정부조직법 처리 난항으로 최악의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국정 무게중심을 안보와 함께 민생에 두고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6일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매일 오전 8시 비서실장과 각 수석, 대변인이 참석하는 1일 상황점검회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일 단위로 현안을 점검해 국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당초 청와대는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주 2회씩 열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였다.

국정기획수석실은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을 중심으로 총리실에서 각 부처 상황 종합 자료를 받아 재점검한 뒤 1일 상황점검회의에 보고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각 부처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면 각 부처 기조실장으로 구성된 '국정과제전략협의회'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마저도 민생 관련 국정 현안이 누락될 가능성이 큰 만큼 박 대통령은 각 수석실에 배치된 비서관마다 전담 부처를 한 곳씩 배당해 '1대1'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고강도 대응 주문을 내렸다.

국무총리실 역시 정홍원 국무총리 등을 중심으로 각 부처 차관들과 함께 민생 현안을 일 단위로 챙겨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과 실시간 보고 체계를 갖추게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국무총리실장을 우선 인선하는 등 국정 공백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청와대와 총리실이 무기한 비상 가동 체제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재철 기자]


`경기불황→서민범죄→사회붕괴` 차단 칼빼

◆ 靑 비상체제 돌입 ◆

'불법 대부업' 등 경제범죄는 '불황'을 토대로 번성한다.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 따라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서민들의 절박함을 악용해서 이들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내놓은 대책이 '서민생활 침해 사범 근절방안'이다. 청와대는 6일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검찰과 경찰도 수사력을 이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다. 청와대가 불법 사금융과 금융사기 단속에 공권력을 집중하기 시작한 이유는 서민 경제범죄가 경기 불황으로 인한 가정 붕괴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경제 살리기에 나서기 전에 사회 붕괴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또 이들 범죄에 대한 단속을 통해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내겠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춘천에 사는 김 모씨(47)는 지푸라기를 잡으려다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그는 휴대폰으로 '개인회생파산자홀씨론서민대출'이 있다는 광고성 메시지를 받고 급한 마음에 연락을 했다. 거기서 요구하는 대출 관련 서류를 제출했더니 이들은 김씨 이름으로 대출금을 챙겨 사라졌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이런 범죄들이 나날이 진화하고 다양화하고 있다. 이날 인천 계양경찰서는 대출을 미끼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이를 팔아넘겨 1억5000만원을 챙긴 일당을 입건했다. 이들은 소액대출을 해주겠다고 사람들을 모은 뒤 이들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대포폰'으로 팔아 넘기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최근 등장한 소위 '휴대폰깡'이다.

이 밖에 SNS를 활용한 보이스피싱인 '스미싱', 온라인뱅킹을 가장한 보이스피싱인 '파밍' 등 금융사기가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

금감원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발한 유사수신업체만도 총 228곳에 달한다.

금감원에 적발된 유사수신업체는 2010년 115곳에서 2011년 48곳으로 줄었다가 작년 65곳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유사수신업체는 인허가나 등록ㆍ신고를 거치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원금 이상의 금액을 주겠다고 제안해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더 큰 문제는 이날 청와대가 집중 단속 대상으로 밝힌 서민생활침해범죄가 증가할 수밖에 없도록 사회ㆍ경제적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윤창중 대변인은 불법 사금융ㆍ채권추심행위,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행위 등 금융사기, 보이스피싱ㆍ서민형 갈취사범ㆍ불법사행행위 등을 단속 대상으로 언급했다. 대부분 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다.

문제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경제적 약자들이 제1금융권 등 제도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불법대부업자 등 지하경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전체 대부업 대출 가운데 신용등급 1~6등급의 비중이 2010년 32.2%에서 2012년 3분기 현재 41.9%로 급증했다.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대부업자의 돈을 빌린 것이다.

또 2012년 3분기 기준 전체 가계대출 액수인 882조원 중 대부업체를 포함한 금융중개회사 대출금이 68조원에 이른다. 특히 금융중개회사 대출금은 1년 만에 14조원이나 증가했다.

실제로 경제 침체가 지속되면서 2009년 6510명 수준이던 불법사금융 사범이 지난해 1만2798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치안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올해는 경기둔화와 가계부채 압력이 더 높기 때문에 이를 방치하면 가정 붕괴 현상까지 가속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 경제사범 단속은 검찰이 중심이 돼서 해나갈 계획이다.

검찰은 전국 검찰청의 형사부장 또는 강력부장을 부장으로 하는 '서민생활 침해사범 합동수사부'를 설치하고 경찰, 지자체, 금융감독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기관과 협조체제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검찰은 이자제한법(최고이율 30%)과 대부업법(최고이율 39%)을 위반한 불법고금리 대부행위, 폭행과 협박, 심야 방문 등 불법채권추심행위를 단속할 예정이다.

교육ㆍ합숙을 강요하는 무등록 다단계 판매업체와 중소상인을 상대로 '관리비' 및 '보호비'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하거나 청부폭력을 일삼는 폭력행위도 집중 단속 대상이다. 이 밖에 서민들의 건전한 경제활동을 저해하는 도박사이트, 사행성 게임산업 등 불법 사행행위에 대해서도 특별 관리에 나선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도 전자금융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그동안 은행권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해왔던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를 이달 21일부터 증권사나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에 가입하면 공인인증서 재발급, 자금이체 시 지정된 단말기를 이용하거나 보안카드ㆍ일회용비밀번호(OTP) 외에 휴대전화 문자서비스 등의 추가 확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전 금융권에서 서비스를 의무적용할 방침이다.

[김기철 기자 / 김동은 기자 / 김유태 기자] 

안전 강조했는데 잇단 화학사고 곤혹

◆ 靑 비상체제 돌입 ◆

6일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화학사고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안전'을 강조한 새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부분을 강조해 왔다. 아직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의지를 담아 '행정안전부' 명칭도 '안전행정부'로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로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이 커진 가운데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잇달아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터져 자칫 안전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의지가 국민에게 '말'뿐인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해 물질을 다루는 업체 경영진과 근로자들의 안전불감증과 이들을 관리ㆍ감독해야 할 중앙정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의 부실한 관리ㆍ감독 체계가 사고 발생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이에 대한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5일 경북 구미공단 내 화공약품 제조업체인 구미케미칼에서 발생한 염소가스 누출 사고도 고장난 송풍기를 점검했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사건이다.

앞서 경북도가 1월 14일부터 한 달여간 구미 등 도내 유독물 취급업체 497개소에 대해 대대적인 합동 점검을 벌였지만 사고를 예방하지는 못했다.

구미 지역에만 유독물 취급업체가 161개에 이르지만 구미시 담당 공무원 1명이 이를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정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동연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차관회의를 열어 유해 화학물질 안전 대책을 발표하고 유해 물질 취급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수조사와 관련해 정부는 전국 985개 산업단지, 사고 이력이 있는 업체, 다량 취급 업체 등을 우선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단계적으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독물 영업은 현재 '등록제'지만 '허가제'로 바꿀 계획이다. 지자체가 담당하고 있는 유독물 관리 권한을 지방환경청이 담당하도록 관리 주체도 변경하기로 했다. 소액의 과징금을 매출액에 비례해 상향 조정하고, 관련 법규를 연속 위반하면 영업정지시키는 '삼진아웃제'도 도입한다. 주민에게 유해 물질을 사전에 고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동철 기자 / 문지웅 기자]

‘올스톱 정부’ 본격화 된 날… 北 “정전협정 백지화” 위협


정부조직법 국회처리 무산… 안보공백 우려 커진 상황서

北 ‘천안함 폭침’ 김영철 “판문점대표부 활동 중단”

朴정부 들어 최고수위 협박

[동아일보]

북한이 5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최고 수준의 대남 협박을 쏟아냈다. 외교안보부처 장관 후보자들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의 임명이 이뤄지지 않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심각한 안보 공백 사태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에서 “전쟁연습(한미 군사훈련)이 본격적인 단계로 넘어가는 3월 11일부터 정전협정의 효력을 전면 백지화하고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의 활동도 전면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와 관련해 판문점 조미(북미) 군부전화도 차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명은 “적대행위에 대처해 보다 강력한 2차, 3차 대응조치를 연속 취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빈말을 모른다.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은 우리의 경고를 무심히 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1994년 외교부(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6차례 이상 정전협정 무효화를 언급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정전협정 백지화 주장은 그 후속조치가 구체적이고 어느 때보다 단정적인 표현을 쓴 것이 특징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정전협정을 문제 삼아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의 근거가 되는 한미동맹을 무력화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합의 도출 임박 시점에 맞춰 불안감을 고조하려는 계산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성명은 이례적으로 김영철 인민군 정찰총국장이 직접 조선중앙TV에 나와서 발표했다. 정찰총국장은 대남 공작 및 무력도발을 담당하는 직책이다. 2010년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 김영철의 소행으로 알려져 있다.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김영철이 북한 주민들이 보는 TV에 직접 나온 점을 고려할 때 도발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연함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이 김영철이라는 점도 이날 처음 드러났다. 그동안 대변인 성명은 조선중앙TV 아나운서가 대독해 왔다.

이처럼 북한이 지난달 3차 핵실험에 이어 추가 도발 위협을 현실화하고 있지만 이에 대처해야 할 정부는 여전히 정상 가동이 안 되고 있는 상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끝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2월 임시국회가 5일 종료됐다. 이날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렸지만, 여야의 막판 협상마저 결렬되면서 국회에 제출된 지 35일을 넘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3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함에 따라 8일부터 3월 임시국회가 열린다. 출범 9일째를 맞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공백 상태는 언제 해소될지 예측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조숭호·민동용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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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엔 100엔당 800원"…LG경제硏, 30% 추가 하락 경고

원·엔 환율이 2년 후 100엔당 800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지금보다 30%가량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6일 ‘주춤하는 원고·엔저 아직 갈길은 멀다’라는 보고서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되고 있는 원고·엔저는 단기적, 순환적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인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서 비롯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 전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원·엔 환율은 작년 6월 말 대비 20%가량 떨어진 상태다.

보고서는 원화 강세의 구조적 요인으로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추가적인 해외 투자자금 유입 가능성을 들었다. 반면 엔화는 일본의 고령화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고 재정 건전성 문제로 인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연내 1050~1100원 수준까지 떨어진 후 2015년께는 80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추정한 것이다. 구매력평가 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는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구매력을 지닌다는 가정 아래 두 국가에서 한 상품의 가격을 같게 만들어주는 환율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원高·엔低 재개된다…"2015년,100엔당 800원까지 하락"

- LG경제연구원 "원고·엔저 구조적인 요인 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원고·엔저 현상이 최근 주춤한 것은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고·엔저 현상에는 구조적인 원인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수년 내 엔-원 환율이 800원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원고·엔저 현상은 본격화됐다
LG경제연구원은 6일 ‘주춤하는 원고·엔저 아직 갈 길은 멀다’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엔화가치가 하락하고 원화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그 나라의 펀더멘탈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체력이 일본은 약화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강화된 만큼 통화가치 역시 이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조정된다는 얘기다.

원화 가치 상승은 우리 경제 선진화 과정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다. 경상수지가 12개월째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금융시장 역시 외국인 자금 유입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는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등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채권시장 역시 최근들어 중앙은행·글로벌 펀드 등 안정적 자금 유입이 시작되고 있다.

반면 일본 경제는 고령화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실제 최근 일본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된 배경에는 고령화에 따른 경제 체력 약화가 자리하고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00% 수준까지 와 있는 재정적자 역시 고령화로 세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심각한 성장 걸림돌로 제기되고 있다.

연구원은 현재의 원고·엔저는 추세적인 흐름이 전환되는 출발점이라고 판단했다. 단기적으로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엔-원 환율이 상승하는 국면이 있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적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원화 가치가 엔화에 비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환율이 각국 물가수준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는 구매력평가(PPP) 환율에 따라 예상한 장기적 엔-원 환율은 100엔당 770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만약 최근과 같은 엔-원 환율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2015년에는 시장환율이 구매력평가환율 수준에 근접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 상황이 1970년 당시 일본과 매우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장기간 지속되는 경상수지 흑자, 높아진 제조업 경쟁력, 해외투자자의 신뢰도 상승이 플라자합의 당시의 일본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당시 달러당 240엔이었던 환율은 1987년말에는 달러당 120엔 수준까지 급등했다.

다만 플라자 합의 무렵 엔고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비밀합의라는 정치적인 트리거가 있었던 만큼 급격한 원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했다. 향후 원화는 조정과정을 거치며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창선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원화 강세기에 환헤지로만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가격의존도를 줄이고 제품경쟁력을 높여 원고·엔저에 대한 기업 대응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정책 당국이 장기적 원고추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국 통화가 상승하는 시기에 기업들이 해외 생산 비중을 늘려가면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제조업 이탈 충격을 완화할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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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올해 성장률 2.9% 전망…2년 연속 저성장 예측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KERI)은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2.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6일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2년 연속 3% 미만의 저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치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올해 IMF 추정 기준 3.5%로 예상되는 세계경제 회복세가 과거보다 낮은데다 원고·엔저 현상,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는 점이 저성장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여러 제약요인을 고려할 때 내수부문의 성장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가계부채 부담, 고용증가세 둔화, 주택시장 회복 지연 등으로 2.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대내외 수요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논의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3%대의 완만한 회복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가, 기저효과 등에도 민간주택의 건설 부진 때문에 2.2%의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도 2%대의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공공요금, 식품가격 인상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대내외 수요회복이 빠르지 않고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파급효과는 제한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 상승 영향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서비스수지도 다시 적자로 반전되면서 작년 431억 달러에서 올해 301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기조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하락폭이 둔화하면서 연평균 1065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완화, 경상흑자 지속, 국가신용등급 상승 등 환율 하락 요인이 있으나 외국자본 유출 가능성, 북핵 실험 관련 리스크, 당국의 환율 정책 등 상승 요인들 때문에 제약을 받는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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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대 일본무역 적자 100조원 달해

[내일신문]

주요 수입품목은 철강판·반도체

한일 수출경합 갈수록 치열해져

우리나라의 최근 3년간 대(對)일본 무역적자액이 903억27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로 환산하면 100조원(99조3597억원, 환율 1100원 적용)에 육박한다.

지난 1년간 우리나라의 반도체(504억달러), 자동차(472억달러) 수출 합계와 맞먹는 규모다.

지식경제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2010년 361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1년 286억4000만달러, 2012년 255억6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 387억9600만달러, 수입은 643억6300만달러였다.

2012년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은 석유제품(85억9400만달러), 무선통신기기(31억3200만달러), 반도체(26억4200만달러), 철강판(25억3700만달러), 금은 및 백금(13억2300만달러) 등이었다.

반면 주요 수입품목은 철강판(46억5300만달러), 반도체(45억8200만달러), 플라스틱제품(39억3200만달러), 반도체제조용장비(32억5200만달러), 합금철선철 및 고철(25억4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중 합금철선철 및 고철은 전년보다 40.5% 늘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한국의 대일본 무역적자 규모는 2738억1600만달러(301조1976억원)에 달했다.

이와 함께 급격한 원화절상과 엔화약세로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엔화약세와 우리 수출에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상위 100대 품목 중 약 50%가 일본의 수출상위 100대 품목과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품목의 수출은 우리나라 총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의 중복품목이 2008년 43개에서 2011년 49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휴대폰을 제외한 석유제품, 자동차, LCD, 선박, 반도체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 대부분이 중복된다고 우려했다.

양국간 수출경합도(ESI)도 2008년 0.456에서 2012년 0.481로 뛰었다.

수출경합도란 두 나라의 수출 구조가 유사할수록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전제 하에 특정 시장에서 양국간 경쟁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실례로 A국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출품목이 완전히 일치하면 수출 경합도는 1, 두 나라의 수출 구조가 전혀 다르면 0으로 산정해 계산한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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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500만·청년 56% 백수…스페인 덮친 `파로` 바이러스

◆ 유로존 새 우환 FISH는 지금 / ④ 스페인 ◆

지난 5일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 한 구직센터. 자동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30여 명이 차례를 기다리며 앉아 있었다. 아무도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다. 사람들이 드나들 때 문소리만 나면서 적막을 깰 뿐이었다. 말을 건네기도 부담스러운 적막 속에서 기자와 눈이 마주친 알리시아 산체스(26)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녀는 계약직으로 일하던 화장품 회사에서 전날 해고당해 실업수당을 신청하러 왔다고 했다.

산체스 씨는 18세 때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줄곧 사회생활을 했지만 더 이상 스페인에서 일자리를 잡기 어려울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업수당을 받은 후 그녀는 남미로 갈 생각을 하고 있다.

"남아메리카로 가면 일자리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아무리 어려워도 여기보단 낫겠죠."

스페인에서는 실업수당을 신청하려면 구직센터로 가야 한다. 하지만 구직센터는 이제 '실직센터'가 돼버렸다. 일자리 대신 실업수당만 겨우 받을 수 있기 때문. 구직센터에서 만난 토픽 씨(34)는 개인병원 사무직을 얼마 전에 잃었다고 했다. 그는 "구직센터에 나와 줄 서 있는 게 내 새로운 직업이 될 줄은 몰랐다"며 실소했다.

요즘 스페인에서는 어디를 가나 들을 수 있는 단어가 '파로(el paro)'다. 스페인어로 실업이라는 뜻인데 실직자에 대한 사회복지급여 등을 줄여서 쓰는 말로도 사용된다. 같은 단어가 근로자의 파업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실업자가 500만명을 넘어선 스페인에서는 공항을 빠져나와 어디를 가더라도 실업수당, 실직, 파업 등을 피할 수 없었다. 심지어 스페인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마드리드국제공항마저 '파로'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국제공항에는 아침 일찍부터 호루라기와 나팔을 입에 물고 스페인 국기를 몸에 휘감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일렬로 행진하는가 하면 소용돌이치듯 가운데로 몰려들어 호루라기를 부르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호루라기 소리에 귀가 먹먹해질수록 경찰들 표정은 굳어갔고 여기저기에서 방송사 카메라가 몰려들었다.

공항에 몰려든 1만여 명은 스페인 국적 항공사 이베리아항공 직원들이었다. 3년 전 스페인 정부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베리아항공을 영국항공에 매각했다. 두 회사가 합쳐 출범한 국제항공그룹(IAG) 최고경영자 윌리 월시는 올해 직원 수천 명을 감원해 흑자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베리아항공에서 27년간 근무한 조제 라몽 씨(47)는 "지금 스페인에서 일자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며 "나는 이베리아에서 27년간 일했기 때문에 적어도 2년간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겠지만 직장 경력이 6년 미만인 동료들은 실업수당을 몇 개월밖에 받지 못하거나 아예 받을 수 없어 당장 먹고살 일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국영기업의 해외 매각 이후 불어닥친 집단해고의 광시곡. 시위에 참여한 이베리아항공 직원들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켜보는 스페인 국민 중에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손수건을 꺼내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나온 한 시민은 "우리 아이도 일자리가 없어 지난달에 베네수엘라로 가족과 함께 떠났다"며 "어쩌다가 스페인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건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경제위기로 인해 한때 유로존 4대 경제 대국이었던 스페인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스페인 마드리드 랜드마크 마요르광장 인근 상점에는 다섯 집 걸러 한 집꼴로 상점 문이 굳게 닫혀 있고 동네 구직센터에는 실업수당 신청을 위해 하루에도 500명, 한 달에 6000명이 들락거리는 게 스페인의 현실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스페인은 올해도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1.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와 투자가 줄다 보니 고용 상황도 개선되지 못할 전망이다. IMF는 "올해 스페인 실업률은 25.1%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스페인은 실업률 26.6%를 기록했다. 10명 중 4명이 일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더욱 처참하다. 56.5%에 달한다. 직장이 없는 청년이 두 명 중 한 명에 달한다. 최근 스페인 노동부는 지난 2월 실업자 수가 공식적으로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장 스페인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은 요원하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인력 감축을 앞다퉈 진행 중이다. 해고 위기에 소비지출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는 다시 기업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높아진 실업률로 급등한 실업수당 지출 때문에 긴축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시리즈 끝>

[마드리드(스페인) = 권한울 기자 / 서울 = 한예경 기자]

`유로4강` 스페인 몰락시킨 네 가지

◆ 유로존 새 우환 FISH는 지금 / ④ 스페인 ◆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1위인 스페인은 '축구'만 잘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경제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유로존에서 4강(强)을 구축하던 나라였다. 한때는 무적함대로 세계를 호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종이 호랑이 신세가 됐다. 이렇게 자존심이 구겨진 까닭은 무엇일까. 현지에서는 오늘날의 초라한 스페인을 만든 원인으로 4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2000년대 초 발생한 부동산 거품. 경제학자이자 마드리드에서 회계사로 활동하는 훌리안 모레노 씨(47)는 2000년대 초 스페인이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부동산 투기가 시작돼 버블이 일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업ㆍ부동산에 대한 버블이 붕괴되면서 경제 위기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은 2011년 4분기 이후 5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단호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도 경제를 허물어지게 한 결정적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당시 스페인은 즉각적인 긴축정책 카드를 꺼내지 않고 미적거렸다. 김건영 코트라 마드리드 무역관 관장은 "금융위기가 터졌을 당시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누적된 부실로 정부 재정은 작년에 한계에 다다랐다.

취약한 제조업 기반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 스페인 경제가 크게 휘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스페인은 일부 자동차 조립공장을 제외하고는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에너지가 부족해 고질적인 무역적자를 겪어 왔다.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ZARA)' 외에 이렇다 할 스페인의 글로벌 기업이 없다. 스페인 정부도 최근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경제 위기 이후 내수 침체의 돌파구로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

허약한 경제 구조에 정치권의 부정부패는 설상가상의 역할을 했다고 스페인 국민은 여기고 있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도 과거 수억 원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권에서는 총리 사퇴 요구까지 일고 있다. 스페인의 일간지 엘파이스가 지난달 집권 국민당의 비밀 회계장부를 입수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스페인 국민은 자신들에게 허리띠 졸라매기를 강요하고 있는 집권당이 불법자금 수수와 탈세를 저질렀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시민들은 라호이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연일 시위에 나서고 있다.

[마드리드(스페인) = 권한울 기자 / 서울 = 한예경 기자]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버티기 언제까지…

◆ 유로존 새 우환 FISH는 지금 / ④ 스페인 ◆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스페인이 전면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한다는 외부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6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글로벌 투자자들 눈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정치 상황 때문에 유로존 문제국 스페인ㆍ포르투갈 등의 조달금리가 덩달아 급등하자 시장 불안감이 가중된 탓이다. 이탈리아 총선에 따른 정국 불안 우려로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5%대 초반에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ECB는 지난해 9월부터 위기국의 단기 채권을 무제한 사들이는 '전면적인 통화거래(OMT)'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페인 국채를 시장에서 매입해 유로존을 살리겠다는 것. 문제는 단서 조항이다. 스페인이 먼저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실시해야만 이 정책을 쓸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당장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할 시기가 아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채권단에 전면 구제금융을 신청했다가는 경제주권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

특정 국가 상황에 대해 발언하기를 꺼리는 ECB도 사실상 스페인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달 스페인을 방문해 "현재 스페인 은행들이 적절한 수준으로 자본을 확충함에 따라 여신을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밝혔다.

스페인과 ECB는 여유를 부리고 있는 반면 프랑스 등 일부 국가들은 ECB가 지금이라도 즉각 스페인 국채를 사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스페인이 야기한 유로존 불안이 자국 시장까지 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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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 ‘무서운 식욕’

국채부터 영화산업까지..세계시장 사들일 기세
한국서 4개월째 3兆 매수..금융시장 좌지우지 우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차이나 머니'가 세계시장을 사들이고 있다. 석유.가스 등 에너지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문화의 첨병인 영화산업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차이나 머니의 공세는 글로벌 경제와 중국 경제가 동시에 침체를 겪고 있는 와중에 이뤄지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기업과 부동산은 물론 최근에 주식과 채권 등 자본시장까지 중국 자본의 표적이 되고 있다.

■'파워' 커지는 차이나 머니

세계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차이나 파워'도 커졌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당시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을 방문,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매각하지 말 것을 요청했을 정도다. 유럽 재정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 중국은 포르투갈 국채를 사들이겠다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중국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중국투자공사의 자산은 4800억달러 수준으로 이 중 600억달러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OD05옴니버스'라는 이름의 중국 국부펀드 때문에 중국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재계가 긴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도 30% 증가한 772억달러를 기록했다. 단순히 규모만 늘어난 게 아니다. 중국이 인수합병(M&A) 1건을 추진하면서 투자하는 평균금액은 2억5000만달러로 전 세계 평균(9000만달러)보다 3배 이상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차이나 머니의 파워는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차이나 머니 보유잔액은 2008년 40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월 말 기준 8조830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4개월 동안은 3조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위안화가 영국 파운드화와 일본 엔화를 제치고 달러와 유로에 이어 세계 3대 무역결제통화로 부상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금융시장 판 흔들 수도

중국의 한국 투자는 3대 축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바로 국가외환관리국(SAFE), 중국투자공사(CIC)로 대표되는 국부펀드, 적격내국인기관투자가(QDII) 등이다.

SAFE는 3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외환보유액을 관리하고 있다. CIC는 해외 투자 유형 중 직접투자와 포트폴리오투자 모두 가능하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QDII 펀드다. 2012년 말 기준 한국 투자비중은 6.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또한 증가 추세다.

향후 중국 자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보는 더 빨라질 게 분명하다. 외국계 IB들은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로 위안화 절상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으로선 자본수지를 적자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이나 머니'의 유입 확대를 보는 시각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수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이나 머니의 국내 자본시장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규모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 국채의 4분의 1을 보유한 중국이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걸핏하면 "미 국채를 팔아치우겠다"고 '협박'하는 것처럼, 중국이 한국 경제에서 갈수록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차이나 공습...금융시장 판 흔들수도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차이나 머니'(China Money) 가 세계시장을 사들이고 있다. 석유·가스 등 에너지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문화의 첨병인 영화산업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차이나 머니의 공세는 글로벌 경제와 중국 경제가 동시에 침체를 겪고 있는 와중에 이뤄지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관련기사 10면>

한국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기업과 부동산은 물론 최근에 주식과 채권 등 자본시장까지 중국 자본의 표적이 되고 있다.

■'파워' 커지는 차이나 머니

세계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차이나 파워'도 커졌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당시 미 재무장관은 중국을 방문,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매각하지 말 것을 요청했을 정도다. 유럽 재정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 중국은 포르투갈 국채를 사들이겠다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중국의 영향력은 향후 더 커질 전망이다. 중국투자공사의 자산은 4800억달러 수준으로 이중 600억달러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직접투자와 포트폴리오투자 모두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OD05옴니버스'라는 이름의 중국 국부펀드 때문에 중국과 센카쿠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재계가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도 30% 증가한 772억달러를 기록했다. 단순히 규모만 늘어난게 아니다. 중국이 인수·합병(M&A) 1건을 추진하면서 투자하는 평균금액은 2억5000만 달러로 전 세계 평균(9000만 달러)보다 3배 이상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차이나 머니의 파워는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차이나머니 보유잔액은 2008년 40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월 말 기준 8조830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3개월 동안은 3조원 가량을 순매수 했다.

위안화가 영국 파운드화와 일본 엔화를 제치고 달러화와 유로화에 이어 세계 3대 무역결제통화로 부상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금융시장 판 흔들 수도

중국의 한국 투자는 3대 축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바로 국가외환관리국(SAFE), 중국투자공사(CIC)로 대표되는 국부펀드, 적격내국인기관투자자(QDII) 등이다.

SAFE는 3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외환 보유고를 관리하고 있다. CIC는 해외 투자 유형 중 직접투자와 포트폴리오투자 모두가 가능하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QDII 펀드다. 2012년 말 기준 한국 투자비중은 6.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또한 증가 추세다. 중국 정부는 12차 5개년 계획(11~15년)의 주요 목표로 해외투자 확대 전략을 표명한 바 있다.

향후 중국 자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보는 더 빨라질 게 분명하다. 외국계 IB들은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로 위안화 절상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으로선 자본수지를 적자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이나 머니'의 유입 확대를 보는 시각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수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이나 머니의 국내 자본시장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규모의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 국채의 4분의 1을 보유한 중국이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걸핏하면 "미 국채를 팔아치우겠다"고 '협박'하는 것처럼, 중국이 한국 경제에서 갈수록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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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다우지수 사상최고] 랠리 계속된다 vs 고통스런 상승



낙관·비관론 교차한 월가

"양적 완화에 밀려서 마지못해 주식 산다"

"고점 뚫으면 2년 랠리 18,000까지 갈 수도"


미국 30대 대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는 다우존스지수가 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는 0.89% 오른 14,253.77로 거래를 마쳤다. 2007년 10월9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14,164.53을 돌파했다. 이로써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3월9일 6547.05로 반토막났던 다우존스지수는 5년5개월 만에 위기 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고통스러운 주가 상승’ 이어질까?

이날 뉴욕 증시는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의 2월 비제조업지수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56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탔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내수 확대를 통해 7.5%의 경제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힘을 보탰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3차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시중에 계속 돈을 풀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는 축제 분위기가 아니었다. 뉴욕 맨해튼 파크애비뉴에 있는 JP모건체이스 트레이딩룸에서 트레이더들의 환호성은 들리지 않았다. 컴퓨터 단말기의 신호음과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이었다. JP모건은 장 마감 후 기관투자가에게 보낸 보고서에 “투자자들이 정말 주식이 좋아서 시장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썼다. 보고서는 “아무도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Fed의 양적완화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주식을 사고 있다”며 “고통스러운 트레이딩”이라고 표현했다.

월가 트레이더들이 5년 만의 사상 최고치 돌파를 즐거워만 할 수 없는 이유는 주식시장이 뚜렷한 이유 없이 랠리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과 제조업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는 여전히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고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에 따른 우려로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이 시퀘스터 발효 직후인 지난 4일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년 후 미국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5%에 불과했다. 반면 ‘안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48%에 달했다.

○“최고점 돌파 후엔 랠리 계속된다”

낙관론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역사적으로 볼 때 사상 최고점을 돌파한 뒤에는 랠리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과거 여섯 번의 상승장에서 최고점을 돌파한 후 6개월 동안 주식형펀드에 직전 6개월보다 세 배 더 많은 돈이 유입됐다는 것. WSJ는 최고점 돌파 후 평균적으로 랠리가 2년 더 지속되며 28% 추가로 상승했다면서 단순 계산하면 다우존스지수가 18,000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다만 이는 평균적인 수치로 상승장이 최고점 돌파 후 2개월 만에 끝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낙관론자들은 기업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아직 낮은 상태라는 점도 근거로 제시한다. 5일 S&P500지수는 올해 기업들의 예상 순이익에 비해 13.6배 높게 거래됐다. 역사적 평균선인 15배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단기적으로 주가 랠리가 이어질지는 7일 일본은행, 유럽중앙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와 8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2월 미국 고용 동향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美 다우지수 사상최고] 효자 애플이 '썩은 사과'로…발목 잡힌 S&P500

시총 2위 부진이 상승폭 줄여

‘썩은 사과 이론은 틀리지 않았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5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의 S&P500지수도 0.96% 오른 1539.79를 기록했다. 하지만 막판에 힘을 쓰지 못해 사상 최고치(2007년 10월9일 1565.00)는 돌파하지 못했다. 애플이 10.42% 폭락한 영향이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나의 썩은 사과가 바구니에 담긴 전체 사과를 썩게 한다는 ‘썩은 사과 이론’에 비유하며 “애플의 실적 부진이 S&P500지수의 발목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19일 이후 이날까지 S&P500지수는 5.4% 올랐다. 애플이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하면서 상당 부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지수는 S&P500지수와 벌어지는 상승률 격차에 체면을 구기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애플의 실적이 부진해지며 상황이 반전됐다. WSJ는 “이 기간 동안 애플의 하락률을 제외하면 S&P500지수는 5일까지 7.7% 오른 1573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S&P50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의 시가총액 순위에서 엑슨모빌에 이어 2위이지만 이날 종가기준으로 시가총액이 4048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아이폰5 출시 이후 700억달러나 줄었으나 S&P500 종목 전체에서 3.9%, IT 관련주 중에서 19%의 비중을 차지했다. 덩치가 큰 만큼 애플 주가는 S&P500지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시장은 이제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지 주목하고 있다. 다우존스지수는 상장종목이 1만개가 넘는 뉴욕증시에서 단 30개 종목의 주가로 지수를 산출한다. 이 때문에 다우존스지수만으로 시장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나스닥지수나 S&P500지수는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지수를 산출, 시장흐름을 파악하는 데 더 요긴하다. 대부분의 상장지수펀드(ETF)가 S&P500지수 움직임을 더 주목하는 이유다.

라이언 데트릭 섀퍼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하나의 지수만으로 시장의 흐름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S&P500지수가 최고점을 찍지 못하면 다우의 랠리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이른 시일 내에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美 다우지수 사상최고] "증시 과열로 양적완화 종료땐 회복하던 美경기에 찬물 우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사진)는 미국 경제 낙관론자다. 지난해 초부터 주택시장이 꾸준히 반등하고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시장도 활기를 되찾자 손 교수는 “미국이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작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가 5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5일(현지시간) 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손 교수는 전화 인터뷰에서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경제 기초체력의 회복 속도에 비해 주가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우려했다.

손 교수는 “최근의 주가 반등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찍어내는 돈이 갈 곳이 없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주식시장이 과열되면 Fed가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할 수 없고,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적완화가 끝나거나 규모가 줄어들면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면 그나마 완만하게 회복하던 경기도 다시 침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 교수는 “Fed가 작년 9월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실업률이 6.5%로 내려갈 때까지 지속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업률이 6.5%가 되려면 2015년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주가에 거품이 끼고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어 2015년까지 양적완화를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에는 (양적완화 종료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최상의 시나리오는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인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해서도 손 교수는 “매출 증가율은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 서서히 둔화하고 있고, 경기침체 당시 하락했던 노동비용이 다시 올라가면서 수익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셰일가스 붐에 따른 에너지 가격 하락과 주택시장 회복 등으로 미국 경제의 전망이 밝다”면서도 “실물경제 회복보다 주식시장이 너무 앞서서 뛰는 것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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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독서율 14.6%..전자책 독서량은 1.6권


삼성동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관람객들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전자책을 읽고 있다.(자료사진)

문화부·한국출판연구소, '전자책 독서실태 조사'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지난 1년간 전자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의 비율은 전체 14.6%이며, 전자책 독서량은 1.6권인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연구소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 전자책 독서실태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의 만 10~69세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일대일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자책 독서를 주제로 전국 단위 표본 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 전자책(교과서, 학습참고서, 만화, 잡지 제외) 독서율은 14.6%였다. 전자책 독서율은 지난 1년 동안 전자책을 한 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이다.

전자책 구입에 쓰는 비용은 연간 1만 1천804원으로 종이책 구입비 4만 8천901원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학력이나 소득이 높을수록 전자책 독서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이책만 읽는 독자는 56.0%였고 전자책만 읽는 독자는 1.7%로 나타났다.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 읽는 독자는 12.9%, 비독서자는 29.4%였다.

비독서자를 포함한 전자책 독서량은 1.6권으로 집계됐다. 전자책 독서자만 기준으로 삼으면 독서량은 10.8권으로 늘어났다.

전자책은 모바일 등 이용기기가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젊은 층이 더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책 독서인구 비율은 20대가 29.2%로 가장 높았고, 10대와 30대가 각각 21.5%와 17.5%로 뒤를 이었다.

전자책 독서자들은 문학 분야(38.3%)를 가장 선호했다. 문학 분야에서도 일반 문학(18.5%)보다는 장르 문학(19.8%)을 더 좋아했다.

읽는 기기로는 스마트폰이 44.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전자책 전용 단말기의 비중은 2.3%로 매우 낮았다. 컴퓨터·노트북은 38.1%, 태블릿PC는 11.2%로 조사됐다.

전자책을 이용하려고 주로 방문하는 곳은 인터넷 포털이 34.1%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앱스토어(30.3%)와 인터넷서점(12.9%)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전자책을 많이 읽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 확충(39.3%)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술 개선(39.1%)과 가격 인하(21.0%) 등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앞으로 5년 후에도 여전히 종이책 위주로 독서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 절반을 넘은 50.6%로 집계됐다. '종이책과 전자책이 절반씩일 것'(21.4%) 및 '전자책 위주일 것'(20.1%)이라는 답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문화부는 "전자책 독서율은 콘텐츠 확충과 서비스 및 기술 여건이 개선될 경우 종이책과 전자책을 함께 읽는 '하이브리드 독자층' 확산에 힘입어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독서 생태계를 조성하고, 현재 수립하고 있는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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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0대 길고 날씬해졌다”…중년 체형도 서구화



[한겨레] 한국인 40~50대 중년 남녀의 체형이 8년 전보다 다리가 길고 날씬해지는 등 서구형 체형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지난해 실시한 중장년·노년층 3차원(3D) 인체형상측정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8년 전 조사보다 남성과 여성 40~50대 모두 체형이 서구형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조사는 1979년부터 5~7년 사이 실시되는 ‘한국인인체치수측정조사사업(Size Korea 사업)’가운데 하나로 실시된 것으로 2004년 이후 8년 만에 이뤄졌다. 40~69살 한국인 남녀 1228명을 대상으로 3차원 인체스캐너를 사용해 키·가슴둘레·허리둘레 등 156개 인체치수항목을 측정한 결과다.

40대의 키와 다리 길이가 눈에 띄게 변했다. 40대 남성의 경우 2004년 평균키는 168.6㎝였으나, 이번에는 1.3㎝ 커진 169.9㎝로 조사됐다. 다리 길이도 74.2㎝에서 75.2㎝로 1㎝ 길어졌다. 40대 여성의 평균키도 158.8㎝로 2.4㎝가 커졌고, 다리 길이도 70.3㎝로 2004년보다 1㎝ 길어졌다. 여성의 경우 50대도 2.2㎝(155.9㎝), 60대도 1.3㎝(153.2㎝) 가량 평균키가 커졌다. 몸무게도 40대 남성은 70㎏을 기록해 0.9㎏ 줄었다. 여성은 57.7㎏으로 0.1㎏ 줄었다.

기술표준원은 서구형 체형 변화가 진행중이라는 근거로 “40~60대 남성의 경우 8년 전보다 가슴·허리·엉덩이 둘레가 줄어들어 몸통이 가늘어지고, 여성의 경우 40~60대 모두 키가 커지고 비만이 줄어들어 날씬해졌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40대뿐만 아니라 50대 남성의 몸무게도 68.3㎏에서 66.1㎏ 여성은 58㎏에서 57.6㎏으로 줄었다. 60대도 남성은 0.2㎏줄어든 65.9㎏였고, 여성은 0.4㎏ 줄어든 58.1㎏으로 나타났다. 비만도를 나타내는 체질량지수 수치도 낮아졌다. 비만 비율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데 남성이 여성에 비해 비만 비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표준원은 “체형 변화는 사회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식습관 변화, 운동량 증가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기술표준원은 이번에 조사한 체형 정보가 중장년층용 의료·복지용품 및 시설설계 등 연구 분야와 산업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인들에게도 3월 중순께 ‘사이즈 코리아’ 누리집(http://sizekorea.kats.go.kr)과 기술표준원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키 커지고 배 들어가고…슬림해진 '4060'



인사이드 Story - 한국인 중장년 3D 인체형상…8년전과 비교하니

40대 男, 몸무게 0.9kg·허리둘레 0.8cm 줄어

식습관 바뀌고 운동량 증가…서구형 몸매로 변화


의류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남성 캐주얼 브랜드 클럽캠브리지. 30대에서 50대까지 남성을 공략하는 이 브랜드의 윗옷은 몇년 전보다 작아졌다. 95~110까지 사이즈를 내놓지만 한국 남성의 체형 변화에 따라 치수를 조금씩 줄였기 때문이다. 정용곤 클럽캠브리지 기획팀 차장은 “편안하고 착용감이 좋은 옷을 선보이기 위해 매년 달라지는 남성들의 체형을 반영한 봉제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2~3년 전과 비교하면 상의는 허리 부분이 평균 5㎝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중장년, 몸무게는 ↓ 키는 ↑

이처럼 대한민국 중장년층이 과거보다 날씬해지고 키는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지난해 실시한 중장년 3차원(3D) 인체형상 측정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40~69세 남녀 1228명의 신체 부위를 측정한 결과 2004년보다 몸무게는 줄고, 키와 다리 길이는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남성의 평균 몸무게는 같은 기간 70.9㎏에서 70.0㎏으로 감소했다. 허리둘레도 86.3㎝에서 85.5㎝로 줄었다. 반면 평균 키는 8년 전보다 1.3㎝ 커진 169.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리 길이도 72.5㎝에서 73.5㎝로 길어졌다. 50대 남성의 체중은 2.2㎏ 감소해 66.1㎏이 됐다. 허리둘레는 2㎝ 줄어든 85.2㎝를 기록했다. 평균 신장은 0.3㎝ 늘어난 166.1㎝였고 다리 길이는 73.5㎝로 1㎝ 길어졌다.

60대 남성의 체중과 허리둘레는 각각 65.9㎏(-0.2㎏)과 87.1㎝(-2.0㎝)로 나타났다. 키는 164.0㎝(-0.3㎝)로 소폭 줄었지만, 다리 길이는 72.6㎝(+0.7㎝)로 길어졌다.

여성은 40·50·60대 모두 평균 몸무게가 0.1~0.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57.7㎏, 50대 57.6㎏, 60대는 58.1㎏을 각각 기록했다. 평균 키는 눈에 띄게 커졌다. 40대는 158.8㎝로 2.4㎝, 50대는 155.9㎝로 2.2㎝, 60대는 153.2㎝로 1.3㎝ 각각 늘어났다. 다리 길이도 0.4~1㎝ 길어졌다. 김용석 기표원 연구사는 “8년 전과 비교했을 때 40·50대 남성의 비만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체적으로 한국인 체형이 서구형으로 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체형의 서구화 진행

전문가들은 한국인 체형이 서구화되고 있는 이유로 섭취하는 음식의 질과 양의 변화를 꼽는다. 과거보다 영양 상태가 좋아졌을 뿐 아니라 음식 문화도 서양식으로 변했기 때문이라는 것.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2 양곡 소비량 조사’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처음으로 70㎏ 미만(69.8㎏)으로 떨어졌다. 2001년 88.9㎏에서 10여년 사이 2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밀 소비량은 계속 유지되고 있어 쌀과 밀의 소비량 격차는 매년 줄고 있다. 결국 전체 음식 섭취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운동과 미(美)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도 체형이 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유기수 동아대 의대 교수(전 대한체질인류학회장)는 “과거보다 먹거리가 풍부해지고 음식문화가 서양화되면서 체형도 변하고 있다”며 “몸을 가꾸기 위해 노동 대신 운동을 많이 하는 것도 체형 변화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기표원은 이번에 측정한 3D 인체형상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3월 중순부터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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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희, 애플 빗대 삼성 이례적 평가 "삼성, 해외 경쟁사와 달리 협력사 안 괴롭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다섯번째)이 5일 동반성장데이 행사에서 협력사 대표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이 삼성전자의 동반성장 활동을 애플의 협력사 ‘후려치기’에 빗대 극찬했다. 전임 정운찬 위원장이 애플을 치켜세우고 삼성을 비판한 것에 비해 확 달라진 인식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유 위원장은 5일 경기 수원 호텔캐슬에서 열린 삼성전자 동반성장데이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삼성전자는 ‘해외 유명 경쟁사’와 달리 이면계약과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중소 협력사를 괴롭히지 않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소비자를 우선으로 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며 “대기업이 나아가야 할 덕목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이 지적한 ‘해외 유명 경쟁사’는 애플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3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내기 위해 글로벌 협력사를 쥐어짜는 행태를 보이고 있고, 세계 여러 언론은 이를 비판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유 위원장은 “오늘날 기업생태계는 급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의 능력을 극대화하면서 이들을 감동시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스마트 리더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단순히 착한 기업이 아니라 착하면서 자기도 성장하는 상생의 비법을 발굴해 나가는 기업이 되라는 게 그의 주문이다.

협력사에 대해서는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발주 기업과의 협력관계도 금이 가게 마련인 만큼 지원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기술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역량있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새 정부는 동반성장을 주요 정책과제로 채택해 추진할 예정”이라며 “우수기술 개발, 지원사업 강화 등 삼성전자의 협력사 혁신활동 지원사례는 동반성장의 중요한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앞서 유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전국 최고경영자연찬회에서도 애플을 비판했다.

유 위원장은 당시 “애플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동반성장의 중요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전임 정 위원장은 2011년 3월 “애플이 애플리케이션 개발 이익의 70%를 개발자와 나누는 것은 넓은 개념의 이익공유제”라고 동반성장의 모범사례로 칭찬해 기업들의 반발을 샀다.

수원=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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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과기입국` 뿌리부터 재설계 나서야



R&D프로젝트ㆍ연구환경ㆍ지원시스템 재정비 필수

출연연ㆍ대학ㆍ기업 협업체계 이끌 리더십 나와야


■ 과학기술 제2도약 날개 달자

*그림 : 우리나라 주력산업 변화 전망 (출처: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 미래비전')

*표 : 우리나라 과학기술 주요 지표 변화 전망 (출처: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 미래비전')

*표 : 우리나라에 닥칠 5대 미래 환경변화 (출처: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 미래비전')

(별도로 보내는 이미지 사진들과 위 그림, 표를 적절히 배치해 편집해주기 바랍니다.)

1960년대 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를 50년 후 세계 8위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키는 초석이 됐던 과학기술은 21세기 초반 다시 `코리아 재도약'의 중심에 섰다.

50년간 산업구조와 사회 시스템이 크게 변했고, 과학기술의 역할과 책임도 바뀌었다. 과거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게 주된 임무였지만 이제 경제와 사회 발전을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하고, 인류와 국가의 현안을 해결하는 해결사로 바뀌고 있다. 과학기술의 도움 없이 국가적 과제 해결이 불가능한 시대가 온 것이다. 과학기술의 결과물인 소프트웨어와 지식재산권의 가치도 크게 높아졌고, 지재권이 한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그렇다면 과거 50년을 뒤로하고 미래 50년을 내다본 `과학기술 코리아'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전문가들은 `제2 과학기술입국'에 성공하려면 연구개발(R&D) 프로젝트와 연구환경, R&D 이후의 지원시스템 전체를 들여다보고 재설계하는 작업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60년대 초반 R&D 정책이 집중화돼 있어 한 명의 국가리더가 전체 생태계를 보면서 방향을 이끌 수 있었다면 이제 정부, 대학, 출연연, 기업 등으로 주체가 다변화되고, 과기 전담부처뿐만 아니라 여러 부처에 R&D 기능이 흩어져 있는 만큼 변화는 전체 생태계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처간 높은 칸막이를 허무는 협업체계와 이를 이끄는 리더십이 필수다.

김상선 연구개발인력교육원 원장(전 과기부 실장)은 "부처 칸막이가 높고 정부 전체의 과학기술 흐름을 볼 수 있는 장치가 없다 보니 각 부처 산하 기관들간에도 협업이 힘든 구조가 큰 문제"라며 "정부의 과기 정책이 부처 칸막이를 넘나들며 제대로 추진되고, 국가 정책이 각 부처에 스며들려면 대통령과 각 부처가 참여하는 회의체를 만들어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지난해 발간한 정책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같은 중앙집권체제 하에서는 국가지도자가 과학기술을 국가발전의 중심에 두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의 중심적 역할이 국정목표와 정부정책에 확실하게 반영될 때 효과적인 실천이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구, 산업기술R&D, 기술사업화, 창업지원, 기업R&D 지원 등 R&D 관련 전체 정부 정책과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고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제도와 정책은 과감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공개한 `국가 과학기술 중장기 발전전략(안)'에서 신영역을 개척하는 도전적 R&D와 사회이슈 대응형 R&D 투자, 창의ㆍ융합형 우수 인재 확보 등 7대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자율형 개인 기초연구와 거대과학 투자를 통해 세계 최초ㆍ일등 기술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국가ㆍ사회적 이슈에 대응하는 R&D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의 공동 추진체계를 만들자는 것. 또 논문, 특허출원 수 등 양적 잣대에 치우치지 않는 연구자 평가제도, 산학연간 자유로운 인력교류 플랫폼 구축 등 환경 조성도 과제로 꼽혔다.

아울러 과학기술 투자가 산업에 효과적으로 흡수되도록 기술기반 창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창업교육 활성화, 부처별 지원사업 연계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전문기업이 길러질 수 있도록 중소ㆍ중견기업 R&D 인력에 대한 정부투자를 확대하고, 고부가가치 지식재산 창출ㆍ활용이 가능하도록 체계적인 발굴ㆍ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진단도 제시됐다.

국과위는 또 비슷한 시기에, 과학기술을 통해 국가활력을 높이기 위해 청소년 자살, 인터넷ㆍ게임 중독, 먹거리 안전, 지역ㆍ계층간 의료격차 등 국가적 해결이 필요한 사회 문제 10개를 선정해 과학기술로 해법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부설연구소에 신규 연구인력이 취업할 경우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일부 기업주관 정부R&D 사업은 지원금에 비례해 연구직과 기술직의 고용을 연계해 선정하는 한편 정부 R&D 인력양성 사업을 고용효과가 높은 사업 중심으로 재조정하는 작업을 통해 양질의 연구개발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할 것을 제언했다.

R&D에서 창업준비, 창업, 초기성장 등 단계를 잇는 전주기 기술창업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도록 `1인 창조 연구'를 지원하는 방안도 내놨다. 기존 R&BD사업과 연계해 시제품 제작과 테스트베드를 지원하고, 창업 2∼3년차에 발생하는 R&D 수요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지난 1월 박근혜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추진 우선순위에 대해 전문가 약 1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뚜렷한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학기술 기반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중소ㆍ중견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정부 R&D 투자 확대와 효율성 제고, 과학기술인 사기진작이 최우선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 중에서도 과학기술 기반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하고도 파급효과가 큰 과제로 꼽혔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 행정체제 안정화와 출연연 거버넌스 안정화도 우선 추진돼야 할 과제로 나타났다. 특히 출연연은 국가가 꼭 해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연구조직으로 자리매김시키고, 과학기술 분야 국가 싱크탱크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학한림원은 정책보고서를 통해 국가R&D 사업을 재정비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숨겨진 GDP 성장률 2%를 더 발굴해야 새로운 성장의 50년을 열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출연연, 과학기술 기반 창조경제 구현 주역



24개 출연연 미래부에 새둥지… R&D전략 선도형 전환

과기인 처우 개선 시급… 자율성 보장 연구환경 조성도


■ 과학기술 제2도약 날개 달자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 구현을 제시하면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창조경제 구현의 주역으로 다시금 주목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과학기술을 전 분야에 적용해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최일선에 있는 출연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로 각각 흩어져 있던 24개 출연연 전부가 새 정부에서 창조경제를 선도할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에 새 둥지를 틀게 됨에 따라 출연연은 더욱 막중한 책임감과 미션을 안고 출발하게 된다.

하지만 창조경제 주역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정권이 바뀌는 매 5년마다 출연연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편 등 과학기술정책이 변화하면서 안정적인 환경에서 연구에 몰입해야 할 연구자들에게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 일선 연구현장의 모습이다.

◇선도형 R&D 전략으로 역할 재정립해야=새 정부 출범에 따라 출연연을 둘러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측면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우선 교과부와 지경부로 나눠져 있던 24개 출연연이 신설되는 미래부 소관으로 옮겨졌다.

출연연이 과학기술 기반의 창조경제를 견인할 선발부대로 제일선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래 선도기술 개발과 국가적 현안 및 글로벌 이슈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역할과 미션을 부여받게 됐다.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신산업을 창출하고 사회적 이슈를 해결해 국민행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생태계 창조형 R&D' 체제로 변모해야 가능하다. 지금의 R&D 패러다임이 아닌 새로운 과학기술 R&D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출연연의 R&D 전략을 선진국 추격형이 아닌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미래 선도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를 통해 새 정부의 국정 과제인 과학기술에 기반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창조경제를 견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반영하듯 기존 부처간, 연구기관 간 칸막이를 제거해 융복합 연구를 촉진하며 국가적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출연연 거버넌스 개편 작업이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출연연 거버넌스 개편을 통해 창조적ㆍ선도적 R&D를 지향하는 새로운 국가연구개발 혁신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런 측면에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출연연 거버넌스 개편을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 출연연의 역할 및 기능 재정립이 마련되는 토대가 될 전망이다.

◇연구 자율성ㆍ독립성 확보로 안정된 연구환경 마련해야=출연연 거버넌스 작업과 같은 하드웨어 개편 못지 않게 연구개발 효율성 및 생산성 향상과 과학기술인의 사기진작 및 처우 개선을 위한 소프트웨어 측면의 제도 개선 및 변화도 중요하다. 출연연 연구자들은 하드웨어 개편보다 소프트웨어 개편을 통해 새로운 미션과 역할을 부여받아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으면서 안정적인 연구환경에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그래야만 세계적인 연구성과 창출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구상한 과학기술에 기반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 경제부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연연 연구자들은 안정적인 연구환경에서 연구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50∼60%에 그치고 있는 정부출연금을 80% 이상으로 확대하고 단기 소형 연구과제에서 벗어나 미래 지향적인 중장기적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매년 실시되는 정량화된 평가 시스템을 질적 평가로 전환해 평가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고 연구할 수 있는 R&D 기획 및 평가, 관리 체질 개선도 주문한다.

정년연장과 비정규직 해소, 과학기술 연금 등 과학기술인 사기진작 및 처우개선책도 마련해 젊고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들이 출연연에 들어와 고령화되고 있는 출연연 연구인력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손꼽고 있다.

남승훈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 부회장(표준연 선임연구원)은 "과학기술은 산업발전의 원천이고 우리의 미래를 개척하는 원동력인 만큼 단기 성과에 얽매이기 보다는 향후 100년을 내다본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학기술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면서 "새 정부는 출연연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안정된 연구기반을 구축하는데 아낌없는 지원을 함으로써 출연연이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선도자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기초과학-ICT 완전한 융합 이뤄 R&D성과 기술로 이어지게 해야"

과학기술단체 토론회, 창조경제 성공전략 제시
미래산업창출 TF 필요.. 수익창출 분야 연구 확대


'과학기술과 ICT융합' 토론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5일 오후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한 '과학기술과 ICT 융합'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하는 '창조경제'를 실제로 이루려면 기초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완전한 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의 구도로는 기초과학과 ICT가 융합하는 게 아니라 ICT가 기초과학을 일방적으로 흡수·합병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한양대 곽재원 석좌교수는 5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과 ICT 융합'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곽재원 석좌교수는 "역대 정부 최초로 과학기술 분야와 ICT가 처음으로 만났지만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의 큰 중점은 ICT 쪽으로 가 있다"며 "과학기술과 ICT가 진정한 융합을 하려면 미래산업창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성공사례를 만드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과학계의 상당수가 찬성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상선 연구개발인력교육원 원장도 "지금 논점은 과학기술이 아닌 ICT에만 쏠려 있다는 것"이라며 "교과부 시절에도 교육에 치여서 과학기술계가 기를 못 폈는데 미래창조과학부에서도 ICT에 치여 과학기술이 밀릴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그는 "창조경제도 중요하지만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할 때"라며 "기초원천기술이라는 씨앗을 뿌려야 나중에 꽃과 열매를 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영일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도 "과학기술과 ICT란 두 영역의 융합을 위해 창의성, 다양성, 개방성이 보장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기초과학의 경우 IT 혁명의 이점을 수용해 연구개발(R&D) 전 주기에서 개발속도를 높이고, 산업계에 광범위한 파급력을 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ICT와 융합 가능성이 높고 성장가능성이 큰 기초과학분야로 에너지, 우주과학 분야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기초과학분야와 ICT의 융합을 통해 R&D 성과가 기술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부드러운 혁신(Soft Innovation)'이 필요하다며 각 분야 간 특성과 차이를 서서히 줄여나가면서 융합하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연구개발 분야도 사회적 요구를 먼저 파악해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서비스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작정 연구 결과를 내놓기보다 향후 사회가 필요로 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수익창출이 가능한 분야를 예측하고 적합한 분야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기초과학분야의 R&D 성과가 자연스레 산업으로 이어지고 산업에서 상용화된 기술이 시장에 유통돼 소비될 수 있는 가치사슬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과 학계 연구계라는 전통적인 연구주체와 이를 통해 사업으로 연계되는 컨소시엄, 벤처 등의 구도에서 한 발 진화해 창의인재와 지식재산권 생산자, 발명가를 포함한 새로운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과 네트워크, 유통과 관련된 서비스업 생태계도 연계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기술(Technology)과 인재(Talent), 관용(Torelance) 등 3T를 바탕으로 R&D, 생산, 유통, 활용 등에서 효율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하고 두 영역 간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지식재산 활용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언했다.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ICT 생태계와 전략과제'에 대한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ICT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는 세계 선진국과  격차가 크고 대비가 미흡하며 하드웨어의 경우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세계시장에서 위상이 저하되는 등 ICT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0년 닷컴 붕괴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ICT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다시 확대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주도하는 창업 시스템을 구축해 고용 창출을 확대하는 등 ICT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R&D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이스라엘의 영재 군사교육과정을 차용한 한국형 '탈피오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군 인재를 ICT 전문가로 육성시키는 등 인력양성 및 인프라 구축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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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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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산업이다] "10조 청년 일자리 시장을 남 줄 건가"



<하> 규제만큼 진흥도 필요

中·유럽선 정부가 적극 지원… 우린 말로만 게임산업진흥, 실제론 규제

지난해 10월13일 프랑스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2 '아이언스퀴드2'대회 예선 경기에선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경기에 참가한 10대 프로게이머 이모(당시 15세)군이 경기 시작 5분 만에 게임을 중단하고 퇴장해 버린 것. 이유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 때문이었다.

자정을 몇 분 앞두고 접속 중단을 우려한 이군은 주최측에 이런 사실을 통보한 후 자신의 어머니 아이디로 접속해 경기를 이어갔다. 결과는 컨디션을 잃은 이 군의 패배. 당시 해외 게임계에선 선수조차 접속이 차단되는 획일적 '한국식 게임규제'자체가 화제가 됐다.

게임에도 양면성이 있다. 좋은 여가오락 수단이 될지, 아니면 폭력 사행을 유발하는 사회악의 온상이 될지, 경계는 명확치 않다. 선과 악의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도 규제와 진흥이 병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게임에 대한 접근은 규제일변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수는 약 9만5,000명. 방송(3만8,000명)과 광고(3만4,000명), 영화(2만9,000명)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종사자의 90%이상이 20~30대로 그야말로 '청년 일자리'산업인 셈이다. 지난해 시장규모도 10조원을 넘었을 정도다.

한국은 세계적 게임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해외에서도 신작게임이 나오면 흥행 및 완성도를 미리 가늠하는 테스트마켓으로 볼 정도다. 미국의 게임사 블리자드가 신작 '스타크래프트 2:군단의 심장'의 글로벌 출시행사를 오는 11일 한국에서 가질 정도다. 이미 2000년대 초 'e스포츠리그'를 탄생시켜 전세게 게이머들을 끌어들였고 임요환으로 대표되는 '팬덤문화'도 생겨났다. e스포츠가 단순 게임을 넘어서 경쟁력 있는 문화산업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하지만 게임은 현재 전혀 산업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정치권도 기본적으로 게임을 규제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 게임업체 대표는 "셧 다운제 자체보다 게임을 사회악으로 보고 규제하려는 시선 자체를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게임에 대해 규제와 진흥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여러 부처로 나뉜 관련업무를 통일하는 게 절실하다. 규제만해도 여성가족부(강제적 셧다운제), 문화체육관광부(선택적 셧타운제), 방송통신위원회(주민번호수집금지) 등으로 쪼개져 있다. 한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을 총괄하는 게임산업진흥법은 말이 진흥법이지 사실은 게임산업규제법에 가깝다"고 말했다.

해외는 오히려 게임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은 한국의 스크린쿼터처럼 일정 수준 자국게임 출시를 보장하는 정책이 있고, 세계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유럽은 세제혜택부터 게임제작학교설립 등 직ㆍ간접적인 지원이 넘쳐난다.

국내 규제에 막힌 게임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최대 게임사 넥슨은 지난해 일본 모바일게임사 글룹스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현지 모바일업체 디ㆍ엔ㆍ에이(DeNA)와 제휴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일본대표 소셜게임사 그리(GREE)와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고, CJ E&M 넷마블 역시 모바일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일본, 북미 등 4개국 현지법인을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하지만 '텐센트' 등 규모를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역공과 '그리'로 대표되는 세계 1위 모바일게임 강국 일본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게임사들이 벌이는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정말 중요하다"며 "게임사들도 중독치료센터건립 등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만큼 문화 콘텐츠산업으로서 규제와 진흥이 적절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질풍노도 韓게임계] ① 디지털 격동기, 게임업계는 지금…


규제·성장 ‘이중문화’…성장통 겪는 청소년기와 오버랩

디지털 격동기 속에 살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는 '규제'와 '성장'이라는 다소 동떨어진 이중문화 안에 갇혀 있다.

'게임'이라는 동일한 카테고리를 놓고 한쪽에서는 '수출 1등' 문화콘텐츠임을 내세우며 육성에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중독, 사행성 문제를 들며 규제의 칼날을 세우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산게임의 역풍까지 몰아치면서 '게임종주국' 한국 게임계는 그야말로 '멘붕' 상태에 빠졌다. 특히 '아키에이지', '블레이드앤소울' 등 수년간의 담금질 끝에 내놓은 대작 온라인게임 마저 'PC방 점유율 TOP10' 중하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온라인게임의 위기설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게임조선에서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 봤다. [편집자주]

[질풍노도 韓게임계] ① 디지털 격동기, 게임업계는 지금…

[질풍노도 韓게임계] ② 균형 잃은 게임史,'허리 부실' 제자리걸음

[질풍노도 韓게임계] ③ 벼랑 끝 게임산업, 돌파구는?

◆ 토종 온라인게임, 외산게임에 안방 내줘

지난해 초 국내 게임업계에 발효된 '리그오브레전드'(LOL) 경계령이 해제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약 1년 반 동안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주름잡아 온 'LOL'의 인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게임종주국으로 불려온 한국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6일 시장조사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LOL'의 국내 PC방 점유율은 32주 연속 1위(약 30%)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LOL'과 함께 인기순위 TOP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피파온라인3',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3', '워크래프트3' 등 외산게임의 점유율까지 합치면, 토종 온라인게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수백억원 대의 개발비를 들인 '아키에이지'와 '블레이드앤소울'의 시장점유율 합은 10%를 채 넘지 못하고 있고, 10위권의 '서든어택', '아이온', '리니지' 등 국산게임 점유율까지 모두 합쳐도 'LOL' 단일 게임 성적 하나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사들은 자체개발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퍼블리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강력한 자본력을 갖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이미 수년 전부터 유명 게임의 판권을 사들이거나, 공격적 M&A를 통해 인기 IP(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 등의 경영 노선을 걸어 왔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당분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순수 국내 개발력만을 활용한 대작 인기 온라인게임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 게임종주국, 규제 앞에 '속수무책'

이런 가운데 최근 몇 년 새 정부가 잇달아 내놓고 있는 각종 규제 정책들은 국내 게임사들의 국내 사업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폭력과 사행성, 게임중독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게임을 지목, 게임산업 그중에서도 특히 온라인게임 영역에 대한 규제는 국내 게임사들이 설 곳을 점차 잃게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이러한 법률안들은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토종기업들에 대한 역차별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많은 논란을 낳아 왔다.

특히 올해 초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주도한 게임규제 강화안 2건이 추가로 발의되자 업계에서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보이콧'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문화부는 6일 최근 불발된 것으로 관측됐던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를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이에 대한 일환으로 게임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안으로는 각종 규제에 치이고, 밖으로는 외산게임의 역풍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 결국 게임계는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또 다시 한겨울 매서운 칼바람을 대비한 월동준비에 들어 갔다.

게임업계가 마치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와 오버랩 되는 까닭 역시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다만 13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동남아 지역 등을 통한 수출 확대로, 국내 상황과 무관하게 국내 게임업계의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신사업 '모바일'에 집중공략…

최근 국내 게임계는 새로운 글로벌 먹거리로 '모바일게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모바일, 소셜, 클라우드 등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격동기의 도래로 국내 게임시장의 패러다임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중소 게임사들의 영역으로 치부됐던 모바일게임 개발은 이제 게임사들의 필수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던 모바일게임 개발자들 역시 과거에 비해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모바일게임 영역에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1세대 개발사 위메이드는 천만게임 '윈드러너'를 배출하며 게임 흥행과 함께 기업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미르의 전설' 시리즈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위메이드는 사실 국내보다 중국시장에서 더욱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업체로, 최근 2년 새 모바일게임 전문 자회사 설립을 비롯해 다수의 중소 모바일게임사 인수를 통해 모바일 개발력을 확충해왔다.

상대적으로 모바일 후발주자로 여겨지고 있는 넥슨, 엔씨소프트 역시 올해를 모바일 원년으로 삼고 자체 IP를 활용한 다양한 모바일게임들은 선보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재 온라인게임에 적용되고 있는 셧다운제를 모바일게임으로까지 확대 적용하겠다는 정부의 방안이 2015년까지 보류됐다는 점은 모바일게임 흥행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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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도 구조조정 본격화] 50대 은퇴자들이 만든 '고용 대박' 2년도 안돼 '인생 쪽박'으로



"대안 없어 시작했는데…" 경기침체속 시장 포화상태

영업환경도 나빠 줄폐업… 알바생 등 일자리도 사라져

박모(50)씨가 회사를 관둔 건 1997년 외환위기 때였다. 젊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명예퇴직자'가 되어 떠밀린 것은 아니었지만,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회사는 자발적 퇴직을 권장하는 흉흉한 분위기였다.

당시 수많은 퇴직자들이 생전 처음 해 보는 자영업에 뛰어들었던 시절이었다. 박씨는 1년 동안의 준비 후 지인과 동업으로 닭갈비 집을 차렸다. 장사는 잘 됐지만 체력적으로 버티지 못해 2000년 동업을 접은 박씨는 곧바로 고깃집을 차렸다. 하지만 재료 수급과 직원 관리 문제 등을 겪다가 1억원 정도의 손해를 보고 몇 년 만에 가게 문을 닫고 말았다. 그는 조리가 쉽다는 감자탕 집에 도전했지만 또다시 4,000만원 정도의 적자를 보고 문을 닫았다. 세 번의 실패 와중에 빚은 늘었고 이혼의 아픔까지 겪은 박씨는 "적은 금액이라도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샐러리맨이 낫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자영업을 하는 건 독배를 마시는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자영업자가 가장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자영업자 비율이 28.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네 번째로 높다. 우리나라보다 자영업 비율이 높은 나라는 터키 그리스 멕시코 등.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한결같이 자영업 비율이 낮고 임금근로자 비중이 높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비교적 실업률이 낮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그건 좋은 일자리가 많아서가 아니라, 대부분 자영업이 메워준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2011년 10월 취업자수가 50만명이나 늘어나자 당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대박'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사실은 50대 이상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이 대거 자영업에 뛰어들고 심지어 취업에 실패한 20~30대마저 자영업에 합류하면서 통계상 취업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급증한 자영업자는 2년도 안 돼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작년 7월 19만6,000명이나 증가했던 자영업자 수는 8월부터 둔화되기 시작, 10월엔 4만8,000명, 12월 1만2,000명으로 급감하더니 결국 올 1월에는 2만1,000명 감소로 전환됐다. 경기침체는 지속되는데 자영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니까 폐업이 속출하고 다시 실업자로 전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지난해까지 자영업자 수가 늘었던 건 주로 도소매, 음식·숙박업종 창업이 늘었기 때문인데 워낙 경쟁이 치열해 최근엔 폐업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젠 고용대박이 아니라 고용저주가 된 상황이다.

자영업의 실패는 창업자 본인들의 경영실패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직장 명퇴 후 편의점을 연 한 점주는 "다들 말렸지만 기술도 없는 내가 적은 퇴직금과 저축으로 할 수 있는 것 이것 밖에 없었다"면서 "힘든 길인 줄 알지만 대안이 없는 게 대부분 명퇴자들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창업은 쉽지만, 폐업은 더 쉬운 게 자영업자들의 영업환경이다. 비싼 인테리어비와 가맹비로 이들을 겨냥해 본사의 이익을 올리려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성업하고, 좋은 상권은 2년마다 임대료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올라 있다. 시장자체가 포화인데, 영업환경마저 나쁘다 보니 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현실이다.

본격화된 자영업 구조조정은 우리나라 고용에 심각한 파장을 미친다 식당이나 커피전문점이 문을 닫으면 함께 일하던 가족과 아르바이트생 등 여러 명의 일자리가 동시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봉급생활자보다 더 많은 가계부채를 지고 있어, 자영업 구조조정은 개인파산은 물론 금융부실까지 경제의 심각한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자영업 구조조정기가 시작된 만큼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금융연구원 임 진 연구위원은 "정년 연장, 퇴직 근로자의 재고용, 사회적 일자리 확충 등을 통해 신규 자영업자 유입을 억제하는 한편 자영업자들의 '준비된 창업'을 유도하고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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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매니지먼트] IT를 좀 아는 나이키, 애플 제치고 최고 혁신기업 되다



美 패스트컴퍼니 선정 '혁신기업 50' 집중분석

운동량 알려주고 SNS로 공유하는 '퓨얼밴드'…양말 같은 운동화 '플라이니트'

운동에 재미주는 제품 초점…혁신위해 내부장벽부터 없애


1980년 소니가 워크맨을 처음 내놨을 때 대중의 반응은 ‘쇼킹’이었다. 걸어다니면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때였다. 2007년에는 애플 아이폰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아이폰의 등장은 휴대폰 시장 판도를 넘어 사람들의 행동 패턴까지 바꿨다. 혁신(innovation) 제품의 등장은 이처럼 늘 충격을 준다. 산업계의 트렌드는 물론 소비자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

작년 최고의 혁신기업은 어디일까. 미국 비즈니스 월간지 패스트컴퍼니는 전 세계 모든 기업의 실적과 사업모델, 기업문화, 신기술을 평가해 2008년부터 매년 ‘글로벌 혁신기업 50’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1위는 나이키였다. 신발·스포츠용품을 만드는 나이키는 어떻게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을 제치고 최고 혁신기업으로 인정 받았을까.

○나이키는 어떻게 최고 혁신기업이 됐나

나이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운동화와 스포츠용품이다. 혁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런 이미지의 나이키를 일약 최고 혁신기업에 올려놓은 건 ‘퓨얼밴드(FuelBand)’와 ‘플라이니트 레이서(Flyknit Racer)’다.

퓨얼밴드는 조깅이나 테니스 등 운동을 할 때 자신의 운동량을 측정하는 기기다. 전자팔찌 또는 테니스용 손목밴드처럼 생겼다. 가격은 150달러 정도로, 작동방식은 간단하다. 스스로 정한 목표치에 운동량이 미달하면 붉은색, 운동량을 달성하면 녹색으로 변한다. 운동량을 점수로 환산해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주변 지인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퓨얼밴드는 정보기술(IT) 기기다.

퓨얼밴드 이전에 나이키는 매그니토라는 안경을 만들었다. 구글 안경(안경 형태의 스마트 기기)과 비슷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비실용적이란 내부 판단에 따라 2010년 퓨얼밴드 개발에 나섰다. 수백개의 샘플을 만들고 고치기를 반복하면서 나이키는 ‘복잡하지 않으면서 운동하는 재미를 주는 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나이키는 왜 퓨얼밴드를 만들었을까. 마크 파커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아디다스 등 경쟁자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거 영광에 안주할 수만은 없다”며 “옛 성공에 만족해 조직이 크고 느리며 관료적으로 변하는 게 두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의류나 신발회사에 머물러선 더 이상의 성장은 없다는 위기의식이 퓨얼밴드를 내놓게 된 배경이라는 것이다.

플라이니트 레이서도 나이키의 혁신역량을 잘 보여준다. 얼핏 보기엔 보통 운동화처럼 보이지만 제작방식은 전혀 다르다. 기존 운동화가 여러 개의 조각을 재봉틀로 붙여 만드는 것과 달리 플라이니트 레이서는 재봉틀이 필요없다. 신발 밑창에 뜨개질을 하듯이 실을 꿰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무게도 기존 방식으로 만든 운동화보다 160g이나 가볍다. 마치 양말을 신은 듯한 느낌을 준다. 패스트컴퍼니는 “혁신을 위해 내부의 장벽과 제한을 없애는 조직 문화가 나이키의 성공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새롭게 등장한 혁신 아이콘들

‘2013 혁신기업 50’에는 낯선 이름들도 많다. 모바일결제 시스템을 처음 선보인 스퀘어는 3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페이팔·인튜이트·그루폰 등 선발업체들의 사업모델에서 ‘대박’ 아이템을 발굴해냈다. 고가의 카드 결제기를 구입하기 힘든 소상공인들을 위해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연결시켜 결제가 이뤄지게 하는 소형 카드리더기를 만들었다. 작년엔 ‘페이 위드 스퀘어’란 새 서비스도 내놨다. 앱을 통해 사전에 상품을 주문한 뒤 매장에 들러 얼굴과 이름만 확인하면 결제가 된다. 현금이나 카드가 필요없는 서비스다. 애플이 이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려 하고 있다.

201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등장한 UBER은 혁신기업 6위에 이름을 올렸다. UBER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콜택시 서비스다. 모바일 앱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가장 가까운 택시를 부를 수 있고 결제도 앱으로 할 수 있다. SPROXIL은 의약품에 찍혀 있는 코드를 입력하면 위조 의약품을 식별하는 서비스로 혁신기업 순위 7위에 올랐다.

○혁신에 영원한 왕좌는 없다

올해 ‘혁신기업 50’에선 혁신의 대명사로 통했던 기업들의 순위가 급락했다. 2011년과 작년에 최고 혁신기업으로 뽑혔던 애플은 올해 13위로 주저앉았다. 음성 인식 기능인 시리(siri) 같은 신기술을 내놓지 못한 탓이다. 아예 5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기업들도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다. 두 회사는 2011년과 작년에 5위 안에 들었지만 이번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패스트컴퍼니는 “두 회사가 혁신적 성과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를 즐겁게 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기보다 이미 나와 있는 다른 기업의 성과를 뒤쫓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창성을 잃어버린 혁신기업은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페이스북이 작년에 새로 선보인 ‘포크’라는 실시간 메신저앱은 벤처업체 스냅챗의 ‘복사판’이란 혹평을 받았다.

이태명/김대훈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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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회적 책임경영 ‘낙제점’

[세계일보]대기업들이 소비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경영을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통과 건설, 식품 등 소비자와 밀접한 기업 상당수가 ‘낙제’ 수준이었다.

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사회책임경영을 평가한 결과 20대 그룹의 80%가 소비자 책임경영에서 100점 만점에 50점 이하를 받았다. 소비자 부문 사회책임경영 점수는 공정거래와 소통, 개인정보 보호, 안전·보건의 4개 항목 점수를 종합해 평가된다.

평가 결과 20대 그룹 상장사 127곳이 받은 소비자 부문의 평균 점수는 40.80점에 그쳤다. 개인정보 보호 항목에서 30.48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안전·보건에서 55.12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공정거래는 35.39점, 소통은 36점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그룹별로 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중심인 신세계, 건설과 편의점 사업에 치중하는 GS, 기업고객을 상대로 하는 현대중공업이 20점대에 그쳐 하위권에 머물렀다. 식품을 비롯한 소비재 관련 계열사가 많은 CJ도 30.91점으로 평균에 못 미쳤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유명 브랜드의 기업들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기업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6개 수입 명품 시계업체의 최근 5년간 기부금 내역을 조사한 결과 1개 업체당 연평균 15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이 2011년 한 해 거둔 영업이익이 406억3800만원인데 비해 2007∼11년 기부금 총액은 4억6700만원에 그쳤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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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기업 삼성-현대차, 지구 반대편서 눈부신 활약

중남미포럼_OLEDTV
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13 삼성 중남미포럼'에서 이 지역 언론인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TV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이날 행사엔 300여명의 지역 언론인이 참석해 탄성을 연발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지구 반대편 남미 땅과 이웃나라 중국에서 대한민국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활약이 눈부시다. 삼성전자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스마트 TV' 등 삼성의 신무기를 선보여 현지인들로부터 폭발적인 호평을 받고 있다. 또 베이징현대(현대차 중국합작법인)는 중국 양대 정치행사에 '쏘나타'를 업무차량으로 2년 연속 제공, 중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이들 기업의 활약은 복합 장기불황 우려로 짓눌려 있는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남미 '삼성 신무기'에 매료

【 보고타(콜롬비아)=양형욱 기자】 "경이롭다(Que maravilloso)!"

5일(현지시간) 오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13년 삼성 중남미포럼' 행사장 곳곳에서 터져나온 감탄사다. 보고타 중심가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300여명의 중남미 언론인이 참석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먼저 1층에서는 이상철 삼성전자 중남미총괄 부사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신제품 발표회가 1시간가량 진행됐다.

삼성의 지역별 담당자가 신제품을 소개할 때마다 참석자들은 "와우!"라고 외쳐댔다.

2층에서는 '삼성 스마트 라운지'가 마련돼 현지 파워 블로거들이 현장 상황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알리는 장면도 연출됐다.

1600㎡ 규모의 전시공간이 마련된 4층에는 2013년형 스마트TV와 울트라고화질(UHD) TV '85S9', T9000, 시리즈7 터치 등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삼성의 '신무기'가 모두 공개돼 하루 종일 현지 언론의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전시장 한쪽에선 현지인이 삼성 스마트TV 앞에 서서 "안녕 TV(Hola teve). 채널 10(Canal diez). 볼륨 20(Volume veinte)"이라고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보고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또 다른 현지인이 스마트TV 앞에 서서 손으로 TV 속 콘텐츠를 책장을 넘기듯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놀랍다(sorprendente)"는 감탄사를 토해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현지인이 축구 유니폼을 입은 모델의 안내로 '사커 모드'로 축구경기를 시청한 후 뒤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삼성 신제품에 대한 현지 언론의 반응도 호평 일색이었다.

브라질 테크튜도의 닉 엘리스 기자는 "삼성은 항상 그랬듯이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소개했다"고 극찬했다. 멕시코 포브스의 이반 이그레시아스 기자는 "한마디로 전자시장의 밝은 미래를 간결하게 보여줬다"고 말했고, 콜롬비아 컴퓨터월드의 존 해럴드 로드리게스 기자는 "삼성 제품이 중남미시장에 출시되면서 많은 성공 스토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호평했다.

hwyang@fnnews.com

130306 쏘나타 중국 전인대 업무차 제공(최종) 01
중국 양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업무차량으로 제공될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가 천안문 광장에 줄지어 서 있다. 올해 행사에선 시진핑 총서기의 국가 주석 선출 등 지도부 인사와 정부 조직개편이 예정돼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中 최고 정치무대 쏘나타 질주

'중국 정치 중심에서 쏘나타가 달린다.'

현대자동차는 베이징현대(현대차 중국합자법인)가 중국 양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이하 정협)에 지난해에 이어 업무차량으로 '쏘나타'를 2년 연속 제공했다고 6일 밝혔다.

전인대와 정협은 매년 1회 국정 방침을 토의하고 정부 업무보고와 예산심의를 하는 중국의 주요 정치행사다. 특히 올해는 시진핑 총서기의 국가주석 선출 등 지도부 인사와 정부 조직개편이 예정돼 있어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전인대와 정협 기간 베이징현대가 제공하는 쏘나타는 각성의 주요 인민대표 등 최고위층 인사들이 이용할 예정이며 브랜드이미지 제고 등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높은 브랜드이미지와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지 않고서는 중국 최고의 무대에 차를 제공할 수 없다"며 "현대차를 대표하는 차종인 쏘나타를 2년 연속 제공하게 된 것은 베이징현대가 품질과 브랜드 가치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 성과가 중국에서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부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을 경영화두로 제시할 정도로 지속적으로 품질경영에 힘을 쏟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품질경영의 결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인대와 정협에 제공된 쏘나타는 지난해 제이디파워의 초기품질조사와 중국질량협회의 고객 품질만족도 조사에서 차급 1위를 석권하는 등 높은 품질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

아울러 중국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D세그먼트가 지난해 판매 10만대를 넘어서며 중국 중형차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이번 쏘나타의 전인대.정협 제공을 향후 중국 고급 공무용차 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삼성전자, 콜롬비아서 중남미포럼 열고 전략상품 발표

보고타(콜롬비아)=양형욱 기자】 "'지역특화+프리미엄'의 투트랙 전략으로 중남미 전자시장에서 '엘도라도'(황금의 나라)와 같은 신화를 창조하겠다." 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13 삼성 중남미포럼 행사장에서 만난 이상철 중남미총괄 부사장은 삼성의 중남미 전자시장에서의 압도적 지배력 확보를 위해 '지역특화'와 '프리미엄'을 제시했다.

여기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평균 4%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는 '황금시장'으로 부상한 중남미에서 시장지배력 확대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강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이 부사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 중남미총괄을 맡은 이 부사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전년 대비 40% 성장으로 잡았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중남미시장에서 12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그는 이런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TV는 대형화·고급화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모바일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프리미엄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생활가전의 경우 중남미 고객들이 좋아하는 지역 특화제품으로 승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부사장은 부임 초기부터 7개법인 6개 지점을 순회하면서 삼성의 중남미지역 사업 유전자(DNA) 바꾸기에 나서면서 현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도 들려줬다. 그는 "지난 12월 말 중남미총괄 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후 1만5000명의 임직원들에게 DNA를 바꾸는 3가지를 주문했다"면서 "스피드 있는 실행과 주인의식 갖고 일하기, 수익개선에 힘 쏟기 등이 그것"이라고 들려줬다.

그는 또한 "초기 중남미시장에서의 소프트 랜딩을 위해 지난 1월에는 브라질로 전체 중남미 법인과 지점 임직원을 모아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중남미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우수한 역량이 되고 능력이 되는 사람을 적극 확보하고 전반적인 인력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수 인재 확보와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 부사장은 이날 열린 '삼성 중남미 포럼'에 대해 "올해로 9년째 포럼이 열렸다"면서 "해당 시장에 맞는 특화전략을 거래선 및 미디어와 공유해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이 중남미에서 사랑받는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중남미지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쳐 삼성이 중남미인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토록 하겠다"며 "그 일환으로 아마존 지역 어린이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삼성 아마존 스쿨', 멕시코 어린이 지원 프로그램인 '어린이에게 희망을', 콜롬비아 한국전쟁 참전 용사 자녀 지원 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무려 13년째 삼성맨으로서 해외 현장을 누벼온 이 부사장은 "중남미 시장은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과거 '빠른 추격자'에서 '창조적 선도자'로 올라선 삼성은 '경쟁자는 오직 자신'이란 자세로 중남미시장에서 또하나의 신화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hwy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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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샤프 지분 인수] 다급한 샤프, 대만과 합작 깨지자 'SOS'…"애플과 등 돌리는 도박"

샤프는 하야카와금속공업이라는 이름으로 1912년 창업했다. 샤프의 100년 역사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즐비하다. TV와 전자레인지, 태양전지, 액정표시 전자계산기 등을 가장 먼저 일본 시장에 선보였다. 세계 최초 컬러 액정표시장치(LCD)도 샤프의 작품이다. 그만큼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기술력에 대한 집착은 오히려 샤프를 갉아먹는 독약이 됐다. 결정적인 패착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LCD 패널 분야의 대규모 투자. 한국과 대만 전자업체의 공세에 시달리던 샤프는 2007년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TV용 LCD 패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공장 건설과 인프라 구축에 1조엔(약 12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세계 최초로 LCD를 개발한 자존심을 대형 투자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과는 참패였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에 엔고(高)까지 겹치며 삼성전자 등 경쟁 업체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중심도 스마트폰 등 중소형 패널로 이동했다.

태양전지에 대한 투자도 오판이었다. 2007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태양전지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기업은 샤프였다. 그러나 작년엔 8위로 떨어졌다. 주원인은 중국 기업의 약진. 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렸다. 태양광 발전이 차세대 성장산업이라는 명제에만 매달려 잘못된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였다.

궁지에 몰린 샤프는 작년 3월 대만의 전자부품업체인 훙하이그룹과 손을 잡았다. 샤프가 지분 9.9%를 넘기는 대신 훙하이는 670억엔의 자금을 수혈하기로 합의했다. 샤프가 갖고 있는 기술력에 훙하이의 생산능력을 합칠 경우 TV용 패널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을 제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작년 여름부터 계약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당초 양사가 합의한 지분 매입가격은 주당 550엔. 그러나 자본 제휴 합의가 이뤄진 뒤 샤프 주가는 100엔대로 폭락했다. 훙하이는 지속적으로 매입가격 재조정을 요구했다. 지분 매입대금 납입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훙하이의 대금 납입기한은 오는 26일. 자본 제휴 계약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결국 라이벌 기업인 삼성전자에까지 SOS를 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일본 언론은 샤프의 이번 제휴를 ‘기회이자 도박’이라고 표현했다. 세계 LCD 패널 시장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샤프의 최대 고객인 애플과의 관계가 악화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 전자 대기업이 자본 제휴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샤프가 자본 제휴를 계기로 삼성전자에 대한 LCD 패널 공급을 늘릴 경우 애플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삼성, 샤프 지분 인수] 한·일 新전자동맹…일본 기술 들여온 삼성이 라이벌 구원등판


대형 LCD 패널 투자 의기투합

급전 1200억 주고 수조원 증설 효과

日-대만 연합·애플 견제도 가능해져


삼성전자가 일본 샤프와 ‘한·일 전자동맹’을 구축한다. 소니와의 합작을 청산한 지 1년여 만에 다시 일본 경쟁 기업과 손을 잡았다.

삼성은 샤프가 강점을 갖고 있는 대형 TV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10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보유한 샤프에 출자, 수조원을 들여 자체 10세대 라인을 짓지 않고도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삼성-샤프 동맹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대만 훙하이, 미국 퀄컴과 애플 등 샤프와 거래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견제가 가능해졌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일본 전자업계 재편 과정에서 삼성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한마디로 삼성이 ‘꽃놀이패’를 쥐게 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73년 세계 최초로 LCD를 개발한 샤프와 삼성은 TV 업계의 오랜 라이벌이었다. 샤프가 어려워진 결정적 이유도 삼성 LG를 이기려고 가장 큰 TV를 만들 수 있는 10세대(가로·세로 2880×3130㎜) 공장을 너무 서둘러 투자한 탓이다.

삼성전자가 샤프에 출자를 결심한 이유는 ‘60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의 안정적 확보’다. 샤프가 4300억엔을 들여 완공한 10세대 공장은 가동률만 개선되면 대형 패널을 가장 싸게 공급할 수 있다. 샤프는 지난해 분사시킨 10세대 공장, 사카이디스플레이프로덕트(SDP)에서 60~110인치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2200×2500㎜) 라인이 가장 크다. 이 때문에 공급할 수 있는 대형 패널이 55, 65, 75, 85인치 등에 그친다. 한 판의 큰 유리를 어떻게 잘라 버리는 부분을 줄이느냐에 따라 패널 값이 좌우돼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샤프의 60인치 패널을 써왔고, 현재 TV 패널 수요량의 10% 이상을 샤프에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60인치 이상 TV 시장은 서서히 만개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10년 TV 시장의 2.2%에 불과했던 60인치 이상 시장은 2015년 9.8%로 커진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담당 사장은 “아직 자체 10세대 공장을 세우기엔 모자라는 수준이지만 점점 더 많은 대형 패널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돈이 급한 샤프에 급전을 지원해주고 향후 확실한 공급을 약속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샤프도 ‘글로벌 TV시장 1위’인 삼성전자란 확실한 발주처를 확보하게 됐다. 대형 TV 시장이 만개하기도 전에 너무 서둘러 투자하는 바람에 막대한 적자를 내온 샤프로서도 고대하던 제휴다. 샤프는 소니와 제휴했으나 제 몸 챙기기에 급급했던 소니가 1년 만에 제휴를 청산한 뒤 오랜 기간 파트너를 찾아왔다. 지난해 3월 대만 훙하이정밀공업에서 660억엔 출자를 약속받았지만 출자 조건 등을 둘러싸고 협상이 교착된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샤프가 삼성에 제품 공급을 늘릴 경우 애플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잘못된 추측”이라고 잘라말했다. 애플을 압박하려면 삼성은 애플이 사다 쓰는 중소형 패널을 샤프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삼성전자가 쓰는 중소형 패널은 대부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다. 이번 제휴도 삼성전자 내 TV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주도한 데다 출자 규모도 샤프의 중대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엔 너무 적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는 협력관계 강화 목적의 투자인 만큼 샤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다만 샤프의 경영이 어려운 만큼 향후 추가 출자할 수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제휴는 장기간 라이벌 관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새로운 재편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종합]삼성전자, 일본기업 샤프 3% 지분인수


【서울=뉴시스】우은식 기자 = 삼성전자는 6일 일본 전자업체인 샤프와 협력관계 강화를 위해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전자 재팬(SEJ)'이 샤프의 신주 3%를 취득하고, 샤프는 104억엔(약 1200억원)을 조달해 주력인 LCD 패널 사업 강화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분투자 배경에 대해 "LCD 패널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거래선 다변화 차원에서 샤프와의 협력관계 강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샤프는 일본 카메야마(8세대), 사카이(10세대) 등에서 LCD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리미엄급 중소형 LCD는 물론 60∼70인치대 대형 LCD 패널까지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는 협력관계 강화 목적의 투자인 만큼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지분 투자는 최근 퀄컴 등으로부터 자본 확충을 추진해 온 샤프의 핵심사업인 액정사업의 수익개선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향후 양 사의 확고한 신뢰 관계 구축에 기여할 전망이다.

양 사는 이 날 체결된 지분투자 계약에 따라 지분 인수 작업을 시작해 3월 중에 완료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샤프 지분을 인수하면 5대 주주로 떠올라 금융기관을 제외하면 최대 주주가 된다.

샤프는 삼성전자에 32인치 LCD 패널과 태블릿, 스마트폰용 액정 등을 우선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공급 물량도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지난 2007년 이후 급격히 실적이 악화된 이후 종신고용 노사문화까지 바꾸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노력해 왔다.

샤프는 애플 제품의 생산업체인 폭스콘으로 유명한 대만 혼하이그룹과도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삼성전자와 지분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전자펜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갖고 있는 일본의 와콤 지분 5%를 매입하는 등 일본 IT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eswoo@newsis.com 

삼성 1200억 들여 日샤프 대주주에

삼성전자가 경영난에 빠진 일본 전자업체 샤프에 104억엔(약 12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를 확보한다.

삼성전자는 6일 이 같은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샤프가 생산하는 액정패널의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하고, 샤프는 자금과 거대 고객을 확보해 경영난 타개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한ㆍ일 대표 기업들이 경쟁 관계에서 벗어나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일본 언론들은 삼성전자가 샤프에 104억엔을 출자하기 위한 협상을 조만간 타결한다고 보도했다.

샤프는 이르면 이달 중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분 3%에 해당하는 주식을 삼성전자 측에 넘길 예정이다. 투자가 완료되면 삼성그룹은 다른 계열사의 기존 보유 지분을 합쳐 샤프의 5대주주 위치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1~4대주주가 일본생명, 메이지야스다생명, 미즈호은행, 도쿄미쓰비시은행 등 일본 금융회사들이어서 제조업체로는 사실상 최대주주 위치를 확보한다.

한국 기업이 일본 대표적인 기업 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에 오르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샤프는 1912년 금속업체에서 출발해 라디오와 계산기, TV 등을 생산하면서 101년 역사를 갖고 있지만 최근 실적 악화를 겪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제휴는 한ㆍ일 전자업체 간의 라이벌 관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재편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사는 이번 제휴에서 샤프가 생산하는 TV용 32인치 LCD 패널의 삼성전자 공급량을 늘리고, 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에 쓰이는 중소형 패널도 삼성전자에 우선 공급하는 업무 제휴를 체결한다.

샤프는 그동안 애플 아이폰용 액정패널의 주력 공급처였으나 아이폰5의 판매 부진으로 주력 생산공장인 가메야마1공장의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곤란을 겪어왔다.

삼성전자는 일본 샤프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샤프 핵심 사업인 패널 부문 수익 개선뿐만 아니라 양사 간 신뢰관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전자펜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이 있는 일본 와콤 지분 5%를 매입하는 등 일본 IT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 서울 = 강계만 기자]

 

삼성, 샤프 지분 인수…애플 견제는 덤?

삼성전자가 일본 전자업체 샤프의 지분 3%를 104억엔(약 1200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액정패널(LCD)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애플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 삼성전자 재팬(SEJ)를 통해 샤프의 신주 3%를 취득하고 샤프는 이를 통해 LCD 패널 사업 강화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과거 전자업계 라이벌로 불리던 삼성전자가 샤프 지분을 확보하며서 삼성전자는 LCD 패널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우선 이번 자본 제휴를 통해 샤프는 우선적으로 일본 가메야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액정패널(LCD)를 삼성전자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대부분 삼성의 라이벌인 애플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최대 라이벌로 떠오른 애플을 견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앞서 샤프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제조업체인 대만 혼하이정밀와 자사 지분 9.99%에 대한 출자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 사안이 계류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혼하이와 샤프와의 협력 관계가 약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애플은 혼하이, 샤프와 함께 iTV 개발에 착수한 만큼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iTV는 그동안 스마트 기기만 출시했던 애플의 야심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서 약해진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중대형 LCD 패널에 강세를 보이고 있던 샤프가 세계 1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손을 잡으면서 애플 iTV에 일부 부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전자업체의 몰락으로 세계 최고 전자업체로 성장한 삼성전자 견제를 위해 손 잡은 대만 역시 경계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대만 언론 역시 삼성전자의 샤프 인수를 두고 대만 생산업체가 일본 업체와 연합해 한국 기업을 이기려는 전략에 금이 갔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는 1000억 원대의 금액을 투자해 거래선을 다변화하고 패널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돼 좋은 기회" 라며 "대형 패널의 기술과 노하우가 많은 샤프이기 때문에 삼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일리안 정은지 기자

삼성전자, 샤프에 104억엔 투자

삼성그룹은 샤프와 손을 잡게 되면서 패널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으로 공급원을 확보한 덕분에 수조 원을 들여 대형 패널 공장을 직접 지을 필요가 없다.

샤프는 65인치와 72인치 등 대형 TV 생산에 최적인 10세대 패널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대형TV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샤프는 대형 LCD쪽에 경쟁력이 있는 만큼 협력관계를 강화하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이 2000년대 중반 소니와 합작해서 글로벌 LCD시장을 주도한 것처럼 이제는 샤프와 함께 디스플레이 분야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샤프 입장에서 소형 패널만 구입하는 애플만 믿고 버티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샤프는 2011회계연도에 3760억엔 적자를 낸 데 이어 2012회계연도에도 4500억엔의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샤프의 자기자본비율은 9.9%까지 떨어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샤프는 애플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훙하이에 지분 10%와 사카이공장 경영권을 넘겨주는 협상을 지난 1년간 전개했지만 지분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답보 상태다.

이처럼 막다른 궁지로 몰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핵심 구매처이자 구세주로 등장한 것이다. 삼성에서 자본투자를 받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패널 공급이 가능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본 금융사의 추가출자나 대출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샤프 투자는 애플과의 경쟁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샤프의 주력 공장인 가메야마1공장은 애플 전용 액정공장 역할을 해 왔다. 경영난 타개를 애플에 의존해 왔지만 아이폰5의 부진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가메야마1공장의 최근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질 정도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전자와의 제휴는 샤프 입장에서 배수진이자 위험한 도박"이라며 "샤프의 시도를 애플이 용인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정한섭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이번 인수금액은 무리한 수준이 아니다"면서 "샤프는 자본확충을 할 수 있고 삼성은 샤프의 옥사이드 공법 등 기술력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현금성 자산은 18조80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샤프에 104억엔(약 1200억원) 투자를 결정하면서 글로벌 IT산업에도 상당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한국과 일본이 경쟁자 관계를 뛰어넘어 패널 부문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생 모델을 만들어냈다. 성숙기에 접어든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공격적으로 치고 나오는 중국 IT업체를 견제할 수도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6일 일본 샤프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재팬'을 통해 104억엔을 투입해 샤프의 신주 3%를 취득하는 형태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 서울 = 강계만 기자】

삼성전자, 日샤프 '구원'



1162억원 출자 지분 3% 확보…대형 LCD 패널 안정적 확보

삼성전자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샤프에 출자해 지분 3%를 확보한다. 일본에서 기술을 수입해 커온 삼성전자가 일본 경쟁 업체에 자본을 투자하는 첫 사례다. 삼성전자는 60인치 이상 대형 LCD TV 패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견제 등 다목적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6일 샤프에 104억엔(약 1200억원)을 출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이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샤프는 이르면 이달 중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지분 3%를 삼성에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출자 목적은 ‘TV 패널의 안정적 공급처 확보’라며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10세대 LCD 공장을 보유한 샤프로부터 60인치 TV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전체 TV 패널 수요량의 10% 이상을 샤프에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0인치 이상 TV 시장은 성장속도가 가팔라지면서 2015년 글로벌 TV 시장의 1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샤프는 출자를 받아 재무 상황을 개선하는 한편 삼성전자에 대한 TV 패널 공급량도 확대해 공장 가동률을 높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올 3월 말 마감하는 2012 회계연도에 4500억엔의 적자가 예상되는 등 2년 연속 손실을 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추정이다. 오는 9월까지 2000억엔 규모의 회사채 상환도 예정돼 있어 증자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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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욱 전 인천공항공사사장, CJ대한통운 부회장 내정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주총, 이사회 절차 거쳐 오는 4월께 선임 예정]

CJ대한통운이 이채욱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했다고 6일 밝혔다.
이채욱 부회장은 삼성물산으로 입사, 삼성GE의료기기 대표이사, GE메디컬 부문 아태지역 총괄사장, GE코리아 회장을 거쳐 최근까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글로벌 전문 경영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재직시 공항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최고공항상(ASQ)을 7년 연속 수상하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또 한국인 최초로 유엔 자문기구인 국제공항협의회(ACI) 세계총회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채욱 부회장은 민간 기업과 글로벌 기업, 공기업 수장을 두루 거쳤으며 이끄는 조직마다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는 등 리더십과 역량, 경험을 모두 갖춘 글로벌 전문 경영인으로서 CJ GLS와의 성공적인 합병, 글로벌 탑 5 물류기업 도약 등 비전을 시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끌 최적의 적임자”라고 밝혔다.

한편 이채욱 부회장은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 의결과 이사회 선임 절차를 거쳐 오는 4월께 대표이사에 취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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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회장 “품질-서비스-마케팅 전부 바꿔라”


임원들에게 ‘끊임없는 혁신’ 주문

[동아일보]

최근 ‘1등 LG’를 거듭 주문해 온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혁신을 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구 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 세미나를 열고 “일상화된 혁신을 통해 품질과 마케팅, 서비스 등을 모두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최근의 경영환경과 관련해 “연초부터 환율의 등락이 심상치 않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제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마저도 그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고객의 처지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생각할 것, 그리고 혁신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고객을 대하는 자세에 변함이 없어야 시장 선도기업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할 수 있다”며 “반드시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열정과 패기가 조직 전체에 가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엄격한 고객의 입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기필코 방법을 찾아 실현해 나가고, 일상화된 혁신을 통해 품질, 마케팅, 서비스를 모두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임원 세미나에서 시장 선도기업이 될 것을 주문한 데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1등 기업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며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은 바 있다.

한편 이날 임원 세미나에서는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가 ‘시장 선도를 향한 전략적 혁신 리더십’을 주제로 특강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구본무 ‘주마가편’

LG그룹 임원 세미나

“선도 기업도 유지 힘들어 그룹 DNA 근본적으로 바꿔라”

[일러스트=박용석 기자]구본무(68·얼굴) LG 회장이 혁신을 강조하며 그룹 내부의 'DNA 변화'를 요구했다. 구 회장은 5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마저 이젠 그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열정과 패기가 조직 전체에 가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연초부터 환율 등락이 심상치 않고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자세가 변함없어야 한 걸음 더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객의 입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품질·마케팅·서비스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그룹 DNA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구 회장의 이러한 발언은 엔저로 인한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어 그룹 차원의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스마트폰·TV 등의 분야에서 나날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구 회장은 “기필코 방법을 찾아 혁신을 실현하는 것을 일상화해야 할 것”이라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우리의 의지가 더욱 강해지고 제대로 실행될 수 있게끔 각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외부 특강 역시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 교수가 '시장선도를 향한 전략적 혁신 리더십'이란 주제로 진행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이후 줄곧 '독한 LG'를 강조해 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2013년 우리의 화두는 시장 선도와 철저한 실행”이라며 “이제 1등 기업이 아니면 성장과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올 2월에는 “혁신이야말로 새로운 고객가치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창의적인 생각으로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달라”며 글로벌 시장 선도 상품에 총 1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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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롤모델, 나스닥기업 100개 보유


그래픽=김현지 기자

[朴정부 경제모델 이스라엘 해부]

가리개 너머로 들여다보라, 베낄까봐 두려워 장벽 치지 말라

옆집 무작정 따라하는건 창업 아닌 개업… 서로 通하고 合하라

R&D 대신 I&D - 연구 개발 아닌 상상 개발시대

충청도 크기의 나라 이스라엘, 나스닥 상장기업 100개나 보유

이스라엘의 크로스오버 경제 - 전투기 미사일과 車 배터리

이질적인 분야끼리 융합시켜 '100% 전기차' 혁신 만들어내


창업 대국 이스라엘이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 경제의 롤모델이 바로 이스라엘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어로 '대담함, 뻔뻔함'이라는 뜻의 후츠파(Chutzpah) 정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창업 정신을 상징한다.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은 전통적으로 선망해 왔던 의사·변호사를 버리고 창업에 나서고 있다. 그들은 창업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있다. 인구 750만명에,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의 충청도 정도에 불과하지만 한 해에 만들어 내는 벤처 기업 수가 유럽 전체의 벤처 기업 수를 능가한다. 우리의 삼성·현대와 같은 재벌은 없지만, IT(정보통신) 혁신기업인 'RAD'그룹처럼 직원 3000명에 나스닥 상장사만 8개를 거느리는 21세기형 재벌이 즐비하다. 이들이 말하는 창업이란 옆집의 잘되는 사업을 모방해 경쟁하는 차원의 개업(開業)이 아니다. 세상에 없었던 것을 새로이 만들어 내는 창조 경제의 모습, 바로 그것이다.

◇더 이상 연구개발(R&D)이 아닌 상상개발(I&D)

지금까지 경영에서 금과옥조처럼 받들어온 연구개발(R&D)의 개념은 상상개발(I&D·Idea & Development)의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일상의 패러다임을 일순간에 바꿔버린 애플·구글 같은 기업들은 상상의 세계를 순식간에 현실로 바꾸어버리는 순발력의 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영토도 작지만 그나마 주변은 적들로 둘러싸여 있어, 섬 아닌 섬나라로 불린다. 그런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은 협소한 국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사이버 세상을 지배해야만 했다. 그들이 고안해 낸 것은 인터넷 보안 기술이었다. 인터넷은 보안 기술이 생명이다. 이것 없이는 전자 거래, 콘텐츠 유통, 유료 방송 등이 불가능하다. ICQ(컴퓨터로 사용자를 호출해 대화하는 프로그램), 패이팔(인터넷 결제 시스템) 등 세계 인터넷 보안 기술의 80%를 이스라엘이 석권했다.

◇상상의 밑거름, 융합(Crossover)에서 찾아야

세계의 모든 과학자들이 차량용 전지의 충전 시간을 1년에 걸쳐 불과 몇 분씩 단축하는 경쟁에 매달릴 때, 이스라엘 벤처 기업 베터플레이스의 젊은이들은 완전히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했다. 차량이 방전돼 충전소로 들어오면 전지를 충전시키지 않고, 곧바로 충전된 새 전지를 교환해 줌으로써 100% 전기차가 거리를 마음껏 달리도록 한 것이다.

하이브리드 방식이 아닌 100% 전기자동차를 개발한 이스라엘 '베터플레이스'의 아이디어는 전투기 조종사 출신 직원의 머리에서 나왔다. 무거운 미사일을 로봇이 55초 안에 전투기에 장착한 경험에 착안해 자동차의 무거운 축전지도 방전되면 아예 통째로 바꿔버리면 되지 않느냐는 평범한 아이디어를 냈는데, 이게 바로 100% 전기차를 상용화시킨 해법이 됐다. 전기 기술자와 전투기 조종사의 융합(크로스오버)이 상상력의 장벽을 일시에 무너뜨린 것이다.

혁신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이질적인 사람·문화·학문의 융합을 찾아 나서는 데 서슴지 않아야 한다. 가리개 너머로 고개를 들이밀고 옆 동료가 하는 일을 들여다보고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연결해 볼 수 있도록 서로를 열어주는 담대함이 필요한 것이다.

미국에는 이스라엘보다 30배나 많은 의과대학이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헬스케어와 같은 떠오르는 분야의 창업을 40%나 차지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스라엘의 카이스트(KAIST)에 해당하는 테크니온대학 총장의 입에서 나온 답은 의외였다. 페레츠 라비(Peretz Lavie) 총장은 "대학은 4년 만에 졸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때까지 공부하는 곳"이라고 했다. 테크니온대학에서는 의학, 공학 그리고 약학이 한 캠퍼스에서 이미 섞이고 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고 서로 섞이는 융합교육이 우리의 카이스트와 다른 점이다.

대다수 선진국은 외교·국방을 제외한 정부의 거의 모든 경제 정책은 과학기술위원회의 힘을 빌려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과학기술은 곧 경제다'는 신념으로 70년대엔 해수의 담수화 특허를, 80년대엔 원자력 안전 특허를, 90년대엔 인터넷 보안 특허를 미리 준비해 이 분야를 석권하면서 창조 경제의 주도권을 움켜쥐게 됐다.

이스라엘의 대학 2.0 … 대학 특허료 수입만 2兆원 넘어

꾸준한 연구를 근간으로 하는 대학이 '대학 1.0'이라면, 열린 상상력으로 앞길을 개척해나가는 특허 중심의 대학은 '대학 2.0'이다.

이스라엘 대학은 대학 2.0 모델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의 주요 3개 대학은 연간 총 10억달러의 특허료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스라엘 전체 대학이 올리는 특허료 총 수입은 우리 돈으로 2조원을 넘는다.

실리콘밸리 인근에 위치한 스탠퍼드 대학의 경우 교수와 졸업생들이 만든 회사의 총 매출이 2조6000억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두 배에 해당한다. 미국 대학들은 이미 특허 중심의 산업화 기술을 전담하는 기술지주 회사를 앞세워 창조적 지식경제를 지향하며 정부의 창업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윤종록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대통령직 인수위 교육과학 전문위원

세계는 지금… 合(합)의 전쟁

건축·의료 등 IT와 결합, 융합 학문에서 새 길 찾아

기숙사안에 우주정거장 등 MIT, 공간 극복 기술 개발중

이스라엘, 바이오 물질 이용… 아바타 진료시스템 개발 박차


이미 세계 유수의 대학과 연구소들은 융합 학문에 도전하며, 무한 상상을 실현하는 상상력 발전소를 지어나가고 있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의 미디어랩은 작은 공간의 기숙사 안에 컴퓨터 장치를 넣어, 벽면·방바닥 등을 축구장이나 볼링장·우주정거장으로 변화시켜 사이버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체력단련실을 갖춘 호화판 맨션도 옮겨다 놓을 수 있다. 물리적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이스라엘의 바이스만 연구소는 인체에 바이오 물질을 투입시켜 눈·코·입·팔·다리 등 모든 신체의 상태를 컴퓨터로 실시간으로 보내주고, 그 정보를 아바타(사이버상의 분신)로 저장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몸 상태에 이상이 발견되면 아프기 전에 병원을 찾아가 미리 치료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미국의 벨 연구소는 인터넷 같은 정보통신에 사용되는 에너지 소모량을 지금의 1000분의 1로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인터넷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에너지 사용량이 팽창한 데 대한 대응책이다. 현실화할 경우 정보통신을 이용하는 데 1년간 소요되는 에너지로 1000년을 사용할 수 있다.

뉴저지 주립대학의 언론·정보·컴퓨터 융합랩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사회적 이슈를 분석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예컨대 오바마 미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연설을 한다고 치자. 이 경우 SNS를 통해 들어오는 다양한 반응을 북한·핵·한반도·전쟁 등 20~30개의 키워드(이슈)별로 실시간 분석을 해낸다.

연설이 끝나는 동시에 오바마 대통령 연설에 대한 반응이 키워드에 따라 성별·나이별·지역별로 주르륵 나오게 된다.

코리아, 이제 상상력으로 승부하자

윤종록 교수
세계의 신발 만들었던 한국, 이젠 그 신발에 첨단기술 심어야

우리가 지난 30년간 잘 꾸려왔던 제품 생산은 개도국으로 점차 이전되어 가는 상황이다. 이제 우리나라 산학연(産學硏)은 2020년대를 휘어잡을 제품과 기술개발을 겨냥해야 한다.

상상력을 발휘해 예를 들면 주인이 다가가면 반갑다고 꼬리를 흔드는 자동차,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면 주인에게 운동량과 걸음걸이를 교정해주는 신발, 주인의 염분 섭취를 제지하는 숟가락 같은 걸 현실로 만들어 내야 한다. 주위의 모든 물건이 인터넷의 도움으로 지능을 갖고 주인에게 말을 걸어온다면 아마도 10년 뒤의 세상은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과거 부산의 신발 산업단지에서 만든 신발을 세계인 3억 명의 발에 신겼다면, 이제는 중국에서 만든 나이키 신발에 우리의 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구현한 소프트웨어를 심어 주인의 걸음걸이와 운동량을 체크해주는 신발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우리의 창조경제는 산업화 시대 우리가 잘 만들었던 모든 물건에 과학기술과 정보기술을 접목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가치가 담긴 서비스로 승화하는 것이다. 부지런한 손발을 필요로 하는 제조산업 위에 창의적인 두뇌로 만든 부가가치를 더해 서비스로 바꾸는 것에서 무한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윤종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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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세계 5위도 흔들


일본, 친환경차 개발 가속도

중국은 전기차로 역전 노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세리코스 현대차 대리점에서 마이클 길리건 사장이 고객에게 차량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엔저 공세로 인해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했다. [사진 현대차]

“궁극적으로 덩치가 큰 5~6개 회사만 살아남는다.” 자동차 업계에는 2000년 초반부터 이런 '글로벌 과점화론'이 굳어져 있다. 당시만 해도 세계 7~8위권이었던 현대·기아자동차는 급성장을 거듭해 거짓말처럼 세계 5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엔저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흔들면서 마지노선인 5위 수성을 장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 1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도요타는 27%, 혼다는 13% 더 많은 차량을 팔아치웠다. 2월에도 도요타의 판매량은 4.3% 늘었다. 미국만이 아니다.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빅3'는 지난 1월 중국시장에서 20% 이상씩 판매가 늘었다. 이런 압박은 현대·기아차의 미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엔저로 두둑해진 주머니를 바탕으로 친환경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연내에 친환경차 보조금 제도를 개편해 친환경차 가격의 10% 정도를 보조해줄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신차 판매량 중 친환경차 비중을 2020년까지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 연구개발비가 줄어들어 미래 성장동력이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후발 주자인 중국차 업체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중국자동차 업계는 사상 처음으로 해외 수출 100만 대를 돌파했다. 정환우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자동차산업 육성 정책은 2009년 전기자동차 개발 지원을 계기로 단순 추격을 넘어 추월 정책으로 변모했다”고 진단했다. 기술 격차가 커 따라잡기 힘든 기존 자동차 대신 대부분 업체가 개발 단계에 있는 전기자동차를 통해 단번에 앞서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지위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생존의 위기에 몰릴 수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연비·성능에 승부 걸어야"

- 제네바모터쇼 참관.. "내수시장 중요.. 수입차 벤치마킹"

[제네바(스위스)=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연비와 성능을 인정받으면 판매와 시장점유율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팔렉스포 전시장에서 개막한 ‘2013 제네바 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나 “유럽시장은 세계적 메이커가 많아 경쟁에서 쉽지 않다”면서 “연비와 품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번 제네바모터쇼에서 경쟁사 동향을 살핀 뒤 현대·기아차의 현지 판매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뉴욕모터쇼와 10월 브라질 상파울루 모터쇼를 참관한 후 올해 처음 모터쇼 행사장을 찾았다.

정 부회장은 “모터쇼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참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네바모터쇼에 대해선 르노의 캡처 디자인이 잘 나왔고, 메르세데스-벤츠도 디자인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모터쇼 참석 전에 유럽시장에 대한 회의를 했는데 전문가들은 침체가 향후 3~4년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그리스와 스페인의 경제가 살아날 기미가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별로 저가 개념보다는 가격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의 안전과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선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별로 고객 수준에 따라 가격경쟁력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수시장과 관련해선 최근 수입차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 부회장은 “내수시장이 연간 150만대 수준인데 일본과 같이 수입차가 늘어나는 것은 예상되었던 상황”이라며 “이를 기회로 삼아 내부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고객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입차의 좋은 점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잘해도 국내에서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국내 고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정몽구)회장님의 품질이나 기술에 대한 경영철학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는 해외 경쟁사에 비해 역사가 짧아 쫓아가기 위해선 아직은 갈길이 멀다”고 밝혔다. ..........................................................................................................

Made in Korea 하나둘 먹히고 있다



[J report] 수출 제국 일본의 부활

현실이 된 엔저 공포

인도네시아선 일본 철강 값이 국산보다 싸

대형 건설 공사도 다 빼앗길 판

인도네시아의 대형 파이프 제조사인 스핀도에선 요즘 역전된 한국과 일본의 가격표가 화제다. 지난달 말 계약한 일본 도쿄제철 열연코일 계약 가격은 t당 660달러. 한국산은 이보다 비싼 t당 680~690달러에 계약했다. 이 계약 물량은 4~5월 공급된다. 철강 공급을 중개하는 한국계 상사의 지점장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지 20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 제품은 한국산보다 적어도 1~2% 비싸게 팔렸다. 그는 “일본 업체가 물건이 없다고 해야 한국 것을 사는 실정”이라며 “이대로 가면 한국업체는 5~6월 선적분은 어쩔 수 없이 밑지고 팔아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저 공포가 현실이 됐다. 해외 시장에선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품목이 나타났다. 한국의 100대 수출품 중 일본과 경합 관계에 있는 제품은 절반(49개)에 이른다. 이 중 전자·정보기술(IT) 업종을 제외한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이 한국 제품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당장 비상이 걸린 곳은 자동차업계다. 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사옥 19층 재경본부에 들어서면 커다란 환율 전광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최근 엔저로 환율 모니터링팀은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재경본부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동하는 환율 상황을 체크하면서 손익 변화를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해외영업본부 임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일 아침 A4 용지 3~5장짜리 환율 보고서를 검토하는 것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 한 임원은 “최근에는 일본 업체의 프로모션 정보가 자주 올라온다”며 “일본 업체의 마케팅이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도요타 등 일본차는 미국에서 명목상 가격은 내리진 않았지만, 딜러에게 돌아가는 몫과 마케팅 비용을 확대했다. 혼다는 미국 딜러와 공동 마케팅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고, 미쓰비시도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TV광고를 재개할 계획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뉴포트리치 현대 대리점의 딜러 스콧 핑크는 “올해 판매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속도가 더디다”며 “현대차가 '차세대 도요타'로 불릴 만큼 성장했지만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엔화 대비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자동차 수출액은 12% 줄어든다. 2011년 수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54억 달러(약 5조8400억원)가 날아간다. 꽤 큰 중소기업 38개의 매출이 환율 하나에 사라지는 셈이다. 현대·기아차 협력업체인 한라공조 김경남 상무는 “최근 엔저는 일본 정부가 정책적으로 만든 것 아니냐”며 “우리 정부가 원화가치 변동을 5% 안팎으로 관리해 주지 못하면 상황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종도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정부 과천청사 지식경제부 6층 회의실에선 자동차와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주요 제조업 단체 본부장 10여 명이 모였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긴급 호출됐다. 엔저의 산업별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비공개 회의였다. 기계업종에선 현재 2억8000만 달러의 수출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됐다. 만약 엔화가치가 달러당 100엔까지 가면 수출 감소는 11억1200만 달러(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한·일 간 희비가 엇갈리는 품목도 여럿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수출 1위 품목인 등유 등 석유제품은 지난해 1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다. 그러나 일본은 오히려 3.3% 늘었다. 전기 회로 관련 제품 수출 역시 한국은 12.6% 감소했으나 일본은 8.4% 증가했다. 새로 열린 과실, 앞으로 열릴 과실을 먼저 따먹는 것도 엔저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일본 업체다. 툰드라·타코마 등 경트럭 부문이 센 도요타는 미국의 주택 신축이나 보수가 늘자 경트럭 판매가 올 들어 20% 늘었다. 신흥시장에서도 일본의 공세가 강화됐다. 도요타는 오만에서 자동차 값을 최대 18% 인하했고, 닛산은 쿠웨이트에서 최대 3500달러(380만원) 가격 할인을 하고 있다. 일본 빅3의 지난해 중동 판매(88만여 대)는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특히 지난해 중동지역 자동차 판매 증가의 70%는 도요타의 몫으로 돌아갔다. 아프리카·호주 등에서도 일본차의 할인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제품 판매만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KOTRA무역관 윤여필 차장은 “가장 우려되는 게 '엔캐리”라고 말했다. 일본 업체가 값싼 엔화를 대량으로 갖고 들어와 현지 투자를 늘리면 몇 년 후 일본 업체가 시장을 싹쓸이할 것이란 우려다. 그는 “일본이 인도네시아 신항만·신공항 프로젝트를 다 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업체는 발목이 잡혔다. 자동차에 쓰이는 고무제품을 납품하는 부산의 한 업체는 최근 일본 자동차 업체와 납품 협상이 깨졌다. 업체 관계자는 “계약이 성사될 무렵이었는데 엔저로 인해 상황이 바뀌었다”며 “지난해에는 우리 제품이 30% 정도 가격 경쟁력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성시준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정책조사팀 과장은 “한국이 연평균 15% 이상 성장하며 일본 기계 산업을 추격하는 상황에서 엔저로 발목이 묶였다”고 말했다.

이상재·이가혁 기자

엔저의 공습… 수출 제국 일본의 부활


환율 전쟁 속 해외시장 긴급 점검

#1. 활력 찾은 도요타 일본 공장

 일본 아이치(愛知)현과 후쿠오카(福岡)현에 위치한 도요타자동차 공장. 요즘 이곳은 낮밤이 따로 없다. 전 생산공정이 풀가동이다. '엔저'로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주문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날아오는 승전보에 도요타는 다음 달부터 하루 생산대수를 10% 늘린 1만3000대로 조정한다. 생산라인에 투입할 종업원을 구하기 위해 비상이 걸릴 정도다. 이지치 다카히코(伊地知隆彦) 전무는 “달러당 70엔대일 때는 수출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차종이 있어 판매를 오히려 억제했다”며 “그러나 엔화 가치가 불과 4개월여 만에 달러당 90엔대까지 내리면서 사내에 의욕이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현대·기아자동차에 빼앗긴 미국 시장 점유율도 되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2. 자신감 커진 일본차 미국 매장

 “시퀘스터(미국 정부 재정지출 자동삭감)요? 우리하고는 별 상관없는 얘깁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블로벨트 도요타 대리점의 딜러 로이스 라모스는 자신 있게 말했다. 매장엔 4∼5명의 고객이 상담 중이었다. 특별 할인혜택을 묻는 전화도 심심찮게 걸려왔다. 엔저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일본 업체는 영업을 강화했다. 도요타는 딜러 인센티브를 대당 250∼500달러 높였다. 뉴욕주 파라곤 혼다 대리점의 딜러 케이 윤은 “내 재량으로 최고 1800달러까지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딜러 몫이 늘고 재량이 커지면, 명목 가격은 그대로여도 실제로는 할인 판매가 가능해진다. 반면 이날 뉴저지주 로만의 기아차 매장은 한산했다. 매장 관계자는 “엔저에 판매 모델을 바꾸는 기간이 겹치면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이 부활하고 있다. '엔저'를 발판 삼아서다. 반면 한국 기업의 기세는 꺾여가고 있다. 한때 10%를 넘어섰던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7%대로 주저앉았다. 기아차의 2월 미국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 감소했다. 현대차를 합쳐도 3% 줄었다. 2년6개월 만에 기록한 마이너스 성장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4∼5월 위기 경보가 울리고 있다. 도요타가 증산을 결정한 시점이 바로 이때다. 엔저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인도네시아에선 항상 한국 제품보다 비쌌던 일본 철강 제품(열연코일) 가격이 엔저로 인해 한국산보다 싸졌다. 이 가격은 4∼5월 공급분에 적용된다.

 경제사령탑이 비어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 정부의 후방 지원은 기민해졌다. 교도통신은 일본이 곧 유럽과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을 다음 달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PA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전 단계다. 일본은 미국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체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이 미국·유럽과 FTA를 맺으면서 한발 앞서 만들어 놓은 수출 기반을 일본이 추격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엔저의 공습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도쿄=김현기 특파원

 

현대·기아차, 엔低 쇼크 '비상 깜빡이'

주간 2교대까지 겹쳐…호주 수출용 스포티지R 유럽서 생산 추진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공장에서 수출하던 물량을 유럽 공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야간근무 없는 주간 연속 2교대제로 국내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원화 강세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멀티소싱 전략 가동

현대·기아차는 수출 기지 다변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글로벌 멀티소싱(multi sourcing) 전략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본격 가동하기로 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유럽을 주요 수출 전략기지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중국 공장은 100% 풀가동해도 현지 수요를 충족하기에 모자라지만 유럽은 지난해부터 3교대를 시작해 여유가 있다”며 “유럽 공장의 생산 과잉과 일부 지역의 공급 부족 등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멀티소싱을 적용하는 곳은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이다. 기아차는 오는 7월부터 광주공장 대신 슬로바키아공장에서 만든 스포티지R을 호주 등에 투입한다. 이 차는 작년 호주에서 4260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이미 국내 공장이 아닌 체코공장에서 만든 i30와 ix35(투싼)를 호주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소형차 i20는 인도공장에서 수입했다. 올초부터는 호주 진출 2년 만에 울산공장에서 가져오던 i45(쏘나타) 판매를 중단하고 이보다 1000대 이상 판매가 적은 i40로 대체해 국내 수출 비중을 낮췄다.

이 같은 배경에는 주간 2교대제 시행, 노사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차 울산과 아산공장은 주간 2교대제 시행으로 연간 18만대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며 기아차 광주공장은 노조 내부 갈등으로 지난달부터 추진하려던 62만대 증산 체제 가동이 늦어지고 있다. 반면 유럽공장은 3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3교대 체제로 지난해 30만3035대를 생산, 전년 대비 21% 생산량이 늘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도 전년 대비 15% 증가한 29만2000대를 생산했다.

○엔저 직격탄에 힘겨운 싸움

현대·기아차는 호주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까지 글로벌 소싱을 확대할 계획이다. 호주는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100만~110만대 규모로 국내 150만대에 비해 작은 시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호주에서 12만2294대를 판매해 1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판매가 증가했으나 엔저 여파로 일본 브랜드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호주에서 21만8176대를 팔아 전년 대비 20.1% 증가한 반면 현대차는 9만1536대로 5.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태국에 생산 기지가 있는 도요타와 혼다 등은 태국과 호주 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 혜택도 보고 있다. 도요타는 호주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캠리 가격을 내려 i45(쏘나타)보다 낮아졌다.

현대·기아차는 호주 시장에 맞게 차량의 서스펜션과 핸들을 튜닝한 ‘라이드 앤 핸들링’ 프로젝트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i40를, 기아차는 신형 카렌스와 포르테(K3)를 출시한다. 기아차 호주법인 관계자는 “엔저 상황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맞출 수 없다”며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글로벌 소싱을 확대하고 상품 경쟁력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드니=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환율 급변동 막는 채권거래세 검토

정부, 엔저 대응책 마련 비상

일본의 양적완화와 이로 인한 '엔저(低)'로 우리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원화 강세를 방치하면 수출의 버팀목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환시장 불안정도 걱정해야 한다. 내수 비중을 확대해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것도 대비책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도 원화 강세 흐름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무역 규모 7위의 경제력에서 통화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다. 문제는 가파른 속도다. 환율이 급변동하면 기업들이 적응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더구나 완전 개방된 한국 외환시장에선 외국인들이 언제든 현금인출기처럼 돈을 빼내갈 수 있다.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더욱 강력한 수단을 검토 중이다. 지금도 선물환포지션한도, 외환건전성부담금, 외국은행 채권투자 과세와 같은 '외환규제 3종 세트'가 있지만 급변동을 막을 장치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에서다. 그래서 제시된 카드가 한국판 토빈세다. 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한국을 드나드는 모든 외환에 세금을 부과하는 외환거래세다. 하지만 이 카드는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자칫 한국이 폐쇄적인 경제체제를 도입한다는 인식을 심어 도리어 투자기피 대상국이 될 수도 있어서다.

 그래서 정부는 이보다 낮은 단계의 채권거래세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높아지자 2010년 이후 외국인들의 한국 채권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따라서 채권거래세만 물려도 급격한 외환 유출입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30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해외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 이대로 괜찮은가' 세미나에서 정부의 이 같은 기본 방침을 제시했다.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최근 주요국의 양적완화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에 이어 이제 우리도 '우리의 숙제'를 해야 할 시기”라며 한국판 토빈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정부의 이런 방침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 내정자에게도 보고됐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역시 이에 긍정적이다. 그가 구상 중인 것은 평소에는 '제로 세율'을 유지하지만 위기 때는 실제로 세금을 부과하는 2단계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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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소셜 뜬다지만 준비된 기업은 22% 불과

- 소셜 기술, 일상업무와 통합해야..경험 공유도 중요
- IBM, 130개 이상의 전문가 커뮤니티 운영..프로젝트 시간 30% 단축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기획안을 만들고 나서 부서원들이 페이스북에서처럼 ‘좋아요’를 누르면 자연스럽게 해당 데이터가 반영돼 분석된 결과가 기획안에 적용됐으면 좋겠어요.”

기업 경영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셜 비즈니스(SNS 등을 기업에 접목시킨 것)가 주목받지만, 전 세계에서 준비된 기업은 22%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IBM이 전 세계 1160명의 비즈니스 및 IT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의 소셜 비즈니스 활용전략: 소셜 비즈니스의 이점과 방향’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대상 기업의 46%가 지난해 소셜 관련 기술 투자를 늘렸고 62%의 경영자는 향후 3년간 지출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중간 관리자들이 소셜 기술을 일상업무에 도입할 준비가 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22%에 불과했다.

IBM은 “소셜 기술을 어떻게 구축하고 적용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이해부족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면서 “응답자의 75%는 문화적 준비가 부족하다고 여겼고, 3분의 2는 향후 3년간 소셜 기술이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영향에 대한 파악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소셜 기술, 일상 업무와 통합해야..경험 공유도 중요

IBM은 소셜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만큼이나 임직원들의 수용 태도가 중요한 만큼, 경영진이 나서 중간 관리자들을 선도하고 모든 부서에서 소셜 기능을 쓰기 위한 전사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회의나 보고서 작성 등에 소셜 기술을 도입한 다음에는 일상 업무와 통합하고, 소셜 기술을 활용한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로그 포스트와 액티비티 스트림 등을 활용해 프로젝트 관리 업무를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이번 조사에서 소셜 비즈니스를 마케팅 프로모션 위주로 적용하지만, 점차 영업과 대고객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2년 내 소셜 비즈니스 활용을 이벤트 홍보(83%), 영업기회 및 매출 창출(74%), 제품 및 서비스 지원(69%), 직접적인 제품 판매(61%)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

박승렬 한국IBM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GBS) 상무는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소셜 엔터프라이즈 앱 시장이 2016년까지 61%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셜 비즈니스가 고객과 시장은 물론 기업 내부에도 깊은 통찰력을 제공하는 만큼 전사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BM은 소셜 비즈니스를 활용하는 대표 기업이다. 130개 이상의 전문가 커뮤니티를 활용해 프로젝트 리더와 컨설턴트, IT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다.덕분에 프로젝트 완성 시간을 30% 가까이 단축했으며 소프트웨어 자산의 재활용율도 50%까지 올렸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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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전략폰 교체주기 빨라진다

카니벌라제이션 낮고 소비자 교체 성향 고려
갤럭시S4, 두달 빨라지고.. 아이폰5S, 8월 공개 예상


세기의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숙적' 삼성전자와 애플이 차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 시기를 둘러싸고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와 애플 두 회사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할 '갤럭시S'와 '아이폰' 후속작의 공개 시점을 지난해보다 앞당길 것으로 점쳐지면서 벌써부터 사양 비교 등 장외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략폰 출시 일러진다

6일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해 전략 스마트폰 출시 시기를 일제히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차기 전략폰인 '아이폰5S'를 오는 8월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고 있다. 씨넷 등 해외 정보기술(IT) 전문매체들은 애플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상반기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등 태블릿 신제품을 출시한 뒤 여름인 8월에 아이폰5S를 선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플이 예상대로 아이폰5S를 8월에 내놓으면 아이폰5 출시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럴 경우 아이폰4S 2011년 10월, 아이폰5 2012년 9월에 이어 출시 시기가 2년 연속 앞당겨지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상반기에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전략모델인 '갤럭시S4'의 독주를 막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4 출시 시기가 지난해 갤럭시S3보다 일러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갤럭시S4 언팩 행사를 갤럭시S3보다 두 달 정도 이른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다. 이에 따라 갤럭시S4 출시는 이르면 이달 말에서 4월로 압축되고 있다.

삼성이 중국 업체들의 무분별한 베끼기를 견제하기 위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아닌 출시 직전 별도의 공개행사를 마련했던 전례를 볼 때 4월 안에는 판매에 들어갈 게 확실해지고 있다.

갤럭시S3도 지난해 5월 공개 직후 글로벌 출시에 들어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 모두 전략폰 출시를 앞당기는 데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할 수 있다"며 "우선 삼성은 갤럭시S3, 애플은 아이폰5 등 기존 전략폰과의 '카니벌라이제이션(동일기업 제품 간 잠식현상)' 우려가 낮고, 신제품 교체주기가 빨라진 사용자의 소비 성향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양경쟁도 벌써 '후끈'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어'인 갤럭시S4와 아이폰5S의 출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구체적인 사양을 둘러싼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상반기 최대작인 갤럭시S4는 삼성전자의 첫 초고화질(풀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12.6㎝(4.99인치) 화면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을 좌우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고성능과 저전력의 8개 코어가 처음 들어간 1.8㎓ '엑시노스5 옥타코어'를 탑재한 데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 밖에 1300만화소 카메라와 2GB 램(RAM), 안드로이드 4.2 '젤리빈' 등 현존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사양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폰5S는 10.1㎝(4인치) IPS 디스플레이 등 외관 디자인이나 크기는 변함이 없는 대신 프로세서와 카메라 성능을 개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P는 아이폰5에 탑재된 'A6'보다 향상된 'A7'이 탑재되고 카메라는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능 면에서 갤럭시S4는 눈동자로 화면을 조작하는 아이스크롤링(eye scrolling)과 자기유도방식의 무선충전 등이, 아이폰5S는 지문인식(fingerprint sensor) 등이 차별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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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가 벤처에 투자? 한국형 '벤처 마피아' 태동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우아한형제들·파티스튜디오 등 모바일벤처 후배에 투자 '선순환' 생태계]

성공한 선배 벤처기업이 후배기업을 육성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이런 움직임은 1세대 벤처인만이 아닌 최근 창업한 벤처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벤처 풀뿌리 생태계가 더욱 튼튼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우아한형제들'이다. 모바일앱 '배달의민족'으로 국내 배달시장을 장악한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3월 법인을 설립했다. 그리고 2년만인 지난달 18일 생활편의도움서비스 스타트업 '띵동'과 '먹고싶어요'에 3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은 이들 투자기업에 영업망 등 플랫폼 공유는 물론 서비스 디자인 개편 등 회사의 강점을 그대로 전수하는 등 금전투자 외에 실무적인 지원도 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스타트업은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 기업들과 함께 시장을 키우기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설립 3년차인 '파티스튜디오' 역시 모바일게임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모바일게임 '아이러브커피'로 큰 성공을 거둔 파티스튜디오는 지난 1월 소규모 모바일 게임 개발사에 총 1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 회사 이대형 대표는 "파티스튜디오도 6평 남짓한 오피스텔에서 시작한 만큼 소규모 개발사의 고민을 잘 알고 있다"며 "운영 역량부족으로 시장에서 외면당하지 않도록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2008년 국내 기업 최초로 구글에 매각된 태터앤컴퍼니의 창립자인 노정석 아블라컴퍼니 대표 역시 활발한 후배 벤처 지원에 나서고 있다.

노 대표가 개인적으로 투자한 스타트업만도 눔·티켓몬스터·클럽베닛·파프리카랩·울트라캡숑·다이알로이드10여개에 달한다.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인 티켓몬스터는 미국 리빙소셜 매각도 성공했다. 파프리카랩은 일본 그리에, 다이알로이드 역시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매각됐다.

특히 눔(구 워크스마트랩스)은 미국 구글플레이 헬스·피트니스 부문 다운로드 순위에서 수년간 1~2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국내 출신 대표 실리콘밸리 진출 성공기업으로 수차례 조명을 받았다.

이들 외에도 1세대 벤처 선배들의 후배양성 프로젝트도 빠르게 진행중이다.

NHN 공동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와 포도트리를 설립했다. 지난해부터는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 총 11개 스타트업에 43억원을 투자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조만간 12번째 투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는 모든 서비스를 독점해 비판을 받는 기존 인터넷 대기업과 달리 주변 스타트업들과 제휴, 혹은 인수를 통해 생태계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네오위즈 공동창립자인 장병규 블루홀 의장은 2010년 6월 초기벤처캐피탈 본엔젤스를 설립, 총 14개 기업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장 의장은 이전에도 윙버스와 미투데이에 투자해 NHN으로 매각을 성사시켰다. KT의 러브콜을 받은 엔써즈 역시 장 대표의 투자를 받았다.

이 밖에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 이택경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 송영길 부가벤처스 대표, 이재웅 소풍 대표(다음 창업자)가 공동출자한 프라이머는 젊은 청년 창업의 '시드머니'를 제공하는 풀뿌리 벤처육성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라이머 출신 스타트업으로는 온오프믹스·스타일쉐어·애드투페이퍼·큐블릭·핀포스터 등이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는 페이팔 출신들이 후배들을 양성하는 '페이팔 마피아'를 비롯해 '체크포인트 마피아' 등 다양한 벤처 선순환 시스템이 마련됐다"며 "특히 유태인 계열이 상당수인 이들 마피아는 인구 750만명인 이스라엘 출신 벤처가 전세계를 휩쓸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역시 규모는 작지만 성공한 벤처가 다시 벤처를 육성하는 사례가 점차 누적되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하나로 모여 한국 벤처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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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전받는 한국 스마트폰](상) 삼성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

ㆍ‘싸구려’ 중국 휴대폰은 옛말… 세계 최초 제품 잇달아 출시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부스는 단연 중국 업체들이었다. 전시장 3번관 중국 화웨이 부스엔 수많은 인파가 몰려 탄성을 쏟아냈다.

화웨이가 내놓은 제품은 세계 최초로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기술을 지원하는 ‘어센드P2’.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는 롱텀에볼루션보다 전송 속도가 두 배 빠르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오는 9월쯤에야 상용화하는 최신 기술이다.

중국 스마트폰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다. 더 이상 저가형 제품이 아니라 세계 최초 기술을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던 스마트폰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10년 1월 “중국은 아직 멀었다”고 밝혔지만 불과 3년 만에 세계 모바일 기술을 선도할 정도로 급성장한 것이다.

중국 단말기 업체 ZTE가 선보인 파이어폭스 OS 기반의 스마트폰 ‘오픈’ (왼쪽)과 화웨이의 세계 최고속 LTE 스마트폰 ‘어센드P2’.


▲ 새 운영체제·전송 기술 등
ZTE 판매량 작년 LG 추월
국내 업체 “차별화로 승부”


어센드P2는 4.7인치 화면에 1.5㎓ 쿼드코어 프로세서,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젤리빈 4.1을 적용해 삼성과 애플 등의 최신 스마트폰에 비해 손색이 없는 성능을 과시했다.

통신기술뿐 아니라 운영체제(OS)에서도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ZTE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세계 최초로 ‘파이어폭스’ OS를 사용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를 벗어나려는 시도는 삼성전자 정도만 가능한 구상으로 여겨졌었다. 중국 업체들이 중장기 발전 로드맵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업체 관계자는 4일 “시장 경험이 축적된다면 조만간 중국 업체가 국내 및 미국 스마트폰 선두권 업체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라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의 약진에 이미 삼성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중국 업체들이 두께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내놓은 6.68㎜ 두께의 스마트폰 어센드P1s를 전시했고, ZTE는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6.9㎜의 ‘그랜드S’를 공개했다. 레노버와 TCL(알카텔) 등도 6㎜대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갤럭시시리즈 주력제품이 8~9㎜ 두께에 그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 경영진은 올해의 주요 제품전략 중 하나로 ‘슬림한 디자인’을 선정하고 연내 두께를 줄인 제품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오히려 저가 제품의 대명사였던 중국 제품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한 셈이다.

화웨이와 ZTE는 제품 경쟁력과 중국 내수시장을 내세워 최근 스마트폰 점유율 세계 3위와 5위에 올랐다. 특히 화웨이는 4분기 15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1년 전보다 13.7% 급성장했다. 양적인 측면에서도 LG전자(4위)를 이미 ‘샌드위치’처럼 둘러싸며 국내 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업계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고급형(프리미엄) 스마트폰 점유율이 지난해 7.8%에서 2015년 20.2%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판매구조도 지난해까지 72%였던 내수시장 비중이 2015년에는 44.5%로 줄어들고 수출 비중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34.6%, 2015년에는 55.5%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업계는 ‘방어전’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휴대폰 사업을 맡고 있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과 박종석 LG전자 부사장은 “중국산 휴대전화의 기술력이 많이 좋아져 끊임없는 혁신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신형 태블릿PC인 ‘갤럭시노트 8.0’과 보안솔루션인 ‘녹스’를 공개하고 애플이 선점하고 있는 태블릿 시장과 지금까지 부진했던 기업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LG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F5’와 ‘옵티머스 F7’을 선보이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늘릴 계획이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입력 : 2013-03-04 22:02:58수정 : 2013-03-04 22:02:58


[도전받는 한국 스마트폰](중) 구글 ‘안드로이드’에 종속

ㆍ독자 운영체제 없는 삼성·LG, 불안한 세계시장 1위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 2억1300만대, 세계시장 점유율 30% 돌파.

지난해 삼성전자가 거둔 성적표는 어떤 경쟁업체보다 화려하다. 넘어설 수 없을 것 같던 애플을 누르고 스마트폰 세계 1위 회사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단말기 외에 소프트웨어인 운영체제(OS)도 존재한다. 스마트폰 기기 자체도 소비자의 선택사항이지만, 어떤 운영체제를 사용하느냐도 중요한 선택기준 중 하나다.

▲ OS 시장 지각변동 땐 타격… 애플의 자체 iOS와 대조

‘타이젠’ 개발…‘탈구글’ 시도


화려한 단말기 성적과 달리 삼성전자의 자체 운영체제인 ‘바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집계를 보면 지난해 0.9%의 점유율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바다를 적용한 웨이브 시리즈 등 일부 보급형 폰을 판매하고 있지만 갤럭시S 시리즈나 갤럭시노트 등 주력 제품에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OS가 아예 없고 전 제품에 안드로이드를 적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5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체 운영체제가 아닌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어 외부 의존도가 높고 ‘종속’ 현상까지 발생한다”며 “운영체제 지각변동이 온다면 삼성 등 국내 수위권 업체들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OS는 모바일 기업의 흥망까지 좌우한다. 휴대폰 판매 세계 1위 업체였던 핀란드 노키아는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심비안이 실패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도 시원치 않아 최근 본사까지 매각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에서 밀려났다.

발빠른 안드로이드 선택은 국내 스마트폰 업계의 초기 성장에 주요 동력이 됐다. ‘삼성전자-구글’ 동맹은 겉으로는 애플을 능가하는 안정적인 협력으로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이 같은 협력에 어떤 변화가 올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구글 의존형 운영체계는 국내 업체들의 잠재적 불안요소로 꼽힌다.

구글이 지난해 스마트폰 제조사인 모토로라를 인수하자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가 들썩거린 게 단적인 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통해 최신 안드로이드를 발표하는 등 자회사 육성책을 들고 나온다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편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진화했지만 결국 자회사인 모토로라를 키우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업계는 당장 구글과의 협력 강화에 혈안이 돼 있다. 구글이 최신 운영체제를 발표하는 스마트폰인 넥서스 시리즈를 함께 출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또 제작사들은 젤리빈 같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 사용권을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자체 운영체제인 iOS를 운영하고 있는 애플과는 대조적이다. 애플은 시계 형태의 모바일 기기인 ‘스마트워치’나 iTV에도 iOS를 적용해 아이폰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바꿔 말하면, 자체 운영체제가 없거나 점유율이 미미한 삼성과 LG 등은 현재의 스마트폰 마케팅은 물론 향후 새로운 기기를 개발해 보급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업계도 ‘탈구글’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텔 등과 손잡고 새 운영체제 ‘타이젠’을 개발, 하반기에 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세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도 미국 모질라재단이 내놓은 운영체제 ‘파이어폭스’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인다. 다만 이 같은 운영체제 다변화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중국 업체 등이 이를 활용해 기존 스마트폰 시장에 거센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실제 중국 ZTE는 파이어폭스가 적용된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새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거센 추격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재원 기자 jw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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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승부처, 이제부터"..신소재˙에너지사업 '날개'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올초 CEO포럼에서 “지난 몇 년이 비철강(종합소재ㆍ에너지) 부문에 투자했던 시기라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수확기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말대로 포스코는 그동안 뿌린 씨앗이 올들어 하나둘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신소재·에너지 ‘날개’=대표적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이 오는 5월부터 상업생산을 들어가는데 연간 2000억~300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력인 철강부문이 고전하면 지난 해 영업이익이 30% 넘게 줄었다. 하지만 그동안 업종다각화에 주력한 결과 종합소재와 에너지부문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에너지부문의 경우 영업이익이 2010년 730억원 정도였지만 지난해엔 267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작년말까지 92% 플랫폼을 건설한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이 가동하면 올해 영업이익은 수직상승한다. 여기에 신소재 부문의 매출도 2010년 1조1970억원에서 작년 3조568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힘입어 영업이익 역시 700억원에서 1660억원으로 배증했다. 또 오는 2015년까지 인천LNG발전소,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가 순차적으로 가동하면 4474MW의 전력을 생산하게 돼 주머니는 더욱 두둑해진다.

◇구조재편 속에서도 승부처엔 과감한 ‘투자’=포스코는 올해 글로벌 철강전문분석기관인 WSD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철강사’로 선정됐다. 지난 2009년 이후 4년 연속 1위다.

포스코가 이렇게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철강사업만으로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일찌기 간파한 정 회장이 에너지·소재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며 전략적인 변신을 모색한 영향이 크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산업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도 에너지·신소재 분야는 과감히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를 테면 포스코는 지난 1월 국민연금, 차이나스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캐나다 철광석 생산업체인 ‘아르셀로미탈 마인스 캐나다’의 철광석광산 지분 15%를 11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사들였다. 아르셀로미탈 마인스는 북미최대의 철광석 광산(연간 1500만t )으로 자체 항만·철도시설 등을 갖춰 생산원가가 매우 낮다. 호주의 철강회사 아리움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아리움은 호주 남부 화이앨라에 주요 생산기지를 보유한 자원개발·철강생산회사로 호주와 뉴질랜드에 가장 넓은 철강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수확은 이제부터 시작=공격적인 투자는 최근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스테인리스 제조원가의 70~80%를 차지하는 니켈를 뉴칼레도니아로부터 공급받아 광양 공장에서 연간 3만t을 생산하고 있다. 2014년에는 생산능력이 두 배로 늘어나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커진다.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원료가 되는 망간은 광양에 7만5000t급 공장을 지어 작년 5월부터 출하하고 있고, 마그네슘은 작년 11월 강원도 옥계에 연산 1만톤 규모의 제련공장을 지어 생산에 돌입했다.

전기자동차 휴대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의 원료인 리튬 개발에도 나섰다.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염수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현재 칠레에서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중이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연산 6000t 규모의 티타늄 슬래브 공장을 작년 11월 완공함으로써 세계 4번째로 티타늄 판재의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작년 6월 광양제철소에서 짓기 시작한 연산 50만t 규모의 합성천연가스(SNG)공장도 내년 말이면 끝나 안정적이고 값싼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속속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1200㎿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고 인도네시아에 600㎿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해 곧 가동에 들어간다.

포스코는 올해 인도네시아 제철소(300만t) 준공, 2014년 베트남 전기로(100만t) 및 포항 3 파이넥스(FINEX, 200만t) 준공, 인도 및 중국 파이넥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조강생산능력이 5000만t 수준으로 늘어나 세계톱3 로 도약한다.
정태선 (wind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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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의 그늘]① MB임기 내내 시끄러웠던 맥쿼리…이제는?



맥쿼리는 ‘인프라 공룡’으로 불린다. 전국 13개 유료도로, 지하철, 항만 건설에 투자한 금액만 1조7000억원이며, 각 시설을 운영ㆍ관리하는 법인의 지분 15~100%를 보유하고 있다. 운영 수익으로 해마다 주주들에게 많은 배당금도 지급하고 있다. 최근 맥쿼리가 투자한 사업과 관련해 잡음이 일고 있다. 전 정권 특혜설과 함께 운영수익 보전계약이 잘못됐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맥쿼리가 투자한 민자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례1) 우면산 터널요금이 2000원에서 지난 2011년 12월 2500원으로 올랐다. 요금이 올라 차량 통행이 줄어들면서 서울시가 보전해야할 금액은 더욱 늘어났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늘어나면서 서울시가 우면산 터널을 인수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례2)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서울 지하철 9호선의 최소수익보장(MRG·Minimum Revenue Guarantee) 규정을 없애고자 협상을 시도했다. 최소수익보장 규정은 일정 비율 이상의 수익률을 약속하고, 손실이 날 경우 손실분을 보전해 주는 제도다. 쉽게 말해, 투자자가 절대로 손해를 입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수익을 보장하는 것으로, 시장원리에 반하는 불합리한 규정이다. 서울시는 2005년 지하철 9호선 투자자들에게 연 8.9% 사업 수익률을 약속하고 손실분은 보전해주는 협약을 맺었다. 맥쿼리 등 지하철 9호선 대주주들은 사업 보장수익률 규정을 없애는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서울시를 포함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과도한 수익보장을 요구하는 악성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추진한 사업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손실보전액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이한 것은 주요 지방자치단체의 사업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인프라)가 계약 주체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맥쿼리인프라는 2000년대 초부터 국내 지자체들과 최소수익보장 협약을 맺고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에 투자했다.

시설마다 적자가 누적되자 지자체는 세금을 거둬 민간 투자사들의 손실을 보전하고 있다. 시민의 세금으로 맥쿼리의 수익을 보전하는 셈이다.

◆전국 지자체 상당수, 맥쿼리인프라에 손실보전

맥쿼리인프라는 전국 유료도로, 터널, 항만처럼 공공성이 강한 사업에 주로 투자했다. 광주제2순환도로 1구간, 광주제2순환도로 3-1구간,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우면산터널, 백양터널, 천안-논산 고속도로, 수정산터널, 마창대교, 용인-서울고속도로, 서울지하철 9호선, 인천대교, 부산신항망 등 운용 사업장이 전국에 퍼져있다. 2012년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은 1조6911억원이고 자산총계는 2조원이 넘는다.

지자체들은 사업 대부분을 추진하면서 맥쿼리인프라와 MRG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애초 수요예측을 잘못한 탓에 사업장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손실분은 정부와 지자체가 채워주고 있다.

MRG 탓에 갈등을 빚는 사업장은 보장 최소수익률이 매우 높다. 부산 백양터널, 광주2순환도로 3-1구간, 지하철9호선은 90%나 된다. 광주2순환도로 1구간은 85%, 우면산터널은 78~79%다. 실제 운영수입이 당초 추정한 운영수입에 못 미치면 보장비율만큼 정부나 지자체가 세금으로 지원해야 한다. 통행료도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국도에 비해 1.5배가량 높다.

◆ 맥쿼리인프라, MB정부에서 승승장구

맥쿼리인프라의 투자 상품은 탁월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이로 인해 2000년 들어 승승장구했다. 연기금 한 관계자는 “맥쿼리 투자자산을 보면 매우 안정적이며, 장기 수익이 가능하도록 상품 구조를 만든다”고 말했다.

사모펀드(PEF)의 한 관계자도 “정부는 2000년대 초 민자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투자유치에 나서자 맥쿼리가 유망 사업장을 선점했다”며 “손해 날 일이 없는 계약 덕분에 투자자들도 몰렸다”고 말했다.

맥쿼리인프라는 주로 정부나 지자체를 계약 상대로 삼았다. 사기업이나 부동산과 달리 정부나 지자체와 계약을 맺으면 사업 불이행에 따른 피해를 볼 일도 없기 때문이다. 맥쿼리인프라가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다.

맥쿼리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자 정권에서 뒤를 봐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특히 맥쿼리인프라 관계회사인 맥쿼리IMM자산운용의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특혜설을 증폭시켰다.

지하철9호선 계약 체결 시점이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임하던 시기와 일치한 것도 부각되고 있다. 실제 맥쿼리인프라 투자 사업장 13곳 중 8곳의 주무관청이 서울시와 국토해양부이다. 이 중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과 대통령으로 있을 때 6개 사업이 시작되었다.

◆ 새 정부 들어서자 줄소송 대기

새 정부가 들어서자 지자체들은 맥쿼리인프라와 맺은 MRG와 관련해 소송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광주광역시가 처음으로 광주제2순환도로와 관련해 승소하자 다른 지자체들도 맥쿼리를 상대로 한 소송에 나서고 있다.

광주지법 행정부는 지난달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자인 ‘광주순환도로투자’가 광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자본구조 원상회복을 위한 감독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기각 판결을 했다.

맥쿼리인프라를 비롯한 광주순환도로투자 주주들은 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광주순환도로투자의 자기자본비율을 29.91%에서 6.93%로 줄였다. 이후 맥쿼리인프라 등 주주들은 차입금 형식으로 광주순환도로투자에 1420억원을 빌려주고 이자를 종전 7.25%에서 10%로 올렸다. 장기차입금 조달로 광주순환도로투자는 지난 2011년 통행료수익은 141억원이었지만, 이자비용으로 333억원이 나갔다.

재판부는 당시 판결문에서 “여러 차례 시정명령과 협의를 촉구했는데도 거부한 사실로 미뤄 광주시의 감독명령은 적법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는 운임 인상 반려처분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도 백양터널과 관련해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MRG 계약 파기를 주장하고 있다. 논리는 간단하다. 맥쿼리인프라가 후순위 채권으로 높은 이자를 챙기고, 각 사업장의 적자를 근거로 지자체에서 보전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후순위 채권은 높은 이자를 받는 대신 경영악화 등으로 인한 운영회사의 채권 정리 단계에서 변제받지 못할 가능성이 선순위 채권보다 높은 채권을 말한다. 또 수요예측이 잘못된 만큼 계약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맥쿼리인프라가 지자체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어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사업기간 종료 전에 실시협약이 해지될 경우 상당액의 지급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맥쿼리인프라가 100% 투자한 광주순환도로투자는 현재 관할 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맥쿼리인프라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소송들은 맥쿼리인프라가 당사자가 아니다”며 “지하철 9호선의 경우 대주주(현대로템)와 계약자가 따로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참 기자 pumpkin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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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개청 9주년 글로벌 경제특구 모양새 갖춰


2012년말 현재 88개 외투기업,15억 4,600만달러 외자유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청장 하명근)이 올해 개청 9주년을 맞아 명실상부 동북아 성장거점 도약을 위한 글로벌 경제특구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어 주목된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최적의 투자-정주환경 조성을 통해 항만물류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국제비즈니스, 관광레저가 어우러진 창조적 경제특구 건설을 목표로 지난 2004년 3월 개청했다.

지난 9년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지난해말 현재 첨단산업, 항만물류 등 88개 외투기업으로부터 15억 4,600만달러의 외자유치 성과를 거두어 지역기반산업과 연계한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첨단산업·항만물류 분야의 약진을 통해 지난해 2억2,000만달러을 유치하여 누적 15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 경기 둔화와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지속적인 발전 잠재력을 대내외적으로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외국교육기관 유치 가시적 성과=글로벌 경제특구의 전제요건인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외국교육기관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웅동지역에 창원국제외국인학교의 FDI 신고 2,000만달러를 이끌어 냈으며, 올해는 학교설계 및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명지국제신도시에도 UCLA 간호대학 및 영국 브라이턴 칼리지가 MOU를 체결했으며, 올해 학교 설립을 위한 본격적 논의를 통하여 국제 신도시 명성에 걸맞는 교육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최근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과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 유치가 확정되어 외국교육기관 유치와 함께 정주여건 정착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올해 외자유치 목표 2억5,000만달러=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목표연도인 2020년을 앞두고 올해를 글로벌 경제특구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성공적인 개발과 투자유치 촉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FDI 신고액 기준 2억5.000만달러 유치를 목표로 중국?인도 등 신흥부상국가 투자유치 확대,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 첨단기업, R&D 산업 지속유치 및 국내외 우수기업에 대한 유치 활동을 펼친다.

◇명지국제신도시·웅동지구 투자유치 극대화=핵심 프로젝트인 명지국제신도시와 웅동 여가·휴양단지 조성을 위한 개발과 투자유치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먼저 명지국제신도시는 통합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핵심시설인 상업부문 투자유치를 본격화하고, 신성장 분야 R&D센터 유치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웅동 여가·휴양단지는 올해 외국인학교, 골프장 등의 착공을 통해 세계적 명품관광레저단지 조성에 초석을 다진다.

◇고부가가치 산업단지 조성= 대표적 산업단지에는 외국인투자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에게도 최적의 기업 환경을 제공하여 다른 산업단지와 차별화된 해양플랜트, R&D, 항공산업 등 신수종 고부가가치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개발사업 추진과 관련, 총 21개 단위지구 개발사업 중 6개 지구(신호산단, 부산과학산단, 남양지구, 화전지구, 서부산유통지구, 신항북측배후부지)를 준공하였고, 올해에는 미음, 남문, 생곡 등 3개 지구를 준공할 예정이다.

◇최상의 교통네트워크 구축= 총 18개 중 을숙도대교 등 6개 도로가 준공되었고, 올해 미음지구 간선도로 등 4개 도로사업을 준공할 예정이며, 나머지 도로사업 또한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신항, 거가대교, 을숙도대교, 신항배후철도, 신항 제1·2배후도로, 김해국제공항 등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최상의 교통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부산=한국아이닷컴 김광현기자 ghkim@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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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금융사 지배구조 칼 빼든 당국] <3·끝> 정치금융 단절하려면



국민연금 등 대주주가 회장·사외이사 전횡 제동 걸어야

주총서 권리 행사·사외이사 파견 검토

실적 이사진 공동책임 문화 확립 필요

주총 안건 직상정 방안도 고민해봐야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140개 국정과제에는 기업지배구조 개선항목이 들어가 있다. 대기업이 대상인데 독립성 강화를 전제로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국민연금이 주요 기업의 대주주에 올라 있는 만큼 이를 통해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국민연금의 대주주로서의 역할강화는 금융권에서도 가능하다. 연금이 주요 금융지주의 1대 주주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사외이사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주주 이익에 반하는 일을 하거나 일부 경영진이 전횡을 하면 결국 대주주가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소액주주들도 제 권리 찾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100% 믿고 맡길 수는 없다"며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자기 권리행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주주가 나서야=정부 소유인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하나ㆍKBㆍ신한금융지주는 모두 국민연금이 1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9.35%나 갖고 있다. KB(8.58%)와 신한(7.28%)에서도 제일 주주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대리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민연금 같은 주요 기관투자가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국민연금은 국민의 돈을 대신 운용하는 곳이다. 대리인 문제는 경영진에만 적용되는 것이지만 지금은 사외이사들까지 개념이 확대된 상태다. 사외이사들이 자신의 임기연장에만 신경을 쓰고 주주 이익 극대화라는 부분을 외면하는 상황인 탓이다.

이 때문에 대주주가 주주총회에서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사들의 주총은 지금까지 이사회 결의를 추인해주는 형식절차에 불과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면 그렇지만 다른 소액주주들은 금융지주사의 경영진이나 사외이사들을 견제하기 어렵다"며 "국민연금이 제동을 걸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금융지주사에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정부가 민간 영역에 개입한다는 논란이 있지만 금융은 사기업보다 공적인 역할이 크다. 신한금융은 지분 6.35%를 갖고 있는 BNP파리바가 사외이사 한 명을 채우고 있다. KB도 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던 ING 측에서 사외이사를 한 자리씩 맡아왔다. 박근혜 정부 차원에서도 국민연금이 대표소송제기권 같은 주주권을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에 한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행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소액주주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들이 나서더라도 금융의 성격을 감안해 지나치게 주주이익 극대화만 추구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견제 임무는 필요하지만 권한 남용을 하는 주체가 일부 사외이사나 최고경영진에 다른 대주주로 얼굴만 바뀌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는 실물경제 지원을 임무로 한다는 점에서 불황시에는 주주 이익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정부의 정책과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대주주의 의견이 너무 반영되지 않고 있어 대주주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이사회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반대로 대주주의 이익만을 좇도록 구조를 바꿔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적절한 균형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사진 공동책임 묻는 문화 정립 필요=금융지주사 이사진의 공동책임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당장의 실적이나 인수합병(M&A) 추진에 따른 문제점을 지나치게 회장에게만 씌우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등기이사들은 주주 이익 부분을 가볍게 보는 사례가 생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금융지주 회장에게만 경영실패의 책임을 묻는 경향이 많다"며 "지주사 기준으로 보면 사내 등기이사와 사외이사, 은행장까지 공동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안에 따라서는 이사회에서 허용하지 않는 안건을 바로 주총에 상정할 수 있는 최후 수단을 만드는 것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주총에서 논의가 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이사회에서 주총 안건으로 확정이 돼야 한다. 이사회에서 안건 채택을 하지 않으면 주총장에는 가보지도 못한다.

금융지주사는 일반 대기업과 달리 명확한 주인이 없다. 사외이사들이나 최고경영진의 권한 남용도 이런 부분에서부터 시작한다. 지분이 뿔뿔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지 않더라도 대다수 주주들은 의견을 표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모든 사안에 대해 이런 방식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극히 제한적으로라도 견제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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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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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허브, 센트럴에서 구룡지구로 옮겨지는 이유는

- 센트럴지구, 사무공간 포화상태..임대료 폭등
- 대안으로 구룡지구 부상..추가 개발 계획도 잇달아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홍콩의 허브가 센트럴지구에서 구룡지구로 옮겨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의 중심지는 지난 수년간 고층 빌딩과 명품 매장이 즐비한 센트럴지구 몫이었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이 빅토리아 하버를 따라 구룡지구쪽으로 이전하기 시작하면서 신흥 상업지구가 자리잡게 됐다.

센트럴 지구가 인기를 잃게 된 것은 포화된 사무공간에서 비롯된 비싼 임대료 때문이다. 센트럴의 전체 사무 공간은 지난 10년간 약 2300만 평방피트(약 64만6373평)에 머물렀다. 세계적 상업지역인 뉴욕 맨해튼, 런던 웨스트엔드와 비교해 규모가 상당히 작은 편이다.

기업들이 좁은 공간에 몰리면서 임대료가 폭등했다. 1370만 평방피트에 달하는 최상위 사무공간의 임대료는 10년 동안 4배 가량 치솟았다. 그 결과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로 변모했다. 최근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이 지역 A등급 사무공간의 한 달 임대료는 평방피트당 약 100홍콩달러(약 1만4000원)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WSJ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구룡지구가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룡지구의 서부 상업지에 위치한 118층 규모 국제상업센터에는 모간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그룹, 도이치방크 등 세계 유수 금융사들이 자리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추가 개발도 잇따를 예정이다. 홍콩 정부 역시 구룡지구 개발과 관련해 야심찬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룡지구의 사무공간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임대료 수준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 동부 구룡지구의 최상위 사무공간 면적은 890만 평방피트에 달한다. 이는 지난 7년간 두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동부와 서부의 월 임대료는 평방피트당 각각 34홍콩달러(약 4700원), 90.50홍콩달러(약 1만2600원) 수준이다.

부동산투자 컨설팅업체 존스 랭 라살의 가빈 모간 국제 이사는 “런던, 베이징과 달리 홍콩은 하루에 4번 미팅이 가능한 곳”이라며 “기업가들은 이처럼 효율적인 홍콩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상업중심지 지도. 빅토리아 하버를 경계로 남쪽은 센트럴지구, 북쪽은 구룡지구로 나뉜다(출처: WSJ)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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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이푸 前 세계銀 부총재 "中 GDP 10년내 두배로 껑충"

- 중국 경제 성장률 8% 까지도 전망
-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보다 높다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년내에 1만2000달러(약 1300만원)에 달할 것이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중국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고 대만 타블로이드 신문 왕보가 6일 보도했다.

린이푸 베이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린 교수는 지난 4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무당파 조직 분임 토론회에 참석해 “중국은 경제발전 잠재력이 커 이를 최대한 살린다면 오는 2020년쯤 1인당 GDP가 2배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 경제는 향후 20년 동안 매년 평균 8% 정도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린 교수가 제시한 수치는 같은 날 원자바오(溫家寶)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보고한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 7.5% 보다 큰 수치다.

그는 다만 “중국이 향후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문제들을 서구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 하지 말고 중국의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한 후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염지현 (lab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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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는 어떻게 경제 회복에 성공했을까?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2008년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로 큰 타격을 입은 나라 가운데 하나가 아이슬란드다. 금융업으로 성공한 아이슬란드에 세계 금융위기의 직격탄이 날아든 것이다. 인구 32만의 작은 나라 아이슬란드는 850억달러 규모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고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까지 받았다.

그러나 한때 9.2%를 넘나들던 아이슬란드의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현재 5.2%로 떨어졌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5.9%로 미국이나 유럽연합(EU)보다 높다. 아이슬란드는 어떻게 경제회복에 성공한 걸까.

파국의 원흉은 아이슬란드를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로 만든 금융산업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대마불사(大馬不死ㆍ몸집이 너무 커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뜻)'가 통하지 않았다. 경제위기 직후 아이슬란드 국민은 시위에 나서 중도우파 정부를 무너뜨렸다.

아이슬란드는 대마인 은행을 살리는 대신 은행에 빚진 국민들 빚을 탕감해주기로 결정했다. 대규모 가계부채 탕감으로 국민 부담은 크게 줄었다. 은행 관계자들은 금융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아이슬란드는 이후 세제개혁, 긴축정책에 돌입했다.

올라푸르 라그나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은행 파산 정책과 관련해 "오늘날 경제에서 은행들이 왜 성스러운 교회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며 "경영이 잘못되면 파산하는 게 기업인데 은행만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행 구제론대로라면 은행에 수익이 생기면 은행의 것으로 돌아가지만 잘못될 경우 국민이 짐을 짊어져야 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림손 대통령은 "지난 30년 동안 세계 경제계에서 통용돼온 대마불사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야말로 현명한 선택이었다"며 "아이슬란드는 자본을 통제하고 은행을 파산시키고 빈민을 지원한 데 반해 긴축정책은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아이슬란드는 금융업 대신 수산업, 관광업, 녹색에너지 산업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아이슬란드의 미래가 온통 장밋빛으로 가득하다는 말은 아니다. 4년에 걸친 아이슬란드의 경제회복 과정은 국민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다. 현지의 한 기업인은 이달 초순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회사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에 불과하다"며 "아이슬란드의 급성장은 화폐가치가 크게 평가절하 되면서 농업ㆍ수산업에 혜택이 돌아간 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기 이후 해외 투자가 너무 적은데다 세금은 높아 기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상당수 아이슬란드인은 노르웨이로 이민을 떠났다. 남은 이들은 살기 위해 일을 2~3개나 하고 있다. 그러나 세금이 크게 늘어 삶은 팍팍하다.

아이슬란드 국민은 높은 삶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주간 60~70시간 일한다. 유럽 기준으로 보면 매우 긴 시간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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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잃은 남미 좌파블록 타격



■ 차베스 사망… 베네수엘라 어디로

강력한 리더십 가진 인물 없어

실용·시장주의 성장모델 득세

싼값에 석유받던 쿠바 등 위기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그를 중심으로 뭉쳤던 남미 좌파블록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우선 베네수엘라와 쿠바ㆍ볼리비아ㆍ에콰도르 등 정통 좌파연합의 고리가 느슨해질 수 있다. 현재 차베스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NBC뉴스는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등이 거론되나 이들 국가는 베네수엘라만큼의 석유를 갖고 있지 않아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NBC는 "차베스의 후계자로 지목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집권해 남미 좌파블록을 다시 결집할 수 있겠으나 군권을 장악한 디오스다도 카베요 국회의장과 당내에서 불화를 겪고 있고 국내외 인기도 차베스만 못한데다 카리스마까지 부족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남미에서 정통 좌파 이데올로기가 실용ㆍ시장주의를 내세운 중도좌파 혹은 우파에 잠식당할 우려도 있다. USA투데이는 "베네수엘라ㆍ에콰도르ㆍ볼리비아 등이 속한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동맹(ALBA)'과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쳐도 남미 전체 경제의 20%에 불과하다"며 "실용ㆍ시장주의를 내세운 중도좌파 성장 모델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통좌파를 이끌던 차베스가 사라지면서 남미 이데올로기의 중심축이 중도좌파로 급격히 쏠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모임인 미주협의회의 에릭 파른스워드 부회장은 "차베스의 죽음은 남미 정세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베네수엘라로부터 막대한 석유를 싼 값에 지원받던 역내 개별국가들의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2011년 베네수엘라로부터 36억달러가량의 석유를 공급받는 등 과거 수년간 도움을 받아온 쿠바에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로이터는 "차베스의 부재는 포스트 혁명세대로 정권을 이양하려는 쿠바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볼리비아ㆍ에콰도르ㆍ니카라과ㆍ도미니카공화국 등 최소 35억달러 이상의 석유를 베네수엘라로부터 싼 값에 수입하던 국가들도 석유 수입이 끊길 위기에 처하면서 시름에 빠졌다. 국제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석유를 수입할 경우 물가상승 등으로 이어져 해당 국가의 좌파정권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아르헨티나 출신 저널리스트로 퓰리쳐상을 수상자인 안드레스 오펜하이머는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이 30%에 달하는 등 국내경제가 대혼란에 빠졌기 때문에 누가 차기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되든 라틴아메리카로 향하는 석유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포스트 차베스 놓고 정국 요동… 후계자 마두로 승리 가능성



■ 차베스 사망… 베네수엘라 어디로

30일 이내 재선거 치러야… 야권연대 도전 만만찮아

차기정부 친서방 기대감… 국채가격 등 치솟기도

"중남미 좌파의 리더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4선 승리를 선언할 대통령 취임식을 고대해온 베네수엘라가 2년간의 암투병에서 패한 지도자의 장례식 준비에 들어가며 혼란에 빠졌다"

5일(현지시간) 차베스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뉴욕타임스(NYT)는 이같이 타전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권력 전면에서 물러난 뒤 중남미 반미연대의 상징이었던 차베스 대통령의 죽음으로 베네수엘라 정국의 시계는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흐려졌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1998년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지난해 말 4선에 성공, 임기를 총 19년으로 늘리며 사실상 '종신집권'을 꿈꿔왔다. 하지만 그의 죽음으로 현직 대통령 사후 30일 내 새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 헌법규정에 따라 '포스트 차베스'를 놓고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해 말 차베스 대통령이 후계자로 지명했던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마두로는 지난해 12월 초 주지사 선거에서 압승하며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는 차베스의 그늘 아래서 치러진 것으로 지난 대선에서 차베스에게 11%포인트 차이로 패했던 야권통합연대(MUD)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였던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주지사 선거에서 차베스 측 후보를 2배 이상의 표차로 따돌리며 승리했다.

NYT는 "마두로 부통령은 민중과 호흡해온 차베스의 이미지와 거리가 먼 인물"이라며 "차베스에 대한 향수에 힘입어 국민들의 지지는 받겠지만 이전과 같은 압도적인 규합은 힘들어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이때를 차베스의 그늘에서 벗어날 호기로 보고 카프릴레스를 주축으로 전면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반차베스 구호만 내세울 뿐 대안 제시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정권탈환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양측은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헌법해석을 놓고 일차적으로 맞붙은 상황이다. 엘리아스 하우아 외무장관은 "차베스가 대통령 권한을 위임했다"며 "마두로 부통령이 과도 대통령이 돼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야권은 "헌법에는 대통령 유고시 국회의장이 대통령직을 맡도록 돼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두로 부통령은 장례식 정국을 정권 재창출로 이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두로 부통령은 "평화수호와 국민보호를 위해 정부가 군대와 경찰을 재배치했다"며 "국가와해를 노리는 미국 등의 도전 앞에서 국민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군부 스파이 혐의로 미국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이날 차베스 대통령 서거 소식이 전해진 뒤 베네수엘라 국채가격이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2027년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수익률은 0.13%포인트 떨어진 8.77%를 기록했다. 차베스 사후 베네수엘라 정부가 규제완화 및 신서방정책을 펼 것이라는 외국인투자가들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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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매장 세계 1위 베네수엘라 차베스 사망, 유가에 단기 악재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추정에 따르면 세계 매장량의 18~25%를 차지한다. 5일(현지시간) 사망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생전 원유 대부분을 국유화하며 공급을 통제해 왔다. 차베스의 사망은 국제 유가에 단기적으로는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우선 한동안 베네수엘라 정국은 혼란을 겪으면서 그동안 진행했던 광구 개발 프로젝트도 중지되고 생산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양대 경제 강국인 미국과 중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상당량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미국과 중국에 공급하는 원유량이 줄어들면 국제유가가 뛸 수도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새 대통령이 당선되면 지금보다는 원유 통제가 느슨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0월 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엔리케 카프릴레스 미란다 주지사는 “대통령이 되면 외국 기업의 원유광구 투자를 일정 부분 자유화할 것”이라고 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이끄는 여당이 재집권해도 차베스만큼의 극단적인 통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경우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정책연구본부 본부장은 “베네수엘라는 매장량은 많지만 상당 부분이 채굴하기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곳에 묻혀 있다”며 “베네수엘라는 OPEC 회원국이기 때문에 생산을 늘려도 OPEC이 공급을 통제하면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남미 정치 지형이 바뀐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좌파 국가들은 천연자원 개발을 철저히 통제해 왔다. 만일 차베스의 죽음으로 주변 국가 좌파 정권이 우파 또는 온건파로 바뀌면 남미 국가들의 천연자원 개발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창민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차베스는 남미 좌파 연대의 핵심이었다”며 “베네수엘라의 원유 저가공급 등 각종 지원이 없어지면 이웃 좌파 정권들이 버티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미 전문가인 양호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아르헨티나에는 미국보다 많은 셰일가스가 묻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며 “아직은 희망 사항이지만 차베스 사망 뒤 시장경제가 회복된다면 남미의 풍부한 자원이 개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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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종훈 “사퇴쇼? 아내가 울고 있다”



미래창조장관 후보 사퇴前… 朴대통령과 주변에 토로 “가족들 파렴치한 취급받아”

[동아일보]

“아내가 (미국으로) 돌아가자며 울고 있습니다. 정말 힘듭니다.”

4일 사퇴한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사진)는 3일 오후 자신의 사퇴 결심을 전하며 강하게 만류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가 밟혀 (미래부와 새 정부가) 힘을 받는다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다”며 “다른 좋은 사람이 와서 미래부를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동아일보는 5일 김 전 후보자의 손위 처남인 정크리스토퍼영 회장이 운영하는 키스톤글로벌의 핵심 관계자 A 씨를 만나 김 전 후보자의 전격 사퇴 후 심경과 행적을 전해 들었다. 김 전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뒤 정 회장과 2, 3일에 한 번꼴로 만나 신변 문제를 상의했다. 사퇴 발표 직후에도 정 회장과 3시간 가까이 점심 식사를 하며 고충을 털어놓고 조언을 들었다. A 씨는 이날을 포함해 대부분의 자리에 배석했다.

A 씨는 “김 전 후보자가 사퇴한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 깨질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후보자가 된 이후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자 김 전 후보자는 정 회장에게 여러 차례 “(각종 루머 때문에) 가족이 파렴치한 취급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전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정치권의 발목잡기 공세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가족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괴로워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A 씨는 “사퇴 기자회견 직후 점심 식사 자리에서 김 전 후보자는 답답한 심정을 억누르지 못해 여러 번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김 전 후보자가 사퇴를 최종 결심한 것은 2일 저녁이다. 하루 전에도 그는 밤늦게까지 교육과학기술부, 방송통신위원회 공무원들과 창조경제 정책을 구상하며 열의를 불태웠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일부 매체에 김 전 후보자의 부인이 소유한 건물에 성매매 업소가 있다는 기사가 실린 것이 결정타였다. 이를 보고 충격받은 두 딸이 울면서 “이게 정말이냐”고 물은 것이다. 김 전 후보자는 “다른 업체에 관리를 맡겨 우리는 어떤 업소가 입주해 있는지 잘 모르는데도 사람들은 마치 우리가 성매매나 조장하는 나쁜 사람처럼 몰고 갔다”고 털어놨다.

▼ “이상하게 보고 뒷말 많고… 설 자리 없었다” ▼

창업한 회사에 큰딸의 이름을 넣을 만큼 각별한 가족사랑을 과시했던 그로서는 이러한 논란을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아내가

‘무엇 하러 이런 수모 겪으면서까지 한국에 있느냐. 그냥 돌아가자’고 수차례 설득했다”고 정 회장에게 말했다.

스파이 논란에 대해서도 억울해했다. 김 전 후보자는 “만약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중요한 일을 맡았다면 미국이 나를 놓아주려

했겠느냐”며 “설령 내가 고급 정보를 갖고 있었더라도 그 정보를 한국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을 스파이로만

몰아갔다”고 어이없어 했다. 그는 “(정부) 내부에서도 (나를) 이상하게 보는 눈이 있어서 힘들었다”며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자리에서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만 같았다. 수장이라고 불러 놓고는 말만 많고, 내 설 자리는 없는 것만 같았다”고

하소연했다.

미래부 업무를 놓고 여야가 논쟁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외신이 다 지켜보고 있는데 정부가 방송을

장악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만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수년 동안 아이디어를 모아 뒀던

수첩들을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들춰 보면서 ‘뭘 할까, 어떻게 해볼까’ 생각하느라 참 설렜는데, 이것도 전부 소용없게

됐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A 씨는 김 전 후보자가 장관직을 제안받은 뒤 미국 측으로부터 국적 변경에 문제가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국적포기세 등 세금도 정해진 절차에 따라 납부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돈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얘기도 했다. 국적이나 세금 문제 때문에 장관직을 포기했다는 사람들의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정 회장은 국내에 지인이 거의 없는 김 전 후보자의 유일한 상담 상대였다. 하루 10번가량 통화하며 상담할 정도로 많이 의지했다고 한다. 정회장은 그때마다 “한국 분위기가 미국과 좀 다르다. 예상치 못한 데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너무 신경 쓰거나 상심하지 말라”고 다독였다.

김 전 후보자는 4일 정 회장을 만난 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처제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정 회장은 사퇴 발표 바로 다음 날 출국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말렸지만 한국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워낙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후보자의 부인은 먼저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후보자는 정 회장에게 “당분간 한국에 돌아오지 않고, (미국에서) 다른 일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벨연구소에서 ‘일이 잘 안 풀리면 돌아오라’고 했지만

그쪽에도 갈 생각이 없다고 했다. 사퇴를 ‘쇼’라고 해석하는 시선에 대해서는 “쇼할 만큼의 여유도 없다. 나중에 책을 남긴다면 이번 사퇴를 ‘정치적 쇼’라고 보는 시선에 대한 억울함을 꼭 밝히겠다”고 했다.인터뷰를 허락한 A 씨는 기자에게 “김 전 후보자와 나눈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며 “김 전 후보자에 관한 의혹들을 꼭 풀어 달라”고 당부했다.

박창규·김용석 기자 kyu@donga.com

[특파원 칼럼] 김종훈씨의 씁쓸한 귀국(?)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씁쓸하게 미국에 돌아왔다. 그는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을 만나 자신으로 인해 이중국적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미국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던 그가 자신을 낳아준 조국을 위해 일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간 지 불과 보름 만이다.

미국에 터를 잡고 사는 200만 한인동포들은 만신창이가 된 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그를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난 한인사회의 한 지도자급 인사는 "이렇게 할 것이었다면 왜 그를 데려갔냐"며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사전적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나 살면서도 유대 규범을 지키는 유대인들과 그들의 거주 지역을 의미했던 디아스포라(Diaspora)는 고국을 떠나 해외에 나와 있으면서도 고국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고 소속감을 갖는 이민자들을 일컫는 보통명사로 변했다. 지난 2011년 그리스가 국가 부도 사태에 처하자 그리스 이민 3세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그리스 국채 발행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JP모건체이스은행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좋은 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에서 성공 신화를 일군 김 전 내정자를 기용하려 했던 것도 이러한 디아스포라의 힘을 빌려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실험은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실패했다.

국내 정치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맷집'도 없이 뛰어든 김 전 내정장의 개인적인 판단 착오를 탓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해외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의욕만 앞세웠던 박 대통령, 그리고 새 정부에 더 큰 책임이 있다.

김 전 내정자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던 그 시간 미국에 거주하는 600만 유대인들의 거대한 로비집단인 미국ㆍ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워싱턴DC에서 연례총회를 개최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68명의 미국 상원의원과 320여명의 하원의원이 모여 미국과 이스라엘이 한 몸임을 합창했다.

이번 김 전 내정자의 낙마가 한국에 뿌리를 두고 해외에 거주하는 유능한 인재들을 어떻게 하면 국가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지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기자수첩] 김종훈의 '조국 헌신'… 이렇게 가벼운 것이었나

정우상·정치부
김종훈 전(前)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4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명령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의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던 저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웠다"고 했다. 5일 출국길에는 "한국에 언제 다시 오느냐"라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했다.

김 전 후보자의 사퇴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둘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미국 국적을 포기하면서까지 한국에 봉사하려 했던 기업가의 뜻을 꺾어버린 한국의 정치 문화에 대한 환멸이다. 그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통과되지 못해 국회 인사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했다. 게다가 내정 후 보름 동안 이중국적과 미국 CIA 자문위원 경력 관련 의혹 제기가 잇따랐다. 말이 의혹 제기였지 "너의 진짜 조국은 어디냐"는 거친 질문이었다.

또 하나는 "조국에 헌신하겠다"던 다짐이 단 보름 만에 포기되고 산산조각 날 만큼 가벼운 것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조국'과 '헌신'이라는 말의 무게에 비해 장관 자리를 받아들이고 중간에 사퇴하는 과정이 너무 가볍지 않으냐는 시선이다. 조국에 헌신하는 길이 굳이 독립열사들처럼 비장할 필요는 없다. 군 복무를 위해 훈련소로 떠나는 청년, 불구덩이에 갇힌 어린이를 구하는 소방관들은 '조국' '헌신' 같은 거창한 말 대신 묵묵히 살아가는 자체로 헌신하고 있다.
김 전 후보자가 살았던 미국은 인사 검증을 위해 연방수사국(FBI), 국세청,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나선다. FBI 조사관은 이웃들에게 후보자의 평판까지 묻는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 인사검증은 거칠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더 엄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김 전 후보자는 회사로 치면 모든 신입 사원이 거쳐야 하는 필수코스인 '극기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쓴 경우다. '조국'과 '헌신'은 대한민국 장관들이 모두 이겨냈던 극기 훈련을 중도에 포기한 사람이 그렇게 쉽게 입에 올릴 말이 아닌 것 같다.

[정우상·정치부]............................................................................................................. 

中, 국경에 다리 5개 더 짓기로… 北주민 "그 길로 中탱크 오면 어쩌나"


지난달 28일 중국 쪽에서 바라본 신압록강대교의 모습. 내년 완공 예정으로 상판 공사가 한창이다. 중국은 이 다리 외에도 북·중 국경 지역에 북한과 연결되는 교량 5개를 새로 건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용현 특파원

[北·中 국경 1400㎞를 가다] [1] 北급변 사태 대비하는 중국

-현재 北·中 연결 다리 11개

'北구리광산' 혜산에도 교량, 무산탄광 접경엔 철도 추진

-내년 완공 앞둔 신압록강대교

주변 산악도로까지 포장 마쳐, 유사시 대규모 병력투입 가능

-압록·두만강엔 철조망 장벽

난민 유입은 철저히 막을 듯


지난달 말 압록강 상류를 경계로 북한의 혜산이 마주 보이는 중국 지린성 창바이(長白). 강변에 5층짜리 세관을 새로 짓는 공사가 마무리 단계였다. 기존에 있던 세관과 이곳에서 북한과 연결되는 다리는 신축 중인 세관에서 3~4㎞쯤 떨어져 있다. 현지 중국인은 "신축 세관 앞에 새 교량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혜산에는 북한 최대 구리 광산인 청년동광이 있다.


두만강 상류 건너로 함경북도 무산이 보이는 지린성 난핑(南坪)에도 재작년까지 없던 철길이 들어왔다. 지린성 허룽(和龍)~난핑 간 42㎞ 구간은 산이 많아 대부분 터널로 연결됐다. 현재 북·중은 난핑~무산을 철도로 잇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지 철광석 수입업자는 "지난 1997년쯤 건설된 난핑~무산 인도교만 가지고는 무산의 철광석을 들여오는 데 한계가 있다"며 "철도 연결이 필요하지만 북한이 그 대가로 철광석 단가를 너무 비싸게 부르고 있어 협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무산에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노천 철광이 있다.

최근 북·중 국경 1400여㎞를 취재한 결과, 국경 곳곳에선 이처럼 북한과 연결하는 교량을 신설하거나 도로·철로망을 확충하는 공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오는 2015년까지 투입되는 자금만 100억달러(약 11조원)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중을 연결하는 교량만 5개를 새로 건설할 방침이다. 현재 북·중 간에는 연결 교량이 11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 상판 공사가 한창인 '신압록강대교'는 내년쯤 완공될 예정이다.

중국이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 다리·도로·철도를 대거 늘리려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산 지하자원 수입과 낙후한 국경 지대 개발 같은 경제적 목적 외에 북한 급변 사태 시 신속한 군 투입 경로 확보 등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동북 3성 관할 부대인 선양군구(瀋陽軍區)가 북·중 국경의 모든 다리·도로·철로 공사에 개입하는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특히 중국은 북·중 연결 다리를 늘리기 위해 애쓰는 분위기다. 도로와 철로가 모두 연결된 함북 남양과 지린성 투먼(圖們) 사이에 새 교량을 놓는 공사가 내년쯤 시작될 예정이라고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 나선 특구로 가는 관문인 지린성 훈춘(琿春)의 취안허(圈河) 세관 부근에도 기존 교량 외에 '신두만강대교'(가칭)를 건설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었다. 철로가 연결된 자강도 만포와 지린성 지안(集安) 간에는 차량용 다리를 신축하기로 북·중이 협정문에 서명한 상태다. 북한 소식통은 "중국 계획대로 새 교량을 모두 연결할 경우, 북한 급변 시 국경 전역에서 신속한 병력 투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압록강·두만강 상류의 산악 도로까지 포장을 해놨다. 동시에 압록강·두만강 주변을 철조망으로 빈틈없이 막았다. 유사시 북한 진입과 난민 유입 방지를 함께 고려한 조처란 분석이다.

북한은 중국의 이런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북한 나선 특구와 지린성 훈춘을 연결하는 도로포장 공사는 양국 간에 말이 나온 지 10년 만에 겨우 왕복 2차선의 시멘트 포장도로로 완공됐다. 훈춘의 북한 소식통은 "중국은 도로를 넓히려 했지만, 북한에서 '중국군이 그 길로 탱크를 밀고 내려오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을 했다"고 전했다. 난핑~무산 철도 연결도 북한이 '정치적 이유'로 쉽게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국경지역=안용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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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北최고사령부 위협 성명에 '응징' 결의


K-1 전차 기동사격(자료)

한반도 군사적 긴장 고조…남북한 모두 대규모 훈련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남북한 군사 당국이 각각 도발 위협과 응징 결의를 담은 성명전에 나서는 등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6일 대북 경고 성명을 통해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 지휘세력까지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북한이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핵실험에 이은 2, 3차 대응조치와 정전협정 백지화, 판문점대표부 활동 중지 등을 위협한 데 대한 대응차원에서 이뤄졌다.

특히 군은 북한이 "상상할 수 없는 시간과 방법, 장소에서 다양한 유형의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날 낮 12시 부로 경계태세를 한 단계 높였다.

◇"도발시 응징 준비 갖췄다" = 국방부와 합참은 이날 예하부대에 북한의 도발에 응징할 수 있도록 지상, 해상, 공중의 각종 무기 대기 수준을 높이도록 긴급 지시했다.

다연장로켓포 발사(자료)

이에 따라 군사분계선(MDL)과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포병부대는 K-9 자주포(사정 40㎞), 130㎜와 131㎜ 구룡 다연장로켓(사정 23∼36㎞) 등의 화력을 즉각 대응사격할 수 있도록 진지 밖으로 견인했다.

서해 NLL 해상에는 유도탄 고속함(400t급)과 호위함(1천500t급), 한국형 구축함(3천800t급) 등이 증강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도탄 고속함에는 사거리 150㎞의 국산 대함유도탄인 '해성'과 76㎜ 함포, 46㎜ 함포가 각각 탑재돼 있다. 사정 16㎞의 5인치(127㎜) 함포 등을 탑재한 구축함은 원거리에서 유도탄 고속함과 참수리 고속정을 지원하게 된다.

공군도 KF-16, F-15K 전투기 등의 초계 전력을 늘리고 사정 63㎞의 AIM-120C(암람) 공대공미사일, AIM-9(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등을 장착해 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북도서를 방어하는 해병대와 서북도서방어사령부도 K-9 자주포와 20㎜ 벌컨포(사정 4.5㎞), 박격포 등을 사격 대기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서울을 방어하는 수도방위사령부는 불시의 도심 테러에 대비해 대테러부대를, 육군 특전사령부는 707대테러팀을 유사시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합참은 대북 성명을 통해 "도발시 응징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음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비행하는 F-15K 전투기(자료)

◇남북한 모두 대규모 훈련 = 한미는 지난 1일부터 독수리(FE) 연습에 돌입했다. 야외전술기동훈련인 FE는 다음달 30일까지 진행된다.

이어 10일부터 21일까지는 키 리졸브(KR) 연습이 진행된다. 이 연습에는 국외에서 미군 증원전력과 장비가 참가한다.

북한은 이들 훈련에 맞서 대규모 국가급 훈련을 준비 중이며 내주에 본격적으로 훈련에 돌입할 것으로 군은 예상하고 있다.

북한이 KR·FE 연습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에서 대규모 훈련을 준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북쪽에서는 상비군과 노농적위대 등 예비전력이 동원되는 국가급 훈련을, 남쪽에서는 한미 연합군이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을 동시에 진행해 일촉즉발의 긴장상태가 조성되고 있다.

특히 KR 연습에는 미군의 F-22 스텔스 전투기와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 등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연습기간 북한이 도발한다면 한미 연합전력으로 응징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는 이미 북한의 국지도발 시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 전력이 지원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국지도발대비계획을 완성한 상태이다. 이 계획은 양국 합참의장의 서명만 남겨놓고 있다.

<그래픽> 북한 선 공격 대비 군 타격 개요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김용현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육군 소장)은 6일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최고사령부 성명을 비롯한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해 "도발시 지휘세력까지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bjbin@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군은 FE 연습이 종료되는 내달까지 북한이 군과 관영매체 등을 총동원해 강도 높은 수준으로 대남 도발 위협을 계속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달 23일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한미연합연습을 강행하면 그 순간부터 가장 고달픈 시간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면서 "3∼4월 내내 우리 군에게 위협을 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北 고강도 제재 임박… 한반도 요동

[세계일보]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선박 검색과 금융제재를 강제 이행하도록 의무화해 기존의 대북제재결의 1718·1874·2087호에 비해 제재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결의안 초안에 지지 입장을 밝혀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제재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과 합의로 마련해 회원국에 회람한 결의안 초안에는 ‘각국이 공급·판매·거래·수출이 금지된 품목의 화물을 실은 것으로 합리적 의심이 드는 정보가 있을 때 자국 영토에 있거나 통과하는 모든 북한 관련 화물을 의무적으로 검색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동안 의심화물을 실은 선박에 대해 검색을 촉구(call on)하던 것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초안은 또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무기수출과 연계된 금융거래를 차단하고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금융제재를 피하기 위해 대규모 현금(벌크 캐시·Bulk Cash)을 동원한 거래도 차단하고 운반책도 제재하기로 했다. 의심스러운 화물이 실린 것으로 추정되는 항공기 이·착륙과 영공통과를 불허하도록 회원국에 촉구하는 내용도 결의 초안에 처음으로 들어갔다. 밀수·밀매 등 불법행위를 하는 북한 외교관 활동을 감시하도록 촉구하는 내용도 새로 마련됐다.

이와 함께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조치 대상에 개인 3명과 법인 2개를 추가했다. 이로써 북한의 제재대상은 개인 9명과 17개 법인으로 늘었다. 초안에는 북한 고위층이 주민을 굶주리게 하면서 사치품을 구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요트와 경주용차, 특정 보석, 고급승용차 등을 구체적으로 수입금지 품목에 명시하고 있다. 우라늄 농축 활동에 필요한 특수 윤활유와 밸브 등도 대북 금수품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바오둥(李保東)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핵실험은 국제사회 뜻에 반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면서 “우리는 안보리 대응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가 7일 결의안 표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결의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은 유엔의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안보리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결의안 초안은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향상과 확산 활동에 개입할 능력을 더 방해할 믿을 만하고 강력한 대응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北, 도발 위협 수위 높여…"서울·워싱턴까지 불바다"(종합)

"정전협정 백지화는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장철운 기자 = 북한은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다음 날인 6일에도 "핵타격으로 서울뿐 아니라 워싱턴까지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등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대남·대미 도발 위협 수위를 한층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반미대전의 최후승리를 위한 결정적 조치'라는 논평에서 전날 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은 "민족의 자주권과 나라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시기적절하고도 결정적인 대응조치"이자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앞당길 수 있게 하는 가슴 후련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이달 1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간 합동군사연습은 "공공연한 선전포고로서 정전협정을 완전히 파기하는 또 하나의 엄중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하며 "미국이 핵전쟁도발을 기정사실화한 이상 우리가 유명무실한 정전협정에 구속된다는 것은 자멸 행위나 같다"고 밝혔다.

특히 정전협정 효력을 백지화한다는 전날 최고사령부의 대변인 성명은 "민족의 최고 이익을 고수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1면 머리기사로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싣고 그 밑에 '미국과 괴뢰호전광들은 종국적 파멸을 각오하라'는 글을 통해 각계의 격한 반응을 전했다.

이 글에서 정현일 소장(우리의 준장)은 "미제가 핵무기를 휘두르면 우리는 지난날과는 완전히 달리 다종화된 우리 식의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서울만이 아니라 워싱턴까지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용남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도 "1950년대 청년 영웅들의 조국수호 정신이 청년들의 심장에서 세차게 고동치고 있다"며 "제주도 한라산에 최고사령관기와 공화국기(인공기)를 휘날리겠다는 것을 맹세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강지영 서기국 국장은 "외세를 등에 업고 동족을 해치려고 피눈이 되어 날치는 괴뢰 국방부장관 김관진, 합동참모본부 의장 정승조 역도는 각오하라"고 위협했다.

노동신문 1면 하단에는 북한이 지난해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4월 15일 실시한 열병식에서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수인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문구를 쓴 장갑차들이 퍼레이드를 벌이는 사진이 크게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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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총괄은 NSC 간사 '김장수'...北도발에 단호 대처

[머니투데이 송정훈,이상배 기자][(상보) 軍 "北 도발시 지휘세력까지 응징" 성명]

 

국회의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지연으로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김장수 실장 내정자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사 자격으로 북한의 도발 대비 등 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군은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북한에 대해 도발시 지휘세력까지 응징하겠다는 내용의 고강도 성명을 발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6일 "국가안보실 신설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김 내정자는 NSC 간사 자격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NSC가 국가안보와 관련한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NSC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 외교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여하는 헌법상의 대통령 직속 외교·안보 자문기구다.

NSC는 박정희 정권 초기인 1963년 설치됐으나 박정희 정권 후반기 중앙정보부와 국방부의 비중 확대로 인해 유명무실해졌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NSC 사무처를 폐지하고 일부 업무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관장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등 안보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부조직 개편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국가안보실장이 수석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매우 비정상적인 조건에 있지만, 국가안보실이 실질적으로 국방부와 군 당국을 포함해 행정부와 협조 체제를 긴밀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김 내정자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상황 점검 및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를 비롯한 군 당국에 주목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용현 합참 작전부장(육군 소장)은 6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북한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정을 위협하는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도발 원점과 도발 지원세력은 물론 그 지휘세력까지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이번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은 북측에도 이미 통보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연례적인 한미 연합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그 동안 우리 군이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식 대응을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우리 군의 이 같은 입장은 북한의 위협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위협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우리 군의 강력한 대응 입장을 밝혀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유엔은 5일(현지시각) 비공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개최하고 고강도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을 이사국들에게 회람시킨데 이어 이르면 7일 표결에 붙일 예정이다. 이번 초안에는 그동안 촉구와 권고 수준에 머물렀던 결의안의 선박검색과 금융제재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오는 11일로 예정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과 유엔의 고강도 대북제재를 비난하며 정전협정을 백지화한다고 선언했다. 또 지난달 3차 핵실험에 이은 2, 3차 대응 조치와 판문점 대표부 활동중지, 북미 간 군사 직통전화 차단 등을 거론하며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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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회장 "정치는 그만…앞으로 2년간 中시장에 집중"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던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예스맨'을 경계하라고 박근혜 정부에 주문했다.

맨해튼에서 열리는 제5회 여성경쟁력강화증진(WEPs) 세미나 기조연설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김 회장은 5일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려면 예스맨보다는 글로벌 비전을 가지고 파격적 제안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영입하는 등 사고의 대전환을 해야 한다"는 고언을 내놨다.

김 회장은 "앞으로 3~5년은 우리나라 역사를 바꿀 수 있는 너무 중요한 시기"라며 "이 기간 중 뭔가를 해놓지 못하면 중국에 뒤지게 되고 결국 중국 경제에 부속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회장은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싸고 무한 정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정치판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 회장은 "정치라는 것을 권력을 쟁취하는 것만으로 보지 말고 국민을 위한 봉사로 생각해야 하는데 여야가 정부조직개편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무한 경쟁시대에 싸움은 안이 아니라 밖에서 해야 한다"고 지적해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국민과 대화에 나서는 한편 야권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사퇴에 대해 김 회장은 "새 정부의 창조경제는 상당히 좋은 비전"이라며 "김 장관 내정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을 텐데 사퇴해 안타깝고 차라리 특보 등 전략 브레인으로 활용했으면 더 좋을 뻔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성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국 경제규모는 세계 14위지만 유엔여성활용지수는 세계 108위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하다"며 "새 정부가 우리나라 경제규모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성활용지수를 최소한 30위권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만 있다만 3~5년 뒤에 한국 경제가 중국의 머리 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 복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김 회장은 "대선 때 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은 대선 후 정치에 몸담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참여했던 것"이라며 "정치 복귀 의사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4개월간 국내매출이 20~30%(200억원) 줄어들었는데 올해 들어 회복되고 있다"며 "해외시장 확장을 위해 올해는 중국, 내년에는 일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중국에 매장 30곳을 가지고 있는데 올해 신규 점포 20곳을 더 내 50곳으로 늘리고 2년 내에 100곳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중국시장에서 자이언트(해외 대형 명품업체)들과 진검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현재 중국에서 기존 고가명품들이 값만 비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시진핑 정권이 들어서면서 고가 사치품 광고를 규제하는 등 기존 해외명품업체들에 불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면 중국시장에서 좋은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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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통일코리아'를 정말 원할까?

[동아시아와의 인터뷰]<12>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

 [프레시안 평화네트워크]

 동아시아와의 인터뷰 12번째 순서로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만났다. 위트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 협상 대표단 가운데 한 사람이었고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설립을 주도하는 등 지난 20년 동안 북핵 문제를 정부 안팎에서 다뤄왔다. 현재는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에서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38north.org)'를 운영하고 있다.

20여 년간 한반도 문제를 다뤄온 전문가답게 위트는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차분한 자세로 한반도 문제의 본질을 응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거의 대북정책을 정확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신경 쓸 이유가 별로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결국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느냐의 여부는 한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북한의 광명성 3호-2호 발사와 한국의 대선 전인 2012년 12월 8일 평화네트워크 은종훈 인턴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조엘 위트를 만나 이뤄졌다. 3개월 가까이 지난 시점이지만, 그의 진단과 권고는 경청할 만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당신은 왜 북한이 지금 이 시점에(2012년 12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려 한다고 생각하는가?

사실 나는 북한에 대해서 미시적인 분석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북한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 정확한 답을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중요하고, 미사일 발사 같은 북한의 행동의 저변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들 몇 가지를 말하자면, 첫 번째로 북한이 김정일의 사망과 김정은 취임 1년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념일은 북한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이고, 그래서 그 시기에 맞추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해왔을 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한국과의 군비경쟁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북한과 한국은 꽤 오랜 시간 동안 경쟁 관계를 지속해왔다. 한국이 나로호 발사를 계속 지연시키면서 북한으로서는 체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려는 것 같다. 세 번째로는, 북한이 자신들이 개발한 핵을 운반할 수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자 해왔기 때문이다. 로켓 혹은 미사일 실험은 그런 이유에서 북한에게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아시아로의 귀환과 대남, 대미 협상에 있어서 자신들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도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미사일을 계속 개발시키고 핵무기를 위한 물질을 계속 생산함으로서 북한은 여러 협상에서 미국과 한국에 더 큰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 이 이유들 중 일부가, 혹은 모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지금 시기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만약 북한이 장거리 로켓의 발사를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감행한다면,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행정부는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발사 이후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오바마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북한이 무언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을 때 미국이 항상 했던 반응을 오바마 행정부 또한 답습할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은 유엔에 가서 제재를 강화하려 할 것이고, 그러면 중국은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제재는 거의 효과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늘 그래 왔기 때문에, 북한 또한 이러한 미국의 반응을 예측하고 행동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예측하는데 항상 어려움을 겪지만, 북한은 국제사회의 반응이 일정한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의 반응을 거의 완벽하게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는 제재가 결코 효과적일 수 없다. 따라서 결국엔 이러한 북한의 행동에 관한 우리의 반응은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 미국과 북한의 미사일 협상은 타결될 뻔했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다시 북한과 미사일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2000년 이후 많은 모멘텀을 얻으면서 12년간 극적으로 발전해 왔다. 그 결과로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북한을 저지하는 데에는 그때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다. 우리는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것이다. 만약 미국과 북한이 협상테이블에서 마주한다면 북한은 이런 식으로 말할 것이다. "음, 그때는 오래전이잖아,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따라서 협상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12년 전으로 돌아가 그때의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생각이다.

다음은 북한의 체제에 관한 질문을 하겠다. 김정은이 권력을 차지한지 약 1년이 지났다. 몇몇 사람들은 김정은의 북한은 이전의 선군체제에서 경제우선체제로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하곤 한다. 당신은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는가?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지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이 기간 동안 그가 경제를 조금 더 우선시할 것이라는 징조가 보이긴 했다. 2012년 4월 15일 연설에서도 그는 '인민들이 더이상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아도 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그가 권력을 잡은 지 12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아직 우리가 북한의 체제 변화를 예측하기에는 이를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매우 조금씩이지만 전문가로서 분석하기에는 김정은의 리더십이 이전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은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그는 그의 아버지, 김정일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 김일성의 리더십 스타일과 비슷한 것 같다. 또한 그에게는 임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젊고 아름다운 아내가 있다. 여러 측면에서 변화가 예감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나 변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6자회담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중지된 상태로 있다. 당신은 6자회담이 북한의 비핵화에 효과적인 수단이라 생각하는가?

그 질문에 대해 이 대답이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특히 한국의 사람들 그리고 스펙트럼의 좌측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여기서 다루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현실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 햇볕정책은 매우 좋은 전략이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그때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 당시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6년 전보다 지금의 상황은 상당히 악화되어 있다. 모두가 뉴스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외교가 펼쳐졌던 그때의 햇볕정책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만약 문재인이 당선된다 하더라도 북한이 현재까지의 기조를 갑자기 버리고, "와, 문재인 정부는 우리와 대화하는데 관심이 있어! 우리도 대화하고 싶어!" 이런식으로 반응할 리는 없다. 내 생각에 북한은 남한이 온건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을 상당히 방해할 것이다.

두 번째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외교를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여야 한다. 그리고 내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외교가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의 접근을 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의 기존 정책들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시기이다. 한국이 어느 정도는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6자회담은 지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6자회담은 더는 주된 협상테이블이 아니다. 이제 6자회담은 1년에 한두 번 각 주체들이 모여 대화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우산'일 뿐이다. 이를 재개하는 것은 분명 필요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의 문제와 여러 정책들을 평가하고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2013년은 6개국 모두 정치권력의 변화가 일어나는 해이다. 6자회담의 각 국가들에서 권력의 이동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6자회담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것은 전혀 변수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치권력의 변화가 아니라 관점과 접근의 변화가 필요하다. 부시 행정부 때부터 취해왔던 접근들을 우리는 성찰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핵심 이슈들을 쟁점화시켜야 한다.

첫 번째 핵심 이슈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될 수 있다. 이런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두 번째 핵심 이슈 또한 이와 관련되어 있는데, 평화협정과 함께 비핵화 노선을 위한 길을 닦기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핵심 이슈이다. 이는 새로운 접근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를 위해서 어떤 과정을 취해야 할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이 과정에는 4자회담이 꼭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4자회담의 참여국은 미국, 한국, 북한, 그리고 중국이다. 6자회담 참가국들 가운데 이 4개국들이 확실히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각자 어떤 방식으로 비핵화 담론을 이어가고 이에 관한 협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는 않다.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구체적인 방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가'가 정말 중요하다.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목표가 분명해지면, 구체적인 과정은 차후에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런 획기적인 변화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우리는 더 이상 효과도 없는 여러 정책들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문제의 핵심을 파고들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물론 '한반도에 평화를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비핵화를 이뤄낼 것인가'이다.

2013년은 북한이 NPT에서 탈퇴하겠다고 통보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그 이후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북핵문제로 많은 사람들은 지쳐있는 상태인 것 같다. 사람들의 피로감과 비관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특정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오랜 시간동안 특정한 것에 매달리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피로감과 비관주의를 극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이 향후 5년에서 10년간 확대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지금으로부터 5년 후를 한번 상상해보자. 북한은 50여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고 계속해서 핵무기를 늘려가고 있을 것이다. 또한 계속적으로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고 배치할 것이다. 이런 충격적인 이미지를 한번 그려보자. 사람들이 5년 후 이런 상황이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상관없다. 만약 한국의 사람들이 북한의 이런 모습을 떠올리고도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리고 더 이상 통일에 대해 바라지 않는다면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한반도에 통일이 절대로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2010년의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등을 생각해보면, 그때 한반도에는 분명 교전이 전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했다. 한반도의 사람들은 부주의로 인한 2차 한국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받아들일 의지가 있는가? 전쟁이 언제나 "그래! 전쟁이다!"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전쟁은 작은 사고로 인해서 발발하고, 때때로 작은 부주의로 인해서 발발한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2010년의 연평도 포격 이후 이것이 국지적 규모의 교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히 컸었다. 그리고 만약에 이런 확대가 일어난다면, 상황은 당연히 악화되었을 것이다. 북한에 대해 피로감과 열패감에 쌓인 사람들이라면 이런 부정적인 상황들을 한번 생각해보길 권한다. 우리가 왜 끊임없이 한반도 평화를 노력해야 하는지 답이 나올 것이고, 또 한 걸음 나아갈 의지가 생길 것이다.

2013년은 휴전 60주년이기도 하다. 당신은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이 핵심 이슈 중의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몇몇 사람들은 비핵화를 위한 새로운 모멘텀으로써 평화협정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마 당신도 이 주장에 동의할 것 같다. 평화협정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겠는가?

그렇다. 우리는 평화협정 등에 관한 협상을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동시에 평화협정이 비핵화와 강하게 연계되어 있게끔 해야 한다. 평화협정은 비핵화를 위해 필요하기도 하고, 평화협정과 비핵화는 함께 가야만 한다.

하지만 평화협정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평화협정만이 효과가 있을 전략이라는 점이다. 다른 접근은 사실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앞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상태로 시간이 흘렀을 때 예측��는 미래가 아무 문제 없는 것 같다면 변화를 취할 필요가 없다. 만약 이대로 북한이 계속 호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괜찮다면 협상도 필요 없다. 그냥 북한이 하던 대로 계속하게 하면 되고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추가적인 도발과 전쟁의 위험에 대해서 받아들일 준비만 하면 된다. 전쟁의 위험이 존재하는 비평화 상태에서 살 자신이 있다면 상관없는 것이다.

그런데 비평화 상태를 원하지 않고 평화를 원한다면 가능성 있는 모든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현재로서 유일한 방법은 현재 한반도의 핵심적인 안보 이슈를 다루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여기서 의미하는 핵심적인 안보이슈란 정전협정을 영구적 평화협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평화협정으로의 변화 과정이 진행될수록 남과 북 양측의 위협에 대한 지각은 당연히 감소할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평화협정은 북한을 위한 선물이 아니다. 한국의 안보에도 도움을 주는 중요한 것이다. 이게 바로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태까지의 길을 그대로 가려고 한다. 이명박 정권에서 일했던 사람들과 다른 보수정권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이러한 접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이 협상에 뛰어들면, 북한이 한국의 동맹국들을 물리치고 또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떠나게끔 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가 협상에서 그런 결론으로 치닫게끔 할 정도로 멍청할 리가 없다. 만약에 협상을 통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다른 동맹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결과에 도달할 정도로 멍청하다면, 그래도 싸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그렇게 멍청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미국의 정책에 대해서 물어보겠다. 2009년 2월, 오바마 행정부는 "만약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미국은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고, 휴전 협정을 영구적 평화 협정으로 전환시키며 북한 주민들에게 에너지와 경제적 도움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 라 말한 바 있다. 4년 가까이 지난날 어떻게 평가하는가?

3년이 훨씬 지난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재 오바마 행정부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3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오바마 행정부가 그렇게 말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버마(미얀마)에서 말한 것도 내가 보기엔 의미 없는 이야기였다. 오바마는 북한 지도부를 향해 "버마의 길을 따르라"면서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나는 미국의 정부에서 북한과 관련된 이슈를 10년여 동안 다뤄왔는데, 클린턴과 다른 많은 사람들이 수없이 그런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오바마 대통령 또한 우리가 여태껏 수년간 해왔던 말을 그저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나 행정부 관리들의 언급은 언제 한 것이든 새로울 것이 전혀 없고 일종의 레토릭일 뿐이다. 북한과 관련된 업무를 해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이런 말들은 모두 상징적일 뿐이라는 말인가?

상징적이지조차 않은 것이다. 아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일종의 상징적인 언급이기도 하다. 다만 이는, 미국이 진지하게 이 문제를 대하고 있지 않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 이외에는 어떤 상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흐름이 오바마 행정부 2기에서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재균형(rebalance)'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한번 생각해보자. 미국은 요즘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관계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그 지역에서의 가장 핵심적인 안보 위협에 대해서 다루지 않으면서 그 지역에 중점을 둘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는 북한에 전혀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다. 우리는 그저 무시하고 있을 뿐이다. 최근 3년간 어떠한 해결책을 모색하려 하지 않고, 그저 북한을 무시하기만 해왔다. 그래서 나에게는 현재 행정부의 '재균형'에 관한 이야기가 전혀 와 닿지 않는다.

오바마 행정부 2기는 무엇을 할까? 현재로서는 우리가 어느 방향을 향해 있는지 꽤 자명하다. 만약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 오바마 행정부는 유엔으로 달려가 제재를 찾을 것이고, 그 제재는 결국 실패할 것이다. 그러면 미국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할까? 아마 북한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4~5개월간 행동할 것이다. 그러면 그동안 북한은 무언가 다른 일을 또 벌일 것이다. 북한이 할 수 있는 위험한 일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다. 그리고 그동안에 한국 또한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할 것이다. 누가 당선될지는 모르겠지만, 둘 중 누가 되든 이명박 정권과는 다른 태도로 북한을 대할 것이다. 새 대통령은 2013년 초에 미국을 방문할 것이고, 새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를 바꾸는 데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할 것이고, 솔직히 말해서 나는 정확히 어떻게 될지를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만 말하자면, 오바마 행정부는 1기 때와 같은 접근을 하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

그러니까 결국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 1기 때와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재균형' 전략에 대해서 더 물어보겠다. 미국의 군비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변수로 작용할 것인가?

향후 십 년간 국방 예산의 삭감은 불가피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항을 고려했을 때 우리가 현재 북한을 대하는 방식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북한은 계속 대량살상무기를 쌓아가고 있다. 향후 5~10년간 북한의 위협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이러한 위협은 절대로 무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는 점점 더 위협적이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이 미국의 아시아에서의 위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군비가 축소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어쩔 수 없이 특정 지역에서 우리의 능력을 감소시켜야만 한다.

결국 현재로서는 이런 두 가지 흐름이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흐름은 언젠가 결국에는 교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약 교차가 발생한다면 매우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는 동북아의 동맹국들에게도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와 그들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미국 정부가 현명하다면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국방 예산을 축소해야 하고, 국방예산의 축소는 해외 파병중인 우리의 군사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니까 앞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예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겠다" 라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현재로서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당신은 오바마 행정부 1기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이다. 만약 당신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는가?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점수를 준다면 60점 정도를 주고 싶다.

그렇다면 오바마 2기의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무엇을 제안하겠는가?

우리에게는 한국과의 공조에 더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다른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가 계속해야 할 것들은 있다. 우리는 가능하다면 제재도 강화해야 한다. 나는 절대 제재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안보를 개선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외에도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소용이 없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려 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매우 좋은 질문이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려 할지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북한은 늘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주장하고 대화하자고 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들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얼마만큼의 비용을 지불하기를 원하는지 여부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핵무기와 미사일을 폐기할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 이것이 요점이다. 이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북한이 관계 개선을 위해서 어떤 행동을 어떻게 얼마나 할지는 잘 모르겠다. 상당히 많은 변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모르는 것이 정말 많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여태까지 정말 진지하게 탐구하거나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말했듯 한국의 다음 정부는 북한에 대한 접근 방식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 협력을 강화한다거나 금강산 관광 사업을 재개한다면 오바마 행정부는 어떻게 반응할 것 같은가?

내 생각에 한국의 어떤 정부도 이러한 일을 행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혼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국의 새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논의가 어디로 향할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

한국의 대선에서 NLL이 중대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의 다음 정부는 NLL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NLL이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이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 선이 그저 인위적인 선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해서 미국 정부의 연구를 포함한 여러 자료들을 조금만 찾아본다면, 그들은 NLL의 진실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 전문가들에게는 NLL은 인위적인 선일 뿐이다. 둘째로, 나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안에 평화 수역을 형성하고 더 많은 협력을 함으로써 서해에서의 교전을 막는 등, 이 문제를 다루려 했던 관점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NLL과 관련해서는 어차피 인위적으로 그어진 선이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매우 느린 속도겠지만, 이는 협력적인 방법이고 결국 그 인위적인 선을 협의로 이끌 수도 있다. 적어도 어딘가로 향하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물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그리고 중기적으로는 북한의 추가적 도발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고, 그게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최근 한국의 두 정부, 즉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교해달라. 각각의 관점에 대한 장단점을 언급해주면 좋겠다.

햇볕정책은 완벽한 정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햇볕정책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보다는 훨씬 좋은 정책이라 생각한다. 북한에 대해서는 크게 두 관점이 있다. 하나는 북한과 함께 협력하려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에 압박을 가하면 북한이 결국에 붕괴하거나 유연해질 것이라 생각하는 관점이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두 번째 관점을 택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국제 역학관계에서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결국 이명박 정권은 실패할 것이 뻔한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아마 북한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 붕괴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김정일은 뇌졸증이 있었고, 한국의 여러 언론을 보면 북한의 경제 문제나, 불안정한 상황에 관한 기사들만 가득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이 읽는 것을 믿는다. 이런 여론도 의식하여 이명박 정부는 그들이 더 압박을 가해서 북한이 기어들어오기를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여태껏 성공한 적이 없다. 지난 5년을 돌아봐라. 그들이 원하던대로 북한이 변화하였는가? 지난 5년은 완전한 실패였다.

이러한 압박 이후 한국이 다시 햇볕정책, 혹은 북한과의 유연한 협력 등으로 정책의 기조를 변경한다면, 효과가 있을까?

그건 아직 잘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북한을 대할 때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 측면인가 아니면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측면인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관점의 근본적인 측면은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 그것이 로봇처럼 체계적이고 규칙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접근하는 관점은 일관되어야 한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고,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야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전보다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한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몇몇 사람들은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세계의 정세가 특정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것은 별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대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외교를 펼친다면, 중국 또한 한국, 미국과 함께할 것이다. 중국이 한미의 북한 외교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반길 것이라 생각한다.

근본적인 질문 하나 던지고 싶다. 그런데 정말 미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원한다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은 어떤 인터뷰에서도 나오는 것 같다. 사람들은 사실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잘 모른다. 미국 정부의 그 어떤 인사도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왜냐하면 한반도의 통일이 일어날 것 같은 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내일 당장 일어날 것 같은 일도 아니고 전혀 눈에 보이는 일도 아니다. 만약 미국 정부의 관료에게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합니까?'라고 물어본다면 백이면 백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온당해 보이고, 그들은 한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지지할 것이다. 그들이 거짓말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진지하게 통일에 대한 한국의 의견을 지지한다.

하지만 디테일로 들어가 보 면, 그 속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말 뿐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한 가지 의견을 덧붙이자면, 만약 북한이 방대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그 누구도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핵무기는 결국 통일코리아의 손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반도의 비핵화가 통일의 핵심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서 이러한 관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원하는 한반도의 통일과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의 통일이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이다. 만약 북한 정권이 무너지고, 통일의 기회가 오면 한국은 분명 한국 정부가 그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는 무능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들 덕분에 중국이 북한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약 7년 전 내가 중국 정부의 인사와 이야기를 할 때, "중국은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한국과 미국 멋대로 결정하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중국이 자신들이 거부권을 갖고 있는 안보리에 회부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의 말이었다. 7년이 지났고, 북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당연히 중국은 7년 전보다도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막고자 할 것이다. 통일 과정에서 오히려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만약 통일을 바라고 있다면 한반도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돕지 말고 한반도와 북한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한 방편이 바로 경제 협력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날 때도 물론 북한에 중국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남북 간의 여러 교류를 끊음으로써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북한을 중국의 품으로 밀어 넣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북한과 대화하고 협력하기 전에 북한이 자신들이 저지른 일들, 사고나 도발 등에 대해서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과가 우선 아닌가?

그런 주장들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러다가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지난 6, 7년간 집착해오다 오히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일본과 비슷한 꼴이 될 수도 있다. 만약 한국이 사과 문제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면 앞으로 추가적인 남북교류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북한이 절대로 사과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물론 북한은 사과를 해야 한다. 하지만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결국 선택을 하는 것은 한국인들이다. "장기적으로 무엇이 우리나라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인가? 북한이 사과할 때까지 사과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그 사이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무언가를 하면서 계속적으로 사과 문제를 이슈화시키되, 한편으로는 다양한 정책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미래에 무엇이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다. 당신에게 있어서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엇인가?

나는 1993년과 1994년의 1차 위기 때 그 속에 있었다. 그리고 내 생각에 94년 제네바 합의에 이르는 것은 역사적으로 가장 의미 있었던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나는 94년의 극적인 협상타결이 정말 초석이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건 실패한 합의잖아"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2002년에 그 합의는 붕괴되었다.

하지만 절대로 94년의 협약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1993년에서 1994년으로 넘어가면서 미국 정부는 북한이 향후 10년간 100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었다. 핵무기 100기면 어마어마한 양이다. 당시 북한은 십 년간 수억 달러를 투자 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핵프로그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제네바 합의가 해낸 것은 그런 활발한 프로그램 대부분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물론 그 중 몇 개의 프로그램은 부활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무력화되었고, 부활하지 못하였다. 북한의 핵무장을 일정 부분 막거나 지연시킨 것이다.

나에게 이것은 엄청난 성취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북한을 다룰 때 정말 중요한 것은 역사를 이해하고, 역사를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을 제어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공론화시킬 수 있을까? 사람들이 역사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좀 더 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그건 잘 모르겠다. 아마 이 문제는 내가 아니라 당신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미국인들은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 신경 쓸 이유도 없고 신경도 잘 안 쓰지만 한국인은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만약 누군가가 "우리가 북한이랑 20년 넘게 대화를 해왔는데, 아직까지 성취한 게 하나도 없잖아! 이게 뭐야?" 라고 말한다면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꼭 알려주고 싶다. 지난 20년간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사람들에게 역사를 통해서 어떻게든 그러한 점진적인 변화들을 보여줘야 한다. 미국인들에 의해서 또 한국인들에 의해서 지난 20년간 많은 책들이 출판되었다. 물론 역사책들도 많다. 하지만 아무도 역사책은 읽지 않으니까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아마 이것은 평화네트워크 같은 NGO 등의 고민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많은 고민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들로 성공했으면 좋겠다.

평화네트워크 (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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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경제민주화 없는 복지]박근혜는 왜 ‘창조경제’를 선택했나

ㆍ이스라엘 경제성장 이끈 ‘창업국가론’영향… 벤처·창업 초점 맞춘 중소기업 정책에 반영

박근혜 정부의 제1순위 국정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다. 박근혜노믹스의 핵심어인 창조경제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발상과 인재가 필요하다는 상식적인 인식에서 출발해 단순히 ‘창조’라는 두 글자를 경제에 덧붙였을 뿐일까.

한국어판 번역 윤종록 교수 인수위 참여
‘창조경제’에는 족보가 있다. 표현부터 살펴보자. <신창조계급>(리처드 플로리다·2011)에 따르면, ‘창조경제’는 2000년 8월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위크>가 처음으로 소개한 개념이다. <비즈니스위크>는 2000년 8월 칼럼에서 “20세기 기업의 조류가 물질적 재화였던 것처럼, 21세기 기업의 조류는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산업경제(Industrial Economy)는 창조경제(Creative Economy)에 빠른 속도로 자리를 내주고 있다. 자본과 인터넷의 힘 덕분에 한때 대기업이 누렸던 경쟁력을 이제는 신생기업도 누릴 수 있다”며 21세기 기업에 중요한 것은 창조성, 혁신, 속도라고 지적했다. 이듬해 영국 경영저술가 존 호킨스는 <창조경제>라는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호킨스는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디자인, 영화와 음악 같은 창조적 콘텐츠 산업이 창조경제를 구성하는 ‘창조산업’ 분야라고 말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창조경제’에 영향을 미친 책은 따로 있다. 조선일보 홍준호 논설위원은 1월 22일 조선일보 칼럼에서 이렇게 밝혔다. “박 당선인이 말하는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궁금해했더니 한 참모가 한 권의 책을 내밀었다. 이스라엘 출신 언론인이 이스라엘이 과학기술에 기반한 두뇌강국으로 성장한 비결을 추적한 <창업국가>란 책이다.”

<창업국가>는 이스라엘 언론인 사울 싱어와 미국 외교부 관료 출신인 댄 세노르가 2010년에 펴낸 공동저서다. 저자 소개를 보면 사울 싱어는 <예루살렘 포스트> 칼럼니스트로, 1994년 이스라엘로 이주하기 전까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와 상원 금융위원회 자문역을 맡았다. 댄 세노르는 미국 정부 외교자문위원회 중동지역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이라크에 가장 오랜 머문 미국 관리로 인정받아 국방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2010년 8월에 번역 출간된 <창업국가>는 2013년 2월에 10쇄를 찍었다. 한국어판 번역자는 윤종록 연세대 교수(융합대학원)다. KT 부사장과 미국 벨연구소 특임연구원을 지낸 윤 교수는 1월 11일 인수위 위원 추가인선에서 교육과학분과 전문위원으로 인수위에 들어갔다. 역자 소개에 따르면, 윤 교수는 김종훈 벨연구소 사장의 추천으로 미래트렌드포럼 회원으로 활동했다. 알다시피 김종훈 사장은 창조경제를 추진할 핵심 부처로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다.

윤 교수는 2009년 8월 <매경이코노미> 인터뷰에서 “김종훈 소장과의 인연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략) 김종훈 소장이 그 글(정보통신 학술지에 기고한 글)을 보고 함께 연구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던 거죠”라며 “미래트렌드포럼에 참석하는 한국측 인사는 김종훈 소장과 제가 유일합니다”라고 말했다.

 


‘21세기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붙은 <창업국가>는 반복되는 전쟁, 적은 인구, 빈약한 영토 등 악조건 하에서 이스라엘이 거둔 경제적 성공에 주목한다. 핵심은 벤처와 창업이다. 이스라엘은 인구가 710만명에 불과하지만 영국, 독일, 프랑스를 합한 것보다 많은 벤처 캐피털을 끌어모았다.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회사도 미국 다음으로 많다. 2009년 5월 기준으로 독일, 프랑스, 한국, 인도, 싱가포르, 영국, 일본의 경우 나스닥 상장사 수가 2~6개인 데 비해 이스라엘은 63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세계 최고다. 미국과 일본이 각기 2.7%, 3.2%인데 이스라엘은 4.5%다. 저자들은 이러한 성공 배경에 상대방의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대등한 입장에서 따지고 묻는 ‘후쯔파’ 정신과 실용주의를 뜻하는 ‘비추이즘’이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한다.

“ICT 산업 각광받지만 고용창출에는 한계”
인수위 국정목표를 보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연구개발(R&D), IT와 과학기술의 융합, 창업과 신산업 창출 생태계 조성 등이 핵심이다.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비중을 두고 있는 중소기업 정책은 창업 벤처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이를 위한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은 지난해 12월 27일 ‘스마트 ICT’ 포럼에서 “새누리당의 창조경제론 논의 중 상당 부분이 윤종록 교수의 창업국가론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 같다. 창업국가로서의 국가 발전 전략, 기초 원천기술, 콘텐츠,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ICT, 벤처 등은 당선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국가 발전 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윤종록 교수는 “이스라엘은 과학기술과 IT 중심의 국가경영을 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각 부처가 과학기술과 IT를 도입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우리 경제도 산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18일 당시 박근혜 후보가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운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창조경제론을 제시한다”고 말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창조경제론이 부상하기 전까지 새누리당의 경제 비전은 경제민주화였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정책을 만든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과학기술과 IT 중심 창조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가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생각을 밝힌 적은 없다. 단서를 찾을 수는 있다. 김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생각하는 경제민주화의 요체를 집약한 책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를 펴냈다. 그도 IT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에서 그는 고용문제에 대해 좀 더 창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벤처펀드를 다시 조성하고 청년들이 IT 관련 창업을 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게 전부는 아니다. “최근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력을 대규모로 필요로 하는 업종이 아니라서 고용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세계 각국이 고민하는 청년실업 등 고용문제를 생각한다면 우리나라도 전기전자, 기계, 섬유 등 전통 제조업의 부활에 더욱 큰 관심을 쏟아야 한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특집| 경제민주화 없는 복지]경제민주화 없는 복지 가능한가

ㆍ<전문가 대담> 유종일 KDI 교수·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핵심 공약은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국민통합’이었다. 2월 21일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목표에서 경제민주화는 보이지 않았다. ‘경제민주화’라는 표현조차 사라졌다. 보수성향 언론에서도 이 점을 문제 삼았다. 경제민주화 관련 내용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이란 이름으로 새 정부의 1순위 국정목표인 ‘창조경제’의 하위 전략에 포함돼 있다.

‘경제민주화’는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 연설에서 부활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을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가겠다”고 말했다. 2011년 이후 시대정신으로 자리잡은 경제민주화는 지난 30년간 성장 일변도 정책의 폐해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반면 ‘복지국가’에 대한 의지는 굳건한 듯하다. 복지는 ‘맞춤형 고용·복지’라는 이름으로 새 정부의 두 번째 국정목표로 설정돼 있다. <주간경향>은 2월 27일 경제전문가와 복지전문가의 대담을 마련했다. 2011년 민주당의 ‘헌법 119조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와 복지국가 운동단체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이상구 공동대표다. 두 사람에게 물었다. 경제민주화 없는 복지는 가능한가?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경제민주화가 안 돼 특정계층으로의 소득집중과 계층간 소득불평등이 심화하면 나중에 재분배(복지)를 통해 이 문제를 해소하려고 할 때 재분배의 규모가 훨씬 더 커져야 한다. 아주 비효율적이다. 한국은 김대중 정부 이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 규모가 낮긴 하지만 복지지출 증가속도는 빨랐다. 그런데도 전체적인 격차가 심한 건 1차 분배 상황이 안 좋아서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시장 소득이 평등한 나라일수록 복지도 좋다. 경제민주화를 통해 극심한 불평등을 완화하면 훨씬 더 연대적이고 보편적인 복지가 가능하다. 경제민주화를 하지 않고 복지국가를 하겠다는 건 나무에 올라가 고기를 잡겠다는 격이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동의한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동전의 양면이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선순환해야 한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정목표에서 빠졌기 때문에 선거 때 그렇게 강조한 경제민주화가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느낌을 받는 게 사실이다. 경제부처 인선을 보면 경제민주화와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라 실행 의지에 의구심이 든다.

사회 경제민주화가 국정목표에서 빠진 게 왜 문제인가

인수위 인사들은 “용어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관련 의지나 공약 실천방향, 이행계획과 전혀 관계가 없다”(인수위 류성걸 경제1분과 간사)거나 심지어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은 ‘경제민주화’보다 광의의 개념”(인수위 강석훈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이라고까지 말했는데, 그렇지 않다. 경제민주화를 하려면 국회에서 입법을 해야 한다. 입법 과정에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고 기득권 집단이 강하게 저항할 수 있다. 법 하나 고친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는 게 아니다. 이런 현실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분명한 인식을 갖고 국정철학에 경제민주화를 명확하게 반영하고 경제민주화를 이끌어갈 사람을 경제수장으로 임명하는 게 중요하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모두 재벌개혁을 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보면 오히려 재벌의 힘이 더 커졌다. 이런 측면에서 경제민주화가 국정목표에서 빠졌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길한 조짐이다. 나는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경제기획원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했던 것처럼 경제민주화 5개년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적도 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경제팀을 보면 경제민주화 철학은 안 보이고 오히려 반대 성향을 지니고 있다.

사회 취임사에서 대통령이 ‘경제부흥’이란 말을 썼는데, 1970년대를 연상하게 하는 표현이란 지적도 있다.

‘부흥’이란 1950년대 이야기다. 이승만 정부 때 ‘부흥부’라는 게 있었다. 표현이 복고풍인 게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대통령이 경제성장을 얘기하고 있다는 거다. 그 성장의 방법론이 창조경제라는 것이고. 당연히 성장해야 한다. 그건 환영한다. 그런데 지난해 총선·대선 과정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우리가 경제성장을 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하겠다고 해서 대통령이 된 게 아니지 않나? 그때 제일 먼저 내세운 게 뭔가.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국민통합이다. 이건 우리의 역사적 상황과 경제현실에서 나온 것이다. 역사를 보면 우리는 부흥도 한다고 했고, 건설도 한다고 했고, 성장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남부럽지 않은 성장을 해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학생들이 시위를 할 때 뭐라고 했나. ‘자유·인권·민주주의 다 좋은데 잘 살게 된 다음에 얘기하자’고 했다. 그때 내세운 게 국민소득 1000달러였다. 지금은 2만3000달러다. 그런데 국민들 중 누가 잘 산다고 느끼나. 중산층이 무너지고 서민들은 점점 살기 어려워졌다. 성장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국민들이 알게 된 것이다. 근본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이구동성으로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던 것 아닌가. 우리가 언제부터 경제민주화를 얘기했나. 내가 예전에 경제민주화를 주장했을 때 ‘너는 왜 경제에 정치논리를 갖다 붙이느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시대가 왔다. 사정이 이런데 또다시 ‘부흥을 위해 경제민주화를 하겠다’고 하는 건 경제민주화의 본뜻에 대한 인식이 안 돼 있는 것이라고 보인다.

중요한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한다고 해서 당선한 것이다. 그런데 선거 끝나고 나서 후순위로 밀렸다.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경제부흥’과 ‘한강의 기적’을 강조했는데,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모두 떨어져서 이제 창조경제밖에 없다는 건데 핵심은 연구개발(R&D)이다. 그런데 경제민주화 없이 창조경제가 가능할까. 한국 R&D 규모가 연간 16조원이다. 작은 게 아니다. 그런데 왜 문제인가. 열심히 연구해봐야 그 과실을 중소기업이 못 가져간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경제민주화가 필요한데 대통령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스웨덴은 벤처 창업률이 세계 2위다. 1위는 미국이다. 그런데 성공률은 스웨덴이 앞선다. 스웨덴은 한국으로 치면 삼성전자 같은 데 다니다가 창업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에서라면 삼성전자에서 나와 창업을 한다고 하면 모두 말릴 거��. 

아이들 학원부터 끊어야 한다. 스웨덴에서는 부모가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보육·의료·주거를 국가가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들이 창업에 많이 뛰어들고, 그래서 경제가 활성화하는 것이다. 보건의료 분야를 보면, 현재 한국의 병상 대비 간호사 숫자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30%밖에 안 된다. 이걸 OECD 평균 수준에 맞춘다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계산으로는 간호사 일자리만 9만7000개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보호자 없는 병원’도 OECD 수준에 맞춘다면 39만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된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복지가 필요한데, 그러자면 복지국가 정책과 경제민주화 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사회 인수위 국정목표를 보면 경제적 약자의 권익보호, 공정거래법 집행체계 개선, 재벌의 사익 편취행위 근절, 기업지배구조 개선 같은 경제민주화 관련 내용들이 들어가 있지 않나.

유종일 교수
문제는 대통령과 관료 사이의 ‘밀당’이 시작될 거란 점이다. 벌써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반발하고 있다. 관료사회에서도 분위기 봐서 경제가 어려우니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할 거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도 김종인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 사이에 큰 충돌이 있지 않았나. 김종인 위원장은 지금 없고 이한구 대표와 이한구 사단은 국회에 있다. 문서 안에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해서 제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선거 때 그랬던 것처럼 경제민주화를 국정목표로 명확하게 잡아놓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비전과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 책임을 맡기는 인사를 했어야 한다는 거다.

사회 경제팀은 현오석 경제부총리-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다.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데 적합한 진용이라고 보나.

두 사람 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들이다. 엘리트 경제관료인데 뚜렷한 경제철학을 가진 분들은 아니다. 흔히 하는 말처럼 ‘관료가 영혼이 있나, 대통령이 시키는 방향으로 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관료의 영향력은 강해진다. 처음 출발할 때부터 관료를 중용한 건 굉장히 잘못한 일이다. 이분들의 말이나 글을 보면 그동안 경제민주화와 상반된 주장을 많이 했다.

조원동 수석이 재경부 국장으로 일할 때 밤샘 토론도 해봤는데 이론적으로 탄탄하고 준비가 잘 돼 있는 사람이지만 박 대통령의 공약과는 안 맞는 분이다. 참여정부 초기에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던 경험으로 보면 개혁을 하려면 전쟁 수준의 싸움을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인사는 아주 실망스럽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 가보니 정책실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국장급 57명 중 공무원이 아닌 사람은 3명이었다. 그 중 70%는 경제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정우 교수를 정책실장으로 보냈는데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권 초반인) 3개월, 6개월 내에 ‘거의 다 하겠다’는 각오로 붙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지금 인선을 보면 개혁에 적합한 진용은 아니다.

사회 복지팀(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최성재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은 어떤가.

이상구 공동대표
진영 내정자는 역대 복지부 장관 중 최고 실세다. 최성재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생애주기별 복지를 만든 사람이다. 정치적인 힘과 이론적 역량을 갖춘 조합이다.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기초연금(국민행복연금) 정책이나 4대 중증질환 정책을 보면 복지공약이 크게 후퇴했기 때문에 어떤 시민단체에서는 대국민 사기극이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비교하면 복지 쪽에 상당한 무게가 실려 있는 게 사실이다. 문제는 이 두 분이 과연 경제관료들의 저항을 뚫고 복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냐다. 복지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경제부처의 협조 없이 어느 정도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증세 없는 복지에는 한계가 있다. 2011년에 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하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가 ‘증세 이야기를 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면서 증세하지 않겠다는 건 완전한 사기’라고 했더니 ‘세금 올리겠다고 하고 정권을 잡은 적이 없다’면서 안 하더라. 민주당의 핵심적인 문제는 신뢰의 상실이었다고 본다. 농민들 시위를 짓밟으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이던 사람들이 갑자기 FTA를 폐기하겠다고 나서니 누가 믿겠나. 입장을 바꿀 수는 있다. 

그러나 입장 변화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런 것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바뀌었다. 그 과정에 치열한 논쟁이나 노선투쟁도 없었다. 그러니 신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증세 없이 복지하겠다고 했던 것도 마찬가지로 민주당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 요인이다. 박 대통령도 선거 기간에 증세 없는 복지를 주장했다. 국민들이 믿었느냐, 안 믿었다. 단순히 민주당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더 나을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발목이 묶였다. 증세 없이 재원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증세를 해야 할 때가 올 텐데, 그때 경제팀이 중요하다. 경제팀이 보조를 맞춰줘야 하는데 지금 경제팀은 반대되는 성향이라 큰 애로가 있을 것이다. 복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본다. 아버지의 꿈이 복지국가였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런데 현실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처해 있어서 어디까지 밀고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국민들이 계속 나서서 비판도 하고 격려도 해가면서 같이 끌고 나가야 한다.

사회 노동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희박하다는 지적이 있다. 노동 없는 경제민주화, 노동 없는 복지가 가능할까.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 가장 걱정되는 게 대통령의 노동에 대한 인식이다. 기본적으로 ‘노사자율’과 ‘법질서’를 강조한다. 인수위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 말을 듣고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가 떠올랐다.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는 경제민주화와 거리가 멀어질 가능성이 많다. 특히 노동문제에서 그렇다. 대통령이 당선하자마자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소송 문제 때문에 비극적인 사건이 잇따라 벌어졌다. 물론 불법파업을 보호할 수는 없다. 문제는 제약이 너무 많아서 현실적으로 모든 파업이 불법파업이 된다는 것이다. 법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법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법 질서대로만 한다고 하면 안 된다. 노사간 신뢰, 대화, 타협의 경험이 축적되어야 한다. 노사간 힘의 균형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힘의 불균등 상태가 오래 지속돼 왔다. 이래서는 노사협력이 안 된다. 

이런 상태에서 법만 내세우면 문제가 아주 심각해질 것이다. 창조경제를 하려면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모든 주체가 평등하게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 세계 경제상황이 불투명하고 국내 경제도 안 좋다. 경제가 어려운데 무슨 경제민주화냐, 무슨 복지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건 역사적으로 규제완화와 경제력 집중은 경제위기를 낳았고, 그 반대는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경제위기를 빙자해 경제민주화를 후퇴시키려는 논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단호하게 잘못이라고 판단해야 하는데, 걱정된다.

국정목표를 보면 노동분야 공약은 상당히 진전된 내용이다. 보고 놀랐다.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비정규직 보호 등이 다 들어가 있다. 이런 일을 하려면 강한 추진력이 필요한데, 대통령의 인식에서 노동문제는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노동문제는 노사 자율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노동자는 잘리면 죽음이기 때문에 목숨 걸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 해고가 죽음이 안 되도록 하는 게 복지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시대적 요구이고, 국민이 그것을 선택했다. 외면하면 대통령과 여당만 힘들어지는 게 아니라 국가 전체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사회·정리/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