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트레킹/....백두산 트레킹

    트레커 2010. 3. 19. 08:20

     

    '천지가 변신한다'…백두산 서파 트레킹

    ▲ (사진 위)청석봉에 오른 한 트레커가 멀리 달문 쪽을 바라보고 있다. 뒤로 보이는 봉우리는 백운봉. (사진 아래)백두산 서파 트레킹에 나선 트레커들이 백운봉 아래 고갯길을 올라오고 있다.
    백두산은 골라오르는 재미가 있다. 가장 먼저 일반인에게 공개된 북파, 천지를 조망하면서 걸을 수 있는 서파, 압록강 대협곡으로 유명한 남파, 유일하게 북한쪽에서 오르는 동파 등 네 곳이 있다.
     

    일반적으로 백두산 종주라고 하면 서파 코스 트레킹을 말한다. 야생화 화원을 걸으며 트레킹 시간 절반 이상을 천지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다. 경사가 완만해 오르기에 그리 힘겹지 않다. 산 아래 금강대협곡, 왕지, 고산화원 등 볼거리도 많다.

     

    마천우를 에둘러 오르는 길에 군락을 이룬 만병초들의 꽃봉오리가 터질 듯하다. 청석봉을 오르는 길 예각의 절벽 위로 난 능선길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롭다. 한허계곡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면 온몸이 금방이라도 얼어버릴 것 같다. 백운봉 남쪽 사면에선 연방 바위가 무너져 내린다. 녹명봉 아래를 지날 때는 "앉아 쉬지 말라."는 조선족 산악 가이드의 고함 소리가 들린다.

     

    북파와 남파코스가 한 지점에서 천지와 산봉우리를 조망하는 코스라면 서파는 백두산의 봉우리를 직접 발로 걸으며 느낄 수 있는 코스이다. 능선 또는 계곡으로 내려서 걸으며 백두산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만들어낸 기기묘묘한 만물상들을 바라볼 수 있다. 또 완만한 외륜부 경사지를 시작으로 백두산 서쪽 끝없이 펼쳐지는 용암대지와 밀림의 풍경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다.

     

    서파 산문을 지나 백두산의 서쪽,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표시한 5호 경계비 아래 주차장에 내리면 능선을 향해 1천230여 개의 돌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5호 경계비에 오르면 정면으로 천지 호수가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으로 깎아지른 마천우가 천지 쪽으로 쏟아질 듯 위태롭게 솟아 있다. 이곳이 서파 트레킹의 출발점.

    마천우를 지나 청석봉(2,662m), 백운봉(2,691m), 녹명봉(2,603m), 관일봉(2,520m)을 거쳐 차일봉((2,596m) 아래 안부를 타고 하산길에 접어들어 옥벽폭포 옆 능선을 타고 소천지로 내려오게 된다.

     

    서파 트레킹 코스는 8~10시간 동안 절반 이상의 시간을 오른쪽으로 천지 호수를 바라보며 산행을 하게 된다. 그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천지를 바라보는 것도 서파 트레킹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호수를 둘러싸고 버틴 봉우리들도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들이다. 한발한발 디딜 때마다 뒤를 돌아보고 산 아래를 보고, 천지를 보고, 앞으로 늘어선 봉우리들을 봐도 볼 때마다 새로운 산이다. 이것이 서파 트레킹의 맛이 아닐까. 이 길에선 결코 서둘러 걸을 필요가 없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들꽃 하나, 돌 하나, 봉우리 하나 빠짐없이 눈에 담아올 일이다.

    이 코스에는 힘든 구간이 별로 없다. 마천우에서 청석봉까지, 한허계곡을 내려갔다 다시 백운봉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약간 고될 뿐 산행 시간 내내 완만한 능선길을 걷게 된다.

    능선 트레킹이 끝나갈 즈음 관일봉에서 차일봉에 이르면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천지 호수에는 산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이때쯤 천지가 아닌 산 아래 용암대지를 보자. 햇살이 비낀 용암대지와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밀림 지역은 천지와 산봉우리들의 장쾌함과는 또 다른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차일봉 아래 넓은 초원을 지나 눈 쌓인 계곡을 내려가다 만나는 옥벽폭포와 설하(雪河), 옥벽폭포 위 높은 구릉에서 오른쪽 먼 산 아래로 내려다보는 천지폭포(장백폭포)의 장대한 물줄기도 서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눈맛이다.

     

    ▶ 북파 및 동파 코스=백두산 산행 코스 중 가장 먼저 일반에게 개방된 곳이다. 산세가 험준한 편이다. 북파 코스도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온천지구에서 천지폭포(장백폭포) 곁으로 난 580여 개의 계단을 밟아 달문을 거쳐 천지로 오르는 길이다. 흔히 말하는 백두산 관광코스로 천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직접 만져볼 수 있어 한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다른 하나는 사륜구동차를 타고 천문봉(해발 2,670m) 바로 아래까지 올라 천지를 조망하는 코스이다. 여기서는 트레킹도 할 수 있다. 천문봉에서 철벽봉과 천활봉 사이 가파른 화구벽을 따라 하산, 천지 물가에 다다른 후 달문~승사하~천지폭포로 하산하는 코스로 2시간 정도 걸린다. 화구벽 쪽 하산 코스는 가파른 너덜지대로 노약자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

    동파코스는 백두산 등정 네 갈래 길 중 유일하게 북한 쪽에서 오르는 길이다. 북한의 양강도 삼지연 쪽에서 장군봉 쪽으로 오르는 코스이다.

     

    ▶ 송강하(松江河)=백두산 남-서파 산행의 출발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강하(松江河)는 중국 길림성 무송현에 속한 인구 10만여 명의 작은 진(鎭:우리나라 읍 정도의 단위)으로 현재 중국 정부에서 백두산 관광의 거점지역으로 집중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대구에서 중국 심양을 거쳐 자동차로 7, 8시간 정도 걸린다. 서파, 남파 산문까지 자동차로 각각 1, 2시간 정도면 산문에 닿는다.

    시가지를 따라 빈관(호텔)이 몇 군데 있으나 시설은 빈약한 편이다. 우리 돈으로 420여억 원을 들여 2008년 4월 개항 예정인 백두산 신공항 건설 공사가 남-서파 진입도로 바로 곁에서 진행 중이며 백두산 주변을 도는 고속국도도 신설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서 연길공항을 경유해 5, 6시간 이상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지금까지의 여행 형태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관광객의 대부분이 한국인임을 감안하면 이들을 상대로 관광 관련 산업에 종사하며 생계를 잇고 있는 연길 지역의 조선족 동포들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매일신문 / 글·사진 홍헌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