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강자봉 2019. 5. 7. 15:10


자원봉사는 나의 어머니







정 희 순

철원군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

어르신한글교육봉사단 단장

또래상담봉사단 단장

철원문해교육사협회 부회장





  길가의 나무들이 제법 멋진 옷으로 갈아입는 화창한 5월에 나는 자원봉사센터의 소개로 한글공부 선생님으로 어르신들을 만나게 되었다. 15분의 어르신들의 반짝이는 두 눈을 마주치곤 너무 행복했다. 한글공부를 한다고 하니 수줍게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시고 잔뜩 긴장한 어르신들을 뵈니 문득 친정어머니가 떠올랐다.

 

한 평생 한글을 모르시고 눈 뜬 장님으로 살아오신 나의 어머니!!

지금은 먼 곳으로 가셔서 뵐 수 도 없는 나의 어머니!!

 

   그런 친정어머니께 해 드리지 못했던 죄스러운 마음, 미안한 마음, 뉘우침의 마음을 담아 어르신들께 최선을 다해 내 어머니를 가르쳐 드리듯 열심을 다했다.

 

   매주 토요일 한글공부를 시작하여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시고 겨우 이름 석 자 그리듯이 쓰시던 어르신들께서 공부를 통해 받아쓰기를 하면서 이젠 동화책을 읽으시는 수준까지 이르셨고 몇 분의 어르신들께서는 초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시기도 하셨다.

 

   또 기회가 될 때마다 기차여행, 인천차이나타운 나들이, 네일아트, 발마사지, 소방서 견학, 청와대, 국회, 독립기념관 견학, 영화관람, 지역탐방(2땅굴, 평화전망대. 백마고지, 철새탐조) 등 정말 다양한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이런 학습의 결과로 어르신들의 마음은 하나가 되고 이젠 27분의 어르신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토요일에 자녀들이 온다고 하면 얘들아 밥 먹고 오너라. 나는 한글공부 하러 가야 된다라시며 우선순위가 바뀌셨다는 말씀도 하신다. 이런 소소한 일상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시가 되어 강원도 평생교육원의 장려상을 수상하시기도 하셨다.

 

   어르신들 스스로 청춘봉사단이라는 이름의 자원봉사단체를 만들어 매월 1회 지역의 유치원, 어린이집, 경로당 등을 찾아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읽어주는 동화책 이야기라는 자원봉사와 지역의 환경 정화를 실천하고 계신다.

 

   이렇듯 자원봉사가 선순환이 되고 내겐 어머니께 빚을 갚는 기회가 되었다. 토요일이면 나는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를 대신해 지역의 어르신들을 뵈러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

 

그곳에서 잘하고 있어 우리 딸~~~~”

 

이렇게 말씀해주실 어머니를 그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