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강자봉 2019. 7. 25. 13:46


[삼척] “인생은 아름다워~ 봉사는 더 아름다워!!



레드우드인성교육원

삼척시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단체


봉사? 봉사는 내 체질에 안 맞아. 직장생활하랴, 집안일하랴,

자식들 뒷 바라지 하랴, 내 일도 바쁜데 봉사할 시간이 어디 있어?

할 일 없고 한가한 사람들이 소일거리로 하는 거지하는 생각을 당연시 여기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기고 자신을 위해서만 살았던 우리는 2016년 매미 소리가 요란하게 여름이 왔음을 알리던 6!

100세 시대 노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인복지 활성화의 흐름에 따라 부족하고 보잘것없었지만 노년을 복되고 아름답게 인생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우리의 재능을 기부하기로 같은 마음이 된 몇 명이 모여 봉사에 한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봉사활동을 하면서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았습니다.

 

처음에 노인정을 찾아다니며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한참 뜸을 들이다 봉사해 보겠노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낯선 젊음이 들이 무얼 할 수 있느냐, 와서 한 번 해 보라며 내치지 않고 받아주실 때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된 곳이 남양 5개 통합 경로당이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주말에는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비(自費)를 들여 간식을 준비하고, 만들기 재료를 구입해서 미리 만들어 보고, 둔한 몸치로 매주 만나서 건강체조를 연습하고 연구하는 시간들을 가지면서 점점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것은 보잘것없고 부족했지만 함께 참여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우리 마음도 그 행복이 전해져와 함께 즐거워지고이래서 봉사활동을 하는구나하며 회원들은 행복한 봉사 중독에 빠져버렸습니다.

 

지금은 12군데 경로당으로 찾아가는 실버대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곳이 너무 많은데 직장을 다니는 회원이 대부분이라 주말에만 시간을 낼 수 있어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여러 곳의 경로당을 다니면서 마음에 말 못 할 근심, 응어리를 담고 계신 분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춤추고 노래하는 동안에는 잠시 시름을 잊어버리는 듯하지만 허허해도 빚이 천 냥이라는 속담처럼 마음의 외로움, 우울함은 여전히 얼굴 가득 남아 있는 것을 볼 때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행복한 노년을 살다 삶을 마무리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던 우리는 사는 게 재미없다는 어르신들의 마음에 소망을 채우고 아직도 살만하고 또 건강하게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의 마음에 평안을 얻을 수 있는 마인드 강연, 이젠 늙어서 못한다는 생각을 바꿔주는 만들기, 삐거덕 거리는 몸을 풀어주는 건강체조 등의 프로그램으로 2년여를 달려왔습니다.

이젠 손이 무뎌져서 안돼, 못해하시다가도 만들기 시간이 되면 질세라 여기저기서 선생님을 부릅니다. “이것 좀 봐 주세요 삐뚤지는 않는지완성된 걸 들고 자랑하며 내가 만든 게 제일 이쁘네하실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여러 가지 부담되는 일이 많았지만 쉽게 외출하기 어려운 어르신들께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시락을 준비해서 야외로 소풍을 나가보았습니다. ‘소풍을 간다니 설레서 잠이 안 오더라며 알록달록 예쁘게 차려입은 어르신들이 농담을 하셔서 모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선생님들이 손수 싸온 도시락을 드시며 연신 고맙네, 애썼네하실 때 마음을 조금 쓴 것뿐인데 저희들은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소풍에는 노래 한가락 빠질 수 없는 시간. 마이크를 드리자 수줍게 빼시더니 놓을 줄을 모르고 노래를 부르시던 어르신.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면서 행복감이 차오릅니다. 행복함 뒤엔 오래 함께하지 못하고 얼마 전 세상을 떠나신 한 분이 생각나 애잔함과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경로당을 찾아갈 때마다 유난히 야위었지만 화사하게 웃으며 딸이 친정에 온 듯 반갑게 손을 잡아주시던 따뜻한 손의 온기가 아직도 느껴집니다. 그렇게 빨리 이별을 할 줄 알았더라면 아파서 제대로 드시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죽이라도 사서 찾아가 봐야지 해놓고 바쁘다는 핑계로 못 가본 것이 후회로 남습니다. 늘 환하게 웃으셨지만 마음 둘 곳 없어 외로워하셨던 분이셨기에 모든 고통, 짐을 다 내려놓고 맘 편히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못해드린 것이 더욱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봉사하다 보면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노인정에서 만나 마음을 나누다 보면 아무도 찾아주는 사람 없어 외롭다 못해 우울증까지 있던 어르신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말동무가 되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집으로 방문을 했을 때입니다. 말이 고팠는지 살아온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쏟아 내시며 얼굴이 밝아지셨던 어르신은 저희들에게 초코파이와 요구르트를 손에 쥐어주셨지요. 그렇게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나오는 우리들은 말이 없어도 오늘은 우리 엄마, 아버지께 전화 한 통 넣어봐야지하는 마음이 통했는지 서로 바라보고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마음을 열며 우리를 반겨주시던 건강해 보이셨던 분이, 어느 날 갑자기 보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길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도 합니다. 뭐가 그리 급하셨는지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했는데 요양원으로 가신 분, 또 어떤 분은 세상과 이별을 고하셨다는 이야기에 조금 더 함께 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에 마음이 아려오기도 합니다.

아쉬움과 안타까운 일도 있지만 아직도 우리를 기다리며 반갑게 맞아주시며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이 많기에 봉사활동의 여정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행복을 주러 갔다가 두 배, 세 배로 행복을 얻고 돌아올 수 있는 어르신들이 계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