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저녁 숲가에 멈춰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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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말과 한국말 사이에서 헤매기

2009. 12. 30.


눈 내리는 저녁 나무숲 옆에 멈추어 서서

이 숲의 주인이 누군지 나는 알 것 같다.
그의 집이 마을에 있긴하지만;
눈에 잠기는 그의 숲을 보려고 여기 멈추고 선 나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일년 중 가장 어두운 이 저녁에 
나무숲과 언 호수 사이
근처에 인가라곤 없는 이곳에 멈춰 선 것이
내 작은 말에겐 참 이상한가 보다.


뭐 잘못된거 아니냐고
제 굴레에 달린 방울을 한번 흔들어본다.
달리 들리는 소리라곤
새털같은 눈송이
쓸어가는 부드러운 바람 소리뿐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그윽하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어서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남아있네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남아있네


로버트 프로스트, 교포아줌마 번역





095.JPG
(눈 덮인 노스 웨스트 아메리카 전나무 숲)Dec. 2009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Whose woods these are I think I know.
His house is in the village though;
He will not see me stopping here
To watch his woods fill up with snow.

My little horse must think it queer
To stop without a farmhouse near
Between the woods and frozen lake
The darkest evening of the year.

He gives his harness bells a shake
To ask if there is some mistake.
The only other sound's the sweep
Of easy wind and downy flake.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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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캐롤라이나 loblolli 라브롤리 소나무 숲) Jan. 2009



한 해가 저무는 저녁

문득 떠오른 시다.

읽을 적 마다
다른 감상에 젖게 되는데
오늘 떠 오르는 감상은

어쩐지 희망 쪽이다.



안락함에 안착하지 않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어두운 저녁 
먼 길을 가야하는
나그네의 처지가

지쳐보이기 보다는

아직 더 가야 할 길이 있는

시간과 공간의 여유와

누군가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는

진지한

삶의 진행을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 만난 십대 이후
읽을 때 마다
내 삶의 모습에 따라
다르게 울려오는 시

오늘도

참 

그.렇.다.

말 발굽 소리처럼

심장 박동 소리 들린다.



dec  2008 288.jpg




몸이 많이 고달팠던 해

이천구년의

십이월 마지막 날

교포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