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보라색은-다문화가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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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사회

2012. 7. 20.


하루를 몽땅 쉬면서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는 
친구와 만났다.

다람쥐 챗바퀴 도는 날들에 봄꽃도 한번 유심히 못 보았다고.

일상을 벗어나는 대화를 기대하고 나왔단다.



   
문화가족에 대한 연구 논문을 복지대상자 차원에서 쓰려고 한다고 했다, 친구가.

나는 한국의 다문화가족은 내일의 희망과도 같은 것이라는 이야길했다.

생물학에서의 잡종강세

다양성이 가져오는 선택의 여지와 포용성을 넘어 새로운 것에 이르는 쇄신력

꿈을 이루려는 이민자들의 열심인 에너지들

많은 물줄기가 모여 큰 강을 이루는 원리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개개인 누구라도 지니는 존재의 의미와
하나의 유기체로서의 인류의 목숨

등등 
살면서 여기저기서 얻어들은 것들과
경험들이 녹아들었을 이야기로 
내 오리지널은 물론 아니다.


친구는 다문화가족을 
도움이 필요한 '복지대상' 이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새롭다며 즐겁게 귀를 기울였다.






-박은라 작품, 하늘을 향하여, 수제한지, 채색  2010 춘추회 아트페스티발 전시회작-


년 전 쯤
남편의 일에 관련되어 이틀간 같이 지냈던 
스위스 에떼아 대학의 노교수 한스는
다문화와 다인종이 모인 유기체의 강점을 굳게 믿는 사람이었다.

'순수 혈통은 결국엔 유전병 밖에 물려 줄 수 없다.
섞이지 않는 사회는 노쇠할 일 밖에 없다'고.

이민 개방 정책으로 인한 전세계 다양한 인종의 집합장인 미국에 감탄하며
'스위스는 망한다.' 라고 개탄했다.
유럽 각국의 난민들이 모여 만든 경제 공동체 국가인 스위스가 탄탄한 기반을 잡았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인데 
근래의 시민권 제한 정책은 새로운 것을 막고 고인물로 썩는 
지름길로 가는 것이라고. 
(시민권자와 결혼한 외국인들에게 시민권을 주지않는 이민정책을 결정했다고 한다)
자기 것을 지키겠다는 욕심에서 한치 앞을 못보는 처사라고 안타까와 했다.

*  *  *

나는 서울에 오면 '러브 인 아시아' 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그리고 외국에서 온 어린 신부들이 한국인으로 거듭 태어나(려)는 과정을
눈물겨운 감동으로 보곤 한다.

한국의 다문화가족을 이루는 젊고 어린 신부들은
그 출신국도 다양해서 월남, 러시아, 몽골, 카작스탄, 타일랜드, 인도
파키스탄,남미의 여러나라 그외의 지구 곳곳에서 왔다.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한국인으로 이 땅에 정착하려는 열심과
그 어머니 나라의 음식, 언어, 정서들이
한국의 풍토에 정착하기 까지의 과정에서 빚어내는 다양함.

더 많은 다양함을 품을 수록 한국은 세계와 교감하고 통할 수 있는 
품이 넓어지는 것이고.

생명유지와 자라남의 기본이 순환에 있으니
대한민국이 벋어 살아가는 영역이 커지게 되고.

내일의 더 넓은 세상을 위한 창문같은 귀한 존재가 다문화 가정이라고.

농촌에 시집 온 가난한 외국 여성들과
값 싼 노동력을 충당하는 외국 노동자들에 의해 생겨나는 
다문화, 다인종 사회가
굴러 들어 온 복이니
이 장래의 일꾼이 될 특수 한국인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품고 기르느냐에 
한국의 장래가 달려있다고.



내 이야길 열심히 들어 준 친구의 열린 귀는 예상 밖이었다.

젊은이들과 함께 생각하고 공부하는 직업이어서일까?




-박은라 작품, 환상, 한지, 채색, 먹, 2010 춘추회아트페스티발 전시회작품-




상으로 부터의 탈출을 위한 
계획없는 우연한 발걸음이
예술의 전당에 전시중인 한국화 작가 모임 춘추회 아트 페스티발 2010 에
닿았다.

채색, 분채, 석채, 먹, 금박, 은박으로 한지와 광목등에 그린 그림들로 
한국화의 자료들로
한국의 전통적인 디자인, 색과 기법을 많이 벗어난,
쉽게 한국화라고 파악되지 않는 작품들도 많았다.

세계화된 한국화
독야청청하리라의 고립이 아닌
여러 문화의 겹옷을 입고 걸친 모습이었다.

그래서인지 나같은 글로벌리스트에게
훨씬 친근하게 다가왔다.

각설하고.


보라색 보리밭 같기도 하고 라벤다 밭 같기도 한 그림 앞에서
둘이서 눈을 호사했다.

'옛날엔 보라색 좋아하면 정신병 성향이 강하다고 해서
보라색을 무조건 좋아할 수 없었는데...' 친구의 말이다.

맞아, 어느 유명한 정신과 의사가 한 그 말 때문에 
보라 색과는 좋아할 수 없이 담 쌓고 살았었지.

그림 중에 보라색 계통의 물감을 쓴 그림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관람자 중엔 쇼울에서 스타킹까지 
온통 보라색으로 멋낸 여인도 있어 눈이 즐거웠다.

권위를 지닌 일반화된 개념들은 넘을 수 없는 벽이되고, 장애가 되네.
우린 기성화된 너절한 지식들에 얼마나 눈멀고 종살이 하는가.'

둘이 쉽게 맞장구쳤다.

그리고
좋아하는 보라색들을 떠올렸다.

도라지꽃
가지꽃, 가지 열매
포도 주우스
오동나무꽃
창포꽃 짙은 남색 그늘에 비쳐 보이는 색
오랑캐꽃
멀리 보이는 산
라일락 
라벤다
늦가을 들국화

진보라 벨벹


보라색은

빛과 어둠 사이의 색

저녁 노을이 진하고 난 하늘에 잠깐 머무는 색

새벽 하늘에 빛이 시작되는 색

빨강과 파랑이 합친 색

....

보라색에 대한 느낌과 생각은 계속 바뀔 수 있다.




이천십년 사월 이십일
일상을 벗어난 날

교포아줌마(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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