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만큼 읽은 '황폐한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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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말과 한국말 사이에서 헤매기

2009. 4. 7.

티.에스.엘리엍의 '황폐한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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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덮인 라벤다밭 교아찍음

                        
 
I. 죽은 이를 묻음
 
사월은 아주 잔인한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싹 틔워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자는 뿌리들을 봄비로 들뜨게한다.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망각으로 이끄는 눈으로 세상을 덮고
 
매마른 뿌리들로 버티는 작은 생명을 먹였다.
 
여름은 호수위의 소나기로 찾아와 
 
우릴 놀라게 했지: 우린 지붕 밑으로 비를 피했다가
 
햇빛속으로 계속 걸어가서, 공원 옆 길가의 카페로 들어갔네.
 
그리고 커피를 마시고, 한시간을 이야기했네.
나는 결코 러시아인이 아니예요. 리튜아니아에서 왔지요. 
 
순수한 독일인이죠.
 
그리고 우리가 어릴 적에  사촌인 백작의 저택에 머물렀는데
 
사촌은 썰매에 나를 태웠고  너무 무서웠어요.
 
마리, 마리,  붙잡아. 그리고 우린 썰매를 탔어요.
 
산 속, 거긴 자유로와요.
 
밤의 대부분은 독서로 지새우고, 겨울엔 남쪽 지방으로 가요.
 
황폐한 돌더미를  웅켜쥔 뿌리들
 
 불모지에서 벋는 가지들은 도대체 무엇인가? 사람의 아들이여
 
너는 말할 수도, 짐작할 수도 없네, 너는 깨어진 이미지들의
 
오직 일부밖에 알지 못하기 때문에, 폭양이 내리쬐는 곳에
 
죽은 나무들은 아무런 피난처가 되지 못하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아무런 위안이 되 않네
 
바싹 마른 돌들 뿐, 물소리가 없는 
 
오직  붉은 바위밑에 그늘이 있어
 
( 붉은 바위 그늘 밑으로 ),
 
그러면 내가 네게 다른  보여주지.
 
네 뒤에서 성큼성큼 따라 걷는 너의 아침 그림자나
 
널 만나려고 일어나는 저녁무렵의  그림자와는 다른  말야;
 
나는 네게 한줌 흙먼지의  두려움을 보여주지.
 
(이하 생략) 
 
 
                         
 
 
 
-교아 번역-
 
 
 
사월이 되자 기다렸다는 듯 상점에 내놓는 티셔츠처럼
와그르르 쏟아져나온 말.
'사월은 잔인한 달'
 
'황무지'
전체 다섯 부분, 434 줄로 구성 된, 
1922년에 발표된 이후로 그내용의 애매모호함과 
종횡무진 시공을 마구 뛰어넘고 
동서고금 인물들의 돌발적인 등장, 
각 종교 경전의 거침없는 인용으로 그 해독, 해설, 감상에서 
가장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고, 
수많은 비평가들에 의해 천재적인 시로, 
또는 종이가 아까운 쓰레기같은 시라고도 입에 오르내린 문제작.
'사월은 잔인한 달
그곳에도 꽃이 피었는지요?' 하는 이메일을 받은
해밝은 사월의 하루
봄볕 속의 나른한 졸음을 쫓으며 십대에 처음 그 제목을 들은 이후 
오래동안 풀지 못했던 숙제 '황무지'와 드뎌 마주했다.
의외로 하루를
내 조부모 세대의 시인과 내 스타일로 하루종일 같이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티 에스 엘리엩처럼 동서의 방대한 문학과 고전에 능통한 사람이 
독백으로 
역사, 신화 속의 일화로, 
예언으로
때론 여러 겹 의미의 언어로 마구 달려간 마음길을 어떻게 따라 갈 수 있을까?
 
요즘같이 글도 민주화되고 대중 독자들의 수준에 언어를 쉽게 맞추는 시대에 
알렙의 저자 보르헤스(Borges)나 티 에스 엘리엍 같은 유식한 사람들의 
어려운 작품들이 읽힐 수 있을까?
 
결코 아닐 것 같다.
 
시에서 제일 많이 오르내리고 인용되는 유명한 두 구절
'사월은 잔인무도한 달'로 시작해서
I 부의 반쯤 되는 부분 
'한 줌 흙의 두려움'까지 따라가 봤다.
 
힘겹게 이리저리 길을 물어
구약성경의 에스겔의 예언도 만났고(2:1, 6:6)
일차대전 전후 몰락한 오스트리아 왕족의 슬픈 망명객 
마리 라리쉬(Marie Larisch)의 어릴 적 음성도 들었다.
자기 그림자를 보고 빠져 죽은 나르시스의 전설과도 만나고.
 
앞으로 만날 방대한 이야기와 예언, 인물들이 기대된다.
 
 
 
일부의 남은 부분과
이부   체쓰(서양장기) 게임
삼부   불의 설교
사부   물에 의한 죽음
오부   천둥이 말한 것
 
오늘같이 시간이 있을 때 천천히 야금야금 만나보려고 한다.
 
 
시 감상은 제이의 창작이라지 않는가
나만큼만 읽을 일이다.
 
그래도 괜.챦.다.
 
 
이천 구년 사월 초에
교포아줌마 
 
 
 
 

경주대릉원.jpg

  경주 대릉원 교아 찍음

 
 
 
 
 
 
The Wasted Land     
 
             -T.S, Eliot- (1988-1965)  
 

I.   The Burial of the Dead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Summer surprised us, coming over the Starnbergersee
With a shower of rain; we stopped in the colonnade,
And went on in sunlight, into the Hofgarten,
And drank coffee, and talked for an hour.
Bin gar keine Russin, stamm' aus Litauen, echt deutsch. 
And when we were children, staying at the arch-duke's,
My cousin's, he took me out on a sled,
And I was frightened.  He said, Marie,
Marie, hold on tight.  And down we went.
In the mountains, there you feel free.
I read, much of the night, and go south in the winter. 
What are the roots that clutch, what branches grow
Out of this stony rubbish?Son of man,
You cannot say, or guess, for you know only
A  heap of broken images, where the sun beats,
And the dead tree gives no shelter,  the cricket no relief
And the drystone no sound of water. only
There is shadow under this red rock,
(Come in under the shadow of this red rock)
And I will show you something different from either
Your shadow at morning striding behind you
Or your shadow at evening rising to meet you;
I will show you fear in a handful of dust.
-이하 생략-
 
앞으로 남은 부분
 
  1. I. The rest of The Burial of the Dead
  2. II. A Game of Chess
  3. III. The Fire Sermon
  4. IIII. Death by Water
  5. IIIIII. What the Thunder Sa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