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날 안 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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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9.








느리가 어머니날 이라고 선물을 보내왔다.

사흘 먼저 왔는데 어머니날에 열어보라고.

코비드 바이러스도 없앨 겸 창고에 일단 넣어 둔다.

내 딸도 시어머님에겐 선물을 보냈으리라.


엄마인 내겐
 별 선물을 안하고 편히 지나간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집에서 일하는 며느리

육아원도 문 닫아

톨톨 구르는 세살 백이 딸을 남편이랑 교대로 돌보며

일 하느라 정신없는 사이에도 어머니날

시어머니 선물을 챙기네.


로드 아일랜드에 사는 친정엄마 에게도


선물을 챙기는 바쁜 손길이 애처롭다.







 왜 며느리날은 없는 걸까?


딸 날은?

아들 날은?

사위 날은?


근간에 생긴 

아버지날

조부모의 날 등은


어머니날 처럼 철저하게 지켜지지 는 않는다.



1908년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의 작은 교회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어

백 하고도 십이  동안


오월 두째 일요일 행해지는


어머니 날의 풍경.


남성 우위 사회에서

뒷 전에서 모든 희생을 감수하며 가정을 이끌어 나간

어머니에게 감사하기 위해 딸이 만든 날



생명으로 낳아 길러주신 어머니에 감사하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고

위로하며 함께 어울려 명절로 지내는 것이 


굳이 나쁠 건 없다.


오랜 세월 지나는 동안


초심에서 벗어나 

선물, 행사가 의무처럼 제도화 되어 버린 날


어머니가 못 된 여성들

자식을 만날 수 없거나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

어머니를 잃은 자식들

잊혀지고 소외된 어머니들에겐

상대적 상실감이 깊은 날.





요즘 같이 부부가 함께 육아, 가사를 맡는 시대에는

여성의 출산과 육아가 

여성들만의 희생으로 다가 오지도 않는다.



엊그제 첫 아들을 낳은 조카는 산실에서

아내와 해산을 함께 하느라 녹초가 된 모습으로

출산한 아내 보다 더 감격한 표정으로

갓난 아기를 품은 사진을 보내왔다.



누구나

어머니, 아버지를 통해 세상에 왔다.


살아가는 동안 부.모.는 

살아계시나 돌아가시나


항상 

나의 한 부분으로 함께 하는 것을.









몇 년 전 인가

어머니날 일이다.


아침에 내 어머니께

보내드린 모자 두개 받으셨는지

마음에 드시는지 알콩달콩 전화드리고


그로서리에 갔더니

십오년 세월 만나 친구 처럼 된

고기 부서에서 일하는  Lou루가 화장을 곱게 하고

내게 물었다.


넌 어머니 날에도 쿠킹 하러 시장 오냐?

 면서 며느리가 보내 주었다고 예쁜 치마를 보여 준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까닭없이 눈물이 왈칵 쏟아졌는데

눈물 끝에 피식하고 웃기는 생각이 들었다.



에구. 이 어리석은 인간이

안 그런다 하면서도

 넌 뭔가를 계산하고 있었나 보네.


명절이나 생일, 

그리고 무슨 제도화된 날들을 쉽게, 일부러 무시하며 

'오늘을 잘 살자' 로

살아온 나 아닌가!


없는 날을 특별히 만들어

부담되고 맘 고생하는 어리석은 날일 수도 있겠다.







동부 시간으로 열두시 자정을 오분 남겨 놓고


해피 마더스 데이 맘! 하고 전화 온 

마감 시간을 맞춰 일을 해야 했던 아들, 일 하는 며느리.

(아마도 며느리가 옆구릴 찔렀으리라)



해외로 갔다가 

다 늦은 저녁에

달라스 공항에서 비행기 바꿔 타기 전

해피 마더스 데이! 하고

전화해 온 딸, 사위.


두 팀에게 선언했다. 그 날.


지금 부터

노 마더스 데이 플리즈.







우리 부부가 살면서 다행하게 생각하는 건

아들, 며느리, 딸, 사위랑 

격 없이 마음에 부담없이 그렁저렁 편하게 잘 지내는 것이다.



동부에서 서부로 옮겨와

이사하는 이 와중에도

어머니날 선물을 굳이 챙긴 며느리가

빠른 시일 내에 내게 

선물 안 해도 편한 마음이 되길.








-붓꽃 아이리스가 한창인 뜰에 매발톱도 함께 등장한 오월 구일 아침-








이천이십년 오월 구일

어머니날에서 자유로운


교아



















 Schubert, Auf dem Wasser zu sing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