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남는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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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2020. 8. 9.

 

아들네가 다니러 왔다

엄마, 아빠 안심 시키려고 코비드 테스트도 하고

세 식구가 강아지도 데리고

이틀 길

먼 길을 하루에 운전해서 왔었네.

 

*  *  *

 

집으로 되돌아 가는 아침

두 팔을 둥그렇게 위로 모으고

키쓰를 손바닥에 받아 불고 불어 보내며

차가 시야에서 멀어질 때 까지 배웅을 했다.

 

언제나 떠나고 나면 서운하지.

 

서성이는 발걸음이 하릴 없이

그 동안 아침 저녁 분주히 드나들며

음식거리를 마련했던  채소 밭을 향한다.

 

 

 

올 여름이 추워서

호박이랑 오이는 온실에서나 겨우 몇 개 열었다.

저런!

호박이 커다란 게 또 하나 자라있네.

오이도 큼직한게 몇 개 있고.

호박전이랑 오이 무침 해서 점심 먹고 갔더라면....

아이들 집에 돌아갈 길이 얼마나 먼데

엄마라는 사람이 지 생각만 하고 있네.

 

 

그 동안 익은 토마토를 몇 개 땄는데도

하나가 어느 새  발갛게 익어 있네.

미리 알았으면 따서 런치 박스 속에 넣어줄 걸.

 

 

세살 반 짜리 손녀가 드나들며 따던 체리 토마토는

미처 익은 게 없이 열심히도 따 먹었네.

고사리 손으로 야무지게 잘도 따던 걸.^^

 

 

한국 고추는 많이 달렸는데

먹을 기회가 없었네.

 

손녀가 어려 매운 걸 못 먹고

아들도 며느리 입에 맞추다보니

당연하게 식단이 좀 바뀌었다.

 

 

 

 

이제야 겨우 잎이 커지기 시작한 깻잎은

켜켜이 따서 

피시 소스+끓인 물 + 마늘 다진 것+ 고추가루에 절임을 해서

딸, 사위 한테 가져다 줘야지.

 

'나 아이들에게 무엇이 될고 하니' 하면

'음식' 이라 풀어줄까

하하하

맛난 음식을 만들면서, 먹으면서

나를 떠 올릴까??

에고

꿈 깨세요.

별 부질없는 욕심을 다 부리고.

 

 

 

친정 어머니 시 어머니 두 분 돌아가시고 나니

이런저런 음식을 대할 때 마다

만들어 상에 올려 먹이시던

기억들이 난다.

음식으로 남는 엄마들.

 

이번에도

*큼직한 한국 호박 한 개를

숭덩숭덩 반달 조각들로 잘라

*새우젓 한 스푼

*참기름 한 스푼

*다진 마늘 한 스푼

*그리고 물 1/4 컵 넣고

솥에서 한소큼 자작하게 끓여 낸 호박새우젓 찌개를

아이들이 맛있게도 먹던 걸.

아빠네 엄마 (시어머니)' 가

여름날 손 쉽게 만들던 집안 메뉴 라고 소개했네.

 

 

절로 싹이 터 채소밭을 온통 덮고 있는 펌프킨

크게 자라서 익으면 손녀한테

화상통화로 보여줄 수 있겠다.

 

 

 

 한참인 빨간 다알리아

아이들 하고  노느라

본둥 만둥 하는 사이

지들 끼리

빨갛게 피고 지고 하고 있었네.

 

 canon in D (Pachebel's canon)-Cello & Piano  

 

*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예정과 달리

하루 만에 돌아갔다는 메시지가 밤 늦게 왔네.

 

' We got home.

Thank you so much  for the great vacation!

And the packed food-was delicious.'

 

며느리 메시지^^*

 

먼 찻길 무사히 돌아갔구나들.

 

이천이십년 팔월 팔일

아이들 제 집으로 돌아간 날

교포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