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매드랜드'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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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

 

영화가 끝나고 나면

 

'떠난 사람들 에게 바친다

어디선가  다시  만나자.'

라는 자막이 뜬다.

 

이 마지막 스크린 에서 비로소 눈물이 풍풍 솟구쳤다.

완전한 카타르시스 였다.

 

 

 

 

황량한 미국 서부의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길에서 사는 사람들의 다큐먼타리 같은 영화.

가슴을 멍하게 하는 사연들, 장면...

무엇 보다도

빈 들에서 빈 몸으로 사는 사람들 간의

절실한

반짝이는 별 같이 영롱한 대사들로

한 순간의 지루함이 없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홈(Home), 그건 단어일까?  아니면 우리 속에  항상 갖고 다니는 것일까?'

 

'우리 엄마가 당신이 홈리스라고 하던데요? 정말이예요?

아니. 나는 홈리스가 아냐. 집이 없지.

같은 뜻이 아니쟎니?

 

 

'나는 네가 겪은 걸 상상할 수도 없어. 남편을 잃고, 친구들과 살던 마을을 통째로 잃은, 그런 상실감은 극복하기가 결코 쉽지 않아

너 한테 맞는 답을 줄 수가 없어, 하지만 네가 어떤 답을 찾기에 맞는 장소로 왔다고 생각해.

자연과, 진정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진짜 코뮤니티와,  동족들과 함께 하다보면

네게 변화가 올 꺼야.

그러길 바래.'

 

 

'기억나는 것은 살아있는 거지.'

 

 

'내가 이 삶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영원한 이별은 없다는 거야. 나는 이 들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을 만났지만 한 번도 마지막 굿바이를 한 적은 없어. 언제나 '앞으로 어디선가 또 만나자' 그러지. 그리고 정말 다시 만나는 거야. 한달 만에, 아니면 일년 만에, 아니면 몇 년 만에, 그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되.'

 

 

낡은

밴을 끌고  멋진 자연을 찾아다니고

빈 들판 에서 이곳 저곳  잠자리를 구하는

길에서 사는 유랑민들.

길 에서 만나 사귀고 헤어지는 중에

모닥불 가운데 놓고 나누는

살아가는 일, 사랑하는 것들,  죽음.....에 대한 진정한 대화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몇 편의 맑은 시를 읽은 느낌이다.

아니 전체가 한 편의 시 같이 울림이 깊다.

 

사실, 영화 속에는 몇 편의 시가 나온다.

주인공이 길에서 만난 젊은이에게

걸프렌드에게 편지 쓰는 이야길 나누며 편지에 시도 넣어보면 어떻겠냐며

그녀 자신이 결혼 서약할 때 읊은

젊은 날의 찬란함과 삶의 짧고 덧없음을 노래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시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나 그대를 여름날에 비교할까?)

도 나오고

 

 

 

 

'"나도 아니고,  어느 다른 사람이 네  길을 대신해 가 줄 수는 없어. 너 스스로 가야 해.

길은 멀지 않아. 네가 갈 수 있는 곳에 있어.

아마도 네가 태어난 후로 이미 그 길에 있을 수도 있어.

아마도 그 길은 땅이며  물이고, 그 모든 곳 일 수도 있어"

 

"Nor I, nor anyone else can travel that road for you,

You must travel it for yourself.

it is not far, it is within reach.

Perhapes you've been in it since you were born and did not know.

Perhaps it is everywhere on water and land.

 

월트 휘트맨의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 의 일부도 나오고....

 

 

 

실로 오랜 만에

감동으로 잠을 설친 영화다.

 

영화의 배경이 된 서부의 광활한 자연들은

우리 부부가 수없이 다니고 또 다닌 익숙한 곳들이다.

하지만

편한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길을 떠나는 우리는 여행객일 뿐 이다.

 

철저히 '혼자'로 길에 나선 노매드들의 

그 헛헛한 자유로움의 근처에도 못 가 봤을 것이다.

 

간혹

이름 모를 황량한  들판에서

해 지고 어스름이 깔릴 때

'살아있슴'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때는 있었다.

 

영화를 만든

감독, 배우들

그리고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주어진 한정된 시간 속에서

유랑의 삶을 사는 나, 우리

그리고 그대들 모두에게 

 

뷰티플!!

브라보!!

 

 

 

 

 

 

 

 

 

이천이십일년 오월 일일

교아

 

 

*Jessica Bruder의 다큐멘타리 소설 'nomadland' 를 이 영화를 감독한 중국계 미국인 Chloe Zhao 가 직접 시나리오로 쓰면서

육십대 중반의 주인공 Fern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낸 작품으로

길에서 떠도는 삶을 사는  진짜 실재의 노매드 들이 영화에 등장한다.

 

위에 인용한 영어 대사들;

 

Home, is it a word? Or is it something you carry within you?

 

 

One of the things I love most about this life is that there's no final goodby. You know, I've met hundreds of people out here,

and I don't ever say a final goodbye. I always just say, "I'll see you down the road.' And I do. And whether it's a month, or a

year, or sometimes years, I see them again.

 

My mom says that you're homeless. Is that true?

No. I am not homeless. I am just houseless. Not the samething, right?

No.

 

I can't imagine what you're going through, the loss of your husband, and the loss of your whole town, and friends, and village

and that kind of loss is never easy. And I wish I had an easy answer for you. But I think you've come to the right place to find an answer. I think that, I think connecting to nature, and to a real true community, and trive, will make all the difference for you. I hope so.

 

What remembered, l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