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오월 중순에 들어서며-

댓글 16

산, 들, 강, 바다

2021. 5. 15.

 

 

밥 먹 듯

숲에 들어섰다.

 

진분홍 빛도 고운 쌔몬 베리 (salmon Berry) 가

열매를 맺기 시작하네.

 

곧 연어 알 처럼

주황색으로 탱글탱글 익어 가겠다.

 

 

 

 

거의 내 키 만한 고사리가

 손바닥을 살살 펴 보이고 있네.

 

 

 

예전엔

입맛 다셔지던 나물로 보이던 것 들 인데

 

한 해 살이

 

짙은 그늘에서 살아 갈  

어린 아가로 대견해 보이네.

 

 

 

 

이른 봄

다른 풀들 나오기 전에

노랗게 피어 습지를 채우던

스컹크 캐비지 (skunk cabbage) 꽃 들이 지나가고

 

 

 

벌써

커다란 배추 겉 잎

대여섯 배는 되게 커졌네.

 

먹음직하게 보이는 이 잎사귀들을 만지거나 입에 대면

독성이 있고 냄새가 독하게 풍겨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깻잎 같이 생겨 반가운 마음에

손 대었다간

쐐기에 물린 것 같이 사흘 퉁퉁 살이 부어오르는

네틀 (nettle)에

민달팽이가  아침을 먹네.

 

봄 나물 채취하는

동네 사람들은

 

장갑을 끼고 이른 봄 여린 순들을 꺾어

시금치 처럼 먹고

차를 만들어 마신다지만

 

나는 한번 되게 쏘인 경험에 손도 안 댄다.

 

 

네이티브 어메리칸들이 봄이면 따 먹는다는

머위 랑 흡사한 콜츠풋 (coltsfoot)은

꽃 지고 씨를 맺고 있네.

 

 

태평양

 

바다 안개가

해가 중천에 가까이 갈 때 까지

짙게 깔린   날

 

나무들에 걸려 물방울이 맺히니

비 오듯 떨어지네.

 

비 오고.

맑은 날엔

펴 오르는 안개가 품는 물기에

 

나무들은 자라고 또 자란다.

 

 

 

길이 거의 끝나가는 지점

 

발도 지칠 때 쯤 

길 중간에 큰 나무 하나 따악 버티고 있어 

몇 걸음 더 돌아가게 한다.

 

 

'여보야,

난 이 나무가 조기 쯤 으로  옮겨가면  딱 좋겠는데....'

 

아차

 

입 밖으로 꺼내고 나서

황급하게 주위를 돌아봤다.

 

 

여기 이 나무들이 다 들었을라.

 

벌 받을라

취소 

잘못 했어요.

계시는 자리에 그대로 계세요.'

 

 

 

그러게, 그냥

저절로 난 길로 걸으시지...'

 

 

길을 내어주는

풀 한포기 

나무 하나 하나

다 귀가 있는 것 같아

 

말도 조심 한다.

 

 

 

 

 

 

 

 

Schubert Auf dem Wasser zu singen : Camille Thomas and Beatrice Berrut

 

 

 

이천이십일년 오월 중순

동네 숲에 다녀 온 

교포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