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인 레이크 낙엽송 단풍 (Lar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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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 강, 바다

2021. 10. 4.

 

한 주일에 하루나 이틀

 

외손주 봐 주는 날엔

아가 따라

 배로 등으로 딩굴딩굴 구른다.

요즘엔 등을 받혀주면 제법 앉기 시작하니

우리도 앉기 시작했다.^^

 

아가가 본격적으로 기기 시작하면

 따라 기어다니느라 무릅이 닳게 바빠지겠지.

손녀 봐 주던 경험에서 안다.

 

잠깐 휴가 내어  어디 다녀오자.

둘이서 마음이 맞았다.

 

캐나다 국경이

백신 두번 맞고

72시간 내에 코비드 바이러스 테스트에 음성인 사람들에게 열렸다고.

 

캐네디언 록키의 노오란 단풍들이 한창이고

특히 밴프(Banff)의 모레인 레이크 위 낙엽송 (larch) 단풍이  절정이 된다기에

용기를 내어 미국 캐나다 국경을 넘었다.

 

국경 초소가 한가하다.

우리 밖에 없어 오랜 줄에 끼어 기다림 없이 검문을 통과했다.

이런 날도 있네!

 

서류를 꼼꼼히 점검한 캐나다 국경 세관 직원이

웰컴 투 캐나다!  

잘 지내고 가란다.

캐나다는 국경을 열었는데 미국은 아직 안 열었다며 눈을 찡긋한다.

좀 미안했다.

 

 

*  *  *

모레인 레이크 (Moraine Lake)

 

캐네디언 로키 중

밴프에 있는 레이크 루이스와 모레인 레이크는

참 멋지다.

 

흘러내려 고인 물들이 숱하지만

물이 고인 주위에 따라 아름다운 호수가 되기도 하고

별 볼일 없는 못이 되기도 한다.

 

모레인 레이크는  호수 왼편을 따라 솟아있는 

열개의 봉우리로 그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캠프장 레인저가 모레인 레이크 파킹장에 주차하려면

새벽 네시반에 가란다.

알람을 맞추어 놓고

눈 뜨자 마자 차를 몰고 11 킬로 미터 산길을 오르는데

어둠 속에서

따라 오는 차 앞 서 가는 차가 줄을 선다.

 

도착하니 벌써 파킹장이 반 이상 찼네.

 

날이 밝기 까지 다시 눈을 붙였다.

 

맑은 아침이다.

빙하가 녹아 젖빛으로 흐르는 초여름이나 여름에 비해

하얀 돌가루 들이  다 갈아앉아

맑은 파랑색의 호수다.

 

그러고보니 가을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네

 

 

 

호수 오른 편 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는

라아치 벨리 트레일 (larch valley trail)을 걷는다.

라아치는 우리 말로 낙엽송이라 하겠다.

주로 고산 지대에 서식하는데 

노랗게 물들어

 북미의 높은 봉우리 들을 곱게 단장한다.

 

 

 

나무 숲 사이로 언뜻언뜻 파란 호수물이 보이는 길을 따라

지그재그로 한참을 오르면

라아치 군락이 나타난다.

 

여름엔 전나무에 섞여 함께 푸르다가

가을이면 노랗게 색을 바꾸는 라아치들

이 때 에야  자신들을 드러낸다.

 

 

 

 

 

 

 

 

 

 

집을 떠나 오기 몇일 전

우리 동네를 휩쓸고 간 비바람이 북동쪽으로 올라와

이 곳을 지나 간 덕분에

높은 산봉우리들은

산뜻한 새 눈을 걸쳤네.

 

 

 

 

 

 

 

라아치 군락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면

앞에 툰드라 같은 초원이 펼쳐지고 그 앞에

또 지그재그로 올라가면 센티널 패스 (Sentinel Pass) 에 오른다.

저 고개를 넘으면 파라다이스 밸리가 펼쳐진다.

 

딸이 여덟살, 아들이 열살 때 함께 처음 저 고개에 올랐었지.

 

 

                                 - 2015년 센티널 패스에 올랐을 때-

 

 

-2015, 샌티널 패스에서 내려다 보이는 패러다이스 계곡의 봉우리들, 구름에 가린 산 너머 벨리에 레이크 루이스가 있다-

 

 

그 후로도 두 번 올라 구름 속에 머물곤 했는데

이 번엔 그냥  올려다만  보고.

 

미련없이 돌아선다.

 

 

 

파킹장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작은 동산 만한

돌 무더기 

돌계단을 올라 언덕에 오르면 펼쳐지는 호수의 모습

내 눈엔 호수가 제일 돋 보이는 곳이다.

 

나중에 혹시

또 오게 되면 

몇 걸음 안 걷는 이곳에 올라

작은 벤치에 앉아

호수 물 빛과

물에 비치는 봉우리들에

한나절 빠져들어도 될 것 같다.

 

 

이승윤, bts의 소우주를 자신의 노래로 만들어 부르다.

 

 

이천이십일년

구월 말 모레인 레이크에서

교포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