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자 보고 새 떼 들도 보고-눈기러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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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 강, 바다

2022. 1. 28.

 

오늘은 손자 보는 날.

 

새벽에 출근 한 딸이랑 사위에

어제 밤에 출장 왔다.^^

 

오년 전에

갓난이  손녀를 육개월 돌 본 경험이 있어서

우리 부부는 애기 보기에 베테란들이라 자부한다.

 

손녀 때는 신기해서 매 순간을 즐겼는데

이력이 난다는 건 익숙해져서 대충대충하는 면이 있다는 걸

숨기지 못하겠다.

딸이 알면 좀 섭섭하겠지만서두.^^

 

첫 손녀 땐 

둘 다 펄펄 날며

바쁜 브루클린에서 별 불편 없이 아가를 봤는데

이젠 몸도  좀 느려지고 끙끙 힘도 든다.

쉬엄쉬엄 

아가 자면 따라서 낮잠도 자고.

 

점심을 먹고 새 보러 가잔다.

 

 

 

우유도 한 병 준비 하고 장난감도 몇개 들리고.

 

*   *   *

 

                                                     알라스카, 캐나다의 동토, 그리고 러시아의 시베리아 벌판 에서

                                                         일 이월이면 날아오는 하얀 눈기러기들, Snow geese

 

작년에 베고 남은 옥수수 줄기와 뿌리들을 먹느라

남쪽인 이 곳 스케짓 벨리(skagit valley) 에  와서 지내다

수선화, 튤립이 온 들판을 덮는 겨울의 끝 자락이면

온 곳으로 돌아간다.

 

먹이를 찾아

너른 벌판 이곳 저곳을 먹이를 찾아 이동하기에

어떤 때는 차로 한참을 헤매서야 새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물이 질펀한 벌판에 커다란 흰종이 들 처럼 드문드문 널려 있는 

덩치가 큰 백조(swan)들은 

그 무리의 수가 적어 관심을 덜 받는다.

 

 

 

 

추운 극지방의  눈 덮인 벌판 같은  흰 새 들의 떼.

 

 

 

이 눈기러기들은 한 번 짝을 지면 평생 함께 한다고.

 

저 무리 속에 저 마다의 애틋한 짝이 있어

태어 날 새 생명들을 준비하느라 기르느라

열심히 살아나간다.

 

-내 눈엔 다 똑같아 보이는데 어떻게 짝을 알아볼까?

-스노우기즈들이 우릴 보고 똑 같이 생각 할 걸?

'저 두발 달린 동물들은 다 꼭 같이 생겼는데 어떻게 서로 알아볼까'

 

 

함께 나르는 두 마리  

먼저 날아오르는 걸 보니

아마도 리더 부부인가 보다.

스노우기즈 들을 보는 것의 재미는

함께 날아오르는 순간에 있다.

 

개를 풀거나 차를 몰고 가까이 가면 일제히 날아오르는데

이 새들을 인위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불법으로 정해져 있다.

 

길에 차를 세우고 때를 기다리다

어떤 땐 그냥 흰눈 처럼 덮인 새 떼들만 보다가 그냥 오기도 한다.

 

 

 

차를 세워 놓은 길을 가로 질러 건너기라도 할 때면

머리 위 하얗게 펄럭이는

새 들의 날개짓 속

새 들 속으로 함께 날아오르는 

마치

눈 보라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착각이 든다.

하얗게 오르는 새 보라!!

 

 

 

 

집 으로 돌아 오니

애기 엄마가 돌아 와 있네.

 

 반갑다고 

두 팔을 벌리고 지 에미 한테 얼굴 부비며 안기는 외손자.

 

 

 

임무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홀가분 하다.^^

 

집에 닿자 마자

또 보고 싶어 지겠지만.

 

 

 

 

이천이십이년 일월 이십팔일

손주 보고 돌아 온

교포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