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으로 오는 길 - 거목들의 숲에서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포레스트)

댓글 22

산, 들, 강, 바다

2022. 2. 18.

 

 

손녀를 본 지 여섯달도 더 넘었다.

지난 연말 연초에 가려다

한파로 큰 고개들이 얼고 눈이 쌓여 못 갔다.

 

 

보고 싶은 마음에

이틀 만에 달려 갔다.

 

이제 꽉 찬 다섯살이 된 손녀

키도 크고 많이 변했다.

 

지난 해 책을 같이 읽으며 

C.A.T. 는 cat 이지?

크 .애 .트 . 캣  했더니

 

정색을 하며

' 할머니, 나 한테 읽는 법 가르치려 하지 말고 그냥 할머니가 계속 읽어줘' 했었다.

 

할머니는 누군가

그저 하자는 대로 따라 해주었지.

 

이 번 에는 친구가 매일 보낸다는 

' I Love you 아무개'

 어려운 손녀 이름 까지 또박또박 잘 도 쓴

제 친구의  카드를 보여준다.

너도 카드를 보내고 싶니? 했더니

그러고 싶은데 자신은 글을 쓸 수 없어서 그림만 그려 보낸다고.

 

자신이 쓸 수 있는 건 I, COW, ZOO 인데 

답장으로 보내는 카드에 그  ' I cow zoo ' 라고 써 보내면 어떨까?  한다.

 

그래도 친구가 무슨 말인지 이해 할 것 같다고.

 

하하하

그래서 또 한바탕 웃었다.

 

이 아이의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 건  

느긋해지는 것이다.

때가 되면 알아서 읽고 쓰고 하겠지.

 

그냥 사랑스럽기만 하다.

 

*  *  *

돌아오는 길은 태평양 연안 바닷길을 택했다.

겨울

함초롬 이슬 젖은 거목들의 숲 (레드우드 포레스트) 을 거닐려고.

 

 

엘크가 많이 모여 있곤 하는

엘크 프레이리 캠프 그라운드에서 묵었다.

(Elk Prairie State Park Camp Ground )

 

아침 안개 속에 

뿔 달린 커다란 수 컷 세 마리가 초원에서 아침을 뜯는다.

암컷 들과 새끼들과 동 떨어져 있는 걸 보아

수태 시기가 끝나고 

암컷 들은 뱃 속에서 봄에 태어 날

새 생명 들을 키우고 있으리라.

  

 

 

 

이 곳을 지날 때 

언제나 처럼  

캠프장에서 일 마일 내에 그 입구가 있는

칼 베럴 로오드 (Cal Barrel Road)를 걷는다.

 

국립공원에서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은

강아지가 예외로 걸을 수 있다.

칼 배럴 로오드는 겨울엔 차의 통행을 막아 놓았지만 차 길 이기에

우리 처럼 강아지랑 걷는 사람들이 찾는다.

 

 

 

 

 

동이 터 거목들 사이로 쏘며 들어오는 햇살들.

 

 

 

 

이 겨울 

몇 백년 살다가 쿵 하고 스러져 간 거목 부러진 근처를 지날 땐

나무 진 냄새가 숲 속에 경건하게 흠뻑 배어 있네.

 

걷다보니 어느 새 몸이 젖어 드는데

햇살 비치는 곳에 문득 내리는

물방울 방울방울방울...

 

태평양 큰 바다 물기가 안개가 되고

큰 나무 에 맺혀 수 많은 방울의 이슬이 되고

이슬 이 커져서 떨어져 내리는

물  방울들.........

............

 

이 거목들을 키우는 것들이

바로 눈 앞에서

방울 방울 떨어져 내리더라.

 

 

 

 

 

 

이루마, when the love falls

 

 

이천이십이년 이월 십팔일 아침

손녀를 보고 돌아 온 아침

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