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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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주변이야기

2022. 4. 10.

외손자 돌 잔치 한다고

아들네, 딸네, 그리고 우리

세 집이 함께 모였다.

닷새 동안 북석이고 놀다 

제 식구들 끼리 지들 집들로 끼리끼리 돌아 갔다.

남은 남편과 나

되찾은 우리의 일상.

이 아침

찬 물로 세수하는 이 맛.

 

한 동안 울지 않던 부엉이가 요즘 부썩 소리를 낸다.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수컷의 씩씩한 선언이리라.

암컷은 어딘가에서 알을 낳아 품고 있겠고.

새벽을 가르는 부엉이 울음소리가 좋아 생각 없이 후후웃 흉내내곤 했다.

 

그러면 부엉이들이 자신들의 영토가 아니라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고 퉁을 준 딸 말이 맞았다.

다시는 부엉이 소리 따라 흉내 내기로 밥벌이 힘든 부엉이 남편들을 교란하지 말아야지.

새끼 품고 집 안에 웅크리고 앉아 먹이 벌어오는 남편 기다리며

밖에도 못 나오는 암컷 부엉이는 내 후후 소리에 또 얼마나 불안했을까.

 

아침이 좀 더 밝아 오면

내 해골을 때리는 것 처럼 지붕 위 굴뚝 덮은 양철 마개를 

따르르르륵 때려대는 도도한 남성 과시의 딱따구리.

나보다 더 큰 소리 낼 수 있는 남자  나와보라구 그래 . 

 

숲에선 새들의 사랑이 그리고 그 결실이 한창 이루어지고.

 

 

 

*   *   *

 

수 많은 아침 을 알리는 음악 들.

정태춘의 '산사의 새벽' 을 듣는 어느 아침도 있다.

 

오늘 아침엔 또 제씨 노먼의 노래로

R. Strauss의 아침 (Morgen)을 듣는다.

그리고 말 없는 첼로 연주도.

아침은 말이 없을 수록 좋다.

 

 

Morgen -아침, 내일       

                                               -John Henry Mckay의 독일어로 된 시를 영역한 것에서 다시 한국어로-

                  

그리고 내일 이면 또 해가 뜰 거야

그러면 내가 가는 길에 해를 따라 걷고

해는 복 된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할거야

해가 흠뻑 부셔져내리는 이 지구 상에서 말이야

파도 처럼 너르고 푸른 해변으로

우린 내려갈거야 가만히 그리고 천천히

조용히 우린 서로의 눈을 응시할거야

그리고 소리없이 말이 없는 행복감이 우리를 덮을거야

 

 

 

 

독일말로 모르겐Morgen은 아침 도 되고 내일도 된다.

허어, 그거 참~

왜 그럴까?????

아마도 밝아 오는 아침이 내일이니 어둠의 시점에서

아침은 내일이니까. 이렇게 하니 해결이 되네.^^

하긴 예전 어른들은 새밝에, 날 밝으면, 아침이 되면.... 이라고 다음 날, 내일 을 이야기 하곤 하셨지.

아버지, 엄마, 그리고 시외할머님...

 

 

 

 
제씨 노먼, 아침(Morgen, R Strauss)
 
 
 
MIscha Maisky cello 연주

 

 

이천이십이년 사월 십일 

일상을 되찾은 아침

교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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