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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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 강, 바다 모레인 레이크 낙엽송 단풍 (Larch )

한 주일에 하루나 이틀 외손주 봐 주는 날엔 아가 따라 배로 등으로 딩굴딩굴 구른다. 요즘엔 등을 받혀주면 제법 앉기 시작하니 우리도 앉기 시작했다.^^ 아가가 본격적으로 기기 시작하면 따라 기어다니느라 무릅이 닳게 바빠지겠지. 손녀 봐 주던 경험에서 안다. 잠깐 휴가 내어 어디 다녀오자. 둘이서 마음이 맞았다. 캐나다 국경이 백신 두번 맞고 72시간 내에 코비드 바이러스 테스트에 음성인 사람들에게 열렸다고. 캐네디언 록키의 노오란 단풍들이 한창이고 특히 밴프(Banff)의 모레인 레이크 위 낙엽송 (larch) 단풍이 절정이 된다기에 용기를 내어 미국 캐나다 국경을 넘었다. 국경 초소가 한가하다. 우리 밖에 없어 오랜 줄에 끼어 기다림 없이 검문을 통과했다. 이런 날도 있네! 서류를 꼼꼼히 점검한 캐나..

07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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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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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 강, 바다 숲 속에서 -오월 중순에 들어서며-

밥 먹 듯 또 숲에 들어섰다. 진분홍 빛도 고운 쌔몬 베리 (salmon Berry) 가 열매를 맺기 시작하네. 곧 연어 알 처럼 주황색으로 탱글탱글 익어 가겠다. 거의 내 키 만한 고사리가 손바닥을 살살 펴 보이고 있네. 예전엔 입맛 다셔지던 나물로 보이던 것 들 인데 한 해 살이 짙은 그늘에서 살아 갈 어린 아가로 대견해 보이네. 이른 봄 다른 풀들 나오기 전에 노랗게 피어 습지를 채우던 스컹크 캐비지 (skunk cabbage) 꽃 들이 지나가고 벌써 커다란 배추 겉 잎 대여섯 배는 되게 커졌네. 먹음직하게 보이는 이 잎사귀들을 만지거나 입에 대면 독성이 있고 냄새가 독하게 풍겨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깻잎 같이 생겨 반가운 마음에 손 대었다간 쐐기에 물린 것 같이 사흘 퉁퉁 살이 부어오르는 네..

04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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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 강, 바다 올림픽 반도의 레인 포레스트

사월에도 춘설이 난분분한 날 동편 캐스캐이드 산들엔 하얀 눈이 산봉우리, 골짜기, 좀 높은 들판까지 쌓여 있으니 캐스캐이드 산맥에 눈이 녹아 길을 내 주는 유월 말이나 칠월 까진 태평양 바닷가에 있어 얼지 않는 올림픽 페닌슐러의 레인 포레스트로 산행을 간다. 비 비 비.... 말 그대로 가을, 겨울, 봄 줄창, 무진장 내리는 비 우기 동안 사람 키 만큼 온다. 일년 간 4 피트 어떤 해엔 5 피트도 넘고 우량계 속에 머문다면 내 키를 넘어 코에 물 들어 가겠다. 퀴놀트 레인 포레스트 에 있는 퀴놀트 랏지 (Quinault Lodge), 가운데 굴뚝 겉에 독수리 모양의 강우량계 표시의 크기를 보면 그 수량을 가늠할 수있다. 끊이지 않는 콸콸 물소리가 바람소리, 새소리 모두 삼키고 깊은 숲의 심장 박동으로 ..

14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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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 강, 바다 숲 속 에서

추운 날들이다. 아직 아침은 어둠 속에서 시작한다. 촛불 켜면 밝게 퍼지는 따스함. 세상 뉴스를 꺼 버렸다. 온전히 조용한 아침들을 맞네.... 날이 밝기를 기다려 숲에 들어선다. 코도 귀도 시렵다 버섯도 아닌 하얀 짐승털이 보이네 못 보던 건데. 가까이 가 보니 떨어진 죽은 잔 가지에서 돋아 난 서리빨들! 보드랍기가 하얀 토끼털 처럼 보이기도 하네! 조금 뜯어 손바닥에 올리니 사르르 녹는다. 물. 맞네!! (- 그렇게 많이 숲 속을 다녔어도 처음 본 서릿발에 인터넷을 뒤적여 보니 이걸 헤어 아이스 (Hair ice) 라고 부르고 기온이 영하 안 팎의 해가 비치기 전 아침에 특정한 활엽수 죽은 나무 가지들에 특정 fungus (버섯)이 덮은 표면애 저렇게 0.01 밀리미터 굵기의 가는 얼음 크리스탈이 생..

04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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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 강, 바다 아침

사진은 좋아하는 오레곤주의 Harris Beach 에서 비 오고 어두운 아침에 문득 떠 올린 청명한 아침 바다였어요. 새 발자국 들 따라 걷던 주위에 아무도 없던 아침. 펑퍼짐하게 주저 앉아 편하게 바다를 바라보는 저 여인. R.C. Gorman의 네이티브 어메리칸 여인들 그림 들 중에 나오는 인물하고 같아서요.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을까요. 대개 바닷가나 항구의 여인상이나 돌모양은 애절한 망부석의 사연을 지니고 있는데 저 여인은 아주 평화로와보여요. 세월과 풍파를 다 겪고 견뎌 이젠 해탈 로 앉아있는 편한 느낌을 주어요. 오레곤 해안은 멋진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지요. Jessye Norman, Morgen by Richard Strauss 이천이십일년 일월 사일 캄캄하고 비 억수로 쏟아지는 아침에 교포..

04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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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 강, 바다 숲 속에서

이른 아침 숲은 신선하다. 달팽이들이 밤 사이 먹고 난 버섯들의 베어먹힌 자리도 싱싱한 아침. 솔잎 쌓인 푹신한 길은 부드러워 걷는 발이 느껴지지 않는다. 전나무 냄새 소나무 냄새 향나무 냄새 또 다르다 어쩌다 바람이라도 세게 지나간 밤 아침엔 부러진 가지들에서 풍기는 냄새들... 거목들이 모여 있는 숲에선 걸음이 멈춰 진다. 얼마나 오래 전 부터 여기서 살고들 있었을까? 우러를수록 목이 움추러든다. 몇 번의 큰 바람을 산불을 겪고 함께 살아남았을까 다친 흔적들을 몸에 두르고 있다. 어려운 때를 함께 견디고 살아남은 이웃들로. 전나무 향나무 소나무.... 몸매도 살결도 다르지만 잘 어울려 살고 있다. 언젠가는 쿵 하고 눕는 큰 나무들 누운 몸 위로 비 오고 바람 불고... 작은 씨앗들이 싹 터 어린 나무..

24 2020년 09월

24

산, 들, 강, 바다 타미간 릿지 (Ptarmigan Ridge ) 마운튼 베이커 트레일

타미간 릿지 트레일 아티스트 포인트 파킹장에서 출발 왕복 9 마일 오르는 높이가 1350 피트 경사는 가파르지 않고 대충 완만한 코스다. 베이커 빙하 바로 밑 까지 가서 고트 레이크스 (Goat Lakes) 가 내려다 보이는 지점을 반환점으로 정했다. 몇 년 전 칠월 말에 한 번 시도하다 흰 눈 밭에 너무 눈이 부시고 눈이 깊어 중간에서 돌아 섰었다. 눈이 제일 많이 녹은 구월 말 마침 높은 구름이 끼어 해가 가려 눈 부시지도, 뜨겁지도 않고 무엇보다 눈이 없으니 다리에 부담이 덜 가겠다. 아티스트 포인트에서 자고 아침 일찍 떠났다. 혹시나 눈이 녹지 않은 곳이 있을까 해서 워킹 스틱도 지니고. 돌아오는 길 좁은 길에서 마주 칠 인파에 대비해 마스크도 지참 하고. 타미간 (ptarmigan) 산에 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