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8. 2. 28. 07:00





찬바람에 선뜻 발걸음 떨어지지 않았다. 4만1590평에 펼쳐진 풍광이 두 눈에 들어오자 잔뜩 웅크렸던 마음이 열렸다. 사천 진사지방산업단지 입주업체 노동자와 배후 주거단지 입주민들의 쉼터 역할 하는 초전공원이 바로 그곳이다. 



바람이 사그라들자 다사로운 햇살이 넓은 잔디밭에 내려앉는다. 잔디밭 너머로 바닷가에는 조선소가 보이고 앞으로는 한적한 농촌마을이 펼쳐지는 사이로 공원 산책로가 있다.



둥근 고리가 위로 연결된 둥근 고리 위로 시계가 걸린 시계탑 뒤편으로 물이 시원하게 흘러내렸을 인공 폭포 위에 정자로 향했다.



정자에서 다시금 경쾌한 풍경을 담았다가 주위 소나무 숲으로 거닐었다. 소나무가 많은 숲길은 짧다. 아쉬움을 느낄 무렵 뺨을 두드리는 바람 사이로 솔향이 은은하게 묻어난다.



소나무 숲을 나와 연못으로 향했다. 부교형 테크가 보인다. 찬찬히 걸었다. 진주유등축제 때 남강을 가로지르는 부교보다는 출렁임이 적다. 공원에 사는 연꽃, 노란꽃창포, 부들, 청개구리, 버들붕어 등은 지금 없다. 다가오는 봄에 한껏 기지개를 켤 녀석들을 떠올리자 평화롭다. 



꽁꽁 언 연못 가장자리에도 생명이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다가오는 봄이 벌써 내 안에 스며드는 기분이다. 뭇 생명을 담은 풍경을 눈에 담으며 거니는 기분이 상쾌하다. 



메타세쿼이아 사이를 걷는다. 



연못가에 해바라기 마냥 오리 떼들이 나란히 옆으로 앉아 햇살 샤워 중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연꽃들이 물에 비치는 모습이 형이상학적이다.


시간마저 천천히 지난다. 푸드덕푸드덕. 내 발소리에 놀랐는지 오리들이 하나둘 땅을 박차오른다. 



산책로 주위에는 배롱나무와 이팝나무가 서 있다. 꽃을 피울 그때 다시 찾아오기로 바람과 약속했다. 기대하지 못한 곳에서 특별한 낭만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