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8. 3. 19. 06:30



 

들어서는 입구부터 남다르다. 해발 360m의 계명산(鷄鳴山)이 둘러싼 직전(稷田)마을 입구는 마을 종합 안내도와 마을 이력을 소개한 선간판이 나란히 서있다.

봄과 가을이면 양귀비꽃과 코스모스 축제가 열리는 하동군 북천면 직전마을은 그만큼 할 이야기 많은 동네다.

 

마을 회관으로 가는데 폐철도가 나온다. 지금은 레일바이크가 다니는 길이다. 마을회관에 일부러 차를 세우고 오른쪽으로 마을 돌담길을 걸었다.

개오동나무와 엄나무가 감싼 작은 주차장이 나오고 맞은편 커다란 은행나무 뒤에 삼우당 문익점 선생의 17세손인 황남 문영빈(1891~1961) 선생의 생가가 나온다.

 

돌담으로 까치발을 하지 않아도 너머가 보인다. 고택을 둘러싼 돌담길에 손을 대고 한 걸음 한 걸음 느리게 걸었다.

 

돌담을 따라 걷다가 직하정에서 멈췄다. 직전마을은 삼우당 문익점 선생의 10=손인 직하재 문헌상(1652~1722) 선생이 벼슬에 뜻을 버리고 고향을 떠나 조선 숙종 5(1679)에 처음으로 이사와 정착한 이래 강성 문씨 집성촌이다. 직하재 선생은 직하정을 지어 후학을 양성했는데 5번이나 옮겨 현재와 같이 마을 가운데에 이른다.

 

직하정을 돌아 아름드리 소남무가 어서 오란 듯 반기는 아름 숲 생태공원으로 향했다. 마을 숲은 2001아름다운 숲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밟으면 부드럽게 들어가는 흙길을 따라 숲에 이르자 솔향이 묻어난다. 이리저리 휘어진 소나무 사이에서 나는 옛 사람이 되었다. 솔향에 몸을 맡기면 부질없는 속세의 번뇌가 담담해진다.

 

솔숲 옆으로는 작은 시냇물이 흐른다. 물소리마저 시원하게 흐른다. 덩달아 시원하게 가슴을 뚫는다.

아담한 숲을 거닐자 땅은 네모지다는 듯 사각형의 연못이 나온다.

 

촉촉한 흙 내음이 올라온다. 드리운 낙엽 밟은 흙길은 시간마저 천천히 흐른다. 솔향과 함께 마음마저 차분하게 가라앉는 기분이다. 마음에 평화가 고즈넉하게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