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8. 4. 9. 07:00



 

장소에 시간이 쌓인다. 1000년 전 그날이 한 켜로, 500년 전이 한 켜로 차례로 포개진다.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는 작은 동네다. 작은 동네에는 고려와 조선 시대의 역사가 포개져 있다.

 



 

고려 시대 불상과 조선 시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찾았다. 산청 신안면 원지에서 신등면으로 가는 지마고개를 넘자 오른편으로 빠졌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중일 때 합천에 있는 권율 도원수를 만나러 가면서 단계 천변에서 쉬어간 곳에 세워진 이순신 추모공원이 나온다.

 



 

단계천변의 진달래가 분홍빛으로 빛난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중일 때 합천에 있는 권율 도원수를 만나러 가면서 이곳 단계 천변에서 쉬어간 곳이다. 장군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 아침 일찍 단성을 떠나 여기에서 아침을 먹기 위해 잠시 머물렀다고 한다. 장군은 민폐를 걱정해 단계마을을 통과하지 않고 마을 옆 시냇가에서 쉰 것이다.

 



 

장군상 옆으로는 거북선이 어른 크기의 유리 상자 속에 진열되어 있다.

 



 

동상 뒤로는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 추모탑이 있다.

 



 

추모탑에 참새 한 마리 햇살에 평화롭게 샤워 중이다.

 



 

추모탑 뒤 부처님이 있다. ‘산청 단계리 석조여래좌상이다. 안내판 설명에 따르면 풍수지리에 의하면, 이곳 단계 마을의 지형이 배()의 모양새를 하고 있으므로, 이 배를 띄우기 위해서 예부터 냇물이 넘쳐 물난리가 잤었다 한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부처의 힘으로 물난리를 막기 위해서 불상을 세웠다.~”고 적고 있다.

 



 

불상을 세워도 물난리가 계속되자 배에 돛대와 삿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그것들을 만들어 주위 가까운 나무에 걸어 두었더니 수해가 없어졌다고 한다.

 



 

현재 불상의 오른쪽 팔 부분은 거의 떨어져 나갔는데 전설에 따르면 손이 두 개 모두 있으면 배를 저어 떠난다 하여 불상 한쪽 손을 떼어냈다고 한다.

 

불상은 보통 부처의 머리 위에 혹과 같이 튀어 오른 부처의 크고 높은 지혜를 상징하는 육계(肉髻)가 큼지막하게 솟아 있다. 얼굴은 닳아 없어져 또렷하지 않다. 볼은 통통한 타원형이다.

 



 

부처 몸에서 나오는 진리의 빛을 형상화한 광배(光背)를 꽂는 촉이 불상 뒷면에 뚫려 있다. 광배는 깨어져 근처에 있다는데 보질 못했다. 고려 시대 전기에 제작된 불상은 묵묵히 이순신 장군상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다.

 



 

고려 시대 전설의 기운을 받아 겨우 13척의 배로 명량에서 대첩을 거두지는 않았을까. 오래도록 눈을 감고 서서 상상을 펼쳐 역사의 숨결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