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8. 5. 24. 07:00


사천과 진주에 걸려 있는 두량저수지

 

떠났다. 그곳으로 향했다. 이유는 없다. 봄이 절정으로 내달릴 때 그저 고요한 풍경이 그리워 발길 닿는 대로 향하다 멈췄다.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강주연못을 지나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 멈춘 곳은 두량저수지. 어느 집 처마 밑에서 울리는 풍경 소리가 조용히 귓가를 두드린다.

 


두량저수지 언덕에 있는 두량 생활환경 숲

 

저수지로 향하기에 앞서 도시 휴양 숲인 두량 생활환경 숲에 먼저 발을 들였다. 한창 연둣빛 봄빛이 부른다. 숲으로 들어서자 선 분홍빛 상록패랭이꽃들이 화단에서 어서 오란 듯 맞는다.

 


두량저수지 언덕에 있는 두량 생활환경 숲에는 곳곳에 쉴 수 있는 그네 의자 등이 놓여 있다.

 

패랭이의 마중을 받으며 성큼성큼 들어서자 숲 사이로 바람이 살랑살랑 마음을 간지럽힌다. 숲 사이로 풍경 소리가 흐른다. 두호정(斗湖亭)에 앉으려다 근처 그네 의자에 앉았다. 흔들리는 그네를 따라 햇살이 들고난다.

 


두량저수지 언덕에 있는 두량 생활환경 숲에는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든다.

 

해바라기 하기 좋은 해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누운 의자도 잠시 쉬어가라 유혹한다. 인근 놀이터는 아이 손님을 기다린다. 곳곳에 쉬어가기 좋은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다. 소풍 오면 그만이 장소다. 숲에서 나와 저수지로 향했다.

 


두량저수지 둘레길은 시멘트 포장길이라 아쉬움이 남지만 저수지 풍경이 아쉬움을 대신한다.

 

시멘트 포장길이라 숲에서 느낀 흙과 촉감이 다르다. 지나온 숲은 푸르고 두 눈 앞에 펼쳐진 저수지는 더욱 푸르다. 농익어가는 저수지 풍경을 보자 휴~ 숨을 한번 돌린다.

 


두량저수지 둘레길

 

저수지 둘레길에는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반긴다. 노란 목단화가 한들거린다. 죽단화가 먼저 인사를 건네자 발아래에서는 봄까치꽃이며 애기똥풀꽃, 조개나물이 가는 걸음을 환하게 비춘다. 이팝나무는 하얀빛으로 바람에 장단 맞춘다.

 


두량저수지 위로는 공군기들의 연습이 한창이다.

 

바람이 자유로이 드나든다. 덕분에 몸과 마음이 개운해진다. 하늘에는 공군기들의 연습이 한창이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 나왔다.

 


두량저수지는 1932년 일본 제국주의 강제 점령기에 조선에서 쌀을 많이 생산해 가져가려고 지은 것을 기념하며 세운 남주제(南洲堤) 준공 기념비

 

저수지를 막은 둑으로 향했다. 배수문을 건너려는 데 대숲 사이로 남주제(南洲堤) 준공 기념비가 나온다. 소화 7520일 준공했고 공사감독대행이 조선토지개량주식회사라 적혀 있다. 1932년 일본 제국주의 강제 점령기에 조선에서 쌀을 많이 생산해 가져가려고 지은 것이다. 식민지 조선 민중은 저수지 만드느라 고생하고 소작 짓느라 고생했다. 그렇게 힘겹게 지은 쌀도 일본에게 강제로 뺏겼다.

 


두량저수지 배수문 위에 있는 출렁 다리

 

배수문 위로 출렁이는 다리를 건넜다. 저수지에서 논으로 향하는 작은 하천 사이에 왜가리 한 마리 여유롭게 긴 다리를 휘저으며 걸어 다닌다. 그 너머로 읍내로 향하는 둑길이 노란 애기똥풀꽃의 호위를 받으며 뻗어있다.

 


두량저수지 배수문에서 바라본 사천읍 논과 밭

 

둑을 가로질러 가려는데 소나무가 걸음을 세운다. 가져간 캔커피를 마신다. 씁쓰름한 커피 맛이 달곰한 풍경이 곁들여진다. 둑을 건너자 사천이 아니라 진주시다. 133, 150, 151번이 여기를 종점 삼아 오가는 모양이다.

 


두량저수지 근처 하천에서 여유롭게 거니는 왜가리

 

둑 아래에는 여러 나무가 초록 물결이다. 인근 공단에서 온 노동자 두 명이 캔커피를 마시며 시원한 그늘이 주는 청량함을 느끼고 있다.

 


지친 마음에 쉼표를 그려주는 두량저수지

 

초록빛 자연 속에서 달콤한 휴식 시간을 온전히 맡기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온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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