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8. 11. 9. 06:30



 

자세히 보아야 예쁜 풀꽃 같은 곳. 사천을 오가는 길목에 있지만, 관심 기울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곳이 사천공항 길 건너편에 있는 사천 국군묘지다.

 


사천 사천공항 길 건너편 국도 3호선 진주 방향에 사천국군묘지가 있다.

 

101일 국군의 날을 하루 앞둔 날 오가며 그냥 지나쳤던 이곳을 찾았다. 대한통운과 삼포시멘트를 안내하는 선간판 옆으로 사천국군묘지 이정표가 나온다.

 


사천국군묘지는 접근하기가 좋은 곳에 있지 않다. 사천공항 길 건너편에 있는 이정표를 보기도 쉽지 않다.

 

사천역을 따라 올라가면 기찻길을 지나면 바로 야트막한 구릉으로 올라가는 좁다란 길이 나온다. 기찻길에 바짝 붙어 있는 길을 따라 50m쯤 올라가면 1953년 조성한 사천 출신 국군 44분이 잠든 사천국군묘지가 나온다.

 


사천역 기찻길을 지나면 사천국군묘지가 나온다.

 

흔한 충혼탑이며 기념 조형물이 없다. 안내판도 없다. 그저 나무들에 둘러싸인 그늘진 60(200)44기의 비석이 촘촘히 들어섰다. 한쪽 구석에 현충일에 지역 기관장 등이 보낸 빛바랜 조화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사천국군묘지로 가는 길

 

사천국군묘지는 한국전쟁이 끝난 19531015, 여기 33명의 국군이 잠들었다. 이후 44기로 늘었다. 모두 한국전쟁 당시 싸우다 숨진 군인이지만 일부는 가족이 없거나 기록이 불명확해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이들도 있다고 한다.

 


사천 국군묘지

 

간단히 고개를 숙여 예를 올렸다. 찬찬히 글자조차 읽기 힘겨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비석을 어루만졌다. 걸음은 쉽게 여기에서 저기로 옮기지 못한다.

 


사천 국군묘지에는 44기의 비가 60평 공간에 촘촘히 있다.

 

불과 50여 년 전의 묵직한 시간 속을 걸었다. 키 큰 나무가 하늘을 거의 가린다. 햇살도 힘겹게 나무를 비집고 들어와 이들을 비춘다.

 


사천국군묘지는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19531015, 여기 33명의 국군이 잠든 이후 현재 44분의 넋이 모셔져 있다.

 

일순간 온 세상 빛이 여기에 다 모여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넘나든다. 숨 멎을 듯 먹먹하다. 넉넉한 땅에 푸르른 청춘의 시간이 머문다.

 


사천국군묘지

 

고개 들어 열린 하늘을 보자 푸른빛이 싱그럽다. 흰 구름 무심히 흘러간다. 여기 묻힌 이들도 가을 하늘처럼 푸르고 젊은 한때가 있었으리라.

 


사천국군묘지에는 가을 하늘처럼 푸르고 젊은 청춘이 조국을 위해 잠들었다.

 

다시 돌아보는 사천국군묘지는 한없이 평화롭다. 그동안 있으면서도 없는 듯 버려진 사천국군묘지.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곳이다.

 

풀꽃처럼 뜨겁게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넋이 깃들었다. 사천 오가는 길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곳을 찾아 넋을 위로하면 좋겠다.

 


사천 오가는 길에 국군묘지를 찾아 넋을 위로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