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9. 2. 19. 06:30




 

겨울 속 봄 같은 날이었습니다. 햇살이 찰랑찰랑 넘쳐 흘렀습니다. 어디로 가도 좋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함안여중 가는 사거리, 옛 경전선 철길 옆 느티나무가 있는 작은 동산

 

함안군 가야읍 내에서 함안박물관으로 가는 길 고려제강 사원아파트 옆으로 빛바랜 비각이 눈에 들어옵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은 비각 앞에는 그 흔한 안내판이 없습니다. 안내판을 세울 정도로 문화재는 아닐지 몰라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은 비각이 예스럽습니다.

 


함안 가야읍 고려제강 사원 아파트 옆에 있는 빛바랜 비각

 

비각을 지나면 옛 경전선 건널목이 나옵니다. 지금은 도시 재생 공사가 한창이라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우리 곁에 다가올지 궁금합니다. 주택 사이로 작은 언덕이 나옵니다.

 


함안 가야읍 내 옛 경전선은 도시 재생 공사가 한창이다.

 

커다란 소나무를 중심으로 소나무 몇 그루가 호위 무사처럼 둘러 있는 곳입니다. 나무 곁으로 다가서자 소나무들이 어서 오라는 듯 저에게 고개 숙인 채 반기는 모양새입니다.

 


함안여중으로 가는 사거리에 있는 작은 동산에 있는 느티나무

 

나뭇잎 떨군 느티나무의 민낯에 새들의 보금자리 두 개가 점처럼 박혀 있습니다.

 


나뭇잎 떨군 느티나무의 민낯에 새들의 보금자리가 점처럼 박혀 있다.

 

나무는 허물을 벗는 양 묵은 껍질을 묵은 때처럼 밀어냅니다. 문득 내 안의 묵은 때도 함께 씻어내려는 듯 햇살이 밀려옵니다.

 


나뭇잎 떨군 느티나무가 묵은 때를 벗기듯 껍질을 밀어내고 있다.

 

햇살이 곱게 드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주위 풍광이 아늑하게 밀려옵니다. 이른바 유명한 관광지도, 번화가도 아니지만 곰삭은 듯한 넉넉한 풍경이 가져간 캔커피에 담겨 달곰합니다.

 


햇살이 드는 자리를 내준 나무 곁에 앉자 곰삭은 듯한 넉넉한 풍경이 가져간 캔커피에 담겨 달곰하다.

 

삶에 지친 나를 위로하는, 오롯이 나를 위해 느티나무는 곁을 내주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도는 일상을 벗어나 위안받았습니다.

 


함안여중 사거리 작은 동산에 느티나무를 호위하듯 둘러싼 소나무는 고개를 숙여 반기는 모양새다.

 

옛 철길 따라 선 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며 둑길을 걸었습니다. 바람이 나무 사이사이 드나들어 뺨을 어루만집니다. 나무들 틈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의 반짝이 그저 좋습니다. 목적지를 잊은 듯 거닐다 다시 돌아왔습니다.

 


함안여중 사거리 옛 경전선 옆 둑길에 선 나무들

 

나무 언덕 주위로 난 잔디밭 사이로 거닐다 괜스레 야외 헬스기구에 육중한 몸을 실어 땀을 송골송골 맺히게 움직입니다.

 


함안여중 사거리 근처에 있는 작은 동산에 있는 야외 헬스기구

 

겨울 속에서 넉넉한 햇살의 응원을 받으며 지역 명물인 함안불빵 판매점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함안 명물인 함안불빵 판매점

 

그 앞에는 간판 없는 구멍가게 덩그러니 평상을 앞에 내놓고 오가는 이 없는 길목을 지킵니다.

 


함안 명물인 함안불빵 판매점 근처에 있는 간판없는 구멍가게.

 

찰랑찰랑 넘실거린 겨울 햇살이 주는 넉넉함에 마음마저 따사로운 하루였습니다.

 


함안여중 사거리 근처 작은 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