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9. 5. 23. 08:40





김해 화엄사

 

불자가 아니더라도 부처님 오신 날 즈음이면 마음의 위안을 찾아 절을 찾습니다. 숲속 산사를 찾는 것도 좋지만 도심 속에서 골목길을 거닐면 만나는 사찰은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김해 한일여자고등학교와 안동체육공원 사이 골목길에 핀 괭이밥



김해 한일여자고등학교와 안동체육공원 사이 골목길에 있는 화엄사 앞에 핀 조팝나무

 

한일여자고등학교에서 안동체육공원으로 가는 골목길에 화엄사가 있습니다. 주택가 사이로 난 골목길에는 괭이밥이 노랗게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괭이밥 위로 조팝나무가 분부시게 하얀 꽃으로 알은체를 합니다.

 


김해 화엄사



 김해 삼방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계단을 올라 화엄사로 향하면 연꽃들이 몰려오는 기분이다.

 

골목길에서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절입니다. 신어산 화엄사라 적힌 편액 아래로 절로 향하는 계단 양쪽에는 연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벽화일망정 연꽃향이 밀려오는 기분입니다.

 


김해 삼방동 주택가 골목에서 화엄사로 가는 계단.

 

계단을 하나씩 올라갈수록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모신 법당인 대적광전(大寂光殿)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김해 화엄사 뜨락에서 연등이 알록달록 반긴다.

 

계단이 끝나면 2층 여느 가정집과 다르지 않은 건물이 나오고 뜨락이 나옵니다. 연등이 매달린 뜨락에는 연등의 그림자가 햇살과 숨바꼭질을 합니다. 뜨락의 연등 하나에 바람 한 점이 얹힙니다.

 


김해 화엄사 마당에 있는 보살상

 

뜨락 한쪽에는 서 있는 보살상이 연등 아래 그림자와 노는 저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김해 화엄사 마당 한쪽에 있는 부처님 머리 모양의 조각상 앞에 평화롭게 돌하르방 1쌍이 서로 뺨을 맞대어 있다.

 

부처님 머리 모양의 조각상 앞에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 1쌍이 서로 뺨을 맞대어 있습니다. 평화가 밀려오는 기분입니다.

 


김해 화엄사 화단 영산홍

 

분홍빛 영산홍이 우중충한 마음을 환하게 핑크빛으로 물들입니다. 덩달아 마음이 상쾌해집니다.

 


김해 화엄사 2층 건물 중 1층에는 향적전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절의 사무를 보는 건물 1층 가운데에는 향적전(香積殿)이라는 편액이 붙어 있습니다.

 


김해 화엄사 2층 건물의 2층은 비로나자불을 모신 대적광전이다.

 

2층 계단으로 올랐습니다. 동네 마실 나온 듯 주택들이 와락 안깁니다. 대적광전 문을 열고 들어서자 비로나자불이 가운데에서 조용히 반깁니다. 불교 신자도 아닌데 괜스레 바닥에 몸을 붙이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올립니다.

 


김해 화엄사 대적광전 비로나자불

 

여기 화엄사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인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지장보살본원경은 부모나 조상들을 지옥으로부터 천도(薦度)하여 극락에 왕생하도록 하는 공덕이 열거되어 있습니다. 이른바 유교의 효경에 해당하는 불경입니다. 불경을 보지 못했지만 이미 부처님께 엎드리는 순간부터 지나온 내 생애와 더불어 조상님 공덕을 빌었습니다.

 


김해 화엄사 대적광전

 

부처님이 계신 불상을 중심으로 연등들이 빼꼼하게 달려 있습니다. 아름답게 빛날 그 날을 기다리는 중인 모양입니다.

 

가만히 귀 기울여 봄 소리를 들었습니다. 전각을 나와 다시금 골목길 풍경을 마주하자 고즈넉함이 마음을 평화롭게 합니다.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숨을 고르자 마음에 평화가 일렁입니다. 일상의 번뇌가 스리슬쩍 사라지는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