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9. 8. 21. 08:12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사는 하루가 힘겨워진다면

의령 <백곡리 감나무>를 떠올려보자

 


의령 <백곡리 감나무>

 

오늘도 우리 일상은 바쁘게 지나갑니다. 문득 잰걸음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사는 하루가 힘겨워진다면 감나무의 덕을 떠올려보면 좋습니다. 의령 정곡면 백곡리 감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은 그래서 떠올리는 순간부터 가슴이 설렜습니다.

 


의령 <백곡리 감나무>를 찾아 가는 길에 개망초가 하얗게 무리지어 피어 반긴다.

 

의령 정곡면에서 함안군 법수면으로 내달리는 1011번 지방도에서 가현마을을 지나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백곡리입니다. 입구에서부터 1km가량 들어가면 감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들어가는 길에는 하얀 빙수처럼 개망초들이 무리 지어 길가에 피어 반깁니다.

 


의령 <백곡리 감나무>가 있는 내곡마을 쉼터

 

내곡마을로 건너가는 내곡교를 지나자 앉아 쉬기 좋은 기다란 의자와 나무 밑동이 그늘에 놓여 있습니다. 품 넓은 그늘에서 잠시 숨을 고릅니다.

 


의령 <백곡리 감나무>

 

저만치에서도 커다란 <백곡리 감나무>는 한눈에 보입니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지 않아도 이미 눈에 띌 정도로 성숙한 느낌입니다.

 


의령 <백곡리 감나무> 앞 도라지 밭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백곡리 감나무>로 한걸음 두 걸음 다가서자 아늑한 어머니 품에 안기는 기분입니다. 천연기념물 제492호인 <백곡리 감나무>는 감나무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크고 수형이 아름답습니다. 우리나라 감나무 중에서는 제일 오래된 <백곡리 감나무>는 수령이 450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의령 <백곡리 감나무>는 오랜 세월의 흔적은 감나무 둥치를 패이고 울퉁불퉁하게 만들었다.

 

나무 높이 28m, 가슴높이의 줄기 둘레 4m 정도라 혼자 감나무를 안을 수 없습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은 감나무 둥치를 패이고 울퉁불퉁하게 만들었습니다.

 


의령 <백곡리 감나무> 껍떼기는 검은 빛을 띈다.

 


의령 <백곡리 감나무>는 나무줄기 절반의 살을 도려내고 나무 외과 수술을 받아 지지대를 지팡이 삼아 서 있지만 당당하다.

 

껍데기는 검은빛을 띱니다. 세월의 무게를 혼자 지탱할 수 없는 나무는 지지대를 지팡이 삼고 서 있습니다. 나무줄기 절반의 살을 도려내고 나무 외과 수술을 받았지만 당당하다.

 


의령 <백곡리 감나무>는 오래 되어 열매를 맺지 못할 때까지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마을 당산나무였다.

 

<백곡리 감나무>는 마을 당산나무였습니다. <백곡리 감나무> 앞에서 마을 주민들이 해마다 당제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했습니다. 수령이 너무 오래되어 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자 더 당제를 지내지 않고 있습니다.

 


의령 <백곡리 감나무>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집고 들어온다.

 

살포시 손을 얹고 눈을 감습니다. 감나무가 지닌 문무충효절의 오덕(五德)을 떠올립니다. 감나무 잎은 글을 쓰는 종이가 되어 문(), 단단한 나무는 화살촉으로 쓰여 무(), 겉과 속의 색이 같은 과실은 충(), 노인도 치아 없이 먹을 수 있어 효(), 서리가 내려도 늦게까지 나무에 매달려 있어 절()을 가졌습니다.

 


의령 <백곡리 감나무>를 보며 감나무가 지닌 문무충효절(文武忠孝節)’ 오덕(五德)을 떠올린다.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자 감나무 나뭇잎 사이로 비집고 햇살이 고개를 내밉니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 훅~하고 지나가고 7월을 맞은 지도 여러 날이 지났습니다. <백곡리 감나무>는 오히려 덤덤하게 새로운 한 해의 절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넌지시 일러주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