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해찬솔 2020. 1. 21. 06:30



의사가 싫어하는 나무, 응석사 무환자나무를 찾아

 


진주 집현산 응석사

 

의사들이 싫어하는 나무가 무환자나무라는 우스개가 있습니다. 무병장수는 모두의 바람입니다. 더구나 해가 바뀐 요즘은 더욱더 간절한 바람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집현산 응석사를 찾았습니다. 응석사에 무환자나무가 있습니다.

 


진주 집현산 응석사 바로 앞에 있는 응석저수지

 

합천으로 가는 새로 난 4차선의 널따란 길이 아니라 옛길에서 이정표를 따라 산으로 들어갑니다. 먼저 해맑은 응석 저수지의 맑은 물이 와락 안기듯 반깁니다. 잠시 차를 세우고 주위 시원한 풍경을 담습니다.

 


진주 집현산 응석사 일주문

 

저수지 끝자락에 응석사가 나옵니다. 시내버스 종점이기도 한 이곳 한족에는 집현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함께 합니다.

 


진주 집현산 응석사 사천왕

 

화려한 다포식 일주문을 지나면 종루가 나옵니다. 종루 아래를 지나는데 불법의 수호신인 사천왕들이 외려 무섭기는커녕 친근합니다. 천정에 그려져 비천의 너울거리는 천의(天衣) 따라 대웅전으로 향합니다.

 


진주 집현산 응석사 경내에 있는 커다란 두 그루의 나무는 마치 일주문 같고 불법 수호신인 사천왕 같이 웅장하다.

 

종루를 나오자 바로 반기는 것은 메타세쿼이아 나무 두 그루입니다. 일주문을 다시 만나는 기분입니다. 커다란 나무의 마중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경내로 들어서면 대웅전을 중심으로 옆으로 나한전·산신각·독성각이 거의 한 축으로 나란히 합니다.

 


진주 집현산 응석사 경내

 

대웅전 앞 뜨락에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세월을 이겨낸 훈장을 여기저기 달고 서 있습니다.

 


진주 집현산 응석사 대웅전을 중심으로 옆으로 나한전·산신각·독성각이 거의 한 축으로 나란히 한다.

 

554(신라 진흥왕 15)에 연기(緣起)조사가 창건한 응석사는 진주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절이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대웅전·문수전·극락전·비로전·영산전·나한전·팔상전 등 전각과 무려 163개의 방이 있었던 큰 절이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 때 불상 밑에 숨겨둔 승병들의 무기가 발각되어 일본군에 의해 모든 전각이 불타고 사라져 규모가 줄어들어 현재에 이른다고 합니다.

 


진주 집현산 응석사 대웅전에 있는 보물 1687호로 지정된 응석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대웅전으로 들어가자 보물 1687호로 지정된 응석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이 반깁니다. 석가여래불을 주불로 하여 왼쪽에 아미타여래불, 오른쪽에 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신자가 아닌데도 절로 고개를 숙이고 손은 하나가 됩니다. 목조에 금칠한 삼불 좌상인데 조형성이 우수하고 청헌의 불상 양식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불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주 집현산 응석사 관음전 뒤편에 경상남도 기념물인 수령이 300년 가까이 된 무환자나무가 있다.

 

부처님께 합장을 올린 뒤 대웅전 옆 관음전으로 향했습니다. 실은 관음전 뒤편이라는 게 더 정확합니다. 바로 그곳에 무환자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라 말 도선국사가 이곳에 전염병 예방 등을 위해 심었다고 전합니다. 경상남도 기념물인 현재의 나무는 그 후손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수령이 300년 가까이 됩니다.

 


진주 응석사 무환자나무는 신라 말 도선국사가 이곳에 전염병 예방 등을 위해 심었다고 전한다. 현재는 그 후손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수령이 수백년이 넘는다.

 

나뭇잎을 다 떨구고 민낯으로 반기는 나무는 세월의 무게를 마치 지팡이를 쥔 어르신처럼 지지대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진주 응석사 무환자나무.

 

우리나무의 세계1(김영사)에 따르면 무환자(無患子)나무는 환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환상의 나무다. 중국에서는 무환수(無患樹)라 하여 근심과 걱정이 없는 나무로 통한다.”라고 합니다. 같은 책에서 이 열매는 돌덩이같이 단단하고 만질수록 더욱 반질반질해져 스님들의 염주 재료로 그만이다.”라고 합니다. 무환자 나무 열매로 염주를 만들어 108개를 꿰어서 지극한 마음으로 하나씩 헤아려 나가면 마음속 깊숙한 곳에 들어있는 번뇌와 고통이 없어진다고 불교 경전에 씌어 있다고 합니다.

 


진주 응석사 무환자나무 밑동.

 

별칭이 염주나무인 무환자나무의 열매의 껍질은 사포닌(saponin)이 들어있어 비누 대용품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진주 응석사 무환자나무에 살며시 눈을 감고 손을 얹자 시원한 집현산 바람이 귓가를 스치듯 지나며 내안의 바람을 함께 담아간다.

 

눈을 지그시 감고 나무에 손을 얹습니다. 시원한 집현산 바람이 귓가를 스치듯 지납니다. 덩달아 내 안의 바람 하나 엮어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