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0. 6. 12. 05:57

햇살이 머물고 바람이 노니는 의령 청금정

 

햇살이 자글자글 익어가는 요즘입니다. 푸르고 푸른 의령 궁류면 벽계저수지 위로도 뜨거운 초여름 햇살이 내려앉습니다. 저수지 한쪽에는 이런 햇살이 머물고 바람이 노니는 곳이 있습니다. 청금정(聽琴亭)입니다.

청금정은 벽계저수지를 가로질러 한우산으로 가는 정동교 바로 옆에 있습니다. 정동교라는 다리 이름 속에 저수지를 만들면서 수몰된 정동마을이 떠오릅니다. 오래된 마을이었지만 저수지 물속에 잠겼습니다. 이렇게 다리 이름에서 옛 마을의 정취를 떠올립니다.

정동교 바로 옆에는 사람들만 오가는 옛 다리 정동교가 있습니다. 새 다리 옆에서 헌 다리로 갑니다. 헌 다리에 서면 울창한 숲속 가운데 멋들어진 기와가 보입니다.

저수지에 둘러 있어 마치 외딴 섬 같습니다. 정자를 만들 때는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했지만 이제는 마을이 물에 잠겨 한우산 자락과 저수지에 둘러싸인 모양새입니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484호인 청금정은 경주 김씨 사묘로 선대를 추모하기 위해 1916년 지은 건물입니다. 측면 2칸의 홑처마로 팔작지붕입니다.

후손의 양해를 구해 열린 문을 열고 들어서면 둥근 화단이 나옵니다.

진분홍빛 우단동자를 비롯해 여러 꽃들이 푸르른 소나무 등과 함께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마음의 긴장을 해제시킵니다. 우단동자의 꽃말처럼 오가는 이들을 영원히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덕분에 환대 받는 기분입니다.

 

정자 한쪽에는 의자 2개와 작은 협탁이 사이에 있습니다. 주위 풍광과 어우러진 멋진 모양새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후손 내외가 노후에 정담을 나누는 모습이 떠올라 슬며시 제 입 꼬리가 올라갑니다.

 

정자 마루에 앉습니다. 바람이 노닐며 지납니다. 덩달아 마음마저 상쾌해집니다. 바라보이는 너머로 푸른 물이 더불어 몸과 마음을 씻어줍니다.

 

정자를 천천히 거닙니다. 작지만 아담한 정자 주위를 둘러싼 담장 위로 고들빼기가 노란 꽃을 띄웠습니다. 덩달아 마음마저 넉넉해집니다.

아름드리나무의 썩은 밑동 사이로 어디서 새 생명을 품은 씨앗이 날아와 초록빛 환하게 비추며 햇살을 향해 올라갑니다.

켜켜이 쌓인 기와 위로 초록빛 넘실거립니다. 이 모두가 평화롭습니다.

 

정자를 나와 정자 앞으로 나왔습니다.

정자 앞에는 100년이 넘은 듯한 배롱나무들이 매끈한 몸매를 자랑합니다. 여름이 깊어 가면 뜨거운 빛을 토해낼 듯합니다. 나무의 깊은 기운 덕분에 시원합니다.

 

그 아래에 쉬어가기 좋은 야외 탁자와 의자가 있습니다. 반갑다며 내어주는 후손의 커피 한잔이 달짝지근합니다. 주위 풍광이 커피 속에 녹아들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저수지와 함께 숲의 맑은 기운이 지나는 과객을 바람 편에 쓰다듬습니다. 울창한 숲에 온 듯 넉넉해지고 마음은 한없이 열립니다. 햇살이 머물고 바람이 노니는 청금정에서 마음속 깊은 곳에 들어찬 찌꺼기를 날려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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