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0. 11. 12. 05:46

고단한 삶을 견디게 하는 희망을 담은 바위, 사천 삼천포 매향 암각

 

사람은 모두 때가 되면 이 세상을 떠납니다. 유한한 삶을 살아갑니다. 왕족이든 귀족이든 민중이든 모두가 유한한 삶을 살아갑니다. 살아가면서 평안한 삶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함은 종교에 기대기도 합니다.

조선 민중의 간절한 바람이 깃든 사천 삼천포 매향 암각을 찾았습니다.

 

사천 삼천포항에서 남일대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한쪽에 차를 세웠습니다. 오가는 바람에 코스모스들이 한들한들 춤을 추며 반깁니다.

달걀부침을 닮은 하얀 구절초들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삼천포 바다로 흘러가는 개울 하나를 건넜습니다.

작은 다리 하나 건넜을 뿐인데도 왠지 모를 색다름이 와락 밀려옵니다.

 

다리를 건너면 산으로 난 가파른 계단 길이 나옵니다.

돌아본 뒤로 삼천포 시내가 보이고 나무 사이로 와룡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가파른 계단 옆으로 보랏빛 들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반깁니다. 덕분에 걸음도 가벼워집니다.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고 고개를 들자 철제 울타리가 나옵니다. 울타리 너머로 삼천포 매향 암각이 있습니다.

 

산 중턱 가로 6세로 4정도의 자연 암석인 바위에는 1417(정유년) 215일과 1418(무술년) 215일에 승려와 신도들이 수륙무차대회를 베풀고 매향의식을 한 뒤, 불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져 있습니다.

 

잦은 왜구의 노략질과 고단한 삶의 현실 속에서도 부처님께 간절한 바람을 담아 매향의식을 가졌던 민중의 바람이 오가는 가을바람 따라 전해옵니다. 힘겨운 현실 앞에서도 주저앉을 수만은 없었던 조선 민중의 바람이 전해져옵니다.

 

두 손 모아 함께 소망이 이뤄지길 빌었습니다. 간절하고 뜨거운 바람이 23174자에 새겨져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줍니다.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무성한 나뭇잎을 비집고 푸르른 가을 기운이 내려옵니다. 푸른 빛으로 몸과 마음을 씻는 기분입니다.

 

고단한 삶을 견디게 하는 희망을 담은 바위에 새겨진 글들 덕분에 덩달아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갈 힘찬 기운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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