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해찬솔 2021. 1. 12. 20:02

내 소소한 행복 - 맥주 마시며<맹자(孟子)> 읽기

 

퇴근 후 마시는 맥주는 평화다. 푸른 바다를 뒤덮은 부드러운 파도를 닮은 거품을 밀어내고 내 안으로 들어온 쌉싸름한 듯 달곰한 맥주. 온몸은 일상의 긴장을 푼다. 덩달아 읽는 책은 선계(仙界)로 이끈다.

 

요즘 <맹자>를 읽는다. 공자 왈, 맹자 왈로 알았던 고리타분한 소리가 아니다. 절대 군주인 왕이라도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역성혁명 하자고 하는 맹자의 말에 밑줄을 친다.

공자가 은혜로운 사람이라고 평했던 중국 춘추시대 정()나라 자산(子産)이라는 재상(宰相)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와 닿는다.

 

“離婁下(이루하) 2

子產聽鄭國之政(자산청정국지정),以其乘輿濟人於溱洧(이기승여제인어진유)。

孟子曰(맹자왈) 「惠而不知為政(혜이부지위정)。歲十一月徒杠成(세십일월 도강성),十二月輿梁成(십이월 여량성),民未病涉也(민미병섭야)。

君子平其政(군자평기정),行辟人可也(행벽인가야)。焉得人人而濟之(언득인인이제지)?

故為政者(고위정자),每人而悅之(매인이열지),日亦不足矣(일역부족의)。」”

 

자산은 수레를 타고 출근하다 개울을 건널 때 한 아낙이 다리를 걷고 살얼음이 언 차가운 강물을 건너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수레에 태워 건너게 해주었다. 강 건너려는 사람이 또 있어 역시 수레에 태워 건너게 했다. 자산은 출근하지 못했다.

자산에 대한 맹자의 평은 달랐다. 정치를 못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맹자는 농한기에 백성들로 하여금 미리 강에다 다리를 만들어야 했다고 한다. 다리를 만들었다면 추운 날 찬물에 발 담그고 건너려는 아낙은 없었다. 한 나라의 재상이 출근 못 하는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

 

자신의 수레로 강을 건너게 해줄 것이 아니라 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자선이 아니라 시스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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