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해찬솔 2021. 2. 20. 05:02

구석구석 짭짤한 볼거리가 숨어 있는 진주 가좌산 둘레길

 

이름난 경관은 없다. 밥을 천천히 씹으면 단맛이 배여 나오듯 진주 가좌산 둘레길도 그렇다. 진주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찾아가기도 편하다.

 

연암공대 입구에서 둘레길로 향하면 마음속 긴장의 끈은 스르르 풀린다. 주제가 있는 둘레길이다. 먼저 입구에 있는 청풍길로 들어서면 이름처럼 맑고 푸른 기운이 몰려와 일상 속 묵은 찌꺼기를 씻어준다.

 

길 따라 에스코트하듯 차나무들이 심겨 있다. 늘 푸른 기상이 몸과 마음을 푸르게 물들인다. 둘레길은 나무데크 산책로가 꾸며져 있거나 미끄러짐 방지 등으로 어린아이부터 나이 많은 이들까지 편안하게 걷을 수 있다.

 

꼬부랑 청풍길을 올라가다 걸음은 푸는 물결에 멈춘다. 대나무숲이 우리를 싱그럽게 맞이한다. 담양의 죽녹원이 부럽지 않다. 사각사각 대나무들이 바람에 장단 맞춰 추는 소리가 정겹다. 댓잎의 녹색 물결에 샤워하는 기분이다.

 

가좌산 능선에 오르면 어울림 숲길이 나오는데 여러 갈림길이 잠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한다. 망진산으로 향하는 길과 경상대학교, 석류공원으로 가는 길 등이 멈칫하게 하지만 어디를 걸어도 좋다. 단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넓이만 따져 길을 나서면 그만이다.

 

편백 사이로 난 나무데크 산책로는 싱그러움으로 한가득이다. 편백 향이 은은하게 흩뿌려지는 기분이다.

 

나무데크 산책로를 나오면 흙길이다. 도심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흙이 주는 부드러움에 신발 너머 발바닥은 즐겁다.

넓은 터가 나온다. 가볍게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머리 위로 햇살이 쏟아진다.

 

근처에 연리목이 있다. 일종의 사랑나무다. 소나무와 벚나무가 서로 포옹하듯 줄기를 함께한다. 오가는 이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랑나무의 사랑 이야기를 듣는다.

 

연암공대 바로 뒤편 전망대에 이르면 산 너머의 풍경들이 병풍을 두른 듯 펼쳐져 있다.

<숲속의 작은 도서관>이라는 팻말을 단 작은 상자에는 가볍게 읽을 책 몇 권이 눈길을 끈다. 숲속에서 읽는 책은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전망대를 나와 석류공원으로 향하면 고사리길이 나온다.

고사리들의 배웅을 뒤로하고 나뭇잎들이 카펫처럼 깔린 숲길을 거닌다. 발걸음은 더욱더 가볍다.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민낯을 드러낸 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알알이 맺혔다.

 

어느새 석류공원이 나온다.

석류공원 2층 팔각정에 오르자 진주 시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멋진 풍광을 두 눈에 꾹꾹 눌러 담는다.

 

다시 출발지로 향했다. 1시간여를 걸었다. 가좌산 둘레길은 이름난 경관은 없다. 구석구석 짭짤한 볼거리가 숨어 있다. 숨은 보물찾기하듯 대접받으며 걷는 길이다.

 

이름난 경관은 없지만, 구석구석 짭짤한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들이 숨어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아 그만큼 한적하고 대접받는 여행을 누릴 수 있다. 다람쥐 쳇바퀴 하듯 돌아가는 일상을 벗어나 한 박자 느리게 즐겁게 걸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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