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1. 2. 26. 05:22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심신의 휴식을 도모할 수 있는 고마운 여행지를 우리는 꿈꿉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유명관광지를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괜스레 피하기 마련입니다.

잠시라도 번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온전히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의령으로 당일치기로 2월 10일 다녀왔습니다.

 

당일 여행은 의령의 입구인 관문공원에서 시작해 곽재우 의병장 생가로 마무리되는 코스입니다.

 

솥바위->남강 자전거길->정암정->관문공원->충익사->의병박물관->의령시장(점심,의령소바)->탑바위->곽재우장군 생가

 

남해고속도로 의령/군북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함안 군북면에서 남강을 건너면 의령군 의령읍입니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커다란 성과 문을 형상화한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남강 절벽 위 정암루는 자연이 빚은 그림입니다.

 

다리를 건너 오른편 정암루 근처에 먼저 차를 세웠습니다. 남강 쪽 자전거길을 먼저 걸었습니다. 오늘은 비록 자전거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남강 바람을 가르며 내달릴 생각에 벌써 마음이 상쾌해집니다.

 

반경 8km 이내에는 부귀가 끊이지 않는다는 솥바위

 

아늑한 남강 변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입니다. 강에 비친 나무들은 수묵화의 주인공인 양 짙고 옅은 묵빛을 드러냅니다. 자전거길에서 수변공원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남강변을 따라 기다랗게 놓인 공원은 누구나 걷기 좋은 산책로가 꾸며져 있습니다.

 

공원을 나와 지나왔던 솥바위로 향했습니다. 드론 촬영 등으로 확인하면 하트모양이라는 솥바위. 어찌보면 민달팽이를 닮았습니다. 달팽이처럼 천천히 걸어가는 모양새가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교훈을 일러주는 듯합니다.

 

시루떡처럼 층층이 올려진 바위 사위로 햇살에 샤워하듯 서 있는 작은 소나무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작지만 당당해 보입니다.

 

허리를 숙이고 두 손을 모았습니다. 지그시 두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바위의 형상이 다리 달린 솥()을 닮아 정암(鼎巖)이라 불렸습니다. 물에 잠겨 있는 바위 부위가 솥의 발처럼 3개의 발이 달려 있는 모양새라고 합니다.

 

솥바위 전설에 따르면 반경 8km 이내에는 부귀가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삼성과 엘지, 조흥 그룹 창업주인 이병철구인회조홍제가 이 바위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출생해 사람들의 믿음이 더욱더 굳건해져 전해옵니다.

 

왠지 올해는 모든 일들이 만사형통할 듯합니다. 두 눈을 뜨자 주위의 아름다운 풍광들이 밀려옵니다.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습니다.

남강의 파노라마 같은 풍경이 함께하는 정암루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근처 정암루에 올랐습니다. 다시금 파노라마 같은 풍광들이 와락 안깁니다. 정암루에서 가져간 캔커피를 마시며 풍경을 녹여 마시자 더욱더 달곰합니다. 주위 강가는 정암진(鼎巖津)이라는 나루터였습니다.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 장군이 이끄는 의병들이 곡창지대인 전라도로 진격하던 일본군을 섬멸한 정암진 전투가 벌어진 곳입니다.

정암루를 내려와 정암교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이제는 차가 다니지 않고 사람만이 오가는 철교입니다. 다리는 걸으면 남강 위를 걷는 듯 발걸음은 가벼워지고 몸과 마음은 상쾌해집니다.

 

의령의 관문에서 만나는 의병장 곽재우 동상

 

정암교를 돌아와 인근 관문공원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남강 강가에 깃발들이 바람이 펄럭입니다. 힘껏 펄럭이는 모양새에서 당시의 함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공원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홍의장군 곽재우 의병장 동상이 의병의 도시, 의령을 상징하는 듯 다가옵니다.

 

동상을 지나 육교를 건넜습니다. 2층 지붕 덮인 육교에는 의령의 풍경이 먼저 눈길을 끕니다. 2층 육교 통로 좌우에는 창의도와 정암진 전투, 의령 큰 줄 당기기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좁다란 통로는 마치 시간여행 하는 타임머신으로 변해 잠시 우리를 당시로 이끕니다.

 

공원은 일상 긴장의 끈을 절로 풀게 합니다.

공원 한쪽 매실나무에 매화가 피었습니다. 봄을 알리는 축포인 양 하얗게 피어 멀리 않은 봄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임진왜란 최초 의병 발상지 의령 의병 넋을 기리는 충익사

 

공원을 돌아 출발지로 향했습니다. 관문공원에서 승용차로 불과 5분여 거리에 있는 충익사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먼발치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의병탑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곽재우 장군을 도와 일본군과 싸운 17명의 장군을 상징하는 의병탑은 가락지 형태의 둥근 원형 고리 18개가 층층히 쌓여 있습니다. 횃불 모양의 의병탑 아래 제단에서 잠시 허리를 숙이고 넋을 기렸습니다.

의병탑을 나와 충익사 쪽으로 향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충익사와 기념관은 잠겨 있었습니다. 아쉬움은 충익사 주위에 심어진 나무들이 달래줍니다. 아름드리 뽕나무와, 구골목서 등 수목원에 온양 아름드리나무들이 민낯으로 반겨주기 때문입니다.

 

충익사와 담장을 맞댄 의병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박물관은 문이 잠겨 있지만, 야외에는 <정동리 공룡 발자국 화석>과 청동기 시대 대표 유물인 고인돌은 물론이고 한때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닮았다는 소문이 있는 중교리 석조여래좌상 등이 잠시 시간여행을 이끕니다.

박물관 주위 의령천은 넉넉하게 거닐기 좋습니다. 오가는 바람과 인사를 나누며 걸어가는 동안 일상의 묵은 찌꺼기는 모두 날려버렸습니다.

 

의령시장에서 만나는 맛집 의령소바와 망개떡

 

몸안의 묵은 것들을 비워내니 배가 고파집니다. 의령 읍내에는 맛집이 여럿 있습니다. 군청 앞에 있는 종로국밥의 소고기국밥도 맛있지만, 오늘은 의령소바를 찾았습니다.

의령시장에는 의령소바로 유명한 맛집이 셋이나 있습니다. 이중 전국에 가맹점을 둔 <의령소바> 본점에서 메밀소바를 먹었습니다.

 

근처 제일방앗간에서 의령의 특산품인 망개떡을 20개들이 3개나 샀습니다. 의령 망개떡을 가족은 물론 함께 먹고 싶은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탑바위

 

맛있게 점심을 먹고 다시 걸음을 옮긴 곳은 탑바위입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생가 가기 전 남강변에 있는 바위입니다. 소원 하나는 이루어준다는 바위를 찾았습니다. 불양암 위에 시루떡을 층층이 쌓은 듯한 탑바위을 앞두고 차 시동을 껐습니다. <부잣길> 안내판이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다음에는 부잣길을 천천히 걸어보자 다짐합니다.

 

금강교를 지나 불양암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야트막한 산을 올랐습니다. 남강변을 따라 죽전리 고분군을 지나자 탑바위 전망대가 먼저 나옵니다. 아름다운 남강의 속살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전망대에서 몇 걸음 더 옮기면 남강변 절벽 사이로 탑바위가 보입니다.

 

소원을 빌었습니다. 걸음은 다시 이병철 생가로 향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이곳 역시 문이 닫혔습니다. 단지 먼발치로 부자 기운을 담습니다.

곽재우 생가에서 만나는 현고수와 세간리 은행나무

 

이병철 생가를 지나 최종 목적지인 곽재우 의병장 생가로 향했습니다. 작은 하천(유곡천) 하나 건너자 맞은 편에서 우뚝 솟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반깁니다. 의병들 모집할 때 북을 내걸었다는 현고수(懸鼓樹)입니다.

 

전체 높이는 15m, 가슴 높이의 둘레는 7m 정인데 나이는 50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422일에 이 느티나무에 북을 매달아 놓고 치면서 전국 최초로 의병을 모아 훈련을 시켰다는 유서 깊은 나무입니다. 세월의 흔적에 지지대를 의지하고 있지만 늠름한 기상이 당차 보입니다.

 

생가로 향하던 걸음을 다시금 뒷걸음칩니다. 커다란 <세간리 은행나무>를 한눈에 다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무 높이는 21m, 가슴 높이의 둘레는 10.3m로 하늘 향해 힘껏 서 있습니다. 은행나무 곁에 손을 얹고 잠시 눈을 감습니다. 평온해집니다.

 

소소한 행복으로 마음 채운 의령 여행

 

생가는 문이 닫혀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혀 아쉬움은 남지 않습니다. 의령은 들여다볼수록 따스하고 정감 어린 풍경이 곳곳에 스며 소소한 행복으로 마음을 채웠습니다. 소소한 행복이 걸음마다 깃든 당일치기 의령 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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