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1. 4. 5. 07:29

박물관은 살아있다!”- 국립김해박물관

흙으로 빚은 새 따라 1700년 전 가야인 일상 속으로

 

빨리, 빨리... 바삐 오가는 자동차와 사람들. 다람쥐 쳇바퀴처럼 도는 일상 속이 힘겨워질 때가 있습니다. 각박한 일상을 잠시 벗어나고 싶은 기분이 들 때면 박물관을 찾으면 좋습니다.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박물관은 우리에게 마법 같은 평온함과 함께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미래를 보는 거울에 비친 우리를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우리 경상남도에도 박물관은 많습니다. 4월부터 가야역사 전문 박물관인 김해박물관을 비롯해 국립진주박물관, 사천항공우주박물관, 창원 굿데이 뮤지엄 등 우리 고장의 박물관을 찾아가는 여정을 10회에 걸쳐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우리 고장의 박물관을 찾아 떠나는 첫 번째 시간 여행지는 가야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머무르는 도시 김해입니다. 김해박물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박물관을 품은 구지봉으로 걸음을 먼저 옮겼습니다.

 

가야 건국신화 깃든 구지봉, 긴장의 끈을 풀게 하고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게 해

 

구지봉은 하늘에서 황금알이 내려와 수로왕이 탄생했다는 가야 건국 신화가 깃든 곳입니다. 발을 들여놓자마자 구지봉은 긴장의 끈을 풀게 하고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게 만듭니다.

봄이 부르는 소리에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팝콘을 튀겨 놓은 듯 벚꽃들 덕분에 마음이 고소해집니다. 겨울의 묵은내를 날려버립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아늑합니다. 발걸음이 향하는 어느 쪽으로 걸어도 포근합니다. 은은한 솔향을 흩뿌리는 곰솔 사이로 하얀 벚나무들이 존재를 드러냅니다. 미녀와 야수 같습니다. 햇살이 곱게 드리웁니다.

햇살 따라 걷는 기분은 마치 속계(俗界)를 벗어나 선계(仙界)로 들어선 기분입니다. 한달음에 산중 깊은 숲속에 들어온 듯 숲속의 기운이 해맑고 경쾌합니다.

싱그러운 봄기운으로 샤워한 기분입니다. 보약 한 첩을 지어 먹은 듯 개운합니다.

어느새 하늘이 뚫린 정상에 이르자 구지봉 고인돌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구지가의 전설이 바위로 내려오는 기분입니다.

 

가야로 가는 길은 벌써 타임머신을 탄 듯 가슴이 콩닥콩닥

 

숨을 고르며 박물관으로 걸음을 돌렸습니다.

본관 건물 옆은 마치 갑옷으로 꾸민 말의 모습인 양 당당합니다.

건물 속으로 들어가자 가야라는 이름으로라는 글귀가 먼저 지금으로부터 1,700여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 관람객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괴나리봇짐은 없지만, 가야로 가는 길은 벌써 타임머신을 탄 듯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본격적으로 전시실로 들어가자 가야 시대의 연표가 우리를 연어로 만듭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시실 가운데에는 창녕 비봉리 유적에서 발견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배가 걸음을 붙잡습니다. 소나무를 단면 U자 상으로 파내어 만든 이 배는 7,700년 전의 것으로 추정합니다. 잠시 눈을 감자 이 배는 우리를 태워 시간의 강물을 거슬러 가야로 성큼성큼 다가갑니다. 오래된 배는 바닷가 신석기 시대 무덤 곁에 우리를 내려놓습니다.

신석기 무덤 곁을 지나자 그릇 표면에 산화철을 발라 표면이 붉은빛을 띄는 청동기 시대 <붉은 간토기>가 마중 나옵니다.

 

가야인의 암각화 지나자 가야의 새벽이 어둠을 몰아내듯 다가와

 

논밭을 갈고 마을을 가꾼 이들 곁을 지나자 청동기 시대 대표적인 무덤인 고인돌이 나옵니다.

고인돌을 지나 한 걸음 더 나가면 여느 바위에 힘겹게 새겨진 그림이 다시금 걸음 붙잡습니다. 여기에 그림을 남긴 이들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바위 표면을 긁어 그림을 그렸을지 궁금합니다. 비록 유리 너머이지만 눈을 감고 귀를 기울입니다. 암각화를 지나자 가야의 새벽이 어둠을 몰아내듯 다가옵니다.

가야 지배자가 온몸으로 말한, 무덤 속 가야 지배자가 착용한 장신구가 찬란했던 당시의 문화를 엿보게 합니다.

한때는 금과 은보다 소중하다 여겼던 옥. 오늘날 우리는 금보다 다이아몬드를 더 귀하게 여기듯 시간이 지나면 후손들은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길까요.

1층 전시실을 돌아 2층으로 향하는 길목에 가야 웹툰 공모전 수상작들과 어린이들이 그린 문화재 수상작들이 걸려 있습니다.

문득 저 역시 가야 사람이면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이제는 가야 사람이라도 된 양 걸음을 옮기자 가야 사람들의 삶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가야인들도 부동산 투기를 했을까

 

가야인의 삶에 들어가는 정면에 새 모양 토기들이 눈길을 끕니다. 새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한다는 믿음을 가진 까닭에 무덤 속에 새를 본떠 토기를 만들어 죽은 이 곁에 묻었습니다. 새 모양 토기 곁을 지나자 일상이 나옵니다.

부동산 투기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요즘, 가야인들은 다락집을 지어 살았습니다. 맞배지붕에 정면 2, 측면 2칸의 9개 기둥을 갖춘 이층집은 <집 모양 토기>가 오늘날 우리를 바라보는 듯합니다. 다락집은 짐승과 습기를 방지하고 곡물을 보호하는 창고이자 지배자의 권위를 드러내는 건축물입니다.

다락집을 지나자 가야사람들은 무엇을 먹었을지 더욱더 궁금해집니다. 가야 사람들은 밭을 갈아 쌀, 보리, , , 기장과 같은 오곡과 복숭아 같은 과일이나 채소를 먹었습니다. 사냥을 통해 멧돼지, 사슴은 물론이고 강이나 바다에서 물고기와 조개 등도 주된 먹거리였다고 합니다.

부뚜막 너머로 앞머리가 눌러진 머리뼈가 여느 머리뼈와 비교 전시되어 있습니다. 앞머리가 납작한 편두라는 특이한 풍습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성형수술 하듯 돌로 머리를 눌러 납작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미인의 기준이 오늘날과 다르듯 먼 훗날에는 어떤 미의 기준이 나올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가야인들도 성형수술을 눌린 머리 유행

 

굽다리접시와 잔 등 토끼들이 사방으로 에워싼 전시실은 그게 그것 같은 비슷한 토기가 지역마다 다르다고 일러줍니다. 닮은 듯 다른 다양성을 가진 토기 속에서 오늘날의 머그잔을 닮은 토기는 정겹습니다.

양쪽으로 한가득 전시된 토기의 터널을 지나자 철의 왕국이 당당하게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전시실을 나오자 문화상품을 파는 매점이 나옵니다.

매점 앞으로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햇볕을 쬘 수 있는 아담한 정원이 나옵니다.

본관에서 별관으로 가는 회랑에는 박물관 주위 나무들을 찍은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커다란 나무 사진들이 숲속으로 향하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말 탄 하인은 왜 오른손 방울을 흔드나

 

본관을 나와 별관인 가야 누리관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1층 어린이박물관을 지나 2층으로 향하자 <말을 탄 가야>라는 주제로 특별전시가 516일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인류와 함께 오랜 기간 함께했던 말을 통해 우리 인류의 문화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필 좋은 기회입니다.

평양 석암리 고분 219호에 발굴된 수레 장식은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귀여운 물고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말 탄 사람 토기-하인>1924년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두 점의 말 탄 사람 토기 중 하나입니다. 말의 가슴과 엉덩이 위에 물을 붓고 따를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어 주전자로 사용되었을 거라 여깁니다. 등에 붓짐을 멘 하인은 상투로 머리를 틀어 올리고 오른손에 방울을 흔드는 모양새입니다. 마치 주인의 영혼을 안내하는 길잡이 같습니다.

특별전시실을 나와 1층 북카페 한쪽에 앉아 숨을 고릅니다. 시간 여행하며 쌓인 여러 정보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습니다.

 

김해박물관을 나서자 햇살이 폭포처럼 쏟아져

 

박물관을 나오자 햇살이 기다렸다는 듯이 폭포처럼 쏟아집니다. 해반천 앞으로 가야사 누리길에는 가야 시대 유물 조형물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마치 가야를 잊지 말라는 듯 여기저기 놓인 가야 유물을 본뜬 조형물 덕분에 박물관에서 본 역사를 되새김질합니다.

 

 

이 글과 사진은 경남도민일보 42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1) 국립김해박물관
흙으로 빚은 새 따라 1700년 전 가야인 일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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